서적소개
기딴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 아쉬람 / 2020.12.31

- 동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도 타고르의 시편 모음
『기딴잘리』 는 〈예이츠 서문〉, 〈기딴잘리〉 를 수록하고 있는 책이다.
타고르는 1913년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사실은 세계인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던 땅과 그 땅에 사는 인도인들에게 커다란 놀라움과 찬탄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탄잘리〉에는 삶의 애수와 죽음의 공포를 초월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청정한 마음의 평안한 기쁨의 음률이 온통 물결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기탄잘리〉는 ‘노래로 바치는 제물’이란 뜻이나 인도의 철학자 라다크리슈난은 이를 두고, “유한으로부터 무한으로의 영혼의 노래의 제물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 목차
- 예이츠 서문
- 기딴잘리
- 옮긴이의 말

○ 저자소개 :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인도의 사상가이자 소설가, 1861년 벵골 명문의 대성이라 불리는 데벤드라나트의 열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1세 경부터 시를 썼고 16세에 시집 ‘들꽃’을 내어 벵골의 P. B. 셀리라 불렸다.
1877년 영국으로 유학하여 유럽 사상과 친숙하게 된 타고르는 귀국 후 벵골어로 작품을 발표하고 또 그 대부분을 직접 영역하기도 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이 유미적이었다면, 1891년 아버지의 명령으로 가족의 영지를 관리하면서 접하게 된 농촌 생활이 작품의 현실을 더하고 단편소설들을 집필하는 계기가 된다. 아내와 딸의 죽음으로 종교적이 된 타고르는 벵골어로 출간되었던 시집 ‘기탄잘리’의 영역본을 들고 영국으로 건너가 출판함으로써 유럽 문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1913년 ‘기탄잘리’로 아시아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명문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시를 쓰고 시집을 발표했으며, 영국에서 공부하기도 하였다.
이후 1920년부터 1930년경까지 그는 미국, 유럽 그리고 극동 지역을 여행하면서 광범위한 강연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가족 소유의 농지를 관리하며 인간애에 눈을 뜨고 사회 개혁에 관심을 갖게 된 타고르는 많은 시와 소설을 쓰는 한편 1941년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문학의 여러 장르에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며 교육활동과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우리나라를 소재로 한 시 ‘동방의 등불’을 쓰기도 했다.
– 역자: 김병채

○ 책 속으로
1
Thou has made me endless, such is thy pleasure.
This frail vessel thou emptiest again and again,
and fillest it ever with fresh life.
This little flute of a reed thou hast carried over
fills dales, and hast breathed through it melodies
eternally new.
At the immortal touch of thy hands my little
heart loses limits In joy and gives birth to utterance
ineffable.
Thy infinite gifts come to me only on these very
small hands of mine. Ages pass, and still thou
pourest, and still there is room to fill.
1
당신께서는 저를 영원하도록 만드셨습니다. 그것이
당신의 기쁨이십니다. 이 여린 그릇을 당신께서는 비우
시고 또 비우시어, 그것을 늘 새로운 생명으로 채우십
니다.
당신께서는 이 작은 갈대 피리를 산으로 계곡으로
지니고 다니셨고, 그것을 통하여 영원히 새로운 선율을
불어넣으셨습니다.
당신의 불사의 손길에 닿으면 저의 어린 가슴은 기
쁨으로 터지고, 형언할 수 없는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당신의 무한한 선물은 저의 이 아주 작은 두 손을 통
해서만 제게 전해져 옵니다. 세월이 흘러도, 당신께서는
여전히 부어주시는데, 아직도 채우실 자리가 있습니다.
2
When thou commandest me to sing it seems that
my heart would break pride: and I look to thy face,
and tears come to my eyes.
All that is harsh and dissonant in my life melts
into one sweet harmony – and my adoration spreads
wings like a glad bird on its flight across the sea.
I know thou takest pleasure in my singing,
I know that only as a singer I come before thy
presence.
I touch by the edge of the far spreading wing of
my song thy feet which I never aspire to reach.
Drink with the joy of singing I forget myself
and call thee friend who are my lord.
2
당신께서 제게 노래하라 명하실 때 제 가슴은 자랑
스러움으로 터질 것만 같습니다. 제가 당신의 얼굴을
바라볼 때면, 제 눈엔 눈물이 맺힙니다.
제 삶의 거슬리고 조화롭지 못한 모든 것들은 하나의
감미로운 가락으로 녹아듭니다. 그리고 제 찬미는 바다
를 건너며 즐거이 날아가는 새처럼 날개를 펼칩니다.
당신께서 제 노래에 기뻐하심을 저는 압니다. 저는
단지 노래하는 사람으로서만 당신 앞에 다가갈 수 있음
도 압니다.
저는 멀리 퍼지는 제 노래의 날개 끝으로 제가 닿으
리라곤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당신의 발에 닿습니다.
노래하는 기쁨에 취해 저는 저를 잃고 저의 신이신
당신을 감히 친구라 부릅니다.

○ 출판사 서평
젊은 날에 영혼을 울린
두 권의 책이 있었다.
한 권은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이었다.
다 읽었다.
그 소설에서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그 알은 세상이다.”
알은 알로 있는 한
새는 없다.
나는 그 말에 너무나 감동을 받았다.
그러한 경지가
인간에게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또 한권의 책은 타고르의 기딴잘리였다.
1번의 시를 읽는데
“갈대피리”란 단어를 접하고
더 이상 읽지 못했다.
세월은 흘러 서울역 앞
아름다운 대기업 사옥에서 근무했다.
믿음이 가는 분에게 물어보았다.
“제가 이 직업을 계속 가져도 될까요?”
그분의 답은
손가락까지 튕기면서
“아니요.”
남산의 국립국악원으로 가서 단소를 배웠다.
단소를 들고
나는 떠날 것이다.
나도 모르는 곳으로…..
수덕사로, 강원도로, 제주시로, 서귀포로, 부산으로,
창원으로, 다솔사로, 송광사로, 인도의 뉴델리로, 알란
디로, 이가따뿌리로, 뿌네로, 봄베이로, 브린다반으로,
아루나짤라로, 오로빌로, 타고르 마을 샨띠 니께딴으로,
꼴까따로, 하리드와르로.
하리드와르의 갠지스강가에서
어느 분이요
저를 사라지게 한 뒤
무엇을 보여주셨어요.
여정을 서둘러 멈추고
일터로 돌아왔다.
이제는 은퇴하고
시골집에서 기거한다.
붉은 파인애플 세이지의 꽃들이
만발한 공터에 앉아
기딴잘리를 마저 읽다가
나의 기딴잘리를 만들고 싶었다. _ 2020년 11월, 옮긴이의 말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