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김재준 평전
김경재 / 삼인 / 2014.9.25
– 김재준 평전 개정판
김재준 개인의 생애에 있어서나 한국 개신교사에서 가장 큰 시련 중의 하나였던 근본주의적 보수 신학과의 갈등과 그로 인한 교단 분열에 대해서도 ‘대승 기독교’로의 발전이라는 관점에 입각하여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분열의 이면에 “교권주의자들의 추잡한 탐욕과 명예욕, 타락한 직업 종교인들의 밥그릇 싸움, 사랑과 이해보다도 미움과 분쟁으로 치닫는 인간의 죄성, 제3세계의 어린 교회를 영구 지배하려는 제1세계 선교사 집단들의 시대착오적인 우월 의식과 분파주의 책동 등등”이 작용하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김재준은 “결코 분열주의자가 아니었다”고 전제하면서 “프로테스탄트의 교파 분열사는 분명 바람직하지 않은 인간의 약함의 결과이다.
그러나 분열사가 꼭 부정적인 측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복음의 생명력이 타성과 전통의 무게에 짓눌려 숨을 자유로이 쉬지 못할 때 영적 체험과 진리 파지를 목적으로 한 새로운 물결 운동이 일어나게 마련이고, 그 운동을 종교 전통의 기득권자들이 폭력으로 내리누르고 이들을 정통 교회 울타리 밖으로 내쫓아 버릴 때 그 결과로서 새로운 종교 교파가 생겨나게 마련이다.”라고 쓰고 있다.
– 목차
개정판에 부쳐
머리말
경흥 산골 마을에서 자란 늦깎이 청년
자연 환경, 가족 혈통, 시대 상황
유가 가풍, 서당 교육, 선비 기질
3.1 만세 사건 이후, 탈향
성 프랜시스와 예수의 심장에 귀기울이고
기독교로의 개종과 서울 고학 3년
성 프랜시스의 청빈과 예수의 심장에 접하고
아오야마, 프린스턴, 웨스턴 신학부 유학
섭리 손에 붙잡힌 상수리나무 그루터기 하나
1930년대 조선 사회와 조선 기독교의 상황
숭인상업과 은진중학 교사 시절
조선신학교 설립 과정에 부름 받고
조선 교회의 주체성 자각과 선교사 시대의 종언
조선신학교의 건교 정신과 하늘의 소명
해방 공간, 그 혼돈과 어둠으로부터 질서와 빛을
경동교회, 선린형제단, “기독교의 건국 이념”
복음의 자유혼과 프로테스탄트 개혁 정신
6.25 전쟁과 한국 장로교의 분열
한국신학대학과 기독교장로회
복음의 자유혼은 우상 숭배를 거절한다
성육신 신앙은 역사의 소금과 누룩
4.19와 5.16의 충격 속에서
‘예’와 ‘아니오’를 분명하게 말해야 할 때
성육신 신앙은 현실 변혁을 지향한다
북미주 대자연 속에서 풍류객의 진리 증언
‘제3일’과 말씀의 인간화
교회는 하늘 기관, 그러나 교회주의를 경계하라
목사는 시인의 마음을 지녀야
통일 한국을 위한 화해와 평화 신학
전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를 꿈꾸며 고토를 걷다
인간의 신비와 하나님의 형상
성속의 변증법과 기이한 꿈 이야기들
동양 종교와 기독교의 만남의 문제
전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와 대승 기독교론
에필로그: 김재준 목사의 초상화들
부록
장공과 신천옹의 삶과 사상의 상호조명
새해 머리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장공 김재준 목사 연보
– 저자소개 : 김경재
전남 광주에서 출생했다.
광주서중, 광주고를 졸업하고, 1959년 한국신학대학 김재준 목사의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한신대 업 후 연세대 신학대학원과 고려대 대학원에서 현대신학과 동양철학을 공부하고, 미국 듀북 대학교 신학원과 클레아몬트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연구했다.
네덜란드 유트레히트 대학교에서 「그리스도교와 동아시아 종교의 만남」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문화신학회 회장직, (사)함석헌 기념사업회 부설기관 ‘씨알사상 연구소’ 소장직, 그리고 비상근으로서 (재)크리스챤 아카데미 원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한신대학교 신학과 교수로서 30여 년간 봉직하고 정년은퇴 했으며(2005), 현재 명예교수로서 (사)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 이사장 직책을 맡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폴 틸리히 신학연구』, 『문화신학 담론』, 『해석학과 종교신학』, 『이름 없는 하느님』, 『아레오바고 법정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 『함석헌 종교시 탐구』 등이 있다.
아호는 숨밭이며, 숨밭아카이브(www.soombat.org)에서 다양한 논저들을 접할 수 있다.
– 출판사 서평
“성육신 신앙은 현실 변혁을 지향한다.”
장공 (長空) 김재준 (金在俊) 목사는 한국 개신교의 진보적 흐름을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장로회와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학교) 창립의 중심 인물로, 한국의 개신교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수많은 신학 논쟁은 물론이려니와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 대한 기독교단의 현실 참여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친 종교 지도자이다. 그는 1945년 경동교회를 설립하여 초석을 다진 목회자였으며, 한국신학대학을 통해 수많은 성직자와 종교 지도자를 양성한 교육자였으며, 교회 갱신 운동에 헌신하면서 ‘전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라는 포용적 입장에서 교회간/종교간/문화간/민족간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위해 앞장선 선구적 신학자였다. 또한 1965년 ‘한일 굴욕 외교 반대 국민운동’을 주도한 이래, 국제사면위원회 한국위원장, 삼선개헌반대 범국민투쟁위원회 위원장, 북미주 한국민주회복 통일촉진 국민회의 의장, 북미주 한국인권수호협의회 명예회장 등을 지내며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전개한 사회 운동의 지도자이기도 했다.
저자 김경재 교수 (한신대)는 “신라에 불교가 공식 전래된 지 200여 년이 지나 원효와 의상을 낳았고, 조선 왕조가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삼아 건국한 지 200년쯤 되자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낳았”던 것에 비유하여, 기독교가 전래된 지 200여 년 만에 장공 김재준과 신천 함석헌이라는 두 거목을 낳았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이러한 평가의 근거로, 그 이전까지의 소승적인 전통 기독교에 대하여 한국의 ‘대승적 기독교’를 창시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저자는, 김재준 개인의 생애에 있어서나 한국 개신교사에서 가장 큰 시련 중의 하나였던 근본주의적 보수 신학과의 갈등과 그로 인한 교단 분열에 대해서도 ‘대승 기독교’로의 발전이라는 관점에 입각하여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분열의 이면에 “교권주의자들의 추잡한 탐욕과 명예욕, 타락한 직업 종교인들의 밥그릇 싸움, 사랑과 이해보다도 미움과 분쟁으로 치닫는 인간의 죄성, 제3세계의 어린 교회를 영구 지배하려는 제1세계 선교사 집단들의 시대착오적인 우월 의식과 분파주의 책동 등등”이 작용하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김재준은 “결코 분열주의자가 아니었다”고 전제하면서 “프로테스탄트의 교파 분열사는 분명 바람직하지 않은 인간의 약함의 결과이다. 그러나 분열사가 꼭 부정적인 측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복음의 생명력이 타성과 전통의 무게에 짓눌려 숨을 자유로이 쉬지 못할 때 영적 체험과 진리 파지를 목적으로 한 새로운 물결 운동이 일어나게 마련이고, 그 운동을 종교 전통의 기득권자들이 폭력으로 내리누르고 이들을 정통 교회 울타리 밖으로 내쫓아 버릴 때 그 결과로서 새로운 종교 교파가 생겨나게 마련이다.”라고 쓰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1930년대부터의 해묵은 주제인 ‘성서 무오설 논쟁’을 비롯한 기독교의 보수-진보간 신학 논쟁의 지평에 ‘소승-대승’이라는 새로운 신학적 논점을 마련하면서 논쟁의 불씨를 던지고 있다.
저자는 김재준 신학의 핵심으로 ‘성육신 (成肉身) 신앙’을 제시하면서, 이 역시도 구체적으로 한국 교회의 ‘타계(他界)주의적 경향’을 겨냥한 비판으로 읽어 낸다.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교회가 세상 속에 존재하는 이유는, ‘시한부 종말론’자나 ‘타계주의자’처럼 이 세상을 포기하거나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 평등, 정의, 사랑이 숨쉬는 ‘생명 공동체’가 되도록 변혁시켜 가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따라서 “김재준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운동을 통해 현실 변혁적 운동체 속으로 깊이 관여한 것은 본래적 신앙인의 삶에서부터의 ‘이탈 행동’이 아니라 그 성실한 ‘실천 행동’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성육신 신앙’이야말로 김재준의 생애를 ‘실천 신앙’, ‘생활 신앙’으로 이끌어 주는 신학적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이 같은 시각은 “김재준이 한국의 보수적 기독교계가 그를 비방하는 대로 ‘자유주의 신학 전통’이 아니라 철저히 바울/어거스틴/루터와 캘빈/칼 바르트로 이어오는 정통적인 신학적 인간학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저자는 김재준을 통해 ‘보수의 폐해’를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서 해석하기보다는, 오히려 ‘무엇이 진정한 보수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시각은 극단적인 ‘교리주의적 기독교’야말로 ‘교리’라는 상대적 가치를 절대화하는 ‘우상 숭배’라는 비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김재준의 생애를 연대기적으로 좇아가면서 당시의 시대 상황과의 연관 속에서 김재준 신학의 핵심을 이끌어 내어 보여 주는 서술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기독교 사상이나 신학적 개념에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도 알기 쉽게 그의 생애와 사상을 접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김재준은 기독교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종교 지도자이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실천 신앙’이 상징하듯 우리 사회의 현대사 전체를 보아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비중을 지니는 인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이다.
2001년. 장공 김재준이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 장공 김재준을 다룬 본격적인 인물 평전으로는 최초로 김재준 평전이 발간되었다. 이 책은 2014년에 새로 내는 개정판이다.
개정판에는 부록으로서 ‘장공과 신천의 비교연구’ 논문과 역사적 ‘편지’, 그리고 중요한 사진 자료를 추가하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