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버트런드 러셀 / 사회평론 / 2005.11.10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쓴 종교 에세이 모음집.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는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는 1927년 영국비종교인협회에서 종교에 관해 강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세계의 모든 위대한 종교들은 진실이 아니라 해악일 뿐이라는 종교적 목적론을 겨냥한 발언 등으로 종교적 극단주의가 팽배한 사회를 향한 언질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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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1.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2. 종교는 문명에 공헌하였는가?
3. 나는 이렇게 믿는다
4. 인간은 죽은 뒤에도 존재하는가?
5. 마담, 그럴까요? : 아니, 그렇지 않아요
6. 가톨릭과 신교의 회의론자들에 대하여
7. 중세의 생활
8. 토마스 페인의 운명
9. 고상한 사람들
10. 새로운 세대
11. 우리의 성 윤리
12. 자유와 대학
13. 하나님은 존재하는가?
14. 종교는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15. 종교와 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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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 B.A.W. 러셀)
철학자, 수학자, 사회운동가, 교육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영국 수상을 두 차례 지낸 존 러셀 경의 손자로, 케임브리지대학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1910년에 화이트헤드와 함께 『수학 원리』를 출간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후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세계에 영향을 줬을 뿐 아니라 분석철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논리학·인식론·존재론·윤리학·사회철학 등 철학 전반에 분석적 방법을 적용해 독창적 견해를 발표했고, 기호논리학도 확립했다.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전쟁과 징병을 반대하는 글을 써서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쫓겨나고, 6개월간 옥고를 겪었다. 1927년에는 아내 도라 블랙과 함께 영국에 진보적인 대안 학교를 설립했고, 1938년부터 하버드대, 뉴욕시립대 등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철학을 강연했다. 1950년에 『러셀 서양철학사』, 『인간 지식』, 『결혼과 도덕』 등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과학의 힘을 믿는 무신론자이자 개혁적 자유주의자인 그는 1955년에 핵무기의 위험성을 알리고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러셀 아인슈타인 성명’을 발표하고, 각국의 과학자와 함께 군축 평화 문제를 논의하는 ‘퍼그워시 회의’를 개설했다. 이후 ‘100인 위원회’를 결성하여 88세에 대중적인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했고, 1963년에 ‘버트런드 러셀 평화 재단’을 설립했다. 그 외에도 베트남 전쟁, 인도·중국 국경 분쟁, 쿠바 미사일 위기 등 당대 많은 현안에 적극 참여했다.
주요 저서로는 『러셀 서양철학사』를 비롯하여 『철학의 문제들』, 『행복의 정복』, 『권력』,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러셀의 교육론』, 『자유와 조직』, 『러셀 자서전』 등 7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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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으로
오늘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 첫문장
이 목적론을 살펴보노라면, 온갖 결함들을 지닌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세계를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놓은 최선의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지가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정말이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생각해보라, 만일 여러분에게 전지전능과 수백만 년의 세월을 주면서 세상을 완성시켜보라고 했다면 고작 공포의 KKK단이나 파시스트 같은 것 밖에 만들 수 없었을까? — 27쪽
이번에는 들을 때 마다 늘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무화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시장기를 느낀 예수께서 멀리 서 있는 이파리 무성한 무화과를 보시고 먹을 것이 있을까 하고 그리로 가셨다. 무화과수에 가보니 아직 열매 맺을 때가 되지 않아 잎사귀 외엔 아무것도 없음을 아시게 되었다. 그때 예수께서 대답하시고 나무에 이르기를 ‘지금부터 영원히 아무도 네 열매를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베드로가 예수께 말씀드리기를 ‘주여, 주께서 저주하신 저 무화과수를 보소서, 시들어버렸나이다’ 라고 하였다.”
훌륭한 삶이란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이다. — 84쪽
어쩌면, 무해한 수많은 행위에 ‘죄악’이란 낙인을 찍어 놓고 그것을 행하는 자들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사회 제도의 진수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하면 다른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도 악행의 쾌감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 154쪽
참으로 이상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무화과가 열릴 철도 아닌데 나무를 탓하다니 말이다. 나로서는 예수가 지혜로 보나 도덕성으로 보나 역사에 남은 다른 사람들만한 높은 위치에 있다고 도저히 볼 수 없다. — 36~37쪽
내가 말하는 지적 성실성이란, 힘든 문제들을 증거에 입각해 판단하는 습관, 혹은 증거가 결정적이지 못한 경우에는 문제를 판단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습관을 의미한다. — 286쪽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세속적 강제력은 보다 확고해지고 하나님의 강제력은 보다 줄어든다. 사람들이 도둑질을 하면 붙잡힌다고 생각할 근거는 더욱 많아지고, 붙잡히지 않더라도 하나님이 처벌하실 거라고 생각할 근거는 점점 더 줄어든다. 오늘날에는 극히 종교적인 사람들조차도, 도둑질을 하면 지옥에 간다고 믿는 경우가 거의 없다. 때맞춰 참회하면 된다고, 어쨌거나 지옥이란 것은 그다지 확실하지도 않을뿐더러 옛날처럼 그렇게 뜨거운 곳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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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셀의 강연 일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내가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나는 왜 하나님을 믿지 않는가. 세상 만물에는 원인이 있으며 그 원인의 사슬을 따라가면 최초의 원인, 하나님이 있다고 한다. 모든 것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면 하나님에게도 원인이 있어야 하고, 어떤 것이 원인없이 존재할 수 있다면 세상도 하나님처럼 원인없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하므로 하나님 제1원인론은 아무런 타당성이 없다. 이 논리는, 세계는 코끼리 등에 얹혀있고 그 코끼리는 거북이 등에 얹혀있다는 힌두교도의 관점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일정한 목적에 맞게 설계했다는 목적론을 살펴보자. 이것은 토끼의 꼬리가 흰 것은 총쏘기에 좋도록 하기 위해서라든가, 코는 안경쓰기에 알맞게 만들어졌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둘째, 나는 예수가 대단히 높은 수준의 도덕적 선을 행했다는 건 인정하지만, 왜 최선의 인간·최고의 현자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예수는 매우 중대한 도덕적 결함을 갖고 있다. 예수는 자기 설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에게 보복하고 분노한다. 소크라테스에게서는 그런 태도를 찾아볼 수 없는데 그쪽이 훨신 더 성자답다.
예수는 무화과가 열리는 철도 아닌데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고 무화과를 저주해 시들어버리게 한다. 나는 예수가 지혜로 보나 도덕성으로 보나 역사에 이름을 남긴 다른 사람만큼 높은 위치에 있다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기독교에 매달리지 않으면 사람이 사악해진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기독교에 매달려온 사람 대부분이 극악했다. 어떤 시대든 종교가 극렬할수록, 독단적인 믿음이 깊을수록 잔인성도 더 커졌고 사태도 더 악화되었다. 형법의 개선, 전쟁 감소, 유색인종에 대한 처우 개선, 노예제도 완화를 포함해 이 세계에서 단 한 걸음이라도 도덕적 발전이 이루어질 때마다 세계적 조직인 교회세력의 끈질긴 반대에 부딪히지 않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교회로 조직된 기독교는 이 세계의 도덕적 발전에 가장 큰 적이 되어 왔다. (후략) – 버트런드 러셀이 1927년 3월6일 영국 베터시읍 공회당에서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제목으로 행한 강연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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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