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 언어의 소금, 사기 속에서 길어 올린 천금 같은 삶의 지혜
김영수 / 생각연구소 / 2013.4.30
언어의 소금, 사기 속에서 길어 올린 천금 같은 삶의 지혜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인생의 진정한 가치와 인간의 도리를 본서의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압축적 은유와 비유로 버무려진 성어 속에 숨은 진귀한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 시공을 초월하고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는 고전 ‘사기’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25년 동안 ‘사기’를 공부하며 틈틈이 메모해둔 고사성어 중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300개의 명문을 엄선하여 수록하였다. 열 글자 이내의 짧은 성어 뒤에 숨은 풍성하고도 흥미진진한 역사적 배경과 중국 고대국가의 흥망성쇠 영웅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고사성어를 대하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줌과 동시에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준다.
○ 목차

저자 서문 말이 달라지면 인생의 길이 달라진다
一. 생사(生死) ː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이 삶을 결정한다 | 구우일모(九牛一毛)
그 길이 내 길이라면 | 거세혼탁(擧世混濁), 유아독청(唯我獨淸)
나는 무엇을 위해 죽을 수 있는가- |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것 | 각종기지(各從其志)
일어나야 할 때는 박차고 일어나라 | 게간이기(揭竿而起)
용의 꼬리냐 뱀의 머리냐 | 영위계구(寧爲鷄口), 물위우후(勿爲牛後)
열정과 오만의 경계 | 거정절빈(擧鼎絶-)
배운 자의 아부가 가장 역겹다 | 곡학아세(曲學阿世)
마음의 귀머거리 | 과염선치(寡廉鮮-)
반성이야말로 진정한 자기변명 | 구합취용(苟合取容)
흔적이 남을 때까지 머무르지 말라 | 구수존명불상(久受尊名不祥)
일도 관계도 관건은 정도(定度) | 배반낭자(杯盤狼藉)
노려만 보지 말고 꾸짖고 포용하라 | 애자필보(–必報)
위기관리에 적극 투자하라 | 좌불수당(坐不垂堂)
자세와 태도 그리고 심기(心氣) | 좌지우출(左支右-)
화려한 곡선보다 단순한 직선 | 견인질직(堅忍質直)
양보는 통 크게, 약속은 반드시 | 퇴피삼사(退避三舍)
가장 수준 높은 은둔의 경지 | 피세조정지간(避世朝廷之間)
아, 나를 알아주는 친구여 | 관포지교(管鮑之交)
아차 하는 순간이 가장 빠른 때 | 한상지만(恨相知晩)
二. 관조(觀照) ː 이성과 감성의 조화
불공평한 세상을 한탄하다 | 당소위천도(?所謂天道), 시야비야(是邪非邪)
작은 실수를 줄여라 | 실지호리(失之毫厘), 차이천리(差以千里)
암탉이 울면 알이 생긴다 | 빈계지신(牝鷄之晨), 유가지색(惟家之索)
나만 지키는 게임의 룰 | 송양지인(宋襄之仁)
오만 뒤에 어른거리는 ‘토사구팽’의 음영 | 다다익선(多多益善)
부가 아래로 분산되면 민심이 화합한다 | 갈의불완(褐衣不完)
그 자리에 있기만 해도 득(得) | 고목후주(枯木朽株)
어둠 속에 던져진 보배를 찾는 눈 | 명주암투(明珠暗投)
영혼의 자유분방함에서 나오는 언어 | 광양자자(洸洋自恣)
허세는 텅 빈 내면의 절규 | 대계패돈(戴鷄佩豚)
오만과 편견 | 대분망천(戴盆望天)
높은 도는 낮은 자세에서 | 도고익안(道高益安)
명성을 사고파는 세상 | 명성과실(名聲過實)
이유 있는 복수 | 도행역시(倒行逆施)
화를 내려면 제대로 내라 | 발지목렬(發指目裂)
관계의 묘미는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 백두여신(白頭如新)
억만금을 가진 ‘무가치’한 존재의 값은- | 불직일전(不直一錢)
맛이 변한 것이 아니라 입맛이 변했기 때문 | 식여도(食餘桃)
우물 안 개구리 | 야랑자대(夜郞自大)
손을 잡았으면 마음을 품어라 | 좌제우설(左提右?)
통찰은 직관과 이성의 결합 | 통견증결(洞見症結)
三. 활용(活用) ː 융통성(融通性)이란 유일한 원칙
활용에 정해진 원칙은 없다 | 파고이위환(破-而爲-), 착조이위박(-雕而爲朴)
‘활용불가’의 기준 | 벌공긍능(伐功矜能)
어렵고도 쉬운 불변의 원칙 | 봉공여법(奉公如法)
법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없애는 것이야 | 약법삼장(約法三章)
그게 진짜 법이란 걸 몰랐단 말인가 | 위법지폐(爲法之-), 일지차재(一至此哉)
호랑이의 위엄을 빌린 여우 | 좌건외역(左建外易)
사람이 아닌 법을 두려워하게 하라 | 중족이립(重足而立), 측목이시(側目而視)
내게 필요한가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가를 생각하라 | 일목삼착(一沐三捉), 일반삼토(一飯三吐)
장기투자는 투자가 아닌 예술이다 | 기화가거(奇貨可居)
숨은 인재를 알아보는 밝은 눈 | 모수자천(毛遂自薦)
절대적 길이와 상대적 가치 | 척단촌장(尺短寸長)
물질과 정신의 미묘한 관계 | 식름실이지예절(食-實而知禮節), 의식족이지영욕(衣食足而知榮辱)
양심에 올려진 돈의 가치 | 불명일전(不名一錢)
판단력은 탐욕과 반비례한다 | 이령지혼(利令智昏)
백성을 쥐어짜는 혹리 | 이석추호(利析秋毫)
인재는 모셔와 따라야 하는 존재 | 비례후폐(卑禮厚弊)
예(禮)는 배려이자 상식이다 | 예금미연(禮禁未然)
세 가지 귀중한 가치 | 지행입명(砥行立名)
四. 언어(言語) ː 말은 마음의 소리
나라를 쥐고 흔드는 말, 말, 말 | 경위지사(傾危之士)
말의 빠르기에 담긴 이중성 | 기기애애(期期艾艾)
말과 글의 난이도(難易度)와 폐단 | 무문교저(舞文巧-)
심경(心境)의 마지노선에서 최선의 문장이 | 불능찬일구(不能贊一句)
설득력을 높이는 말의 기교 | 비물연류(比物連類)
이래도 저래도 개는 개다 | 상가지견(喪家之犬)
언외(言外)와 언내(言內) | 문정경중(問鼎輕重)
역설적 표현의 본보기 | 신지불신(臣之不信), 왕지복야(王之福也)
희대의 보물이 낳은 보물 같은 언어 | 완벽(完璧)
비유의 다양성과 과장성 | 용안(龍顔)
반복되는 말의 힘 | 삼인의지(三人疑之), 기모구의(其母懼矣)
귀는 칭찬보다 비방을 더 선호한다- | 적훼소골(積毁銷骨)
귀로 듣지만 말에도 맛이 있다 | 이식지담(耳食之談)
말이 가장 무섭다 | 치아위화(齒牙爲禍)
五. 사로(思路) ː 노력보다 방법이 중요하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 |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也)
순간의 판단과 선택 | 단이감행(斷而敢行)
망설임이 몸을 망친다 | 당단부단(當斷不斷), 반수기란(反受其亂)
세 치 혀가 생각을 만났을 때 | 도삼촌설(掉三寸舌)
기회는 오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 시난득이이실(時難得而易失)
정중동(靜中動)의 정수 | 불비불명(不飛不鳴)
사냥개와 사냥꾼 | 발종지시(發踪指示)
진심의 무게 달기 | 대희과망(大喜過望)
나쁜 이해관계란 없다 | 목도심초(目挑心招)
인심의 속성 | 문가라작(門可羅雀)
부귀빈천과 인간관계의 변수 | 부귀다사(富貴多士), 빈천과우(貧賤寡友)
이해(利害)는 관계의 출발점이자 종착점 | 이권리교합자(以權利交合者), 이권진이교소(利權盡而交疏)
조짐(兆朕)은 신중(愼重)의 경고음 | 백어입주(白魚入舟)
쓰임새에 대한 편견을 깨라 | 계명구도(鷄鳴狗盜)
작은 이익 큰 손해, 작은 손해 큰 이익 | 비량지흔(卑粱之-)
소영웅주의자의 비참한 노래 | 비가강개(悲歌慷慨)
부귀만 좇은 지식인의 최후 | 동문황견(東門黃犬)
나가지 않고 쌓이기만 할 때는 조심하라 | 진진상인(陳陳相因)
꺼진 불도 다시 보자 | 사회부연(死灰復燃)
세상에 ‘완벽’은 없다 | 불성삼와(不成三瓦)
六. 유인(誘引) ː 마음의 길, 심로(心路)를 내서 이끌어라
정치는 함께 바로잡는 것 | 공화(共和)
문(文)과 무(武)를 아우르는 통치 | 마상득지(馬上得之), 마상치지(馬上治之)
백성이 사랑한 관리의 표본 | 문불야관(門不夜關)
공직자의 기본 자세 | 거관수법(居官守法)
무서워서 떠는 것이 아니다 | 불한이율(不寒而栗)
입으로 다스리면서 입을 막으려 하다니 | 방민지구(防民之口), 심어방수(甚於防水)
막히면 뚫고 막으면 터지는 것이 언로다 | 옹폐지(雍蔽之), 상국야(傷國也)
살아 움직이는 여론의 길 | 우어기시(偶語棄市)
대중의 분노는 물처럼 차갑고 불처럼 뜨겁다 | 중노여수화(衆怒如水火), 불가구야(不可救也)
협상은 믿음을 주고받는 일 | 지여지위취(知與之爲取), 정지보야(政之寶也)
권력은 무한하지만 권력자는 유한하다 | 척촌지병(尺寸之柄)
질투를 가두다 | 질현투능(嫉賢妬能)
‘토사구팽’은 자초(自招)하는 것- | 토사구팽(兎死狗烹)
공과 사의 경계 | 폐사입공(廢私立公)
권한 없는 자리는 없는 것이 낫다 | 장재군(將在軍),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
마음을 얻는 리더십 | 함혈연창(含血-瘡)
혼자 뛰어들면 장렬하기라도 하지 | 포신구화(抱薪救火)
양들의 반란 | 구양공호(驅洋攻虎)
문제의 핵심을 꿰뚫다 | 액항부배(扼亢-背)
인간의 조건 | 예실즉혼(禮失則昏)
만사(萬事)와 망사(亡事)의 갈림길 | 후래거상(後來居上)
뼈아픈 탄식 | 맥수지탄(麥秀之嘆)
역사의 거울에는 세 개의 모습이 비친다 | 전사지불망(前事之不忘), 후사지사야(後事之師也)
七. 승부(勝負) ː 승부는 책임을 동반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 전화위복(轉禍爲福), 인패성공(因敗成功)
전술의 기본 | 강노지말(强弩之末)
아마추어 군사 지휘관이 초래한 비극 | 교왕고슬(膠枉鼓瑟)
여론 조작의 기술 | 구화호명(-火狐鳴)
적을 속여 뒤통수를 치다 | 명수잔도(明修棧道), 암도진창(暗渡陳倉)
위장전술의 바른 예 | 반경행권(反經行權)
죽지 않으려고 죽을 각오로 싸우다 | 배수지진(背水之陣)
상대에게 보여줘서는 안 되는 전술 | 파부침주(破釜-舟)
실익(實益)을 우선한 외교 전략 | 원교근공(遠交近攻)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길 | 위위구조(圍魏救趙)
의도를 품은 관망(觀望) | 작벽상관(作壁上觀)
어려운 일은 쉽게, 쉬운 일은 더 쉽게 | 좌영우불(左-右拂)
한계를 넘어서는 지혜 | 양서투혈(兩鼠鬪穴)
의미 없는 싸움 | 양호상투(兩虎相鬪)
태도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 진목장담(瞋目張膽)
인명 찾아보기
고사성어 찾아보기
○ 출판사 서평
.국내 최고 ‘사기’ 전문가 김영수 선생의 3년 만의 신간
.’사기’ 속 고사성어로 중국의 역사, 중국인의 마음을 읽는다
‘사기’는 읽는 나이에 따라 그 느낌과 반응이 다 다르다고 한다. 10대는 재미난 이야기에 넋을 빼앗기고, 20대는 사마천의 문체와 시대를 관통하는 기풍에 흠뻑 빠져들고, 40대 이상은 인정과 세상사 이치의 본질을 곱씹으며 마치 지금 자신의 모습을 2,000년 전 미리 예견하기라도 한 것 같은 사마천의 통찰력에 탄복한다고 한다. 하지만 누가, 언제 읽든 시공을 초월하여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바로 사기의 주옥같은 고사성어가 주는 매력이다.
한때는 구성이 복잡하여 읽고 있으면 어지러운 책이라는 난서(亂書)라 불렸고, 지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라는 난서(難書)라고 불리는 사기가 국내 CEO들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쉽게 읽는 대중서로 입지를 굳힌 데에는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기 전문가 김영수 선생의 역할이 컸다. 사기라는 한정된 콘텐츠를 매번 다양하게 변주하고 재해석하는 그가 이번에는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생각연구소 刊)을 통해 고사성어라는 키워드로 사기를 새롭게 풀어냈다.
25년간 100차례 넘게 중국을 방문하며 오로지 사마천과 사기 연구에 천착해온 김영수 선생은 고사성어만큼 중국인의 사유체계를 압축적이고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은 없다고 말한다. 아주 긴 이야기를 단 두 글자에서 열 글자 이내로 압축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이 한자의 특징이자 장점이며, 중국 문화의 진수라는 것이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시인이자 정치가, 외교관이던 굴원(屈原)이 망해가는 조국의 비극을 차마 볼 수 없어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지는 장면을 회석수자침멱라이사(懷石遂自沈?羅以死)라고 묘사했다.(5∼6쪽) 이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돌을 가슴에 품고는 마침내 멱라수에 스스로 가라앉아 죽었다는 뜻이다. 보통은 굴원이 멱라수에 몸을 던져 자결했다고 말하지만 사마천은 품을 ‘회(懷)’ 자와 스스로 ‘자(自)’ 자를 사용해 이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굴원이 가슴에 품은 것은 돌이었지만 거기에는 온갖 착잡한 심경이 돌의 무게보다 훨씬 더 무겁게 압축되어 있었을 것이고, 사마천은 던질 ‘투(投)’가 아닌 품을 ‘회(懷)’를 사용함으로써 자의(自意)와 타의(他意)의 경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그의 자결이 자포자기가 아닌 강렬한 저항이었음을 선연히 표현했던 것이다.
이처럼 고사성어는 몇 글자 안에 수많은 감정과 한 사람의 일생, 나아가 한 나라의 흥망까지 담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장치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고사는 뒤로한 채 성어가 지닌 글자 자체의 의미와 해석에만 집중하며 성어가 담고 있는 풍부한 이야기를 소홀히 취급해왔다. 즉 온전한 고사성어가 아닌 반쪽짜리 고사성어를 접했던 것이다. 이런 고사성어 활용방식에 문제의식을 느껴온 저자는 그 성어가 나온 배경과 성어를 내뱉은 인물의 기질 등을 알아야 고사성어를 온전히 이해하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성어 뒤에 숨은 풍성하고도 흥미진진한 역사적 배경과 중국 고대국가의 흥망성쇠, 영웅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의미를 가진 ‘빈계지신(牝鷄之晨), 유가지색(惟家之索)’이란 성어는 애첩 달기(?己)에게 빠져 나랏일을 그르친 폭군의 대명사 은나라 주(紂) 임금의 고사에 등장한다.(118쪽) 이 주 임금의 폭정이 극에 달할 무렵 제후국 중 하나이던 주나라의 무왕(武王)이 주 임금을 몰아내기 위해 일어섰다. 그는 다른 제후들을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옛사람들은 ‘암탉은 새벽에 울지 않는다. 암탉이 새벽에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하였소. 지금 은왕 주는 오로지 부인의 말만 듣고 선조를 모시는 제사와 신령에 대한 답례를 돌보지 않고 있소. 또 자기 나라를 멸시하고 저버리고 있소. (…)”
주 무왕은 나랏일에 달기 등 아녀자가 간섭한 것을 비유해 ‘암탉이 새벽에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곰곰이 되씹어보면 주 임금의 실정을 꾸짖는 말이지 여성에 대한 비난이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아무 고민 없이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사용해온 이 성어는 오히려 못난 위정자에 대한 강한 질책의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고사를 가벼이 여기고 성어에만 집중하면 그 말이 가진 의미가 얼마나 왜곡되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그리고 성어와 고사를 함께 익히는 올바른 고사성어 공부법을 제시한다. 독자는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을 통해 사기에 등장하는 흥미진진한 역사를 읽으며 온전한 고사성어를 배우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전반적으로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수천 년간 인간의 삶과 정신을 밝혀온 최고의 문화자본 사기 속에서 뽑아낸 촌철살인 고사성어 300선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알게 모르게 고사성어를 접하며 살아간다. 학교 교과서를 통해 혹은 학습서를 통해 고사성어를 배우고, 구우일모(九牛一毛), 토사구팽(兎死狗烹), 곡학아세(曲學阿世), 문경지교(刎頸之交), 다다익선(多多益善) 같은 말을 일상생활에서 심심찮게 사용하며, 연말마다 언론에서 발표하는 고사성어를 들으며 지나간 한 해를 정리하기도 한다. 그런데 고사성어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많은 성어가 사기 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마천은 억울하게 사형을 선고받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궁형(宮刑, 생식기를 없애는 형벌)을 선택했다. 그리고 형을 당한 뒤 친구 임안(任安)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심경을 다음과 같이 격정적으로 술회했다.(22∼32쪽)
“제가 법에 굴복하여 죽임을 당한다 해도 아홉 마리 소에서 털 한 오라기가 없어지는 것과 같고, 땅강아지나 개미 같은 미물과도 하등 다를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세상은 절개를 위해 죽은 사람으로 취급하기는커녕 죄가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죽었다고 여길 것입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평소에 제가 해놓은 것이 그렇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죽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또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가볍습니다. 이는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서 ‘하잘것없고 별 볼 일 없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구우일모가 등장한다. 우리가 자주 듣고 써온 구우일모의 원저작자가 사마천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도, 이 성어 속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깊고 무거운 비통함과 처절함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도 많지 않을 것이다.
김영수 선생은 25년 동안 사기를 공부하며 틈틈이 메모해둔 고사성어 중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300개의 명문을 엄선했다. 그중에는 우리의 눈과 귀에 익은 말들도 있는데 저자는 그 고사성의 출전이 사기였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성어 뒤에 감춰진 함의를 쉽게 풀어내는 한편, 우리가 자주 접해보지 않은 새로운 고사성어를 소개해 독자들이 고사성어에 관한 지식을 쌓고, 더불어 인생의 가치와 인간의 도리를 성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시각으로 고사성의 뜻을 해석하기도 했는데,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과 각 인물의 성격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기존의 고사성어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는 이런 방식은 방대한 분량의 사기를 수없이 읽고 연구한 수십 년 내공이 빚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는 ‘다다익선’이란 성어를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나 한신이 유방에게 이 말을 할 당시의 상황과 한신의 비참한 최후 그리고 일생을 통해 드러난 그의 기질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것이 유방을 깔보는 한신의 오만함을 드러내는 성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은 이처럼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성어의 출처를 발견하는 재미, 암호를 풀듯 성어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재미, 새로운 고사성어를 접하는 재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인생사에 대한 통찰을 얻는 서늘한 재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언외(言外)와 언내(言內)에 골고루 숨겨진 사기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수천 년의 시간을 거슬러 21세기에 되살아난 고전 속 고사성어
.살아 꿈틀거리는 고사성어를 통해 생각을 바로 세우고, 인생을 바로 세운다
말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의미와 쓰임새가 변하기 마련이다. 52만 6,500자로 이루어진 사기는 사자성어만 해도 600항목에 이르고, 명언이나 격언 등을 모두 합치면 12,00항목에 이른다. 이처럼 방대한 사기 속 고사성어 또한 예외일 수 없어 오랜 시간 사람들의 입과 입을 오가며 그 의미가 축소되기도 하고 확장되기도 하는 변화를 겪었다.
지난 15년 동안 100여 차례 중국을 방문하며 ‘과거의 중국, 현재의 중국’을 면밀히 탐구하고 있는 김영수 선생은 이런 사기 속 고사성어의 의미 변화를 누구보다 예리하고 정확하게 파악해냈다.
‘왼손을 쭉 뻗쳐 활을 받치고, 오른손은 굽혀 활줄을 당기다’라는 뜻의 좌지우출(左支右?)이란 성어는 원래 활 쏘는 자세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능력이나 재력이 모자란다는 뜻으로 바뀌었고, 이곳저곳 모두에 신경을 쓰다가는 큰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로까지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뜻은 크지만 그 뜻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능력이 모자라는 경우를 경계하라는 성어로도 많이 사용된다.(83쪽)
출전이 사기는 아니지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우이독경(牛耳讀經)이란 성어도 유식한 사람이 무식한 사람을 비꼬거나 무시할 때 사용하곤 했으나 오늘날 중국에서는 이 성어를 글깨나 배웠다고 대중이 알아듣지 못하는 어려운 말만 잔뜩 늘어놓는 허식(虛飾)에 가득 찬 식자층을 비꼬는 말로 사용한다.
저자는 고사성어의 본래 뜻뿐 아니라 그 말의 변화 과정을 언급하며 현재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그 활용방식을 친절히 알려준다. 또한 역사, 정치, 법, 언론, 인간관계,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거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촌철살인과 같은 언어로 진단해 독자들이 고사성어를 현실과 연결시켜 이해하고,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저기서 말과 글이 넘쳐나는 오늘날 사마천이라는 위대한 역사가의 사관과 안목을 통해 빛나는 언어로 재탄생한 사기 속 고사성어는 우리에게 올바른 말의 쓰임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저자소개 : 김영수
저자 김영수는 사마천의 《사기》와 관련해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섬서성 한성시 사마천학회 정식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기》 전문가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고대 한중 관계사를 주제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마치고, 지난 15년 동안 100여 차례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역사 현장을 일일이 확인하는 고된 작업과 함께 활발한 저술 활동과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2007년 가을 방영된 EBS 특별기획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를 32회에 걸쳐 강의했으며, 대기업과 벤처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사기》를 조직과 경영에 접목시키는 이른바 ‘응용 역사학’ 강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또한 1998년 이후 사마천의 고향인 섬서성 한성시 서촌 마을을 꾸준히 방문하여 그곳의 학자들, 사마천 후손들과 교류하며 사마천과 《사기》 연구를 심화, 발전시키고 있다. 2007년부터 사마천장학회를 설립해 후손들을 돕고 있으며, 같은 해 서촌 마을의 명예촌민이 됐다. 2013년 사마천 제사 때에는 비(非)중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중국 중앙방송인 CCTV, 호북성 TV 등과 인터뷰를 갖는 등 중국 내에서도 그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역사의 등불 사마천, 피로 쓴 사기》, 《사기의 리더십》, 《사기의 경영학》, 《난세에 답하다》,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사기》의 입체적 완역서를 표방한 《완역사기본기》로 《사기》의 대중화 작업에 한 획을 긋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