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
르네 지라르 / 한길사 / 2001.12.25
- 문학평론가이자 사회인류학자인 르네 지라르의 저서
소설 속의 인물들이 어떻게 욕망하는가 하는 인간 욕망의 구조를 밝혀내는 데에서 출발한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 (1961)>은 오늘날 우리의 욕망의 체계를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등 소설 주인공의 욕망의 체계에서 발견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특성을 제시했다.
- 문학 텍스트를 통해 현대산업사회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욕망 구조를 명쾌하게 분석한 책
흔히 문학사회학, 소설사회학이라고 통칭되는 문학비평계에서는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 골드만의 <소설사회학을 위하여>와 함께 필독서로 꼽히는 논저이다.
르네 지라르의 문학이론은 한마디로 ‘삼각형의 이론’이라 할 수 있다. 르네 지라르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스탕달의 <적과 흑>,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등을 토대로 이 이론을 체계화했다.
가령, <돈키호테>의 경우는 돈키호테가 ‘주체’, 아마디스는 ‘중개자’, 이상적인 방랑의 기사가 ‘대상’이 되는 삼각형 구도를 취한다. 돈키호테는 아마디스를 모방함으로써 이상적인 기사도에 도달하고자 한다. 지라르는 이것을 (중개자를 통해 대상에 가까이 가는 것) ‘욕망의 간접화 현상’이라 불렀다. 그 전형적인 모델로는 기독교의 구원을 꼽았다. 기독교인을 주체라 하면, 예수는 중개자, 구원은 주체가 욕망하는 대상이 된다. ‘삼각형 이론’은 이 예시를 통해 소설뿐만 아니라 모든 대상으로 보편화된다.
이 구도는 다른 한편, 경쟁의 사회학을 그려 보인다. 즉, 시장경제체제 하에서 개인의 욕망은 자연발생적이지 않다는 것, 그보다는 중개자의 의해 암시된 욕망(사용가치보다는 교환가치를 추구하게 됨)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는 광고.
이 논지를 문학작품에 적용하면서 지라르는 한 가지 경향을 발견하게 된다. 현대적인 작품일수록 그 욕망의 구도가 복합적이면서도 다층화됨을 목격한 것이다.
“(…) 욕망된 대상의 변모는 스탕탈에게서보다 프루스트에게서 더욱 극심하고, 질투와 선망은 더욱 빈번하며 더욱 강렬해진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모든 인물의 경우 사랑이 질투에, 즉 경쟁자의 존재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욕망의 발생에서 중개자가 행하는 특권적인 역할이 전보다 더욱 명백해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지라르의 소설론은 ‘삼각형 이론’이 결말보다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책의 결말에 해당하는 주체의 전향은 상대적으로 덜 논의된 셈이다. 그 점에서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은 지라르 소설론을 이론상으로, 또 앞 뒤 문맥상으로 정교하게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위대한 소설의 결말은 구원을 마지막 목표로 삼는 ‘종교적 결말’과 같다”는 지라르의 말은 여러 문학자들에게 반론과 재검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책의 1차 독자는 문학연구자나 대학원생이 되겠지만, 소설을 통해 세계를 분석하고자 하는 사회과학적 성향의 독자라 해도 독해에 무리가 없겠다.
○ 목차
르네 지라르의 삼각형의 욕망/김치수…21
1.’삼각형의’ 욕망…39
2.사람들은 서로에게 신으로 비칠 것이다…103
3.욕망의 변모…139
4.주인과 노예…153
5.적과 흑…175
6.스탕달과 세르반테스 그리고 플로베르의 소설기법의 문제…207
7.주인공의 고행…223
8.매저키즘과 새디즘…251
9.프루스트의 세계…269
10.프루스트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기법상 문제…309
11.도스토예프스키의 묵시록…337
12.결말…377
옮긴이의 말…407
참고문헌…409
르네 지라르 연보…411
찾아보기…413
○ 저자소개 : 르네 지라르
저자 르네 지라르는 문학평론가이자 사회인류학자. 1923년 남프랑스 아비뇽에서 태어나 1947년 파리 고문서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였다. 인디애나 대학 프랑스어 강사를 시작으로 듀크 대학, 존스 홉킨스 대학, 뉴욕 주립대학, 스탠퍼드 대학 등에서 정교수?석좌교수 등을 지내며 프랑스의 역사, 문화, 문학, 사상에 관한 강의를 하였다. 이런 까닭에 그는 프랑스보다 미국에서 더 널리 알려져 있고, 저서 역시 미국에서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그의 이론과 사상은 미국 대학에서 더 많이 논의되고 있다. 이밖에도 그는 1947년 제르보, 샤르피에 등과 함께 아비뇽 교황청에서 ’현대 회화전’을 개최하여 브라크, 샤갈, 칸딘스키, 클레, 레제, 마티스, 몬드리안, 피카소 등의 작품을 전시하는 등 많은 화가들과 작품들에 관심을 가졌다. 1961년에는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비평언어와 인문학’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는데, 여기에는 바르트, 데리다, 골드만, 이폴리트, 라캉, 풀레, 토도로프, 베르낭 등 많은 학자들이 참가하였다.
지라르의 관심은 소설 속의 인물들이 어떻게 욕망하는가 하는 인간 욕망의 구조를 밝혀내는 데에서 출발한다. 그것이 그의 첫 저서인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1961)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인간의 욕망과 구조를 밝혀내려는 작업의 결실인 『폭력과 성스러움』은 1973년 프랑스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그밖에도 그는 『지하실의 비평』(Critique dans un souterrain, 1976), 『세상이 만들어질 때부터 숨겨져온 것』, 『이중규제』(To Double Business Bound : Essays on Literature, Mimesis and Anthropology, 1978), 『희생양』, 『옛 사람들이 걸어간 사악한 길』(La Route antique des hommes pervers, 1985), 『나는 번개처럼 빠르게 떨어지는 사탄을 보았노라』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는데,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그의 저서들은 대부분 문학작품 분석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폭력과 구원에 관한 주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역자: 김치수
역자 김치수는 서울대학교 문리대 불문과를 졸업한 후 같은 학교 대학원 불문과에서 석사학위를,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에서 「소설의 구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있으며,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삶의 허상과 소설의 진실』(문학과지성사, 2000), 『공감의 비평을 위하여』(문학과지성사, 1991), 『문학과 비평의 구조』(문학과지성사, 1982), 『박경리와 이청준』(민음사, 1982), 『문학사회학을 위하여』 (문학과지성사, 1979), 『한국소설의 공간』(열화당, 1976), 『현대 한국소설의 이론』(민음사, 1972) 등의 평론집과 『누보 로망 연구』(서울대출판부, 2001), 『표현인문학』 (생각의 나무, 2000), 『현대 기호학의 발전』 (서울대출판부, 1998) 등의 학술서 그리고 편저서 『구조주의와 문학비평』(홍성사, 1981), 역서 『기원의 소설 소설의 기원』 (문학과지성사, 1999), 『새로운 소설을 찾아서』 (문학과지성사, 1996), 『누보 로망을 위하여』 (문학과지성사, 1976) 등이 있다. - 역자: 송의경
역자 송의경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문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불문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대, 덕성여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논문으로 「미셸 투르니에의 다시 쓰기」 등과 번역서로 키냐르의 『은밀한 생』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서사시에서는 주인공이 살고 있는 삶과 그가 소속된 집단의 이념 사이에 단절이 없는 일치현상이 있는 반면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이상과 그가 살고 있는 현실 사이에 단절이 있기 때문에 모든 소설의 주인공은 그 단절을 극복하고자 한다는 루카치의 이론, 소설 주인공의 모든 욕망은 중개자에 의해 암시된 가짜 욕망으로서 삼각형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지라르의 이론을 토대로 골드만은 시장경제체제의 자본주의사회와 소설 사이에서 구조적 동질성을 발견하고 이를 이론화하여 소설사회학을 정립하고자 한다.
시장경제체제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정한 가치인 사용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진정한 가치인 교환가치를 추구함으로써 가짜 가치의 지배를 받는다.
소설이 부르주아 혁명과 함께 문학의 장르로서 각광받는 것과, 시장경제체제와 구조적인 동질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설의 구조와 시장경제의 교환구조와의 상동관계에 주목한 골드만은 자본주의의 모순과 감추어진 구조를 밝혀낼 수 있다고까지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지라르는 욕망이라는 심리적 기제의 구조를 통해서 기독교적 구원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 21p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이 맨 먼저 분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이다. 그가 이 소설의 분석에서 얻어낸 결론은 돈키호테의 주인공들의 욕망은 간접화한 욕망 (desir médiatisé) 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 개인이 무엇을 욕망한다는 것은 그 개인이 지금의 자기 자신으로 만족하지 못해 자기 자신을 초월하고자 하는 것인데, 이때 초월은 자기가 욕망하게 되는 대상을 소유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도표로 그려보면 개인에 해당하는 주체가 밑에 있고 대상이 그 수직선상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관계를 돈키호테』에서 살펴보면 주인공 돈키호테는 이상적인 방랑의 기사가 되고자 한다. 여기에서 돈키호테는 주체가 되고 이상적인 방랑의 기사는 대상이 된다. 그러나 돈키호테는 그 이상적인 방랑의 기사가 되기 위하여 아마디스라는 전설의 기사를 모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돈기호테는 직접 이상적인 기사도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디스를 모방함 으로씨 거기에 도달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상적인 기사도에 도달하고자 하는 돈키호테의 욕망은 아마디스라는 중개자 (mediateur)에 의해 간접화되고 있으며, 주체와 대상 사이에는 간접화 현상 (médiation)이 일어난다.
즉 주체의 욕망이 수직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비스듬히 상승하여 중개자를 거쳐 대상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간접화한 욕망을 ‘삼각형의 욕망‘이라고 부른다. – 22p
상징주의의 오만한 주관성은 세계를 건성으로 훑어본다. 주관성은 거기에서 자신만큼 귀중한 것을 결코 찾아내지 못한다. 따라서 주관성은 세상보다 자신을 선호하게 되고 세상에서 얼굴을 돌린다. 그러나 주관성이 어떤 대상을 보지 못할 정도로 빨리 고개를 돌리는 법은 절대 없다. 이 대상은 굴껍질 속의 모래알처럼 의식 속으로 끼여든다. – 37p
상상력이라는 진주 한 알이 이 최소한의 현실 주위에 동글동글 맺히게 된다. 상상력이 자신의 힘을 끌어내는 것은 자아, 오직 자아에서일 뿐이다. 이 자아를 위해 상상력은 호화로운 궁전을 짓는다. 그리고 꿈으로 만들어진 이 궁전이 현실이라는 믿을 수 없는 마법사가 살짝 건드리는 바람에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는 그날까지 자아는 이름모를 행복에 잠겨 거기서 뛰놀고 있다.-71p
시간을 되찾는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실을 피하는 데 삶을 바치고 있다는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자신에게와 마찬가지로 남에게도 독창적으로 보이기 위해 언제나 타인들을 모방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시간을 되찾는다는 것은 자신의 자존심을 좀 깎는 일이다.-84p
○ 출판사 서평
우리에게 『폭력과 성스러움』과 『희생양』의 저자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탁월한 문학비평가 르네 지라르의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이 한길그레이트북스 제53권으로 출간되었다.
그동안 이 책은 문학을 전공하거나 관심을 가진 문학도들에게는 필독서 역할을 해왔으나, 그동안 『구조주의와 문학비평』(홍성사)에 「삼각형의 욕망」(제1장)만이 번역, 수록되어 그 전모를 알 수가 없었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은 현대산업사회 속에서 인간의 욕망 구조를 문학을 통해 명쾌하게 분석해냈다는 점이다.
흔히 문학사회학, 소설사회학이라고 통칭되는 문학비평의 한 분야를 통해서 우리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욕망을 내면화 또는 구체화시키는지를 문학작품을 통해 반추해볼 수 있다.
- 현대사회 속에서의 인간의 욕망구조를 밝혀내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은 현대산업사회 속에서 인간의 욕망 구조를 문학을 통해 명쾌하게 분석해냈다는 점이다. 흔히 문학사회학, 소설사회학이라고 통칭되는 문학비평의 한 분야를 통해서 우리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욕망을 내면화 또는 구체화시키는지를 문학작품을 통해 반추해볼 수 있다.
현대산업사회가 시장경제체제라는 틀 속에서 운용되면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진정한 사용가치라기보다는 허상으로서의 교환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 문학사회학 내지 소설사회학이 내세우는 주요 논리이다. 이러한 점은 ‘광고’라는 매체의 속성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즉 광고에서 말하고자 하는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물질보다는 그 이미지를 우리가 소비하는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도 자신의 욕망이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되는 것에 의해 지배받기보다는 중개자(소설 속 타자)에 의해 암시된 욕망을 품는 것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현대산업사회의 속성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내준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소설이 부르주아 혁명과 함께 문학의 장르로서 각광받는 것과, 시장경제체제와 구조적인 동질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르네 지라르의 대표이론 ‘삼각형의 욕망’
르네 지라르의 문학이론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삼각형의 이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르네 지라르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스탕달의 『적과 흑』,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등의 소설작품을 분석하면서 정교한 ‘삼각형 이론’을 체계화시킨다. 『돈키호테』를 예로 들면 주인공인 돈키호테는 이상적인 방랑의 기사가 되고자 한다. 여기에서 돈키호테는 주체가 되고 이상적인 방랑의 기사는 대상이 된다. 그러나 돈키호테는 그 이상적인 방랑의 기사가 되기 위하여 아마디스라는 전설의 기사를 모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돈키호테는 직적 이상적인 기사도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디스를 모방함으로써 거기에 도달하고자 한다.
이러한 욕망의 간접화 현상은 기독교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구조이다. 어느 기독교인이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어 구원받기를 원한다면 그는 곧 예수라는 중개자를 모방하면 된다. 이때 기독교인과 예수와 진정한 기독교인은 삼각형의 세 꼭지점을 형성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욕망하는 주체와 욕망의 대상과 그 욕망의 중개자가 삼각형의 구조를 갖게 되고, 이처럼 간접화한 욕망을 ‘삼각형의 욕망’이라고 부른다.
르네 지라는 현대인의 욕망이 이처럼 삼각형의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보면서 소설의 주인공이 지니고 있는 욕망이 왜곡되고 비진정한 속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로써 시장경제체제 사회 속에서 개인은 그 욕망마저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중개자에 의해 암시된 욕망을 소유하게 되었음을 제시한 셈이 되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주인공의 욕망의 구조와 주인공을 태어나게 한 사회의 경제구조 사이에 구조적인 동질성을 발견하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돈키호테』 이후의 소설작품을 분석하면서 르네 지라르는 현대적인 작품일수록 그 욕망의 구도가 복합적이면서도 다층화되어 있음을 주목한다. 그것은 곧 현대산업사회가 고도로 발달하면서 인간의 욕망 구조 자체도 복잡화되어 가고 중층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 결론 부분의 ‘종교적 초월’에 대한 문학연구자들의 다양한 이견도 존재한다
르네 지라르는 각 소설의 결말부분을 주목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즉 위대한 소설의 결말 부분은 구원을 마지막 목표로 삼는 종교적 결말로 끝낸다는 것이다. 대상과 중개자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주인공의 욕망이 강렬해지면 주인공(주체)은 엄청난 고통에 빠지지만, 고행의 과정을 거쳐 그 형이상학적 욕망의 정체를 알게 되는 마지막 순간에는 ‘전향’이라는 종교적 개심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마지막 결론 부분에 많은 문학연구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뤼시앙 골드만의 경우에도 소설이란 타락한 세계에서 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현상이지 초월 자체가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르네 지라르의 이 책이 지닌 탁월성은 현대사회의 인간의 욕망 구조를 소설을 통해 분석해내면서 ‘삼각형의 욕망이론’을 제시, 그 상호관계의 역동성에 주목하여 문학작품을 분석하는 하나의 정교한 틀로 제시한 점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