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데카르트적 성찰
에드문트 후설 / 한길사 / 2016.10.31
‘데카르트적 성찰’은 선험적 현상학의 창시자 후설(Edmund Husserl)이 자신이 주창한 현상학이 무엇인지 직접 밝힌 책이다. 당시 프랑스 철학계는 셸러와 하이데거를 통해 간접적으로 후설 현상학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반쪽짜리 현상학’이 전파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후설이 직접 프랑스로 건너가 현상학을 강연하고 프랑스어로 된 ‘강연 요약문’을 나눠주었다. 이후 몇몇 제자의 도움을 받아 요약본을 다듬어 『데카르트적 성찰』로 출간한다. 따라서 ‘데카르트적 성찰’은 과연 ‘후설 현상학’이 무엇인지 후설 자신이 직접 밝힌 매우 귀중한 1차 자료라 할 수 있다.

– 목차
선험적 현상학의 이념을 줄곧 추구한 길│이종훈
제 1 부 데카르트적 성찰
서 론
1 철학적 자기성찰의 원형인 데카르트의 성찰
2 철학을 철저하게 새롭게 시작할 필요성
제1성찰 선험적 자아로의 길
3 데카르트적 전복과 학문을 절대적으로 정초하려는 주도적 목적의 이념
4 인식대상의 현상인 학문으로 들어가 체험함으로써 학문의 목적의 이념을 천명하는 일
5 명증성과 진정한 학문의 이념
6 명증성을 구별하는 일. 필증적이며 그 자체로 최초의 명증성에 대한 철학적 요구
7 세계의 현존재에 대한 명증성은 필증적이 아니다. 이것은 데카르트적 전복에 포함되어야 한다
8 선험적 주관성인 ‘나는 생각한다’(ego cogito)
9 ‘나는 존재한다’(Ich bin)의 필증적 명증성의 효력범위
10 여론: 데카르트의 선험적 전회의 실패
11 심리학적 자아와 선험적 자아. 세계의 초월성
제2성찰 선험적 경험의 장을 보편적 구조에서 해명하는 일
12 인식을 선험적으로 정초하려는 이념
13 선험적 인식의 유효범위에 관한 문제들을 우선 배제해야 할 필요성
14 사유작용의 흐름. 사유작용과 사유된 대상
15 자연적 반성과 선험적 반성
16 여론: 선험적 반성처럼 ‘순수심리학적’ 반성도 ‘나는 생각한다’에서 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17 상관적 문제제기인 의식을 탐구하는 양면성. 기술하는 방향들. 의식의 근원적 형식인 종합
18 종합의 근본적 형식인 동일화. 선험적 시간의 보편적 종합
19 지향적 삶의 현실성과 잠재성
20 지향적 분석의 특성
21 ‘선험적 실마리’인 지향적 대상
22 모든 대상을 보편적으로 통일하는 이념과 그것을 구성적으로 해명하는 과제
제3성찰 구성의 문제제기. 진리와 실제성
23 ‘이성’과 ‘비이성’이라는 명칭에서 더 명확한 개념인 선험적구성
24 스스로 주어진 것으로서의 명증성과 그 변경들
25 실제성과 유사-실제성
26 명증적 확증의 상관자인 실제성
27 ‘존재하는 대상’이라는 의미에 대해 구성적으로 기능하는 습득적이고 잠재적인 명증성
28 세계에 대한 경험의 추정적 명증성. 경험의 완전한 명증성의 상관적 이념인 세계
29 명증성에 관한 선험적 체계들의 지표인 실질적 존재론의 영역과 형식적 존재론의 영역
제4성찰 선험적 자아 자체를 구성하는 문제의 전개
30 선험적 자아는 그 체험들에서 분리될 수 없다
31 체험들의 동일한 극(Pol)인 자아
32 습득성의 기체인 자아
33 모나드인 자아의 완전한 구체화와 그 자아의 자기 구성의 문제
34 현상학적 방법의 원리적 형성. 형상적 분석인 선험적 분석
35 형상적 내적 심리학에서의 여론
36 가능한 체험의 형식들의 우주인 선험적 자아. 공존과 계기 속에 체험들이 공존할 수 있는 본질법칙적 규칙
37 모든 자아론적 발생의 보편적 형식인 시간
38 능동적 발생과 수동적 발생
39 수동적 발생의 원리인 연상
40 선험적 관념론의 문제로 이행
41 ‘선험적 관념론’으로서 ‘나는 생각한다’의 진정한 현상학적 자기 해명
제5성찰 모나드론적 상호주관성인 선험적 존재영역의 해명
42 독아론이라는 반론에 대립해 타자경험의 문제를 제시하는 일
43 타자경험을 구성하는 이론에 대한 선험적 실마리인 타자가 인식대상적-존재적으로 주어지는 방식
44 선험적 경험을 고유한 영역으로 환원하는 일
45 선험적 자아 그리고 심리물리적 인간으로 고유하게 환원된 자기 통각
46 체험의 흐름의 현실성과 잠재성의 영역인 고유한 영역
47 지향적 대상은 완전한 모나드의 구체화에 함께 속한다. 내재적 초월과 원초적 세계
48 원초적 초월에 대립한 더 높은 단계인 객관적 세계의 초월
49 타자경험을 지향적으로 해명하는 진행을 미리 지시하는일
51 타자경험을 연상적으로 구성하는 구성요소인 ‘짝짓기’
52 그 자신의 확증하는 양식을 지닌 경험하는 방식인 간접적 제시
53 원초적 영역의 잠재성과 타인의 통각 속에 이것의 구성적 기능
54 타자를 경험하는 간접적 제시의 의미를 해명하는 일
55 모나드들의 공동체화와 객관성의 최초의 형식인 상호주관적 자연
56 높은 단계의 상호 모나드론적 공동체의 구성
57 내적 심리학적 해명과 자아론적-선험적 해명의 평행관계에 대한 설명
58 더 높은 단계의 상호주관적 공동체를 지향적으로 분석하는 문제들을 나누는 일. 자아와 환경세계
59 존재론적 해명과 구성적인 선험적 현상학 전체 속의 위치
60 우리가 타자경험을 해명한 형이상학적 성과
61 ‘심리학적 근원’에 관한 전통적 문제와 이에 대한 현상학적 해명
62 타자경험을 지향적으로 해명하는 개괄적 특성
결 론
63 선험적 경험과 인식을 비판하는 과제
64 맺는말
제2부 제6 데카르트적 성찰
머리말의 구상
교수자격 취득 논문의 머리말
제6 데카르트적 성찰
1 이제까지 성찰의 방법적 한계
2 선험적 방법론의 주제
3 현상학의 ‘자기 관련성’
4 선험적 방법론의 문제와 구분
5 환원하는 것인 현상학을 함
6 소급적으로 분석하는 것인 현상학을 함
7 ‘구축적’ 현상학에서 현상학을 함
8 이론적 경험작용인 현상학을 함
9 이념화하는 작용인 현상학을 함
10 술어화작용인 현상학을 함
11 ‘학문화하는 것’인 현상학을 함
a. 현상학을 함의 학문성의 문제
b. 현상학을 하는 것을 세계화하는 것
c. ‘학문’의 개념
12 선험적 관념론인 ‘현상학’
부록과 삽입(1933년 여름부터 1934년 1월까지)
부록 1 판단중지를 수행한 성과와 의의
부록 2 현상학을 하는 행위를 통해 밝혀지는 세계의 구성
부록 3 자연적 태도에서 선험적 태도로 전환
부록 4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인간의 세계 구성
부록 5 현상학적 환원 안에서 자연적 태도의 활동
부록 6 세계를 구성하는 현상학을 하는 과제
부록 7 현상학을 하는 행위의 자기 해석
부록 8 선험적 주관성의 삶과 보편적 학문
부록 9 선험적 자아가 현상학을 하는 것과 정상성의 문제
주해와 탐구 비망록
부록 10 일반적인 인간의 능력, 특히 ‘모든 사람에 대한’ 진리의 이념(1933년 7월 1일)
부록 11 현상학의 두 가지 단계. 곧바른 현상학과 현상학을 하는 현상학(1933년 말)
부록 12 세계의 지평의식과 그 구조들. 체계적 실행의 시도1(933년 말)
이탈된 초고
부록 13 현상학을 하는 자아에서 드러나 밝혀진 선험적인 것을 심리학적으로 세계화하는 것. 현상학을 심리학화하는 것의 추가(1933년 12월 또는 1934년 1월)
부록 14 절대적인 선험적 구성. 현상학을 하는 주체를 스스로 드러내 밝힘(1934년 1월 21일)
부록 15 현상학적 학문의 생성과 현상학을 하는 공동체의 발전(1934년 1월 24일)
후설 연보
후설의 저술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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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에드문트 후설 (Edmund Husserl)
후설은 1859년 오스트리아에서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20세기 독일과 프랑스 철학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현상학의 창시자로서 마르크스, 프로이트, 니체와 더불어 현대사상의 원류라 할 수 있다. 1876년부터 1882년 사이에 라이프치히대학교와 베를린대학교에서 철학과 수학, 물리학 등을 공부했고, 1883년 변수계산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884년 빈대학교에서 브렌타노 교수에게 철학 강의를 듣고 기술심리학의 방법으로 수학을 정초하기 시작했다. 1887년 할레대학교에서 교수자격논문 「수 개념에 관하여」가 통과되었으며, 1901년까지 할레대학교에서 강사로 재직했다.
1900년 제1주저인 『논리연구』가 출간되어 당시 철학계에 강력한 인상을 남기고 확고한 지위도 얻었다. 많은 연구서클의 결성으로 이어진 후설 현상학에 대한 관심은 곧 『철학과 현상학적 탐구연보』의 간행으로 이어졌으며, 1913년 제2주저인 『순수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들』 제1권을 발표해 선험적 관념론의 체계를 형성했다. 1916년 신칸트학파의 거두 리케르트의 후임으로 프라이부르크대학교 정교수로 초빙되어 1928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재직했다.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와 나치의 권력장악은 유대인 후설에게 커다란 시련이었으나, 지칠 줄 모르는 연구활동으로 저술작업과 학문보급에 힘썼다. 주저로 『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 『데카르트적 성찰』『시간의식』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 등이 있다.
후설 현상학은 하이데거와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등의 실존철학자는 물론 가다머와 리쾨르의 해석학, 인가르덴의 미학, 카시러의 문화철학, 마르쿠제와 하버마스 등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데리다, 푸코, 리오타르 등 탈현대철학자들과 프루스트, 조이스, 울프 등의 모더니즘 문학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역자 : 이종훈
이종훈(李宗勳)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후설 현상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춘천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는 『현대사회와 윤리』(1999), 『아빠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전 3권, 1994~2006), 『현대의 위기와 생활세계』(1994)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한길사에서 펴낸 『순수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들』(전 3권, 2009), 『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1997; 2016), 『시간의식』(1996), 『데카르트적 성찰』(2002; 2016), 『현상학적 심리학』(2013)이 있다. 이 밖에 『형식논리학과 선험논리학』(2010),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2008), 『경험과 판단』(1997; 2016),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1995), 『언어와 현상학』(1994)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선험적 현상학 열풍과 ‘데카르트적 성찰’의 탄생
후설은 평생 학문에만 매진한 철학자다. 정치에 나선다거나 대중 연설을 한다거나 하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20세기 초 유럽이라는 매우 엄혹한 상황에서 유대인 학자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후설은 학문 그 자체에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죽는 순간까지 침대에 누워 글을 쓴 후설이야말로 그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가였을지 모른다.
이러한 노력으로 세상에 내놓은 것이 바로 ‘선험적 현상학’이다. 선험적 현상학은 ‘후설 현상학’이라 불릴 정도로 후설 고유의 철학 체계이자 20세기 서양철학 전반을 휩쓴 일종의 ‘브랜드’다. 선험적 현상학이란 세상의 모든 지식 너머에 있는 본질을 추적하는 현상학이다. 당시 유럽이 심취해 있던 심리학주의나 객관주의(과학만능주의)가 가변적 지식만을 다룬다면─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인간성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파국적 상황을 맞았다면─후설은 변하지 않는 본질을 추구한 것이다. 그는 제국주의, 전쟁, 과학만능주의 등 당시 서구가 직면한 문명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이러한 본질주의에 있다고 믿었다.
이처럼 후설 현상학은 상당히 시사적인 면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살아 있을 때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독일 철학계와 더불어 유럽 철학계를 떠받치던 프랑스 철학계가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프랑스 철학계는 주로 셸러와 하이데거를 통해 후설 현상학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후설이 보기에 저 둘은 후설 현상학을 왜곡한 데다 후설이 매우 비판한 ‘심리학주의’나 ‘객관주의적 자연주의’의 성격까지 띠고 있었다. 이에 후설이 전면에 나서기로 한다.
은퇴한 이듬해 2월 프랑스 학술원 주관으로 소르본 대학교의 데카르트 기념관에서 후설은 과연 선험적 현상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틀간 열강을 펼친다. 물론 그는 독일어로 강연했다. 대신 몇몇 제자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어로 ‘강연 요약문’을 만들어 나눠주었다. 이것이 바로 ‘데카르트적 성찰’의 모체가 된 요약문이다.
책 제목에 데카르트가 들어가는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소르본 대학교 강연에서 후설은 선험적 현상학은 철저한 자기성찰과 자기책임에 입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좋은 모델로 데카르트를 제시한다. 데카르트는 자아에 대한 성찰로 논의를 시작하고 모든 대상을 자아와 관련된 현상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이에 후설은 데카르트야말로 현대 현상학의 선구자라고 선포한다. 즉 데카르트에 대한 헌사이자 선험적 현상학의 성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제목을 ‘데카르트적 성찰’로 지은 것이다.

.여섯 번째 성찰과 ‘데카르트적 성찰’의 완성
후설은 『데카르트적 성찰』의 개정 작업에 곧바로 착수한다. 『데카르트적 성찰』은 무엇을 성찰하는지에 따라 제1성찰부터 제5성찰까지 나뉘는데 각 성찰을 한 권의 책으로 다시 써 총 5권의 시리즈로 출간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데카르트적 성찰』 외에도 수많은 원고를 정리하던 중이라 70세가 넘은 후설 혼자 모든 작업을 할 수 없었다. 이에 그의 연구조교 핑크가 작업을 도왔다. 핑크는 후설의 지도 아래 2년 동안 ‘데카르트적 성찰’의 다섯 가지 성찰을 모두 다듬었다.
비록 다섯 권짜리 책으로 출간하지는 못했지만 ‘데카르트적 성찰’의 개정 작업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후설은 마지막 보완 사항으로 핑크에게 ‘선험적 방법론’을 다루는 여섯 번째 성찰을 구상해보라고 한다. 이에 핑크가 전체적인 얼개를 구상하고 이것을 후설이 검토하고 핑크가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2년 정도 거쳐 1933년 ?현재의 비판에서 후설의 현상학적 철학?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평소 후설과 깊은 수준의 담론을 나눴던 핑크가 쓴 논문답게 후설은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준다.
나는 이 논문에서 완전히 나의 것이 아닌 문장, 나 자신이 명백히 승인할 수 없는 문장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말할 수 있어 기쁘다. _ 33쪽
후설이 직접 밝혔듯이 핑크의 논문은 ‘데카르트적 성찰’을 완성하는 데 부족함이 전혀 없는 글이다. 후설 자신뿐만 아니라 케언스, 슈츠 등 여러 현상학자가 이 논문의 중요성과 후설 현상학과의 일맥상통함을 인정했다. 특히 메를로퐁티는 자신의 주저 ‘지각의 현상학’의 머리말에서 이 논문을 상당히 주요하게 다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핑크가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에 교수자격 취득논문으로 이 논문을 제출하자 하이데거는 “후설이 권위를 인정한 이상 더 심사할 필요가 없다”고 이 논문을 극찬한다.
이렇게 핑크의 논문은 후설 현상학을 계승하는 것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다섯 가지 성찰만 있는 ‘데카르트적 성찰’을 비로소 완성하는 글로 지금까지 많이 읽히고 있다. 핑크의 노력으로 선험적 현상학의 본질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길사가 이번에 출간한 『데카르트적 성찰』 개정판에는 핑크의 여섯 번째 성찰이 포함되어 있다. 선험적 현상학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