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 / 민음사 / 2008.2.28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초기 희극이다. 서로 원수인 가문에서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을 하게 되고 그들의 비극적인 죽음이 가문을 화해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아름다운 대사와 극적 효과로 많은 칭송을 받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셰익스피어 당대에서부터 햄릿과 함께 가장 많이 공연되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공연되고 있다. 두 주인공은 젊은 연인의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 함께 잘 알려진 작품
집안 간의 반목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연인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극적인 구성과 아름다운 표현이 돋보인다.
오랜 세월 서로 반목해 온 몬터규와 캐풀렛 가문의 아들과 딸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면무도회에서 서로 첫눈에 반해 영원히 함께할 것을 맹세한다. 그러나 시비에 휘말린 로미오는 친구 머큐쇼를 죽인 티볼트를 죽이는데, 티볼트는 바로 캐풀렛 부인의 조카, 즉 줄리엣의 사촌이다. 이 사건으로 로미오는 추방형을 받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 로미오는 도피한다.
그 후 줄리엣은 파리스와 결혼시키려는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깊은 잠에 빠지는 약을 마시고 죽은 체한다. 로미오는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와 슬픔에 빠진 나머지 독약을 먹고 자살하고, 깨어난 줄리엣 역시 숨진 로미오를 발견하고 단검으로 가슴을 찔러 자살한다.
○ 목차
역자 서문
등장인물
로미오와 줄리엣
작품 해설
작가 연보
○ 저자소개 :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 ~ 1616)
영국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이다. 1564년 4월 23일 존 (John)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Mary Arden) 사이에서 태어났다. 셰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 영국 잉글랜드 워릭셔주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존 부부의 첫아들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셰익스피어는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셰익스피어는 11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식 있는 작가들을 ‘대학재사’라고 불렀는데, 셰익스피어는 이들과는 달리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과 무대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력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제대로 교육받지는 못했지만, 자연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운 자연의 아들이자 천재였다.
1582년 앤 해서웨이와 결혼하여 딸과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이후 런던으로 거주지를 옮겨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극작가로 성공했으며 희극 배우로도 활동했다. 후원자 사우샘프턴 백작의 도움으로 궁정에도 출입하며 엘리자베스 여왕과 제임스 1세에게 후대를 받아 1594년에는 궁내부장관 극단의 전속 극작가로 임명되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사업적 기질을 물려받았는지 재산 관리에도 능숙해 상당한 부동산을 구입하여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웠다.
수많은 희곡 중 셰익스피어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무어인 장군 오셀로가 이아고의 간계에 빠져 사랑하는 아내를 질투하고 살해하는 비극을 다룬 『오셀로』, 자신에 대한 딸들의 충성을 시험하다 비극을 맞는 『리어왕』,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비극을 초래하는 『맥베스』, 그리고 마지막이 이 4대 비극 중 가장 앞서 쓰였다는 『햄릿』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클로디어스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그렸다. 인간을 들여다보는 깊이 있는 시선은 셰익스피어가 쓴 작품들에 길고긴 생명을 부여한다. 끊임없는 재해석이 그 방증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인물들을 파고들고 해석하는데, 문학에서 찾아낼 수 있는 모든 가치를 그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1590년 대 초반에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기는 더해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1610년경 은퇴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셰익스피어는 대저택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다, 1616년 4월 23일 52세의 나이로 서거하여 성트리니티 교회에 안장되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극작가로서, 대표 작품으로는 『공연한 소동』, 『12야(夜)』, 『자(尺)에는 자로』, 등의 희극과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맥베스』, 『오셀로』, 『리어 왕』,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의 비극을 비롯해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헨리 4세』, 등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비너스와 아도니스』, 등의 시집 및 『소네트집』도 남겼다.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 역자 : 최종철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와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문학 석사, 미시건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이며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 왕』 등을 번역하였다.
○ 책 속으로
로미오: 과일나무 가지 끝을 은빛으로 물들이는 저기 저 축복받은 달님에게 서약컨대―
줄리엣: 오, 둥근 궤도 안에서 한 달 내내 변하는 지조 없는 달에게 맹세하진 마세요, 그대의 사랑도 그처럼 바뀌지 않도록.
로미오: 어디에다 맹세하죠?
줄리엣: 아무 맹세 마세요. 하겠다면 품위 있는 자신에게 맹세해요, 이 몸이 우상으로 숭배하는 신이니까. 그럼 믿을 거예요.
로미오: 내 가슴의 사랑이―
줄리엣: 저, 맹세하지 말아요. 그대가 좋긴 해도 오늘 밤 이 언약은 즐겁지 않답니다. — 본문 중에서
○ 출판사 서평
– 달빛 아래 주고받은 첫 키스와 사랑의 맹세, 살아 있는 죽음을 통해 도달하는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 셰익스피어가 빚어낸 순수한 열정의 비극, 그 사랑의 모순어법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3번으로 출간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집안 간의 반목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연인의 사랑을 그린 희곡이며, 그 극적인 구성과 아름다운 표현으로 청년 극작가였던 셰익스피어에게 커다란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또한 1597년 처음 출간된 이후, 『햄릿』과 함께 가장 많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연극 외에도 음악, 미술, 영화,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형태로 공연되어 왔으며 ‘로미오와 줄리엣’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연인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출간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기존에 번역된 ‘셰익스피어 4대 희극’과 『한여름 밤의 꿈』과 마찬가지로 연세대 최종철 교수가 셰익스피어의 원문에 충실하게 운문으로 번역하여 그 의미가 한층 더 깊다고 할 수 있다.
– 셰익스피어의 원문을 그대로 살린 국내 최초 운문 번역 : 우리말 운율을 살린 리듬감 있는 대사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 왕』과 『한여름 밤의 꿈』을 번역한 최종철 교수 (연세대 영문학)가 국내 최초로 운문 번역하였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기본적으로 운문으로 되어 있다. 인물의 신분과 역할, 감정 상태에 따라서 운율도 달라진다. 신분이 고귀하거나 정신이 올바를 때는 운문의 형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지고, 신분이 비천하거나 정신이 혼란스러울 때는 리듬이 없는 산문으로 대화한다. 최종철 교수는 이런 셰익스피어의 의도를 그대로 살려 그 문체를 살리는 데 주력하였다. 약강 오보격 무운시(iambic pentameter blank verse)의 형식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역자는 한 행을 16자 내외로 제한하고, 그 안에서 3ㆍ4조 또는 거기서 변형된 자수율을 지키려 했다. 그 결과 독자들은 작품을 읽을 때 자연스러운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로미오 과일나무 가지 끝을 은빛으로 물들이는
저기 저 축복받은 달님에게 서약컨대―
줄리엣 오, 둥근 궤도 안에서 한 달 내내 변하는
지조 없는 달에게 맹세하진 마세요,
그대의 사랑도 그처럼 바뀌지 않도록.
로미오 어디에다 맹세하죠?
줄리엣 아무 맹세 마세요.
하겠다면 품위 있는 자신에게 맹세해요,
이 몸이 우상으로 숭배하는 신이니까.
그럼 믿을 거예요.
로미오 내 가슴의 사랑이―
줄리엣 저, 맹세하지 말아요. 그대가 좋긴 해도
오늘 밤 이 언약은 즐겁지 않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셰익스피어 원문에 가장 충실하다고 평가받는 영국 아든 판 (The Arden Shakespeare. 브라이언 기본스 Brian Gibbons 편집)을 기본으로 하고, 블레이크모어 에반스 (G. Blakemore Evans) 편집의 리버사이드 셰익스피어 판 (The Riverside Shakespeare)과 스펜서 (T. J. B. Spencer)의 뉴펭귄 판 (New Penguin Shakespeare)을 참고로 하여 번역되었다. 뿐만 아니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은 각주를 달아 설명하여 좀 더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왔다. 또한 셰익스피어 당시의 공연 방식을 따라 막과 장의 숫자만을 장면 시작 부분에 표기하고, 각 장의 무대를 명기했다.
– 엇갈린 운명에 눈물 흘리는 연인의 대명사 ‘로미오와 줄리엣’ : 슬픔과 비극으로 둘러싸여 더 빛나는 사랑의 모순어법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가 극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표현과 극적인 구성으로 인해 오늘날까지도 널리 사랑받으며 공연되고 있다. 또한 40여 년 전인 1968년 올리비아 허시가 줄리엣 역을 맡아 열연한 영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슬픈 사랑 이야기로 각인되어 있으며, “오, 로미오, 로미오, 왜 그대는 로미오인가요?”라는 줄리엣은 대사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엇갈린 운명에 고통받는 연인들을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는 또 다른 낭만적 비극을 선보인다.
오랜 세월 서로 반목해 온 몬터규와 캐풀렛 가문. 이 가문의 아들과 딸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면무도회에서 서로 첫눈에 반해 영원히 함께할 것을 맹세한다. 그러나 시비에 휘말린 로미오는 친구 머큐쇼를 죽인 티볼트를 죽이는데, 티볼트는 바로 캐풀렛 부인의 조카, 즉 줄리엣의 사촌이다. 이 사건으로 로미오는 추방형을 받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 로미오는 도피한다. 줄리엣은 파리스와 결혼시키려는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깊은 잠에 빠지는 약을 마시고 죽은 체한다. 로미오는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와 슬픔에 빠진 나머지 독약을 먹고 자살한다. 깨어난 줄리엣 역시 숨진 로미오를 발견하고 단검으로 가슴을 찔러 자살한다.
이렇듯 운명적인 비극이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은 슬픔보다는 절절한 사랑을 독자들의 기억 속에 남긴다. 즉, 슬픔 속에서 발견하는 사랑의 기쁨이 이 작품의 주제인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사랑의 모순어법’을 통해 이 극을 이끌어 간다. 서로 미워하는 원수 집안에서 태어나, 어느 날 사랑에 빠지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운명에 대항하기보다는 순응하면서, 결국 “살아 있는 죽음을 통해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을 이룬다.” 이렇게 두 연인의 사랑은 그들을 둘러싼 상황이 나빠질수록, 절망이 짙어질수록 빛이 난다. “서양 문학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로맨틱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 희곡 작품”이라는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의 평가처럼, 극이 끝이 났을 때 독자들은 그들의 슬픈 운명이 아니라 그들의 진실하고 순수한 사랑을 느끼는 것이다.
○ 개요
–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은 고대 그리스까지 소급되는 비극적 사랑 이야기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1562년 아서 브룩은 이탈리아 설화를 바탕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이란 제목의 서사시를 발표하였다. 1582년 윌리엄 페인터는 《환희의 궁전》을 출간하면서 그 속에 이 이야기를 재수록하였다. 이 두 이야기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큰 줄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셰익스피어는 이 이야기에 머큐시오와 패리스 같은 조연급 등장인물을 보강하고 이야기를 확장시켰다. 1591년 – 1595년 사이에 초연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희곡은 1597년 4배판으로 출간되었다. 초판본은 셰익스피어의 원본과 달리 조악하였기 때문에 편집자는 뒷 날 셰익스피어의 원본을 바탕으로 증보하였다.
셰익스피어는 조연의 개성을 부각시키고 부수적인 플롯을 추가하여 극적 구성을 극대화 하였다. 등장인물은 서로 다른 운문 형식을 빌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운명적인 사랑과 죽음을 맞이하는 로미오의 대사는 소네트로 표현된다.
–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은 연극으로 공연된 이래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형식으로 변형되어 배포되고 있다. 왕정 복고 시대에는 윌리엄 대버넌트가 재연하였고, 18세기 데이비드 게릭에 의해 변형되어 빅토리아 시대 동안 공연된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외설스럽다고 여겨진 부분들이 삭제되어 공연되었다. 19세기 미국의 샤로테 커쉬먼이 연기한 줄리엣은 원본이 복원되었고 사실주의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존 길구드의 1935년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원본에 가장 근접한 극본과 함께 엘리자베스 시대 당시의 복장과 문화의 복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 등장 인물
-베로나 가
에스카루스 왕자: 베로나의 왕자
카운트 패리스: 왕자의 친척
머큐시오: 왕자의 또 다른 친척, 로미오의 친구
– 카풀렛 가
카풀렛 경: 카풀렛 가의 가장
카풀렛 부인: 카풀렛 경의 부인, 줄리엣이 패리스와 결혼하기를 희망한다.
줄리엣: 카풀렛 부부의 딸, 여주인공
티발트: 카풀렛 경의 조카, 줄리엣의 사촌
– 카풀렛 가의 시종
유모: 줄리엣의 유모, 카풀렛 가의 하녀
피터: 유모를 보좌하는 하인
그레고리와 샘슨: 카풀렛 가의 하인
– 몬타규 가
몬타규 경: 몬타규 가의 가장
몬타규 부인: 몬타규 경의 부인
로미오: 몬타규 부부의 아들, 남주인공
벤볼리오: 로미오의 사촌이자 친구
– 몬타규 가의 시종
아브람: 몬타규 가의 하인
발사자: 로미오의 시종
– 그 외
탁발수사 로렌스: 프란체스코수도회 수사, 로미오의 조언자
로잘린: 로미오가 줄리엣을 만나기전 사랑하던 여성, 등장하지 않는다.
해설(코러스): 서막과 극 중간에 이야기의 전개를 소개하는 인물
탁발수사 존: 로렌스의 편지를 로미오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는 인물.
약제사: 로미오에게 독약을 파는 약제상
○ 줄거리
로미오와 줄리엣의 만남, 프란체스코 하예츠
“여기 두 존엄한 가문이 있으니…” — 코러스, 로미오와 줄리엣 1막 1장
길거리에서 몬테규가와 카풀렛가의 싸움이 일어나면서 연극이 시작된다. 베로나의 왕자 에스카루스는 머슴들까지도 만나면 싸울 정도로 심각한 두 가문의 다툼을 중재하면서 다시는 이러한 충돌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에스카루스를 따라온 패리스는 카풀렛 가의 열세살 난 딸 줄리엣과 결혼하기를 희망한다. 카풀렛은 줄리엣의 나이가 어린 점 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조심스럽지만 줄리엣의 의향을 보기위해 그를 밤에 초대하기로 한다. 줄리엣의 어머니인 카풀렛 부인은 패리스와 자신의 딸의 결혼에 찬성하여 줄리엣에게 패리스를 만나볼 것을 권유한다.
한편, 로미오는 사랑하는 로잘린을 볼 수 없어 의기 소침해 있다. 로미오의 친구 벤볼리오는 머큐시오와 함께 오늘 밤 카풀렛 가의 파티에 로잘린이 올 지 모르니 가보자고 권한다. 로미오는 그들을 쫓아 카풀렛가에 몰래 숨어들었다가 발코니에 있는 줄리엣을 보고 첫눈에 반하고 만다. 로미오의 열렬한 구애로 줄리엣은 로미오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서로 원수의 가문인 두 사람은 로마 가톨릭 교회 수도자인 로렌스 수사에게 도움을 청해 결혼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진다.
다음날 길거리에서는 다시 두 가문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 카풀렛가의 티발트는 로미오의 친구 머큐시오를 죽이고 만다. 이에 격분한 로미오는 줄리엣의 사촌인 티발트를 죽인다. 이 일로 로미오는 추방되고 줄리엣은 패리스와의 결혼을 강요받는다.
줄리엣은 사랑을 위해 로렌스 수사에게 도움을 청하고 로렌스 수사는 마시면 죽은 것처럼 보이는 약을 만들어 줄리엣에게 건네준다. 로렌스 수사는 이러한 사정을 편지로 써 로미오에게 전달하려 한다. 그러나, 로미오는 줄리엣이 죽었단 소리를 듣자 마자 베로나로 돌아오고 로렌스 수사의 편지는 로미오가 추방당한 도시에 전염병이 퍼져서 출입이 통제되는 바람에 전달되지 못한다.
로미오는 줄리엣의 무덤 앞에서 패리스와 결투를 벌여 그를 죽인 후 누워 있는 줄리엣을 보게 된다. 슬픔에 빠진 로미오는 독약을 먹고 자살한다. 줄리엣은 깨어나고 그 옆에 죽은 로미오를 보고 경악한다. 로미오의 시체를 안고 오열하던 줄리엣은 로미오의 단도로 가슴을 찔러 죽고 만다.
두 가문은 자신의 사랑하는 자식들이 가문간의 싸움 때문에 죽게 된 사실을 알게 되고 둘의 장례를 치르며 화해한다.
○ 원작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서 브룩의 서사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아서 브룩의 서사시는 1562년 출간되었다. 셰익스피어는 아서 브룩의 서사시에서 줄거리를 가져왔다. 그러나 여러 등장 인물과 세부적인 이야기들은 셰익스피어의 독창적인 창작이다. 1567년 윌리엄 페인터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묶어 《환희의 궁전》이란 제목으로 출간하였으며 여기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삽입되었다. 페인터가 출간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당시 라틴어로 쓰인 이탈리아 소설의 전통에 따라 연극의 막과 같이 장으로 구분되어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었으며 셰익스피어 역시 이 구성을 참조하였다.
셰익스피어 당대의 런던 극장가에서는 이탈리아 이야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셰익스피어 역시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법에는 법으로,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희극을 선보였다. 아서 브룩의 시 역시 이러한 유행에 따라 이탈리아의 작가 마테오 반델로가 1554년 발표한 소설집 속의 〈질레타와 로미오〉를 번역한 것이었다. 반델로의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공연되는 동안 프랑스에서도 번역되어 공연되었다고 하나 전해지지는 않는다.
마테오 반델로의 〈질레타와 로미오〉 역시 그보다 앞서 루이지 다 포르토가 1530년 경 발표한 《새로이 발견한 두 귀족 연인의 이야기》 (이: Historia novellamente ritrovata di due nobili amanti)에 수록된 〈질레다와 로미오〉를 토대로 쓰인 것이다. 근래에 들어 베네치아의 베로나를 무대로 하는 카풀렛과 몬타규 가문의 두 연인에 관한 다양한 판본의 비슷한 이야기가 수집되고 있다. 다 포르도 역시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하여 재구성 하였을 것으로 추측되며 이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3세기경 몬테치 가와 카풀레티 가는 이탈리아의 유력한 귀족 가문 중 하나였다. 질레타의 발코니와 무덤은 여전히 베로나의 인기있는 관광 명소이다. 학자들은 그 장소가 실재 무대였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한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마수치오 살레미타노가 1476년 발표한 《서른 세 가지 이야기》에 들어있는 시에라의 〈마리토와 지아노차 이야기〉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의 기원은 고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예를 들어 피라모스와 티스베 이야기는 포르도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영향은 셰익스피어의 이야기에도 반영되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원치 않는 사랑, 여자 주인공이 죽은 것으로 오해한 끝에 자살하는 남자 주인공 등이 그것이다. 브룩은 이탈리아의 이야기를 번역하면서 제프리 초서의 작품인 트로일로스와 크리세이드를 참조하였다. 한편 에페소스의 작가 에베소의 제노폰은 3세기경 연인을 이별하게 만드는 죽은 것처럼 보이는 약이라는 설정이 담겨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와 비슷한 희곡인 에베소인 이야기를 썼다. 이러한 설정은 크리스토퍼 말로가 그의 작품 헤로와 레안드로스, 카세지의 여왕 디도 등에서 다시 차용하여 셰익스피어 시대에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 구성 방식이었다.
○ 출간
– 1599년 출판된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쓴 시기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극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화자인 줄리엣의 시녀 너스의 대사 중에 “11년 전에 지진이 있었지”라는 구절이 있어 연대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그 무렵 런던에 지진이 있었던 해는 1580년이므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1591년 경 쓰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극에서 가리키는 지진은 극의 무대인 베로나에서 일어난진이라는 설도 있다.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한여름 밤의 꿈과 문체 등이 비슷하여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한여름밤의 꿈》이 쓰인 시기와 비슷한 1591년 – 1595년 사이에 쓰인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출판 초기부터 두 개의 판본이 존재한다. 둘 다 4배판으로 출간 되었기에 편의상 Q1과 Q2로 분리하여 부른다. 1597년 존 덴터가 출간한 로미오와 줄리엣(Q1)은 많은 곳이 누락되고 군데 군데 조악하게 편집되어 흔히 “조악한 판본”으로 불린다. 20세기의 편집자 T.J.B 스펜서는 “1597년 판은 많은 부분이 누락되어 있고 재구성 되어 있어 아마도 한 두 배우가 기억력에 의존하여 대본을 짜깁기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다. 첫 판본이 이렇게 조악하게 재구성 된 것은 극단이 공연 전에 대본을 수정하고 줄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1596년 연극이 공연된 직후인 1597년 초 희곡이 나올 정도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성공적이었다.
보다 잘 다듬어지고 셰익스피어의 원본에 충실한 로미오와 줄리엣(Q2)는 1599년 출간되었다. 학자들은 이 판본이 연극으로 공연되기 전 셰익스피어의 원본을 토대로 작성되었다고 추정하며 이것을 실질적인 초판으로 본다. Q2는 Q1보다 800행이나 더 증가되어 있다. 1609년의 Q3, 1622년의 Q4, 1637년 Q5와 같은 다른 판본의 출판도 계속되었으나 이는 출판 편집인의 수정 등으로 내용이 바뀐 것으로 셰익스피어의 원본과는 관계가 없다. 1623년 출판된 세익스피어 전집 초판본은 Q3를 토대로 Q1을 참조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이 수록되었다. 셰익스피어 전집은 이후 1632년(2쇄), 1664년(3쇄), 그리고 1685년(4쇄) 지속적으로 출판 되었다. 1723년 알렉산더 포페는 셰익스피어 전집을 새로 출판 하면서 그간의 판본들을 정리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Q2를 바탕으로 Q1을 참조하여 수록하였다. 포페는 Q2를 수록하면서 Q2에는 없는 Q1의 구절은 주석으로 수록하였으며 이는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출판의 기준이 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현재에도 꾸준히 출판되고 있다.
○ 해석과 비평
– 비평의 역사
로미오와 줄리엣은 부분적인 많은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 최고의 걸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비평가 사이에 논점이 되는 것 중 하나는 두 젊은 연인에 대한 해석의 차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어찌할 수 없는 비운에 필사적으로 대항하다 파멸한 것인가? 아니면, 맹목적인 정열에 휩싸여 비극적인 결말로 치달은 것인가?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하나 학자들의 관점 차이에 의한 이견때문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1662년 초기 연극 비평가 새뮤얼 피프스는 “내가 본 것 중 최악의 연극”이라 혹평하였다. 10년 후 존 드라이든은 등장인물 머큐시오에 대해 “머큐시오야 말로 셰익스피어의 기교의 정점이며 셰익스피어 자신이다. 3막에서 머큐시오를 죽임으로서 그는 자신을 죽였다”라고 평가하였다.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비평은 18세기에도 드문 드문 이루어졌으며 찰스 길든과 헨리 흄 사이에 등장인물의 성격 결함에 관한 논쟁이 있기도 하였다. 19세기에는 데이비드 게릭이 로미오의 자포자기와 줄리엣의 무모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었고, 20세기에 이르러 리처드 그린 몰턴은 등장인물의 행동의 원인이 성격적 결함이 아닌 우연한 사건의 중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 극의 구성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 극의 구조를 희비극으로 구성한다. 제3막에서 머큐시오가 죽기 전까지 연극은 희극으로 진행된다. 머큐시오의 죽음과 함께 극은 갑작스럽게 전환되며 비극적인 분위기로 가득차게 된다. 극의 분위기는 점점 무거워지고 로미오가 죽은 듯 누워있는 줄리엣을 대하는 순간 극은 절정에 달하고 “숨막힐 듯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셰익스피어가 장치한 복선으로 인해 관객들은 로미오가 만약 페리오에 머물렀더라면 이 모든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란 점을 알고 있고 이는 절정의 불안감을 상승시킨다. 이후 이 두 연인은 끝내 파멸하고 극은 급속히 결말로 내닫는다.
– 문체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다양한 운문의 형식을 사용한다. 로미오가 줄리엣과 대화를 나눌 때는 소네트의 형식을 띠며, 코러스는 무운시의 형식으로 그리고 다른 여러 장면에서는 5보격 시의 형식이 사용된다.
○ 변형
《로미오와 줄리엣》은 연극 이외에도 오페라, 교향곡, 뮤지컬, 영화 등으로 제작되고 있다.
– 오페라, 교향곡, 뮤지컬
.오페라: 《카풀레티가와 몬테키가》, 빈첸초 벨리니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샤를 구노
.오페라: 《줄리에타와 로미오》, 리카르도 잔도나이
.교향곡: 《로미오와 줄리엣》, 엑토르 베를리오즈, 1839년
.뮤지컬: 다수의 제작자에 의해 여러 나라에서 제작되고 공연되고 있다.
– 영화
.1968년 프란코 체피렐리 감독, 레너드 화이팅, 올리비아 허시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1968년 영화)
.1996년 배즈 루어먼 감독,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클레어 데인스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1996년 영화)
.1961년 제롬 로빈스, 로버트 와이즈 감독, 리처드 베이머, 내털리 우드 주연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61 영화) ㅡ 1957년에 초연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영화화한 미국의 뮤지컬 드라마 영화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