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로베스피에르 : 덕치와 공포정치
로베스피에르 저 / 슬라보예 지젝 편 / 프레시안북 / 2009.1.6
- 개혁 없는 혁명은 곧 어리석음이다
프랑스혁명의 최전선에 있던 혁명가, 로베스피에르의 글을 전면적으로 소개한 책이다. 그는 혁명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이 책은 로베스피에르가 품고 있었던 혁명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대중연설가로서 명망 높았던 그가 제헌의회와 자코뱅클럽, 국민공회에서 행했던 연설들이 실려 있다. 또한 서문의 저자이자 원서의 저자인 슬라보예 지젝은 공포정치의 대명사로 불리며 프랑스혁명을 옹호하고 살아남은 자유라는 항구적 가치에 확신을 가졌던 그의 사상 근저에 자리 잡고 있는 순수에의 의지를 살펴보고 있다.

○ 목차
발간의 글 혁명의 진정성과 상상력의 생환을 위하여_신영복
서문 로베스피에르, 혹은 공포라는 신성한 폭력_슬라보예 지젝
제1부 제헌의회와 자코뱅클럽 연설
1장 배우와 유대인의 투표권에 대하여
2장 실버마르크에 대하여
3장 자유 유색인 조항에 대하여
4장 단체 및 클럽 활동 권리에 대하여
5장 전쟁에 대하여(일부)
제2부 국민공회 연설
1장 루베의 규탄에 대한 응답(일부)
2장 생계에 대하여(일부)
3장 군주의 재판에 대하여
4장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초안
5장 브리에에 반대하고 공안위원회를 변호하며(일부)
6장 공화국의 정치적 상황에 관한 보고서(일부)
7장 반反공화국 군주 동맹 선언에 대한 국민공회의 답변
8장 혁명정부의 원칙에 대하여
9장 공화국 내무 관리에 있어 국민공회가 지켜야 할 정치적 도덕 원칙에 관하여
10장 혁명력 2년 테르미도르 8일 연설(일부)
주석
인물·용어 해설
관련 도서 목록
로베스피에르 연보

○ 저자소개 : 로베스피에르 (Robespierre, Maximilien-Francois-Marie-Isadore de)
로베스피에르는 아라스에서 법률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마저 집을 나간 뒤 형제자매들과 함께 외조부모 손에서 자랐다.
1781년 법학학위를 받고 아라스로 돌아와 변호사가 되었으며, 누이 샤를로트와 함께 외가에서 독립했다. 오래지 않아 명성을 얻었고, 주교관구의 성직자에 대한 사법권을 갖는 주교법원 (Salle Episcopale) 판사로 임명되었다.
아라스 아카데미의 원장이 되었으며, ‘불명예 구금 (拘禁)에 관한 보고 Memoire sur les peines infamantes’로 메스 아카데미에서 1등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1614년 이래 소집되지 않았던 삼부회 소집이 선포된 후, ‘아르투아 삼부회를 개혁할 필요성에 관해 아르투아 민중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냈다.
1789년 3월 아라스의 시민들은 로베스피에르를 대표의 1사람으로 뽑았으며, 아르투아 지구의 제3신분 (평민계급)회는 아르투아 8인 대표위원 가운데 5번째로 그를 선출했다. 로베스피에르는 베르사유 시절뿐만 아니라 그뒤 파리에서도 검소한 생활양식, 소박한 예의범절을 지켜나갔다.
로베스피에르는 국민의회의 어떤 위원회에도 속하지 못했고, 의장으로 뽑히지도 못했다.
단 한번 1790년 6월 국민의회 서기로 선출된 일이 있으며 그보다 앞서 4월에는 프랑스 혁명의 이념을 밀고나가는 정치단체인 자코뱅당 당수직을 맡았다.
헌법을 기초하고 있던 국민의회에서 자기 역할에 전념하였고, 1791년 9월 3일에 제정된 프랑스 헌법의 전문을 이루는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을 열렬히 지지했으며 이의 준수를 촉구했다.

로베스피에르는 자신은 물론 동료들을 새로 생긴 입법의회에서 제외시켰으며, 1791년 6월에 높은 수입이 보장되는 파리 검찰관으로 선출되었지만 이 직책도 포기하고 정치활동을 계속했다.
지롱드당의 몰락 후, 산악파는 반프랑스 연합군과 대치하고 있었는데 그는 혁명의 승리를 위해 ‘단일한 하나의 의지’ (une volonte une)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혁명정부의 필수 권력기관들이 창설되고 로베스피에르가 직접 나서서 그 기관들을 움직였다.
1793년 7월 27일 로베스피에르는 4월에 창설된 공안위원회에서 직책을 맡았다. 동료들이 외교사절로 떠나 있거나 특별한 임무에 몰두해 있는 동안 로베스피에르는 자코뱅파 단체와 자경단을 동원해 혁명세력의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대규모 징병, 독재적 경제관리, 전면전을 위해 로베스피에르는 공포정치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공회에서 6월 4일, 220표 중 216표의 지지로 그는 의장에 선출되었다. 그러나 혁명 체제의 모든 적들을 심판하기 위해 1793년 3월에 창설한 혁명재판소를 개편하는 프레리알 (초원의 달) 22일 (6. 10)의 법령이 공포된 뒤 로베스피에르에 대한 반대는 더욱 커져갔다.
왕당파뿐 아니라 산악당 동료들까지 갖은 중상모략과 독재자라는 비난을 퍼뜨려 마음이 상한 로베스피에르는 국민공회를 떠났으며, 1794년 여름 공포정치의 종말과 반대파의 급격한 부상을 한꺼번에 맞이했다.
로베스피에르는 다시 여론의 지지를 얻을 목적으로 7월 23일 공안위원회와 7월 26일 국민공회에 모습을 나타내 자신에 대한 공정한 판단을 호소했으나, 그의 두번째 연설은 저지당했다.
입법의회는 로베스피에르와 그의 동생 오귀스탱 및 동료 3명을 고발하고 뤽상부르 감옥으로 호송되었다.
파리 코뮌 정부가 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그는 봉기 주도를 거부했다.
국민공회에 의해 범법자로 선포된 로베스피에르는 시청에서 스스로 자신의 턱에 권총을 쏴 중상을 입었고, 국민공회 병사들에게 생포당했다.
환호하는 군중들 앞에서 혁명광장 (지금의 콩코르드 광장)의 단두대에 올랐다.

– 편자 : 슬라보예 지젝 (Slavoj Zizek)
오늘날 가장 논쟁적인 철학자이자 ‘동유럽의 기적’이라 불리는 세계적 석학.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에서 태어나 류블랴나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파리8대학교에서 정신분석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컬럼비아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파리8대학교, 런던대학교 등 대서양을 넘나들며 세계 주요 대학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냐대학교 사회학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 버크벡연구소 인류학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1989년 국제적 명성을 안긴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을 세상에 내놓은 이후, 급진적 정치이론, 정신분석학, 현대철학에서의 독창적 통찰을 바탕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대중문화를 자유롭게 꿰어내며 전방위적 지평의 사유를 전개하는 독보적인 철학자로 자리매김했다.
저서로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새로운 계급투쟁』 등이 있고, 공저로 『거대한 후퇴』, 『지속 가능한 미래』, 『나의 타자』 등이 있다.
– 역자 : 배기현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토론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펍헙번역그룹에서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시편 기도』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개혁 없는 혁명은 곧 어리석음이다! 공포 없는 덕의 무력함을 역설한 혁명의 산증인, 로베스피에르
“평상시에 인민정부를 움직이는 동인이 미덕이라면, 혁명의 시기에 그 동인은 미덕과 공포 양쪽 모두입니다. 덕이 없는 공포는 재난을 부르고, 공포가 없는 덕은 무력합니다.” _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
프랑스혁명의 최전선에 있던 혁명가, 로베스피에르. 그는 혁명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만, 그의 글이 전면적으로 소개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 책은 대중연설가로서 명망 높았던 그가 제헌의회와 자코뱅클럽, 국민공회에서 행했던 연설들을 모은 것으로, 로베스피에르가 품고 있었던 혁명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공포정치의 대명사로 불리며 프랑스혁명을 옹호했던 그의 기획은, 현재까지 정치적 폭력에 대한 가장 거세면서도 무기력한 변명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로베스피에르의 사상을 검토한 슬라보예 지젝은, 그의 사상 근저에 자리 잡고 있는 순수에의 의지를 들여다본다. 기회주의적 현실주의에 맞서며, 어떠한 고난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자유라는 항구적 가치에 확신을 가졌던 로베스피에르, 그리하여 이러한 확신이 없다면 혁명마저도 “단지 하나의 죄를 제거하기 위해 저지르는 또 하나의 소란스런 죄악”에 불과하다고 보았던 그의 사상은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급진적 자유주의 아래 놓여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의 한계 역시 함께 배태하고 있다. 테러리즘이라는 또다른 순수가 만연해 있는 현대 사회에 그의 연설들은 지젝의 해석에 힘입어 우리에게 새로운 공명을 더해줄 것이다.
위기의 시대에 다시 읽는 불꽃같은 혁명의 원전!
혁명에 대한 사유를 통해 동시대가 뜨겁게 나아가야 할 지점을 모색한다!
동시대에 혁명은 어떻게 사유되고 있을까. 또한 바로 지금 세기의 혁명가들이 썼던 원전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레볼루션 시리즈는 시대적·사상적·정치적·종교적 맥락에서 다양하게 독해되는 혁명가들이 불꽃같았던 순간에 쏟아낸 원전들을 선별해 엮은 책이다. 이들 책에는 그들의 찬란했던 초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현실과 이론이 함께 꿈틀거리며 그 에너지가 공존하고 있다. 과거에 이루어졌던 혁명의 지도책을 펼쳐놓고 변화의 한가운데 있었던 이들의 사유를 읽는다는 것은, 단편적 이해로 단순화하기 쉬운 혁명의 본령을 원전이라는 당시의 텍스트를 통해 현재의 맥락으로 재구축해보는 작업이다. 이는 또한 혁명가들이 각자 자신의 시대를 어떻게 고민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갔는지를 찬찬히 추적해보는 일이기도 하다.
- 슬라보예 지젝, 테리 이글턴, 월든 벨로 등
동시대 대표적 지성들의 시선을 통해 현재의 관점으로 혁명을 해석한다!
원전의 맥락 속에 켜켜이 쌓여 있는 함의와 그 현재적 의미를 도출해내는 데는 일종의 조언이 필요할 수 있다. 레볼루션 시리즈에서는 이를 위해 슬라보예 지젝, 테리 이글턴, 월든 벨로, 타리크 알리, 마이클 하트, 알랭 바디우, 피터 라인보우 등 동시대 최고의 지성들이 각각의 혁명가에 대한 장문長文의 서문을 덧붙였다. 이들은 과거의 혁명가들을 현재로 불러오는 주술사들이자 그들의 현재적 의미를 도출해내는 가이드이다. 이들의 도발적이면서도 진지한 해석을 통해 우리는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새로이 접하게 될 것이며, 혁명에 대한 교조적인 해석을 넘어서 동시대의 변화를 꿈꾸는 이들이 사유해야 할 지점에 대한 훌륭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