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로켓을 꿈꾼 소년들 : 폰 브라운과 코롤료
정규수, 정광화 / 지성사 / 2022.11.25
– 우주여행을 꿈꾸던 과학기술자들의 끈질긴 도전,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는 의지와 희망! 파란만장한 일생을 축으로 로켓에 열정을 쏟았던 두 과학자 폰 브라운과 코롤료프를 만나다!
세계대전과 혁명 그리고 냉전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서로 만난 적도 없으면서 미ㆍ소 양 대국의 경쟁 대표로서 두 가닥 새끼줄을 꼬듯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독일의 베르너 폰 브라운과 구소련의 세르게이 코롤료프! 서로 다른 체제와 공간에서 이 두 과학자가 로켓 개발의 험난한 과정을 넘어 마침내 달 착륙이라는 인류의 업적을 이룩하는 과정을 담았다. 또한 거대한 업적과 위인들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전쟁과 혁명 그리고 이어지는 냉전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불합리한 체제 속에서 각자의 국가를 위해 로켓을 개발하고 우주 경쟁의 기선을 잡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연구자가 쏟은 꿈, 좌절, 노력, 갈등과 희생 등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 목차
여는 글
1부/ 최초의 꿈, 최초의 사람들
01 어제의 꿈이 오늘의 희망이 되고 _ 세 명의 선구자들
콘스탄틴 예두아르도비치 치올콥스키 | 로버트 허칭스 고더드 | 헤르만 율리우스 오베르트
02 오늘의 희망이 내일의 현실이 되어 _ 두 소년 이야기
베르너 폰 브라운 | 세르게이 파블로비치 코롤료프
2부/ 역사의 소용돌이와 빗나간 꿈
01 로켓 전문가로 커가는 폰 브라운
아마추어 집단 VfR의 로켓 실험 | 폰 브라운, 로켓 개발을 위해 독일 육군에 합류하다 | 본격적인 액체로켓의 개발
02 로켓, 엉뚱한 행성에 착륙하다
본격적인 로켓무기 개발이 시작되다 | A-4 로켓: 우주공간에 도달한 최초의 인공물체 | 히틀러의 마음을 움직인 A-4 로켓 | V-2: 보복 무기 | 히드라 작전: 연합군의 페네뮌데 폭격 작전 | SS 힘러와의 갈등: 폰 브라운 체포되다 | V-2의 런던 폭격: 로켓의 꿈, 엉뚱한 행성에 착륙하다
03 코롤료프의 수난
소련의 단일 로켓연구소 RNII의 탄생 | 강제노동수용소로 유배 가다 | 사라슈카, 노동수용소에서의 연구
3부/ 냉전의 서막, 미 · 소 우주 경쟁의 시작
01 폰 브라운, 평화의 포로가 되다
페이퍼클립 작전: 미국의 V-2 기술 인력 확보 작전 | 포트 블리스: ‘평화포로’가 된 폰 브라운 팀 | 미국 최초의 핵미사일 레드스톤 개발 | 우주개발의 전도사, 폰 브라운 | ‘국제지구물리의해’와 미국의 인공위성 발사 계획 | 스푸트니크 쇼크: 미국의 체면을 살린 익스플로러 1호 | NASA의 탄생: 폰 브라운, NASA로 가다
02 코롤료프의 재기
소련, V-2 재현을 위해 독일 과학자들 그러모으다 | 오소아비아힘 작전: 독일 기술자의 소련 강제 이송 | NII-88, 본격적인 로켓을 개발하다 | 고로도믈랴: 독일 팀과 소련 팀의 불공정 게임
03 본격적인 미 · 소 미사일 경쟁의 시작
소련 ICBM R-7, 세묘르카의 개발 | 연속된 세묘르카의 발사 실패와 스푸트니크 1호로 시간 벌기 | 세묘르카 재돌입체 문제 해결과 실전 배치 | 수소폭탄의 경량화와 ICBM R-7A의 완성 | 미국의 최초 장거리 핵미사일 아틀라스 계획 | 아틀라스, 일체형 풍선 탱크가 있는 1.5단 ICBM
4부/ 마침내 실현된 꿈, 달을 정복하다
01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
미국 뱅가드 프로젝트 대 소련 스푸트니크 위성 | 소련 스푸트니크 위성 대 미국 머큐리 계획 | 미국 머큐리 계획 대 소련 유리 가가린의 우주비행 | 소련 유리 가가린의 우주비행 대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결단
02 아폴로 계획 _ 인류의 로망
아폴로 임무 수행 프로파일 확정 | 새턴 로켓 시리즈 개발 | 아폴로 1호: 세 우주인의 희생을 딛고 | 아폴로 11호: 인류, 달을 정복하다
03 코롤료프의 유인 달 착륙 계획
소유스 복합체, 달 탐사 계획 | N-1 엔진을 둘러싼 글루시코와 코롤료프의 불화 | 코롤료프의 죽음
닫는 글 / 부록
– 저자소개 : 정규수, 정광화
.저자: 정규수
정규수 박사는 해방 직후 강원도 춘성군 서천리에서 태어났다.
춘천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문리대 물리학과를 거쳐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소립자 이론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76년에 귀국하여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 2008년에 퇴직했다.
서천리는 뒤로는 높은 산으로 막혀 있고 앞으로는 북한강이 휘돌아 가는 벽지로 외지와의 연결은 철도가 전부였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하루에도 몇 차례씩 경춘선 철교에 폭탄을 투하하는 폭격기들을 목격한 6세 정규수 소년은, 이때부터 항공기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각종 항공기, 전투기와 로켓 관련 자료 들을 수집하고 섭렵했다.
국방과학연구소 퇴직 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3년간 고경력 전문인력으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현업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던 로켓 관련 저서들 집필에 집중했다.
지은 책으로는 ‘로켓 과학’ 시리즈’(전 3권), 『ICBM, 악마의 유혹』, 『 ICBM 그리고 한반도』 등이 있다.
.저자: 정광화
정광화 박사는 1970년 서울대학교 문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소립자 이론물리학으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국하여 1978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근무하며 진공표준확립 연구를 수행했다.
2006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2009년부터 4년간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 2013년부터 3년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을 역임했다.
– 책 속으로
51쪽_ 베르너가 처음 로켓 시험을 한 것은 겨우 12세 때였다. 형 지기스문트를 설득하여 나무로 만든 손수레 뒤에 대형 불꽃놀이용 로켓 여섯 개를 매달고 베를린에서도 가장 부유한 동네인 ‘티에르가르텐 거리’ 한가운데서 불을 붙이고 올라탔다. 손수레는 유성같이 불을 뿜으며 앞으로 내달렸다. 희열의 순간이 지나고 경찰에게 붙잡힌 베르너는 다시는 이처럼 위험한 실험은 하지 말라는 훈계를 받고 풀려났다.
56쪽_ 코롤료프가 6세가 되던 해에 당시 비행 쇼로 명성이 자자했던 세르게이 우토츠킨이 네진에서 비행기를 타고 떴다 내렸다 하는 비행 쇼를 펼쳤다. (……) 코롤료프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쇼를 구경하러 갔다. 외할아버지 어깨에 목말을 탄 코롤료프는 작달막한 체구의 비행사가 비행기에 올라타는 것부터 병사들이 복엽기의 프로펠러를 손으로 돌리는 것, 비행기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 20여 명의 병사가 한참이나 날개와 꼬리를 붙잡고 있는 것, 굉음과 누런 먼지를 날리면서 비행기가 앞으로 나갈 때 병사들도 같이 뛰는 모습, 비행기가 공중을 날아다니는 것 등 모든 장면을 눈여겨보았다.
74쪽_ 폰 브라운이나 젊은 우주여행 열광자들의 관심사는 오직 우주여행의 꿈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리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한데 육군은 그만한 돈을 대줄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이런 유혹을 누가 거절할 수 있겠는가? 폰 브라운은 쿠메르스도르프에 있는 육군 서부 시험장에 합류해 도른베르거 밑에서 액체로켓 개발 기술책임자로 일하기로 했고, 동시에 베를린 대학교에서 공부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도른베르거는 폰 브라운이 본격적으로 로켓 개발에 참여하기 전에 공부를 마치도록 배려하여 육군 장학금을 주선해주었다.
129~130쪽_ 1938년 6월 27일 아침, 두 명의 증인을 대동한 두 명의 비밀경찰이 코롤료프의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속옷을 챙길 시간도, 자는 딸에게 인사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의 죄목은 액체로켓을 연구한다는 명목으로 국가에 필요한 고체로켓 연구를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체포되어 부틸키 감옥에 갇혔다. 그곳에서 컨베어라는 심문 방식으로 그를 괴롭혔는데, 여러 명의 심문자가 몇 시간씩 교대로 밤낮없이 며칠이고 계속 심문했다.
190쪽_ 코롤료프는 세계 최초로 R-7이라는 ICBM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고, R-7을 발사체로 이용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궤도에 진입시켜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유인위성 발사, 세계 최초의 우주유영, 세계 최초의 달 뒷면 사진 촬영 등 그 후로도 약 10년간 ‘세계 최초’ 행진을 계속했다. 그 성공의 비결은 코롤료프라는 개인의 탁월한 관리능력과 우주개발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있었다. 코롤료프가 아니었으면 그 같은 업적을 다른 어느 누구도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다.
241쪽_ 스푸트니크 1호 소식이 워싱턴에 알려지자 마치 폭탄이 터진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미 국방부 전문가들은 인공위성 자체가 아니라 수소폭탄을 보유하고 있는 소련이 다단계 ICBM을 개발했다는 사실 그 자체에 충격을 받았다. 전 세계 언론이 소련의 성과를 칭찬하고 소련의 과학기술과 군사적 우위성이 드날릴 때 이름조차 알려질 수 없는 수석설계사들은 깊은 자괴감을 느끼고 있었다. 러시아어로 번역된 전 세계 언론의 소련 과학자들에 대한 열광적인 찬사와 그들의 업적을 설명하는 서방 로켓 전문가와 인공위성 전문가의 코멘트와 사진을 보면서 코롤료프와 동료들은 생각했다. 이와 같은 업적을 이룩한 소련의 과학기술자들은 누구인가?
266쪽_ 1959년 당시에는 1960년 말까지 우주인을 궤도에 진입시킨다는 것에 소련은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 그러나 미국이 머큐리 계획을 발표하자 소련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제는 위성이나 우주개발이 단순히 군사적 응용 차원을 넘어 국가의 자존심으로 발전한 것이다. 우주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그만둘 수도 없는 형편이 되었다. 16 명의 우주 프로그램 지도자가 서명한 ‘우주비행사 발사 승인’을 요청하는 탄원서가 공산당 중앙위원회에 전달되었다. 이로써 유인위성을 1960년 12월 중으로 발사할 모든 준비가 끝난 셈이었다. 그러나 뜻밖의 대형 참사로 인해 그들은 석 달 이상을 더 기다려야만 했다.
283쪽_ 흐루쇼프 소련 수상은 궤도를 선회하는 가가린을 배경으로 “자본주의 국가들아, 우리를 따라오려면 따라와 봐”라고 소리쳤다. 폰 브라운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가가린의 발사는 세계를 뒤흔든 사건이다”라고 일단 축하한 뒤, 백악관과 국회를 의식하여 “우리는 소련을 따라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의회는 야단법석이었고, 케네디는 소련이 연속적으로 만드는 ‘세계 최초’ 시리즈에 아주 질린 상태였다.
321~322쪽_ 아폴로 11호 승무원들은 달에서 지구로 무사히 귀환한 후 영웅이 되었고 함께 「첫 번째로 달에 가다First on the Moon」라는 책을 펴냈다. 그들은 가죽으로 제본한 책을 폰 브라운에게 선물했는데, “달 여행의 가능성을 제시했고, 예언했고, 광고했고, 지휘했고, 이끌어주고, 마지막으로 우리를 달까지 밀어준 베르너에게”라는 문구를 적고 셋이 모두 서명했다. 폰 브라운이 평생 해온 일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 문구였다. 만약 폰 브라운과 그의 팀이 없었어도 미국이 달에 갈 수 있었을까? 그렇게 빨리는 아니었겠지만, 언젠가는 갔으리라는 것이 당시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시간이 흐른 뒤 공군 장군으로 1964년부터 1969년까지 NASA에 파견되어 아폴로 프로젝트 책임을 맡았던 새뮤얼 필립스는 폰 브라운의 독특한 경험과 기술 그리고 폰 브라운과 그의 팀이 지닌 천재성이 없었다면, 아마도 새턴-V의 개발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정작 폰 브라운의 대답은 딴 데 있었다. 자신과 동료가 없었어도 어차피 인류는 달에 가게끔 운명이 정해져 있었다는 것이다. 덧붙여 그는 우주 개척은 원맨쇼가 아니라고 말했다.
342쪽_ 달 탐험의 경험과 하드웨어를 살려 우주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담은 계획이었지만, 국민과 의회와 닉슨 정부는 원대한 계획에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미국 국민이 화성에 사람을 보내자는 대담한 계획에 등을 돌리게 된 단초는 ‘아폴로 계획’이 거둔 찬란한 성공이었다. 소련과의 경쟁에서 완승한 후 기왕에 추진하던 아폴로 계획조차 축소하려는 마당에 아폴로 계획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필요한 계획을 새로 시작할 리가 없었다.
– 출판사 서평
.끈질긴 도전과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어 꿈을 이룬 과학 선구자들의 궤적을 따라가는 독서 여행!
대한민국 최초의 로켓 나로호 이후로 대한민국 독자 개발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2022년 6월 21일 발사에 성공하여 많은 격려와 관심을 받았다. 누리호는 대한민국 최초의 저궤도 실용 위성 발사용 로켓이며,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열한 번째의 자력 우주로켓 발사국에, 1톤 이상의 실용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는 국가(우리나라를 포함한 7개국) 반열에 올랐다. 또한 미국의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인 스페이스 X가 최초로 민간인 궤도비행 우주여행을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우주여행을 꿈꾼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는 그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모든 학문 이론이나 과학기술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간 이들의 끈질긴 도전과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는 피와 땀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이들의 궤적을 살펴보는 것도 꽤 의미 있는 독서 여행이 아닐까? 이 독서 여행을 함께하기 위해 인생의 동반자이자 학문적 동지인 정규수 박사와 정광화 박사가 2010년 출간한 「로켓, 꿈을 쏘다」에 냉전 시대의 로켓 개발을 이끌었던 베르너 폰 브라운과 세르게이 코롤료프의 인간사적인 부분을 대폭 보강하여 「로켓을 꿈꾼 소년들」을 펴냈다.
저자 정규수 박사는 서울대학교 문리대 물리학과를 거쳐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소립자 이론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76년에 귀국하여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에서 30여 년을 근무하며 한국의 국방과학기술 선진화에 힘썼다.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로켓과 우주발사체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로켓 관련 저서들 집필에 집중했다. 그 결과 ‘로켓 과학’ 시리즈’(전 3권,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ICBM, 악마의 유혹」, 「ICBM 그리고 한반도」 등을 펴냈으며, 우리나라에서 명실상부한 로켓 관련 전문가로 손꼽힌다.
또 다른 저자인 정광화 박사는 서울대학교 문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소립자 이론물리학으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국하여 1978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근무하며 진공표준확립 연구를 수행했다. 2006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2009년부터 4년간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 2013년부터 3년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정규수 박사와 같은 지도교수 밑에서 학위를 받았고, 1975년 이후 한집에서 살고 있으며, 이 책에서 폰 브라운과 코롤료프의 인간사적인 부분을 세심하게 다듬는 역할을 했다.
.현대적인 로켓 개발과 우주개발 역사의 문을 연 폰 브라운과 코롤료프를 만나다!
「로켓을 꿈꾼 소년들: 폰 브라운과 코롤료프」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베르너 폰 브라운과 세르게이 코롤료프 두 사람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날실로 삼고, 그들을 둘러싼 세계대전과 혁명 그리고 냉전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를 씨실로 삼아 풀어낸 쥘 베른의 키즈에 관한 이야기다. 비록 두 사람은 서로 만난 적이 없지만 미ㆍ소 양 대국의 경쟁 대표로 로켓 개발에서 마치 두 가닥 새끼줄을 꼬듯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그들에게 주어진 험난한 과정을 극복하고 마침내 달 착륙이라는 인류의 업적을 이루는 과정을 담았다.
이 두 사람의 위대한 업적에 가려 잘 드러나진 않았지만, 전쟁과 혁명 그리고 냉전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불합리한 체제 속에서 각자의 국가를 위해 로켓을 개발하고 우주 경쟁의 기선을 잡기 위해 수많은 연구자가 쏟은 꿈, 좌절과 노력, 갈등과 희생 등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로켓을 꿈꾼 코롤료프와 폰 브라운은 닮은 점이 참 많았다. 두 사람 모두 어린 시절에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감명 깊게 읽었고, 치올콥스키와 오베르트에게서 우주여행에 관한 강렬한 동기를 부여받았다. 이 두 사람에게 치올콥스키와 오베르트는 기술 발전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미래상을 가지고 우주로 나가야 한다는 확실한 영감을 심어준 우주 개척의 ‘멘토’였다.
베르너 폰 브라운과 세르게이 코롤료프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폰 브라운이 어떻게 불꽃놀이용 폭죽을 현대적인 탄도탄 V-2로 태어나게 했고, V-2가 어떻게 대륙간탄도탄으로 변모되었는지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코롤료프는 자신이 개발한 대륙간탄도탄 R-7 세묘르카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했고 최초의 우주인을 지구궤도에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으며, 달ㆍ화성ㆍ금성으로 탐사선을 쏘아 보냈다. 독일 출신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폰 브라운은 코롤료프의 스푸트니크로 시작된 본격적인 미ㆍ소 우주 경쟁에서 새턴-V로 응수하여 달 경쟁에서 미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들은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미사일 경쟁의 단초를 제공했고, 싫든 좋든 상관없이 냉전의 한복판에 설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이 두 사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주여행을 위한 로켓을 개발하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과 비전을 지닌 과학기술자로 성장한 폰 브라운과 코롤료프의 열정과 노력이 국가의 필요성과 맞물려서 엄청난 성과를 이루었으며, 어린 시절에 품은 꿈을 현실에서 펼쳐나갔다. 현대적인 로켓 개발과 우주개발의 역사는 이 두 사람에 의해 개념과 방향이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폰 브라운과 코롤료프는 로켓을 만들면서 우주를 꿈꾸었고, 우주를 꿈꾸면서 무기도 만들었지만, 종국에는 초꼬슴의 바람처럼 우주개발이 생의 전부가 되었다. 그들의 로켓이 이중성을 가졌듯이 그들 역시 꿈과 절망 및 성공과 죽음이 ‘꼬였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이중나선(double helix) 같은 삶을 살다 갔다.”
우주여행이라는 거대한 꿈을 마침내 실현한 두 사람의 열정과 노력이 오늘을 사는 모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판단할 수 없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가슴 벅찬 독서 여행으로 안내해주리라고 믿는다.
.이 책의 구성
본서는 전체 4부로 구성됐다.
1부 ‘최초의 꿈, 최초의 사람들’에는 세 명의 선구자(치올콥스키, 고더드, 오베르트)와 두 소년(폰 브라운과 코롤료프)의 배경과 성장 과정 이야기로 문을 연다.
2부 ‘역사의 소용돌이와 빗나간 꿈’에서는 로켓 전문가로 성장한 폰 브라운이 로켓 개발을 위해 독일 육군에 합류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는 이야기와 직업학교 졸업 후 본격적으로 로켓 개발을 하던 코롤료프가 스탈린의 정치적 숙청에서 강제수용소로 유배 가는 등의 수난을 다룬다.
3부 ‘냉전의 서막, 미ㆍ소 우주 경쟁의 시작’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평화포로가 되어 미국으로 건너간 폰 브라운은 우주개발 전도사로서의 활약을 펼치고, 코롤료프 역시 재기하여 본격적인 로켓 개발에 돌입하는 과정에 맞물려 본격적인 미ㆍ소 미사일 경쟁에 돌입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4부 ‘마침내 실현된 꿈, 달을 정복하다’에서는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 속에서 폰 브라운을 중심으로 한 아폴로 계획의 전개 과정과 코롤료프의 유인 달 착륙 계획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살펴본다.
마지막 부록에는 로켓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뮌헨에 있는 국립독일박물관에서 저자의 지인이 촬영한 실제 V-2의 작동 개념도와 엔진 부품 그리고 V-2 생산 공장이었던 미텔베르크 (Mittelwerk)의 컬러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