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리바이어던 1, 2 : 교회국가 및 시민국가의 재료와 형태 및 권력
원제 : Leviathan, or The Matter, Forme and Power of a Common-Wealth Ecclesiastical and Civil (1651년)
토마스 홉스 / 나남출판 / 2008
유럽 종교전쟁에서 비롯한 무질서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어떻게 정치질서 및 평화를 구축할 것인가를 체계적으로 이론화한, 질서의 계보를 대표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며, 그 열망을 유물론적 관점에 입각하여 이론화시켰다는 점에서 근대의 정치, 과학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주권자의 자의가 통제되지 않는 한, 부르주아의 자유는 얼마든지 박탈당하고 자유의 제도적 보장이 오히려 구조적으로 자유를 박탈하게 되는 자유의 역설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홉스는 ‘자기보존을 위하여 자신이 판단하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간주되는 행위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인 자연권을 모든 사람이 임의로 발휘하는 상태가 자연상태라고 말하였으며 이와 같은 자연 상태에서는 누구도 안전할 수 없고, 폭력에 의한 죽음의 공포가 만연하다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홉스의 주장과 사상이 담긴 이 책을 통해서 근대국민국가의 차원에서의 정치적 논쟁거리들을 발견하는 동시에 오늘날의 전지구적인 정치 문제에도 홉스의 논리가 매우 절박하면서도 유효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1권]
제1부 인간에 대하여
제1장 감각에 대하여 27
제2장 상상에 대하여 31
제3장 상상의 계속 또는 연속에 대하여 40
제4장 언어능력에 대하여 49
제5장 추론과 과학적 지식에 대하여 65
제6장 보통 정념이라고 불리는 자발적 운동의 내적 발단에 대하여, 또한 그것이 표현되는 화법에 대하여 76
제7장 담화의 종결 또는 해결에 대하여 93
제8장 보통 지적이라 부르는 미덕 및 그 반대의 결점에 대하여 99
제9장 지식의 여러 주제에 대하여 118
제10장 힘ㆍ가치ㆍ위계ㆍ명예 및 적격에 대하여 121
제11장 생활태도의 차이에 대하여 137
제12장 종교에 대하여 148
제13장 인간의 자연상태, 그 복됨과 비참함에 대하여 168
제14장 제1 및 제2의 자연법과 계약에 대하여 176
제15장 기타 자연법에 대하여 194
제16장 인격, 본인 및 인격화된 것에 대하여 216
제2부 코먼웰스에 대하여
제17장 코먼웰스의 원인, 생성 및 정의에 대하여 227
제18장 설립에 의한 주권자의 권리에 대하여 235
제19장 설립에 의한 코먼웰스의 종류와 주권의 승계에 대하여 248
제20장 부권적 지배와 전제적 지배에 대하여 264
제21장 백성의 자유에 대하여 279
제22장 주권의 지배를 받는 정치적 단체 및 사적 단체에 대하여 297
제23장 주권의 공적 대행자에 대하여 317
제24장 코먼웰스의 영양과 생식에 대하여 324
제25장 조언에 대하여 335
제26장 시민법에 대하여 347
제27장 범죄, 면죄 및 정상참작에 대하여 378
제28장 형벌과 보상에 대하여 401
제29장 코먼웰스를 약화시키거나 해체를 촉진하는 요인들에 대하여 413
제30장 주권을 지닌 대표자의 직무에 대하여 430
제31장 자연에 의한 하느님의 나라에 대하여 456
옮긴이 해제 475
찾아보기 506
약력 519
[2권]
제3부 기독교 코먼웰스에 대하여
제32장 기독교 정치원리에 대하여
제33장《성경》의 권수, 저작시기, 의도, 권위 및 해석자들에 대하여
제34장《성경》에서 영, 천사 및 성령감응의 의미에 대하여
제35장《성경》에서 하느님의 나라, 거룩함, 신성함 및 성례의 의미에 대하여
제36장 하느님의 말씀과 예언자에 대하여
제37장 기적과 그 효용에 대하여
제38장《성경》에서 영생, 지옥, 구원, 내세 및 속죄의 의미에 대하여
제39장《성경》에서 교회라는 말의 의미에 대하여
제40장 하느님의 나라에서 아브라함, 모세, 대제사장들 및 유대 왕들의
권리에 대하여
제41장 우리 구주의 직무에 대하여
제42장 교권(敎權)에 대하여
제43장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하여
제4부 어둠의 나라에 대하여
제44장《성경》의 그릇된 해석에서 오는 영적 어둠에 대하여
제45장 귀신학 및 기타 이방종교의 잔재에 대하여
제46장 공허한 철학과 허구의 전설에서 생기는 어둠에 대하여
제47장 이러한 어둠에서 생기는 이익과 수익자에 대하여
재검토 및 결론
옮긴이 해제
찾아보기
약력
○ 저자소개 : 토마스 홉스 (Thomas Hobbes)
1588년 4월 5일 맘즈베리 근처의 웨스트포트에서 목사 토머스 홉스의 아들로 태어났다. 홉스는 가난한 집안의 칠삭둥이였지만, 부유한 삼촌의 도움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는 열네 살의 나이에 옥스퍼드의 매그덜린 홀(Magdalen Hall)에서 5년간 공부하며 학사학위를 받았다.
홉스는 캐번디시 가의 가정교사로 지내면서 그 집안의 후원으로 유럽 여행을 하며 폭넓은 학문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는 1629년부터 1631년 사이에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유클리드의 기하학을 알게 되었고, 여기서 기하학의 논증적 방법을 자기 학문의 주요 방법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1608년부터 1610년 사이에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프랜시스 베이컨과 교류할 기회를 가졌다. 그는 심신 이원론을 주장한 데카르트와 갈등을 빚었고, 보일의 실험주의를 비판했다. 또 보일의 진공 실험을 비난하며 진공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쏟기도 했는데, 이 일로 결국 영국 왕립학회 회원이 될 수 없었다. 또한 절대군주제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그는 당시 영국에서 장기의회가 결성되자, 프랑스로 도피 생활을 떠나기도 했다. 그는 90세의 나이에도 저서를 출판할 만큼 만년에도 왕성한 학문 활동을 했다. 1679년 12월 초순,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망명기를 제외하고는 평생 동안 의지했던 캐번디시 가의 한 저택에서 91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 역자 : 진석용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정치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일본 구마모토 대학교 교환교수를 지냈다. 현재 대전대학교 정치미디어학과 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마르크시즘 100년: 사상과 흐름』(공저), 『칼 마르크스의 사상: 인본주의와 사적 유물론』(1992), 『한국정치·사회개혁의 이념적 기초』(공저, 1998)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서구민주주의의 두 얼굴』(공역, 1983)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토머스 홉스의 정치사상: 정치적 복종의 정당화에 관한 자유주의적 기원과 현대적 의의」(1993)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사람들의 모임은 비정규단체인데, 그 합법성 및 비합법성은 모인 이유와 사람 수에 따라 다르다. 모인 이유가 합법적이고 분명하다면 그 모임은 합법적이다. 예를 들면, 교회나 공연장에 적당한 수의 사람들이 모인 경우가 그러하다. 그러나 아주 많은 사람들이 불분명한 이유로 모였을 때, 자신이 거기에 가담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자는 비합법적이며 불온한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재판관 또는 행정관에게 제출하는 청원에 천 명이 참가하는 것은 합법적이지만, 그 청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천 명이 모이는 것은 불온한 집회가 된다. 그런 일에는 한 두 사람이면 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그 집회의 비합법성을 결정하는 것은 특정한 사람 수가 아니다. 일선 관리들이 이들을 억제하고 정의를 세우는 일이 불가능할 정도의 수가 모이면 그 집회는 비합법적인 것이 된다. (1권 314~315쪽, ‘제22장 주권의 지배를 받는 정치적 단체 및 사적 단체에 대하여’에서)
○ 출판사 서평
.글로벌 시대에 다시 주목해야할 《리바이어던》
근대의 정치적 상상력을 지배한 두 가지 근본경험이 있다. 첫째는 억압의 경험이고, 이로부터 자유의 열망이 생겨났다. 둘째는 내전 및 무질서의 경험으로서, 이로부터 질서의 열망이 생겨났다. 자유와 질서라는 대립하는 두 열망 간의 긴장 위에서 근대 정치운동사와 이론사가 움직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리바이어던》은 한편으로 유럽 종교전쟁에서 비롯한 무질서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어떻게 정치질서 및 평화를 구축할 것인가를 체계적으로 이론화했다는 점에서 질서의 계보를 대표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며, 다른 한편 그 열망을 유물론적 관점에 입각하여 이론화시켰다는 점에서 근대의 정치 <과학>의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당시 부상하던 부르주아의 관점에서 보면, 홉스의 이론은 여우를 피하려고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격이었다. 주권자의 자의가 통제되지 않는 한, 부르주아지의 자유는 얼마든지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감옥 속의 안전(평화)도 안전인가’라는 루소식의 질타가 이 상황을 잘 대변한다. 그 이후의 근대정치사는 자유의 제도적 보장이 다시 구조적으로 자유를 박탈하는 자유의 역설에 따라 진행되었고, 홉스의《리바이어던》은 이 자유의 역설의 출발점이었다.
오늘날 홉스는 또 다른 의미에서 주목을 끈다. 오늘의 글로벌 무대가 정치적으로 보면 홉스가 분석한 자연상태 그대로거나 아니면 약한 자연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홉스에서 자연권은 각자가 ‘자기보존을 위하여 자신이 판단하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간주되는 행위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인데, 모든 사람이 이 자연권을 임의로 발휘하는 상태가 자연상태이다. 이 상태에서 누구도 안전할 수 없고, 폭력에 의한 죽음의 공포가 만연한다. 이라크 전쟁을 비롯하여 최근의 각종 전쟁과 내전을 생각해보라.
그럼 이 자연상태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첫째는 미국이라는 현실적 리바이어던의 권력 아래 평화를 유지하는 팍스 아메리카 체제이다. 실제로 미국이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고, 자신에 맞서는 국가를 경찰의 관점에서 불량배로 규정하는 것도 이런 시각에서이다. 둘째는 글로벌 차원에서 세계시민법을 설립하고 이에 따라 글로벌 정치를 규제하는 것이다. 다수의 국가들이 원하는 길이지만, 그러나 이 길은 요원하다.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자연권을 스스로 양도하고 세계시민법에 의해 규제받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오늘의 국제무대가 홉스적 자연상태의 여러 조건을 구비했지만, 자연상태를 벗어나 법적 계약관계로 이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 하나가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바로 누구도 타인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의 평등이다. 죽임을 당할 수 있는 기회의 평등이 없는 한, 최강자는 결코 자신의 자연권을 양도하려고 하지 않는다. 유일 최강자 미국이 그러했다. 미국은 최강자도 공격받을 수 있음을 알려준 9.11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방어체제를 강박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그것이 공격받을 가능성을 막고, 따라서 자신의 자연권을 계속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오늘의 국제상황을 이해하는 데 홉스의 논리가 유효함을 말해 준다. 지난 350년 이상의 세월을 뛰어넘어, 국민국가 차원에서 글로벌 차원으로 바뀌어진 무대 위에서 홉스의 논리가 여전히 절박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리바이어던》의 출간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1651년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던 시기를 제외한다면 최근처럼 이 책의 호소력이 절박한 현실성을 지녔던 적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앞으로 글로벌 차원에서의 정치논쟁은 찬성이든 반대이든 수정이든, 근본적으로 홉스의 논리를 둘러싸고 전개될 것이다.
이외에 이번의《리바이어던》출간이 특히 반가운 대목이 있다. 이번 번역이 초판본을 저본으로 수년간의 꼼꼼한 연구 끝에 나온 것으로서, 옮긴이 주가 풍부하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원본과 대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 없이 안심하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