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모나드론 / 이성에 근거한 자연과 은총의 원리
빌헬름 라이프니츠 / 책세상 / 2007.10.25
근대의 형성기인 17세기 유럽은 종교적으로는 신·구교가 대립하고, 철학에서는 이성과 계몽주의를 앞세우는 데카르트 철학과 뉴턴 역학이 과거의 스콜라 철학과 관념적인 역학을 급격하게 대체하고 있었다. 데카르트, 스피노자와 함께 근대 합리론을 대표하는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이러한 사상의 격변기에 과거의 사유와 근대의 사유를 통합하는 새로운 형이상학을 모색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관점을 수용한 위에서 존재론과 우주론, 인식론 및 신학 등을 포괄하는 한편 논리주의적이고 합리론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라이프니츠의 철학은 근대 과학에 대한 철학적 답변이자 근대적 차원의 새로운 형이상학을 창출하려 한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 라이프니츠 철학의 정수를 담은 두 저작 ‘모나드론’ ‘이성에 근거한 자연과 은총의 원리’는 말년의 라이프니츠가 자신의 사상 체계를 압축해 정리한 저작.
짤막한 문단으로 구성된 텍스트에 라이프니츠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옮긴이가 일일이 자세한 설명을 달아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라이프니츠 철학을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
라이프니츠는 자신의 철학에 대한 비판에 답하는 두 저작에서 ‘모나드’라는 정신적인 실체 개념을 제시한다.
우주에 실재하는 진정한 힘은 물리적 힘이 아니라 정신적 힘이며, 이 세계가 신이 예정해놓은 조화 속에 있다는 철학을 펼쳐나간다.
이성적 개인을 발견하고 보편적 사유를 추구한 라이프니츠의 철학은 오늘날 다문화 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화해와 공존의 철학적 토양을 제공한다.
○ 목차
들어가는 말
이성에 근거한 자연과 은총의 원리
모나드론
해제 – 라이프니츠-신, 세계, 모나드를 말하다
1. 17세기 보편천재의 일생
⑴ 20대 천재의 교육 배경과 파리 생활
⑵ 데카르트의 공간 논의
⑶ 라이프니츠의 대안 논의
⑷ 우주 만물의 충족이유와 일반과학
⑸ 파리에서 하노버로
⑹ 이탈리아 여행길에서 만난 그리말디
⑺ 동역학 이론과 유기체 철학, 동서 비교철학의 시대를 열다
⑻ 모나드, 가장 위대한 과학 체계에 대한 철학적 답변
2. 이성과 신앙의 원리, <이성에 근거한 자연과 은총의 원리>
⑴ 창조 질서와 모나드 지각 이동
⑵ 동굴 극장과 모나드 영화관
3. 라이프니츠 철학의 유언서, <모나드론>
⑴ 모나드, 신 그리고 세계
⑵ 모나드 형이상학
⑶ 현상주의와 예정조화
4. 현대적 의의
⑴ 개인과 세계인
⑵ 개인과 중국 황제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옮긴이에 대하여
○ 저자소개 : 빌헬름 라이프니츠 (Gottfried Wilhelm von Leibniz)
1646년에 독일의 라이프치히에서 법률가이자 도덕철학 교수인 아버지 프리드리히 라이프뉘츠와 명망있는 법률가의 딸인 어머니 카테리나 슈무크 사이에서 태어났다.
라이프치히는 대학에서 주로 철학 공부를 하였으며 1663년에 『개네의 원리에 관하여』라는 논문으로 학부를 마치고 알트도르프 대학으로 옮겨가서 그곳에서 1667년에 『결합술에 대한 논고』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마친 후 잠시동안 뉘른베르크에서 라이문트 룰루스의 위대한 기술을 배우기 위해 황금 십자단의 사무원으로 있었다.
이후 마인츠의 선제후의 위촉으로 1668년부터 1672년까지 중세 교회법인 ‘코르푸스 유리스’를 개조하여 모든 기독교 국가의 공동법전으로 만들려는 작업과 신구교의 기독교 종파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하였다.
1672년에는 루이 14세로 하여금 이집트를 원정하도록 설득하려는 외교적 목적을 띠고 파리를 방문하여 1676년까지 체류하면서 미적분을 발견하고, 사칙연산용 계산기를 발명하였다.
1676년부터 말년까지 약 40여년간은 하노버 궁정의 고문관 및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는데 처음에는 왕실에서 운영하는 하르츠 광산에 배수시설을 설치하는 임무를 맡았다가 이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난 뒤 1685년부터는 왕실인 벨펜하우스가의 역사를 서술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 기간에는 하노버 궁정의 위촉으로 마인츠 시절에 손댔던 신구교 종파를 통합하려는 작업과 함께 복음주의 내의 종파를 결합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한편, 사료 검증을 위해 남부 독일, 빈, 로마, 나폴리 등을 여행하면서 프로이센 아카데미, 제국 아카데미, 작센 아카데미, 러시아 아카데미 등을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하였고, 로마에서 예수회의 중국선교사들을 만나 중국과의 학술 교류 및 개신교 선교를 계획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탈리아의 갱에서 나온 물질들의 연구를 토대로 하여 지구의 자연사인 『프로토게아』를 서술하였다.
또한 하노버 궁정에 체류하는 동안에는 『형이상학 논고』, 『변신론』, 『모나드론』을 비롯한 많은 철학적 저작을 저술한다.
– 역자 : 배선복
숭실대 철학과와 독일 뮌스터 대학을 거쳐, 독일 오스나부르크 대학에서 라이프니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숭실대와 홍익대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모나드 철학으로 유럽과 동아시아 정신세계를 묶는 《근대 동서존재론의 최종근거》를 집필하고 있다.
○ 출판사 서평
.격변의 시대에 꽃핀 조화의 철학
근대의 형성기인 17세기 유럽은 종교적으로는 신·구교가 대립하고, 철학에서는 이성과 계몽주의를 앞세우는 데카르트 철학과 뉴턴 역학이 과거의 스콜라 철학과 관념적인 역학을 급격하게 대체하고 있었다. 데카르트, 스피노자와 함께 근대 합리론을 대표하는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이러한 사상의 격변기에 과거의 사유와 근대의 사유를 통합하는 새로운 형이상학을 모색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관점을 수용한 위에서 존재론과 우주론, 인식론 및 신학 등을 포괄하는 한편 논리주의적이고 합리론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라이프니츠의 철학은 근대 과학에 대한 철학적 답변이자, 근대적 차원의 새로운 형이상학을 창출하려 한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질적인 것들 사이의 조화와 보편적 사유를 추구한 라이프니츠의 철학은 오늘날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화해와 공존의 철학적 토양을 제공할 것이다.
.라이프니츠 철학의 정수 – 신, 세계, 모나드를 말하다
두 저작, 나아가 라이프니츠 철학의 핵심은 ‘모나드, 세계, 신, 예정 조화’의 체계로 압축할 수 있다. 라이프니츠는 세계를 구성하는 실체로 모나드monade를 제시하는데, 모나드는 정신적 실재로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존재자이며, 또한 무한성과 완전성을 지향하는 합목적성을 띠는 실체다. 라이프니츠에 따르면 이 세계는 수많은 모나드로 구성되어 있고, 모나드들 사이에는 신의 주관 아래 그렇게 존재하도록 예정된 질서 정연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우주는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라이프니츠는 신의 존재를 보증한다. 이는 모나드의 목적과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결정론적 세계로 보이지만, 라이프니츠는 모나드의 자발성과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를 통해 선택적 자유와 자율로서의 자유 개념을 제시한다.
이처럼 라이프니츠는 모나드론과 예정 조화설을 통해 이 세계를 최선의 세계로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형이상학적 단위인 실체로서의 모나드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본 그는 신학과 자연과학을 조화시키고,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대표되는 근대의 정신에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형이상학을 부활시켰으며, 결정론적 성격을 띠는 학설의 이면에서 인간 자유의 가능성과 그 책임을 탐색했다.
.‘나’와 ‘타인’의 존재이유
라이프니츠는 모나드론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계몽이라는 희망에 매달려 있던 17~18세기에 개인이 더 나은 이성적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도덕적 근거를 제시했다. 개인은 우주의 질서에 합당한 행동을 함으로써 도덕 원리의 최고 준법자가 될 수 있고, 이성적 행동을 통해 사회와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개선한다. 라이프니츠는 개별적인 존재자로서 저마다 고유한 관점과 지향점을 지니는 모나드 개념을 바탕으로 근대적 사고의 포괄적인 체계를 갖춘 이성적 개인의 역할을 발견했고, 이 발견에 힘입어 근대의 개인은 이성을 통해 현실을 완성하는 역사의 주체로 서게 되었다. 라이프니츠 사후 칸트는 모나드의 지각과 이성 개념을 과학과 도덕의 요구로 파악하여《순수이성비판》과《실천이성비판》에서 해결하려 했고, 쇼펜하우어는 ‘의지’로, 니체는 ‘권력의지’로 다루었다.
그러나 라이프니츠가 파악한 개인의 심층 심리학적 정신분석의 중요성은 오랫동안 간과되었다. 20세기에 이르러서야 프로이트가 개인의 의지와 욕망의 뿌리가 미세지각에 근거한 무의식에 놓여 있다는 것을 파악했고, 들뢰즈는 모나드 지각을 자본주의의 거대한 욕망기계로 해석했다.
“이성적 존재자의 삶은 완전성의 등급에서 차이가 있을지언정 누구나 존재이유가 있다”는 라이프니츠의 사상은 나의 자의식을 확증하는 동시에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여, 세계의 조화를 추구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것은 사유의 형식을 절대적 관점에서 상대적 관점으로 이동하여 다원적으로 세계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국가 간, 민족 간, 계층 간 대립이 어느 때보다 심해진 현대에 우리가 다시 라이프니츠의 조화로운 철학으로 인간과 세계를 성찰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