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미국의 베트남 전쟁 : 미국은 어떻게 베트남에서 패배했는가
The American War : Vietnam 1960~1975
조너선 닐 / 책갈피 / 2004.5.15
베트남인들은 ‘미국-베트남전쟁’ 을 미국 전쟁이라고 부른다. 반면 미국에서는 똑같은 전쟁이 ‘베트남 전쟁’ 으로 통한다. 지금 여기의 우리는 어떤가. 우리에게도 ‘미국-베트남 전쟁’ 은 단지 ‘베트남전쟁’ 이지 않던가. 왜 명백한 가해자였던 미국과 제국의 질서에 따라 파병했던 대한민국 모두, 그 전쟁을 ‘베트남전쟁’ 으로만 부르고 있는가.
저자는 제목인 ‘미국의 베트남전쟁’에서 명확하게 구도를 짚는다. 기존의 다양한 책과 자료를 넘어서, 역사적 사실 뿐만 아니라 전쟁의 의미를 서술하고, 베트남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질문한다.
베트남 농민과 미군 사병의 관점에서 전쟁에 접근하는 저자는,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했던 이유를 베트남의 밀림에서 미국의 군사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미국 사병들,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결집했던 미국의 시민들, 무엇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던 베트남의 게릴라와 운동가들이 전쟁에 맞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베트남 농민, 미국인 병사, 미국의 저항세력, 양측의 정치인과 장군, 계급과 계급 사이의 갈등 측면에서 전쟁을 분석하면서, 현장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는다.

무엇보다 이 책은, ‘미국-베트남 전쟁’ 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이라크 전쟁으로 재현된 패권주의와 반전운동, 반자본주의와 같은 ‘지금 여기’ 의 문제로 돌아온다. 그것은 곧 과거의 역사와 기억을 망각하지 않은 채 ‘지금 여기’ 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다른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성찰하자는 제안이다.
○ 목차
한국어판에 부치는 저자 머리말
감사의 말
머리말
연보
1장 베트남 전사
2장 미국이 개입한 이유
3장 전쟁의 양상
4장 게릴라
5장 저항 운동
6장 사병들의 반란
7장 전후의 베트남과 캄보디아
8장 전후의 미국과 세계
후주
더읽을거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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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조너선 닐
아동문학가이자 사회주의자. 영국 ‘기후변화 저지 운동’ (Campaign against Climate Change)의 사무국장을 지냈다. 국제 연대 시위를 여러 차례 주도적으로 건설했고, 기후변화 저지 운동에 노동조합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워릭대학교에서 영국 해군의 폭동을 다룬 사회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아프가니스탄 등 제3세계의 실태를 꾸준히 조사해 왔다. 바스스파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다.
한국에 소개된 저서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 (2004), ‘두 개의 미국’ (2008), ‘오바마의 아프팍 전쟁’ (공저, 2009), ‘셰르파, 히말라야의 전설’ (2006) 등이 있다. 영국 공무원노조 (PCS), 우편통신노조 (CWU), 대학노조 (UCU) 등의 노동조합 교육용 소책자 ‘지금 100만 개의 기후 일자리를!’ (One Million Climate Jobs NOW!)을 편집했다.
– 역자 : 정병선
번역가이자 저술가이다. 수학, 사회물리학, 진화생물학, 신경문화언어학, 인지와 계산, 정보 처리, 지능의 본질을 궁리한다. 『무기: 돌도끼에서 기관총까지 무기의 모든 것을 담은 무기 대백과 사전』, 『수소 폭탄 만들기』,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역사의 천사』, 『한 혁명가의 회고록』 등을 한국어로 옮겼고, 『주석과 함께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의 놀라운 세상 모험』을 썼다.

○ 책 소개
현재 미군의 이라크인 포로 학대가 커다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마저 인정한 포로 학대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부시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이라크인들을 학대하는 미군을 보면서 이라크 전쟁의 명분은 도대체 무엇이었냐고 미국 국민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이 미국 정부에게 묻고 있다. 이라크 전쟁의 명분은 ‘이라크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었지만, 미국은 오히려 이라크에서 반민주주의적인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의 영웅 호찌민은 “베트남 전쟁의 승리는 전장이 아닌 미국 내 여론을 분열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 지금 그러한 분열의 징조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부시 정부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비판이 반전 시위대만들이 아니라 군부와 보수주의자 등 부시 지지층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 이라크 전쟁은 ‘제2의 베트남’이 될 것인가?
이라크 전쟁이 지속되면서 많이 나오는 얘기는 ‘제2의 베트남’이다.
지난달 워싱턴은 ‘제2의 베트남’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일 먼저 화두를 던진 사람은 바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친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었다. 그는 “이라크는 부시판 베트남 (Iraq is Bush’s Vitenam)”이라고 맹렬하게 비판했다.
로버트 비어드 상원의원은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이라크 추가 파병 발표를 통해 “베트남의 메아리 (echoes of Vietnam)”를 들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브레넌 번 대령은 이렇게 말했다. “팔루자는 베트남의 도시 후에 (Hue) 같다.”
- 그렇다면 베트남과 이라크는 무엇이 닮았는가?
가장 비슷한 측면은 미국이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 가지 운동, 즉 미국의 평화 운동, 사병들의 반란, 농민 게릴라가 미국의 지배 계급을 패퇴시켰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농민 반란이었다.” (245쪽)고 지적한다. 게다가 베트남 전쟁은 세 가지 요소가 원인이 되어 미국의 패배를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만들었다. 첫째, 미국은 최강대국이었고 베트남은 가난한 농민 국가였다. 둘째, 전 세계가 미국의 패배를 지켜봤다. 셋째, 미국인 스스로 전쟁 반대로 돌아섰고, 미군이 전투 행위를 거부했다. 미국은 베트남은 물론이고 국내의 전쟁에서도 졌다. (289쪽)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지금에도 나타나고 있다. 첫째, 이라크와 미국은 경제력․군사력에서 비교도 안 되는데도 미국은 얼마 전 있었던 팔루자 전투에서 도시의 절반을 파괴했지만 정복에는 결국 실패했다. 이제 미국은 이라크 국민 전체의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놓면서 싸우려고 하는 베트남 게릴라들과 닮아 있다.
둘째, 이라크에서 정신질환으로 후송되는 미군 숫자가 늘어난다는 소식 (정신질환 판정을 받고 후송된 미군 병사는 2003년 말까지 596명에 이른다)은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번졌던 베트남 전쟁 당시를 떠올린다. 1968~75년에 9만 3000명 이상이 미국 군대에서 탈영했으며 수많은 사병들이 전투 명령을 거부했다. (217쪽) 얼마 전 있었던 팔루자 전투에서 일부 대대가 팔루자 함락 작전 지원 명령을 거부했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 반전 운동이 1960년대 당시보다 훨씬 큰 규모로 벌어지고 있다. 작년 2월 15일에는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에 수천만 명의 전 세계 사람들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다.
- 그렇다면 베트남과 이라크는 어떠한 점이 다를까?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과거보다 현재 훨씬 더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 미국 정부의 베트남전 개입은 반란의 전염병이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고, 사실상 워싱턴이 가장 염려했던 것이 이것이다. 베트남은 쌀 생산국이었지 산유국이 아니었다. 지금 아랍 지역과 중앙아시아의 석유 자원은 세계 경제 체제의 중심부에 핵심적으로 중요하다.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서 미국의 헤게모니가 결정타를 맞고 패배한다면 그 여파는 1975년의 사이공 함락보다 훨씬 더 치명적일 것이다. 따라서 미국 정부가 동맹군이 더 적은 상황일지라도 더 치열하게 싸우는 것은 당연하며, 결국 과거보다 더 큰 모험과 위험에 직면하리라는 점도 분명하다. (342쪽)
그리고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은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고 전쟁을 벌일 수 있었다. 한국 전쟁 당시 미국인 4만 명, 중국인 50만 명, 그리고 대다수가 민간인이었던 한국인 300만 명이 한반도에서 죽었다. 상대적으로 미국이 적게 사망했고 따라서 미국의 권력자들은 국내에서 거의 어떠한 저항에도 부딪히지 않고 아시아에서 유혈극을 벌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83쪽) 하지만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은 유엔의 동의도 얻기 어려울 정도였고 엄청난 반발에 부딪혀야 했다.
그러나 저자는 역사는 단순하게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조너선 닐은 우리가 원하는 세계, 즉 전쟁이 없고 민주주의와 평화가 존재하는 세상을 위해서는 대중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바람대로 “한국군 참전군인들이나 그들의 장성한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이 이 책을 읽게 되기를 바란다.

○ 책 속으로
- 베트남인의 고통
1966년에 미국인 기자 마사 겔혼은 남베트남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네이팜탄 피폭자 어린이들을 방문하고서 ‘레이디스 홈 저널’에 이렇게 썼다.
“사이공을 찾기 전에 나는 네이팜탄이 살을 녹여 버린다는 얘기를 듣고 읽었다. 나는 그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고기를 오븐에 집어넣어도 지방만 녹지 고기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병원을 찾았고 네이팜탄을 맞은 어린이들을 봤는데, 그 얘기는 완전히 사실이었다. 이 네이팜탄이라는 무기의 화학 반응으로 정말 살이 녹아내린 것이다. 얼굴에서 가슴 위로 살이 완전히 녹아내려 눌러앉아 버린다. … 이 아이들은 고개를 돌릴 수가 없다. 그들은 살이 엉겨 붙어 있었다. … 이윽고 썩기 시작하면 손이나 손가락, 발을 잘라내야 한다. 잘라낼 수 없는 신체 부위는 머리뿐이다.” (110쪽)
- 미군의 공포
사병들은 공포에 떨었다. 그들은 항상 폭격당할까 봐 두려워했다. 전투 시간과 장소는 거의 언제나 적들 마음이었다. 베트남에서 사망한 미군의 15~20퍼센트가 ‘아군의 오폭’으로 죽었다. 미군 사망자의 20~25퍼센트는 지뢰를 밟고 죽었다. 죽지 않은 병사들도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지뢰 때문에 노심초사해야 했다. 마이클 콜은 제25보병사단 소속이었다.
“우리는 시선을 땅에 고정한 채 걷기 시작한다. 피해야만 하는 위험 표지를 경계하면서 말이다. 나는 스스로 묻는다. ‘저 앞에 있는 작은 것이 바운싱베티[허리 높이까지 튀어 올라 폭발하는 지뢰]의 세 가닥 돌출부인가 아니면 그냥 풀잎 세 개인가?’ 오른발이 왼발 앞으로 움직일 때 내 마음 속에서는 갈등이 생긴다. 저 자갈돌 위로 발을 디뎌야 할까? 그 앞이 좋을까? 아니 그 옆으로 해야겠다. 하지만 나는 또 다른 딜레마에 직면한다. 자갈돌 옆으로 걸음을 내딛기로 결정했다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지? 베트남 녀석들은 아주 영리해. 그들은 내가 단단한 지면 위로 걷고자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아마도 자갈돌 밑에 지뢰를 설치했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나도 약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옮겨 걸을 밖에. 그러자 다시 드는 생각은, 내 앞에서 전진하고 있는 녀석의 발자국을 따라 걸으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내 앞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서 걷고 있다. 그래, 앞 사람 가까이에서 걸으면 녀석이 화를 내지. 내가 지뢰를 밟을 경우에 그도 무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으, 내 오른발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왼발로 영원히 서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마침내 나는 오른발을 내딛는다. 아무 일도 없다. 다음에 결정해야 할 사항은 왼발을 어디로 내딛느냐이다.”
매시간 모든 걸음이 1년 365일 같았다. (118~119쪽)
- 베트콩의 생활
농민이었다가 게릴라가 된 레 반 농의 증언에 따르면 [꾸찌 터널에서는] 환기가 늘 문제였다.
“우리가 있었던 터널은 악취가 코를 찔렀다. 당연히 우리도 냄새 투성이었다. 터널은 보통 아주 더웠고, 그래서 우리는 계속 땀을 흘렸다.……밤에 [우리는] 다음 날 먹을 밥을 했다. 밥 지을 시간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다음 날 밤까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버티다가 밥을 지었다. 지하에서 요리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연기가 깔리면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신선한 공기가 간절했다. 하는 수 없이 미군을 공격해 그들을 몰아내기도 했다. 그러면 위로 올라와 밤에 밖에서 요리할 수 있었다. 그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 당신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134쪽)
- 베트콩과 미군
보 티 모는 마을이 파괴됐을 때 이미 게릴라 소대의 지휘관이었다. 어느 날 그가 터널 입구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는데 미군 병사 세 명이 근처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했다. 미군들은 그를 보지 못했지만 그는 그들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기다렸다. 그는 궁금했다.
미군 병사들은 과자와 사탕을 서로 나눠먹었다. 그들이 집에서 온 편지처럼 보이는 것을 꺼내서 읽었다. 보 티 모는 마음이 놓였다. 그는 그들도 우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 미국인들은 서로 편지를 읽다가 울기 시작했다. 그것은 게릴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들을 쏠 수 없었다. 그가 소속된 중대 전령 (傳令)이 옆으로 기어와 총을 들고 그 미군들을 사살하려 했다. 보 티 모는 조용히 그를 제지했다.
게릴라들은 다음 날 보 티 모의 행위를 조사했는데, 그것은 사실상 약식 군사 재판이었다. 그는 임무를 방기했지만, 소대 전령은 열정적으로 보 티 모를 변호하며 증언해 주었다. 그는 보 티 모를 존경했다. 그들은 이미 여러 차례 함께 전투를 치렀다. 보 티 모는 여성 24명으로 구성된 소대의 지도자였고, 그 소년 전령은 상부의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총탄을 뚫고 사선을 오갔던 것이다. 보 티 모는 4년 동안 복무하고 있었고 그 전령보다 나이가 더 많았다. 그 소년 전령은 겨우 1년 동안 싸웠을 뿐이었다. 군사 법정은 그의 증언을 참작해 보 티 모를 해임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보 티 모는 열일곱 살이었다. 그 소대 전령은 열 살이었다. (139~140쪽)

○ 출판사 서평
베트남인들은 이 전쟁을 미국 전쟁이라고 부른다. 반면 미국에서는 똑같은 전쟁이 베트남 전쟁으로 통한다. 이 책은 다른 베트남 책들과 달리 이 전쟁을 베트남 농민과 미군 사병들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징집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 거부자였으며 반전 운동에 참가했던 저자는 이 전쟁 시기에 어린이였거나 태어나지도 않았던 새로운 세대의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에는 미군 54만 명이 파병돼 5만 7000명이 전사했으며 베트남인 150만~200만 명, 인도차이나 전체에서 약 300만 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남베트남, 북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를 폭격했고 이 당시 투하된 폭탄은 제2차세계대전에서 참전국 전체가 사용한 폭탄보다 무려 세 배나 많은 양으로, 그 파괴력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 640개와 맞먹는다.
이런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은 세계 최강국 미국에 맞서 가난한 농민 국가 베트남이 어떻게 승리했는지를 쉽고 명쾌하며 생생한 문체로 조너선 닐은 설명한다. 미국을 패배시킨 주인공들은, 베트남의 밀림에서 점점 더 미국의 군사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미군 사병들,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했던 베트남의 활동가와 게릴라들,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결집했던 미국의 시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장점은 이들의 생생한 증언이 폭넓게 수록돼 있어 베트남 전쟁에 관한 진실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베트남 전쟁을 “공포․강간․잔혹 행위의 역사인 동시에 상상을 초월하는 끝없는 용기의 역사”로 그려내고 있다.
또 저자는 베트남과 미국의 엘리트들의 정책과 전략의 형성, 변화, 폐기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어느 곳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사병들의 반란을 풍부한 자료와 함께 얘기하고 있는 점도 독창적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우리는 베트남 전쟁을 다시 돌아봐야 하는가? 이라크 전쟁은 제2의 베트남이 될 것인가? 저자는 역사가 단순하게 되풀이되지 않지만 베트남과 이라크는 무척 닮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은 이라크에서 베트남 전쟁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이라크인 포로 학대 등으로 미국이 위기에 몰린 지금,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있는 지금, 300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한국 전쟁을 치르고서 베트남 전쟁에 파병한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무엇이 역사의 진실인지를 말해 주고 있다.
○ 추천사
이 책은 미국-베트남 전쟁의 구조와 본질을 명쾌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새롭고 탁월하다.미국 사회 내부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지배 계급이 어떻게 전쟁을 기획하고 확산시켜나갔는지를 추적하는 저자의 시선은 예리하고도 집요하다. 풍부하게 제시된 자료와 시대적 정황들은 추측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많은 부분들을 생생한 사실의 영역으로 옮겨 놓는데 기여하고 있다. 역사를 조망하는 저자의 폭넓은 시야는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까지 진지하게 경청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누구나 20세기가 남긴 가장 부도덕한 범죄행위의 하나였던 미국-베트남전쟁을 통해 21세기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미국의 지배 전략의 본질을 발견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 방현석, ‘랍스터를 먹는 시간’의 저자,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대표
베트남 전쟁을 훌륭하게 개괄하고 있다. 치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양측 가담자들의 생생한 증언만으로도 귀중한 가치가 있다. ― 하워드 진, ‘오만한 제국’의 저자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