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
원제 : Capitalism in America
앨런 그린스펀,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 세종서적 / 2020.3.5
– 세계를 호령한 경제 대통령 앨런 그린스펀의 일갈 : 위기를 깨치는 기업을 응원하는 국가, 그것이 자본주의의 성장 동력
.최초의 벤처캐피탈 고래잡이부터 실리콘밸리 너머 미래까지- 미국의 과거와 미래에서 혁신의 길을 찾는 지적인 여정
앨런 그린스펀과 에이드리언 울드리지([이코노미스트]지 저널리스트)는 ‘생산성, 창조적 파괴, 정치’라는 세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미국의 기적 같은 성공에 대한 포괄적이면서도 탁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읽어가다 보면, 18세기 상업공화국부터 오늘날 인터넷 혁명가들까지 면면히 이어져오는 창조적 파괴, 혁신의 정신이 뚜렷이 확인된다.
하지만 번영 뒤에는 독점, 불평등, 사회적 갈등 같은 부작용이 따라붙기 마련이었으며,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는 장애물을 극복해온 역사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저자들은 이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밖은 경쟁자의 도전, 안에서는 파열음이 쟁쟁한 이 개척국가의 미래는 여전히 밝은가?”
앨런 그린스펀 등이 생생하게 그려낸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는 혁신의 길을 찾는 국가와 기업, 개인을 위한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 목차
추천의 글
창조적 파괴의 대서사시
머리글
시작하기에 좋은 시대|풍요의 땅|부유해지는 비결|창조적 파괴|역사의 묘한 측면|창조적 파괴의 부작용|정치인의 등장|잃어버린 역동성의 회복
1장 상업공화국: 1776~1860년
힘든 삶|놀라운 변화|성장의 문화|쉬지 않는 사람들
2장 두 개의 미국
해밀턴 대 제퍼슨|북부 대 남부|불공정한 싸움|자본주의로 묶인 하나의 국가
3장 자본주의의 승리: 1865~1914년
풀려난 프로메테우스|혁신의 시대|서부의 부상
4장 거인의 시대
‘현대 최고의 발견’|합병 욕구|주식회사의 진화
5장 자유방임주의에 맞선 저항
그로버가 바라본 세계|자본주의 대 자유방임주의|커지는 불만|정부에 대한 믿음|사라지는 개척지|활동가 대통령|신세계 대 구세계
6장 미국의 본업은 사업
1920년대에 대한 이해|말 없는 마차|전자 하인의 행진|무선 시대|풍요로운 사회|대중에게 개방되는 기업|헨리 포드 대 알프레드 슬론|미국은 평평하다|시대의 종말
7장 대공황
무엇이 대공황을 일으켰나?|위기 외면|역사의 창조|뉴딜에 대한 평가|정치에서 경제로|사업과 불황|루스벨트의 전시 르네상스|자본주의의 무기고
8장 성장의 황금기: 1945~1970년
전쟁과 평화|체력에서 지력으로|관리 자본주의|생산성을 찾아서|기업 제국주의|필멸의 징조
9장 스태그플레이션
자만에 대한 벌|하락과 추락|도심과 교외|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10장 낙관의 시대
풀려난 기업|레이건 이후|창업 정신의 부활|금융 혁명|세계화|전자산업의 개척지|프랙킹 혁명|새로운 노동인구|“이런 시대에 살아서 우리는 참 운이 좋습니다.”
11장 대침체
금융 위기|위기의 뿌리|대정체
12장 쇠퇴하는 미국의 역동성
포트홀과 진전|절망사|정체에 대한 설명|트럼프의 등장
결론
창조적 파괴의 문제|창조적 파괴에서 집단적 번영으로|변화하는 미국의 사회구조|기술 대 복지|미국의 성장 엔진 고치기|미국의 성장 잠재력 되살리기
부록
자료와 방법론
감사의 글
그래프와 표 출처
주석
○ 저자소개 : 앨런 그린스펀,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 저자: 앨런 그린스펀 (Alan Greenspan)
1926년에 뉴욕시 워싱턴 하이츠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줄리아드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 연주자 생활을 하던 그는 뉴욕대에서 경제학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4년부터 1977년까지 포드 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다.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기인 1987년에 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으로 임명되었으며, 2006년에 은퇴할 때까지 역임했다.
앨런 그린스펀은 전설적인 경력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미국 경제의 모호한 지점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 많은 것을 알고자 하는 줄기찬 호기심으로 유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최대한 생생하게 파악하려는 연구에 매진했다.
특히 그 핵심에 혁신의 수수께끼를 품은 생산성 향상에 대한 문제를 깊이 파고들었다.
그것은 주로 ‘혁신은 어디서 이뤄지는가?’, ‘혁신이 일부 사회에서 더 평등하게 전파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같은 문제들이었다.
주요 저서로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지도와 영역The Map and the Territory』 및 『격동의 시대The Age of Turbulence』가 있다.
– 저자: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Adrian Wooldridge)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정치 부문 에디터이자 칼럼니스트이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동대학 올소울스 칼리지All Souls College 연구원으로 일했다. 저서로는 앨런 그린스펀과 공동집필한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Capitalism in America》, 존 미클스웨이트와 공동집필한 《웨이크업 콜The Wake-Up Call》, 《누가 경영을 말하는가The Witch Doctors》, 《완벽한 미래A Future Perfect》, 《기업, 인류 최고의 발명품The Company》, 《우파 국가The Right Nation》, 《돌아온 신God is Back》, 《제4의 혁명The Fourth Revolution》 등이 있다.
– 역자 : 김태훈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 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 《달러제국의 몰락》 《야성적 충동》 《욕망의 경제학》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외에 다수가 있다.

○ 책 속으로
이 책은 생산성, 창조적 파괴, 정치라는 세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미국의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생산성은 주어진 투입물을 가지고 산출량을 더 많이 늘리는 능력을 말한다. 창조적 파괴는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정치는 창조적 파괴의 여파에 대응한다. — 「머리말」 중에서
미국이라는 기린아는 두드러지게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를 갖고 있었다. 미국의 국부들은 새로운 문화의 시대정신을 잘 표현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두 발로 선 농부는 무릎 꿇은 신사보다 높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토머스 제퍼슨은 “민중은 등에 안장을 얹은 채 태어나지 않았고, 소수 특권층은 그들을 타고 다니도록 박차 달린 부츠를 신은 채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 「1장 상업공화국: 1776~1860년」 중에서
성장은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높였다. 19세기 초까지는 인구성장만큼 ‘폭넓은’ 경제성장이 이뤄졌다. 1812년 전쟁 이후 한때는 ‘집중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졌다. 즉, 경제가 인구보다 빨리 성장하기 시작했다. 경제학자들은 연간 1인당 실질 생산량이 1800~1820년까지는 0.24퍼센트 증가한 데 반해, 1820~1860년까지는 1.25퍼센트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 「1장 상업공화국: 1776~1860년」 중에서
1776~1865년까지 미국을 구성한 여러 하위집단은 미국의 역사가 나아갈 경로를 놓고 대립하는 두 개의 진영으로 나누어졌다. 그것은 바로 산업적 근대화를 추구하는 진영과 노예제를 바탕으로 한 농업사회를 추구하는 진영이었다. 두 진영의 대립은 미국의 초대 재무부 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과 미국의 초대 국무부 장관이자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벌인 지적 논쟁으로 시작되었다. — 「2장 두 개의 미국」 중에서
미국은 건국 이후 70년 동안 두 개의 다른 경제권, 즉 북부의 자본주의 경제권과 남부의 노예제 경제권으로 나뉘어졌다. 뉴잉글랜드에는 수력을 활용하는 방직공장이 있었고, 남부에는 노예를 활용하는 대농장이 있었다. 이런 분열은 북부가 새로운 기계를 사들이는 데 투자하고, 남부가 더 많은 노예를 사들이는 데 투자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두드러졌다. — 「2장 두 개의 미국」 중에서
미국이 한 나라로 ‘뭉친’ 여러 위대한 순간이 있었다. 1869년 릴런드 스탠퍼드가 유타주 프로먼토리 서밋에서 유니언 퍼시픽과 센트럴 퍼시픽의 철도망을 합치는 황금 대못을 은 망치로 내려치면서 광활한 서부를 오래된 동부와 연결한 순간이나, 1986년 노동자들이 맨해튼의 조지 워싱턴 다리부터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 베이 다리의 서쪽 끝까지 이어지는 최초의 대륙 횡단 주간고속도로인 I-80을 마침내 완성한 순간이 그랬다. 그러나 남북전쟁에서 남부가 북부에 항복하면서 한때 분열되었던 나라가 온전한 자본주의 공화국으로서의 운명을 받아들인 순간보다 중요한 순간은 없었다. — 「2장 두 개의 미국」 중에서
생산성 혁명은 미국 농촌의 모습을 바꿨다. 여성과 아동은 등골을 휘게 만드는 노동에서 점차 해방되었다. 여성은 가사에 집중하면서 재봉틀 같은 새로운 기계의 도움을 받았으며, ‘과학적 가사 노동’ 같은 새로운 유행에서 영감을 얻었다. 아동은 학습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생산성 혁명은 미국 전체를 바꾸기도 했다. 목축업자와 카우보이는 소고기를, 유럽에서는 여전히 그렇듯 부자나 즐기는 호사스러운 음식에서 대중이 종종 먹는 음식으로 바꿔놓았다. 밀 재배 농민은 저렴한 빵과 밀가루를 전국에 안겼다. 밀의 가격은 1868~1872년까지 불과 4년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식생활은 더 풍부해지고 덜 단조로워졌다. 미국인들은 중서부산 소고기나 뉴잉글랜드산 대구 같은 기본 식품뿐 아니라 조지아산 복숭아, 플로리다산 오렌지, 캘리포니아산 아스파라거스를 먹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먹는 것을 걱정하기 시작하면서 ‘영양사dietician(‘diet’와 ‘physician’의 결합어)’라는 단어가 1905년에 처음 생겨났다. — 「3장 자본주의의 승리: 1865~1914년」 중에서
조직적 규모의 혁명은 인간적 규모의 혁명이기도 했다. 이 혁명의 중심에 선 사람들은 정력과 야심이 넘치는 진정한 거인들이었다. 그들은 과거의 왕이나 장군 말고는 누구보다 많은 권력을 행사했다. 또한 가능한 최대의 규모로 구상했다. 어떤 꿈도 너무 거창하지 않았고, 어떤 야심도 너무 극단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알렉산더 대왕, 시저, 나폴레옹과 비교할 만한 소수의 사업가들이다. — 「4장 거인의 시대」 중에서
이 위대한 기업인들은 새로운 것을 고안한 것이 아니라 조직함으로써 역사 속에 자신의 자리를 얻었다. 이 일은 세 가지 요소를 수반했다. 바로 산업을 뒤바꿀 잠재력을 지닌 혁신을 포착하고, 종종 장거리에 걸쳐 멀리 떨어진 생산요소를 결합하며, 원자재 생산부터 완제품 판매까지 과거에는 단절되어 있던 경제활동을 통합하는 것이었다. — 「4장 거인의 시대」 중에서
1880년대 이후 분노한 노동자가 분노한 농민과 합류했다. 19세기 전반기에는 대다수 노동자가 고객에게 작업물을 직접 판매하는 장인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노조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산업화된 나라 전반에 걸쳐 노사 분쟁이 일상화되듯이 남북전쟁 이후 미국에서도 노사 분쟁이 일상화되었다. 가령 1881~1905년까지 3만 7천 건의 파업이 일어났다. 파업은 대부분 건설 부문과 공업 부문에서 일어났지만, 2차 산업혁명의 핵심에 있는 철도 부문과 제철 부문에서 가장 노사 분열이 심했다. — 「5장 자유방임주의에 맞선 저항」 중에서
1920년대가 열어준 경영자의 황금시대는 1970년대 중반까지 지속되었다. 경영자는 도금시대에는 소유주의 요구를 따라야 했다. 20세기의 첫 20년 동안에는 (유럽 대륙에서는 여전히 그랬던 것처럼) 은행가의 요구를 따라야 했다. 반면 소액 주주는 일상적인 경영을 전문가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구도의 단점은 경영자가 소유주에게 손해를 입히면서 자신의 잇속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업의 위계 구조도 복잡해졌다. 반면 경영자가 장기적 관점으로 사업 환경을 조성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 「6장 미국의 본업은 사업」 중에서
대공황은 비슷한 다른 나라가 겪은 어떤 공황보다 더 심했다. 대공황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노동인구의 약 4분의 1이 일자리를 잃었다. 게다가 기간도 길어서 무려 12년 넘게 지속되었다. 미국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1941~1945년) 동안 증산에 나서기 전까지 완전한 생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미국이 한 번의 대공황이 아니라 부진한 회복기를 사이에 두고 두 번의 대공황을 겪었다는 주장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첫 번째 대공황은 1929년 8월부터 1933년 3월까지 43개월 동안, 두 번째 대 공황은 1937년 5월부터 1938년 6월까지 13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그 사이에 이뤄진 회복은 지지부진했다. — 「7장 대공황」 중에서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난쟁이들 사이의 거인으로 부상했다. 세계 인구의 7퍼센트가 사는 나라가 전 세계 제조품의 42퍼센트, 전력의 43퍼센트, 철강의 57퍼센트, 석유의 62퍼센트, 자동차의 80퍼센트를 생산했다. … 전후 25년 동안 미국 경제는 호황기를 맞았고, 비판거리를 찾던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들은 풍요의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 「8장 성장의 황금기: 1945~1970년」 중에서
최악의 경제 기록이 갱신되었다. 1971년 미국은 1893년 이후 최초로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1974년에는 물가상승률이 11퍼센트에 이르렀다. 1970년대 말의 주가는 1970년대 초의 주가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문제 이면에 놓인 원인은 생산성 증가율의 급감이었다. 1960~1973년까지 13년 동안 시간당 산출량은 전체 사업 부문에 걸쳐 51퍼센트 증가했다. 반면 1973~1986년까지 13년 동안에는 증가율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 「9장 스태그플레이션」 중에서
‘신경제’와 ‘생산성 기적’에 대한 온갖 말이 오가는 가운데 클린턴은 한껏 도취된 분위기에서 임기를 마쳤다. 그는 2000년 연두교서에서 전후 관리 자본주의에 대한 합의만큼 오래갈 새로운 경제정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이런 시대에 살아서 우리는 참 운이 좋습니다. 우리나라가 내부적 위기와 외부적 위협 없이 이토록 많은 번영과 사회 진보를 누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 어느 때보다 일자리가 많았고 임금이 높았다. 재정 적자는 재정 흑자로 돌아섰고, 정체되어 있던 생산성 증가율은 급등했다. 시대에 뒤처진 이데올로기, 즉 모든 정부의 간섭은 쓸데없는 짓이라는 공화당의 이데올로기와 모든 일자리를 경기 변화로부터 보호하려 들던 민주당의 이데올로기는 친성장에 대한 새로운 합의로 대체되었다. 미국은 갈수록 폭넓은 영역에 정보기술을 적용해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기술 혁명을 이끌고 있었다. 클린턴은 “국민 여러분, 우리는 21세기로 건너가는 다리를 건넜습니다”라고 선언했다. — 「10장 낙관의 시대」 중에서
그러나 부시의 운은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그의 임기는 엔론 파산, 예산 흑자에 대한 전망을 무너트리고 적자를 키운 9?11 테러 이후의 극심한 경기 위축, ‘중국 충격China shock’ 그리고 세계적 금융 위기 같은 경제 위기로 점철되었다. 빌 클린턴이 말한 ‘21세기로 향하는 다리’의 맞은편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험난한 것으로 드러났다. — 「11장 대침체」 중에서
이 글을 쓰는 현재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의 초기 단계에 있다는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 스태그네이션과 인플레이션의 위험한 조합은 처음에는 경기를 진작하지만 결국에는 1970년대처럼 커다란 피해를 불러온다.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은 임금에 압력을 가한다. 한편 2011~2016년까지 비농업 기업의 시간당 산출량이 연 1퍼센트 미만으로 증가하는 역사적으로 낮은 생산성 증가율의 유산은 계속 경제를 따라다닌다. 현재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역동성이 쇠퇴하는 깊은 원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 「12장 쇠퇴하는 미국의 역동성」 중에서
지금까지 미국은 거듭 이전의 실패를 극복했다. 1930년대에 미국은 역사상 가장 길고 깊은 불황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는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해 20년에 걸친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1970년대에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렸으며, 기업들은 독일과 일본 기업에게 패배했다. 그러다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IT 혁명과 세계화가 안긴 기회를 잡아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대국의 위상을 회복했다. 미국이 다시 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결론」 중에서

○ 출판사 서평
– 황무지에서 세계 최고의 부를 일군 미국, 그 성공의 핵심에는 경제 발전의 주된 원동력이자, 생산성 혁신을 일으킨 ‘창조적 파괴’가 있었다!
영국의 식민지로 세계 변방에 지나지 않았던 미국은 250년이 안 되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류 역사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가장 큰 번영을 이루었다. 세계 인구의 5퍼센트에 불과한 인구를 지닌 미국은 현재 미국 달러 기준으로 세계 GDP의 4분의 1을 창출한다. 그리고 노르웨이, 카타르 같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생활수준도 세계에서 가장 높다.
또한 미국은 대량생산부터 프랜차이즈 사업, 뮤추얼 펀드까지 대중 자본주의의 동력원이 생긴 곳이며, 정보기술, 천연자원, 생명공학, 종이와 펄프 같은 방대한 산업에서 세계를 선도한다. 아울러 미국의 자본주의는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데, 이는 개방성 및 기회와 연계되어 메이시 백화점의 메이시, 자동차산업의 헨리 포드, 이탈리아계 은행가 아마데오 지아니니 같이 하층에서 태어난 사람이 상층까지 오를 수 있었다. 서부 개척의 역마차는 이 나라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다. 동부에서 실패해도 새로운 땅으로 옮겨가 다시 시작하면 되었다.
– 미국 자본주의 역사를 관통하는 진보의 동력, ‘창조적 파괴’
그렇다면 미국이 이처럼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번영을 이룬 요인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성공 요인을 생산성, 창조적 파괴, 정치라는 세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포괄적이면서 탁월한 분석으로 풀어놓는다.
생산성은 경제적 성공의 궁극적 척도로, 생산성의 수준은 그 사회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좌우하며, 선진국과 개도국을 가른다. 창조적 파괴는 경제 발전의 주된 원동력으로 사업과 생활을 뒤집어엎지만, 그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지속적 돌풍’이다. 그리고 정치는 창조적 파괴의 여파에 대응하는데, 저자들은 정치가 경제사와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까지 한다.
창조적 파괴는 조지프 슘페터가 1940년대 초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창조적 파괴가 지닌 창조적 측면과 파괴적 측면을 잘 드러냈다. 다시 말해 미국은 기업을 만들고 규모를 키우는 데 뛰어난 동시에 기업이 망했을 때 정리하는 데도 뛰어났다. 파산에 대한 이례적인 관용은 이런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데, 19세기의 주요 기업가 가운데 다수는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한 뒤에야 성공했다. 창조적 파괴의 영웅은 앤드루 카네기, 존 록펠러, 헨리 포드와 같은 창업자였다. 영웅은 성공에 대한 집착만큼 별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울러 저자들은 이런 창조적 파괴의 부작용, 즉 혜택보다 두드러지는 비용, 정치적 반발, 창조 없는 파괴와 같은 문제들도 놓치지 않고 꿰뚫고 있다.
–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숱한 실패를 딛고 일어선 미국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영국의 좋은 전통, 예컨대 제한적 정부, 보통법, 개인의 인권 존중과 같은 전통을 많이 물려받았다. 그리고 미국은 근본적인 경제 문제가 한정된 자원을 분배하는 것이 아닌 변화의 힘을 촉진하는, 성장의 시대에 태어난 최초의 국가였다.
건국 초기 미국은 재산권을 엄격하게 보호하고 국민이 소득을 지킬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창업 정신을 촉진시켰으며, 해외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미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재산권은 특허권 보호로 확대되었고, 이는 혁신이 전파하는 데도 기여했다.
하지만 미국은 일직선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분권적 농업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관점과 도시 중심 공화국이 되어야 한다는 관점으로 분열되어 있었고, 북부의 자본주의 경제와 남부의 노예 경제라는 확연히 다른 경제로 나뉘어 있었다. 결국 남북전쟁을 거친 미국은 대륙 전체에 걸쳐 기업을 토대로 삼는 문명을 쉼 없이 퍼트렸다.
19세기 후반기 미국은 문화, 인구, 정치, 지리 등의 다양한 이점을 통합해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탈바꿈했다. 철도는 미국을 세계 최고의 단일 시장으로 묶었다. 그리고 이 나라는 두 가지 신기술, 즉 전기와 내부연소기관을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잘 발전시켜 승용차, 트럭, 세탁기, 라디오 등 온갖 소비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1930년대 미국은 역사상 가장 길고 깊은 불황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는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해 20년에 걸친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전쟁 후 그 뒤 1970년대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렸으며, 미국 기업들은 독일,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IT 혁명과 세계화가 안겨준 기회를 잡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대국이라는 위상을 회복했다.
– 미국은 앞으로도 계속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몰락을 맞이할 것인가?
현재 미국은 생산성 증가율은 거의 정체되어 있고, 여러 산업에서 중국과 같은 신흥 강대국에게 차례로 패배하고 있다. 새로 생기는 기업의 수는 저점에 이르렀고, 노동시장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규제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이 이전의 능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은 직면한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 지난 100년처럼 앞으로도 계속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예상하지 못한 몰락을 보게 될 것인가?
이에 저자들은 미국이 직면한 이런 문제들을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 아니라, 열쇠만 있으면 벗을 수 있는 족쇄에 비유하면서 미국이 이런 족쇄를 벗는 데 필요한 모든 열쇠를 가졌음을 역사적 사실로 보여준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혁신을 꿈꾸는 모든 국가, 기업, 개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추천평
책은 창조적 파괴의 대서사시다. 미국은 파괴가 창조의 대가임을 기꺼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번영했다. 어느 때보다 극심한 창조적 파괴의 진통을 겪을 우리에게 그린스펀과 울드리지가 생생하게 그려낸 역사는 지적 탐사의 즐거움과 함께 현실 문제를 풀 수 있는 통찰력을 선사한다. 책은 혁신의 길을 찾는 개인과 기업, 국가를 위한 더 없이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 장경덕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
경제성장의 원천에 대한 연구로 학자 경력을 쌓은 두 사람이 들려주는 포괄적이고 탁월한 이야기다. 앨런 그린스펀의 전설적인 데이터 분석 능력과 에이드리언 울드리지의 기업사에 대한 지식 및 관점이 결합된 이 책은 놀라움을 안겨주며, 미국사의 여러 주요 사건에 대한 관점을 바꿀 통찰로 가득하다. – 리아콰트 아메드 (Liaquat Ahamed, 『금융의 제왕들Lords of Finance』의 저자, 2010년 퓰리처상 수상자)
‘세계의 변두리에 있는’ 식민지이던 초기부터 인터넷 혁명이 일어난 근래까지 탁월한 성취와 암울한 순간을 모두 아울러 미국 자본주의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들려주는 과감하고 시사적인 책이다. 그린스펀과 울드리지는 날카로운 분석과 핵심 인물들에 대한 인상적인 묘사를 결합하여 혁신과 재발명을 줄기차게 이뤄내는 능력이라는 주제를 드러낸다. ‘자본주의’ 자체가 의심받고 공격받는 지금, 이 책은 시대가 요구하고 있으며 논의에 큰 보탬이 될 책이다. – 대니얼 예긴 (Daniel Yergin, 『황금의 샘The Prize』, 『2030 에너지 전쟁The Quest』의 저자, 『시장 대 국가The Commanding Heights: The Battle for the World Economy』의 공저자)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