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바가바드 기타
함석헌 / 한길사 / 1996.6.30
바가바드 기타는 베다, 우파니샤드와 더불어 힌두교의 3대 경전 중의 하나. 그러나 힌두교도인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바가바드 기타란 거룩한 자라는 뜻. 인도인들이 힌두교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경전 덕분이라는 해석도 있다.

○ 목차
1. 아르주나의 고민
2. 삼캬 요가
3. 카르마 요가
4. 즈나나 카르마 산야사 요가
5. 내버림의요가
6. 진정한 요가
7. 즈나나 비즈나나 요가
8. 브라마 요가
9. 왕지식과 왕신비
10. 거룩하신 능력
11. 일체상
12. 박티 요가
13. 밭과 밭알이와 그 분별
14. 3성 분별
15. 멸과 불멸을 초월하는 지상 자아
16. 거룩한 바탈과 귀신 바탈
17. 세 종류의 신앙
18. 내버림에 의한 해탈

○ 저자소개 : 함석헌 (咸錫憲, 1901 ~ 1989)
씨알 함석헌 (咸錫憲, 1901년 3월 13일 ~ 1989년 2월 4일)은 광복 이후 비폭력 인권 운동을 전개한 민권운동가이자 언론인, 재야운동가, 문필가 활약한 그의 본관은 강릉 (江陵)이며 호는 신천 (信天), 씨알, 바보새이다.
1919년 3.1 운동에 참여했다가 퇴학 당한 후, 사무원과 소학교 교사 등을 전전하다가 1928년부터 1938년까지 오산학교의 교사를 역임했다. 이후 교육, 언론 활동 등에 종사하다가 해방 후, 1947년 월남하였다. 이후에는 성서 강해 등을 하다가 1956년부터는 장준하의 사상계에 참여하여 정치, 시사 등에 대한 평론 활동, 신앙 활동, 반독재 민주화 운동 등을 하였다.
1958년 ‘사상계’에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를 써서 당시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사상가이자 사회운동의 지도자로 널리 알려지게 된 인물이다. 그는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나 동경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모교인 오산학교에서 역사와 수신을 가르치면서 동인지 ‘성서조선’에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를 연재하는 등의 저술활동을 펼쳤으며 1979년, 1985년 두 차례에 걸쳐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었다.
그의 종교는 초기에는 일본 유학 중에 우치무라 간조의 영향을 받아 무교회자였다가 중기에는 기독교였으나 후기에는 특정 종교에 속하지 않게 된다.
저서로는 『뜻으로 본 한국역사』,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씨알의 옛글풀이』, 『수평선 너머 (시집)』가 있고 옮긴책으로는 『바가바드기타』, 『퀘이커 300년』, 『사람의 아들 예수』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드리타라슈트라 말하기를,
1. 산자야여, 올바름의 들, 쿠르 들에 내 사람들과 판두의 아들들은 싸움을 하려고 모였다. 그들은 어찌하고 있느냐? 간디 주석- 인간의 몸은 선과 악의 영원한 대립의 전장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자유에의 문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죄에서 났으므로 죄의 밭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쿠루 들이라고 한다.쿠르족은 악의 힘을 나타내는 것이고 판두족은 선의 힘을 나타낸다. 어떤 사람이 제 가슴속에 날마다 선악의 두 힘이 싸우고 있는 것을 경험하지 않을 수 있을까? — p.76
사람은 다 제 다르마가 있다. 제 의무, 제 법, 쉽게 말해서 제 종교가 있다. 그 제 일을 하는것이 종교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그 ‘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 도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득, 체험이다. 아무리 진리라도 제가 몸소 해서 얻지 못하고 남의 한 것을 모방만 해서는 참 자유하는 즐거운 지경에 이를 수 없다. 내가 참 하고 싶어서 하면 십자가를 져도 즐겁지만, 좋다고 하기 때문에 남을 따라서 하려면 마침내는 천국엘 간다고 해도 무섭고 괴로울 것이다. 확신이 없으므로, 무엇이 어떻게 되나. 어디로 가는건가, 그러다 잘못되면, 하는 불안이 늘 있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 독자의 평
‘거룩한 자의 노래’라는 뜻의 [바가바드기타]는 계시서 [베다]와 [우파니샤드]와 더불어 힌두교의 3대 경전 중의 하나다. [베다]와 [우파니샤드]가 엘리트 계급의 비전이라면, [바가바드기타]는 씨알 서민들의 경전이라 할 수 있다. 하층 천민의 해탈 가능성을 인정하고 씨알 민중들의 삶속에 뿌리내릴 수 있는 영적 지침이 담겨 있다. 힌두교의 맥락에서 보자면, 원래 비슈누교의 한 종파인 사타바타파에 속하는 근본 경전이다. [바가바드기타]는 수많은 인도의 영적 지도자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도 독립운동에 있어서도 행동의 철학을 제공하는 지침서로 받아들여졌다.
“모든 [우파니샤드]는 암소들이며, 크리슈나는 소 치는 사람이다. 아르주나는 송아지요, 현자들은 이로움을 얻는 자들이며, [바가바드기타]는 감미로운 우유이다.”
‘인도 철학의 꽃’이라 불리는 [바가바드기타]는 본래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고대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 제6권의 일부였다. ‘비야사’라는 현자가 [마하바라타]의 편찬자로 알려져 있다. 전통에 따르면 비야사는 네 베다의 편집자이면서 주요 [푸라나] 문헌의 저자이기도 하다. 기타에 대한 현존하는 최고의 주석은 9세기경 샹카라가 쓴 주석이다. [바가바드기타]는 불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보이지 않기에 초기 불전 성립 이전의 작품으로 간주된다.
이야기 배경은 쿠루크셰트라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이다. 쿠루족의 두 형제 가문, 즉 카우라바 형제들과 판다바 형제들이 쿠루크셰트라 들판 양편에 군대를 대치시키고 왕권을 다투기 위해 살육전을 벌이려는 극적인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판다바 가문의 다섯 형제 중 셋째인 아르주나와 비슈누신의 여덟번째 화신 크리슈나 사이에 오간 대화를 적은 것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앞두고 아르주나는 싸우지 않으려고 하지만 크리슈나는 전쟁을 독려한다. 여기서 전쟁이란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의 전쟁이다. 자아란 육체적 생사를 초월한다는 것과 누구나 자기 신분에 주어진 사회적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설정한 것이다. 영적인 삶은 전쟁터로 상징되고, 아르주나는 이런 내면의 싸움에서 미혹에 눈 멀고 두려움에 떠는 모든 사람을 대변한다.
[바가바드기타]는 삶의 규범일 뿐 아니라 사색의 체계이며 진리가 인간의 영혼 속에 충만하게 하는 시도일 뿐 아니라 진리에 대한 지적인 추구이기도 하다.[바가바드기타]에서 설해지는 요가는 크게 지식의 길, 행위의 길, 믿음의 길로 나눠진다. 지혜의 검으로 의혹을 베어야 한다. 행동의 목적이나 동기,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무사(無私)의 원리를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신속에 있다. 그러니 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구원의 길이다.
“마치 타는 불길이 그 연료를 재로 만들어 버리듯이, 오, 아르주나야, 지식은 모든 행위를 재로 만드느니라. 이 세상에 지식처럼 정결케 하는 힘이 있는 것은 없느니라. 요가에 의하여 완전한 지경에 이른 이는 때가 이르면 스스로 자아안에서 이것을 발견하리라.”(194-5쪽)
“네 할 일은 오직 행위에만 있지, 결코 그 결과에 있지 않다. 행동의 결과를 네 동기가 되게 하지 마라. 그러나 또 행동 아니함에도 집착하지 마라.”(114쪽)
“불사(不死)의 주이시여, 당신의 은혜로 저의 헤맴은 사라졌사옵니다. 제 (의무에 대한) 기억을 다시 찾았사옵니다. 의혹은 사라지고 튼튼히 섰사옵니다. 이제 당신의 가르침대로 하겠사옵니다.”(527쪽)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