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배반당한 혁명
레프, 레온 트로츠키 / 갈무리 / 2018.7.1
10월 혁명의 조직가이자 붉은 군대의 창설자인 뜨로츠키의 저서 『배반당한 혁명』은 소련에서 스딸린주의가 권력을 공고히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소련 관료제의 내부 동역학을 면밀히 검토한다. 뜨로츠키는 중대한 역사적 전개의 원인을 “개인숭배”에서 찾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세계 최초 노동자 국가의 권력을 찬탈한 소련 관료제의 본질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해부한다. 현재까지도 이 고전은 소련 관료제의 기원에 대한 가장 완전한 연구서로 남아 있다. 「왜 스딸린은 승리했는가」, 「관료집단이 지배계급인가?」, 「소비에트와 민주주의」 등이 수록되어 있다.
○ 목차
역자 서문 : 뜨로츠키와 노동자국가 7
서문 48
1장 그동안 무엇이 성취되었는가? 53
1. 공업 성장의 주요 지수들 54
2. 소련이 이룩한 업적에 대한 비교 평가 58
3. 인구 일인당 생산량 66
2장 경제성장과 당 지도부의 좌충우돌 72
1. “전시 공산주의”, “신경제정책”, 쿨락에 대한 정책 73
2. 급선회 : “4년 내에 5개년 계획을 완수하자”와 “완벽한 집단화” 86
3장 사회주의 체제와 국가 100
1. 이행기 체제 101
2. 강령과 현실 106
3. 노동자국가의 이중적 성격 109
4. “일반화된 결핍”과 경찰기구 113
5.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와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강화” 118
4장 노동생산성을 향한 투쟁 124
1. 화폐와 계획 125
2. “사회주의적” 인플레 129
3. 루블화의 복권 136
4. 스타하노프 운동 140
5장 소련에서의 테르미도르 반동 148
1. 왜 스딸린은 승리했는가 149
2. 볼셰비키당의 퇴보 158
3. 테르미도르 반동의 사회적 기반 170
6장 불평등과 사회적 적대관계의 증대 181
1. 궁핍, 사치, 투기 182
2. 노동자계급의 계층적 분화 190
3. 집단화 농촌의 사회적 모순 197
4. 관료 지배층의 사회적 외관 203
7장 소련의 가족, 청년, 문화 212
1. 가족 내부의 테르미도르 반동 213
2. 청년에 대한 관료집단의 억압 229
3. 민족과 문화 241
8장 소련의 대외정책과 군대 260
1. “세계혁명”에서 “현상유지”로 261
2. 국제연맹과 코민테른 269
3. 적군과 그 군사이론 282
4. 민병대의 해체와 장교계급의 부활 293
5. 전쟁 상황의 소련 303
9장 소련의 사회적 관계 313
1. 소련이 국가자본주의 체제인가? 325
2. 관료집단이 지배계급인가? 329
3. 소련의 사회 성격은 아직도 결정되지 않았다. 333
10장 새로운 헌법을 통해서 바라본 소련 338
1. “능력에 따른” 일과 개인 재산 339
2. 소비에트와 민주주의 342
3. 민주주의와 당 348
11장 소련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357
1. 보나파르트 체제 : 정치적 위기의 산물 358
2. “계급의 적”에 대한 관료집단의 투쟁 365
3. 새로운 혁명의 불가피성 371
보론 “일국 사회주의” 이론 379
후기 400
뜨로츠키 연보 405
찾아보기 411
○ 저자소개 : 레프 트로츠키 (Leo Dawidowitsch Trotzki, 1879 ~ 1940)
저자 레프 다비도비치 트로츠키 (Leo Dawidowitsch Trotzki, 러: Лев Дави́дович Тро́цкий, 1879년 11월 7일 ~ 1940년 8월 21일)의 본명은 레프 다비도비치 브론시테인 (Leib Davidovich Bron-stein)으로 보통 레프의 영어식 이름을 따서 레온 트로츠키라고 불린다. 그는 1879년 11월 7일 러시아 남부 야노프카에서 유대인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 나로드니키 비합법 서클에 가담했다가 곧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었고 남러시아노동자연합을 창설했다. 1898년 체포돼 시베리아로 유배됐다가 1902년 탈출해 영국으로 망명했다. 런던에서 레닌을 만나 이스크라 그룹에 합류한다. 1903년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 2차 대회에서 멘셰비키에 가담했으나 1904년에 결별하고, 1917년 7월 볼셰비키에 가입하기 전까지 양 분파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활동했다.
1905년 혁명에서 페테르부르크 소비에트 의장이 됐다. 1906년 다시 체포돼 시베리아 종신 유배형을 받았으나 1907년 탈출했다. 국외에서 멘셰비키와 볼셰비키의 통일을 도모했으나 실패하고 1914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10년간의 망명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트로츠키는 볼셰비키 당에 입당했다. 그리고 다시 페트로그라드 소비에트 의장이 되어 10월 혁명 당시 무장봉기를 지도했다. 그후 적군을 창설해 1925년까지 군사인민위원을 역임하면서 내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레닌과 함께 제3인터내셔널을 창설했다.
레닌 사후 당의 노선을 놓고 스탈린과 대립하다가 1927년 제명돼 1929년 국외로 추방됐다. 각국을 전전하다가 1936년 멕시코에 정착했다. 1940년 8월 스탈린이 보낸 자객에게 암살될 때까지 스탈린에 맞서 투쟁하며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정수를 지켜냈다.
한국에 소개된 주요 저서로는 『러시아 혁명사』, 『연속혁명, 평가와 전망』, 『나의 생애』, 『인민전선 비판』, 『반파시즘 투쟁』, 『배반당한 혁명』 등이 있다.
레프 다비도비치 트로츠키는 10월혁명에서 블라디미르 레닌과 함께 볼셰비키당의 지도자 중 하나로 소비에트 연방을 건설했다. 레닌의 사후 스탈린과 이론적인 차이가 생겨 권력투쟁을 하게 되었다. 결국 그는 스탈린과의 권력 투쟁에서 패배한 뒤 스탈린이 보낸 자객에 의해 도끼로 살해당했다.
– 역자 : 김성훈
1966년 출생. 1989년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 책 속으로
P. 52 소련 정부에 의해서 공식적으로 소련의 “친구들”이라고 인정되고 있는 인사들의 대다수는 소련에 대한 비판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적대감은 소련 체제의 허약함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소련에 대한 자신들의 공감이 허약하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종류의 두려움과 경고를 모두 차분한 마음으로 무시할 것이다. 사태를 결정짓는 것은 환상이 아니라 사실이다. 우리는 가면이 아니라 진실된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다. ― 서문
P. 71 현재 소련은 서방의 기술적·문화적 성과들을 수입하고 빌리고 도용하는 가운데 사회주의체제 건설의 준비 단계를 경과하고 있다. … 자본주의 체제가 완전하게 정체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될 리는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이 준비 단계는 아직도 역사적 시기 전체를 소요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앞으로 연구를 진전시키는 데 있어서 우리에게 필요한 아주 중요한 첫 번째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 1장 그동안 무엇이 성취되었는가
P. 103 러시아는 자본주의의 가장 강한 고리이기는커녕 가장 약한 고리였다. 현재 소련은 세계의 경제수준을 능가하고 있기는커녕 자본주의 국가들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당대에 가장 발전한 자본주의의 생산력을 사회화한 기반에서 형성될 사회를 맑스가 공산주의의 가장 낮은 단계 즉 사회주의라고 불렀다면 이것은 명백히 소련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 3장 사회주의 체제와 국가
○ 출판사 서평
『배반당한 혁명』은 저자 서문과 일국사회주의 이론에 대한 비판적 논평이 담긴 보론을 제외하면 총 11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저작은 당시 스딸린주의 관료집단이 지배하고 있던 소련의 실상을 혁명적 맑스주의의 이론적 전통에 기초하여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이 체제의 시초가 된 러시아 혁명 직후의 상황들 역시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서술은 그가 소련에서 추방당할 때까지 혁명 지도부의 일원이었으며 이후 스딸린 관료집단에 대항한 투쟁을 주도했다는 사실에 의해 가능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저작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대외정책이나 군사 문제에 대해서 관심 있는 독자들은 제8장을, 그리고 사회문화 일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은 제7장을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배반당한 혁명』의 핵심 : 소련 체제의 성격 규정과 그 전망
이 저작의 핵심적인 내용은 뜨로츠키 자신이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과 저작의 부제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소련 체제의 성격 규정과 그 전망에 있다. 실제로 이 저작을 통해 뜨로츠키는 소련 스딸린주의 체제에 대한 이론을 완결했다. 이 저작 전체에 걸쳐서 뜨로츠키는 스딸린 정권의 “완벽하고도 되돌릴 수 없는 사회주의 체제의 승리”에 대한 선전을 낱낱이 비판하고 있다. 우선 그는 이 책의 3장에서 소련을 사회주의 체제가 아니라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넘어가는 이행기 체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저서는 곳곳에서 소련의 노동생산성이 선진 자본주의국가들보다 뒤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서방 자본주의 선진국에서 좋은 기계를 도입했으나 이것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숙련도를 가진 노동자들이 없다 ; 기계는 너무나 자주 고장을 일으켜서 수리비용이 생산성 증가분을 앞지르고 있다 ; 아직도 많은 수의 농민들은 신발이 없이 맨발로 생활하고 있다 ; 혁명 직후 볼셰비키당은 여성의 사회적 해방을 앞당기기 위해 탁아소, 유치원, 공공식당 등을 대대적으로 설립하는 일에 착수하였다 ; 그러나 이 영웅적인 노력도 자원의 부족과 문화 수준의 낙후 상태로 인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 등등.
– 소련 체제의 이중적 성격
이러한 구체적인 현실을 거론한 후 뜨로츠키는 맑스, 엥겔스, 레닌의 저서들을 인용하면서 당대 자본주의 최고의 생산력을 구비하고 있지 못한 소련이 사회적 소유형태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자본주의의 분배 규범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당대 최고의 생산력을 구비한 미국조차도 사회혁명이 성공된 후 즉시 인민들의 요구를 원하는 대로 충족시킬 정도의 생산력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고 설명하였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가능한 한 노동생산성을 높이도록 장려, 고무하는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를 통해 그는 소련 체제가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 소련이라는 노동자국가는 왜 관료집단을 필요로 하는가?
뜨로츠키는 이 질문에 대해서 레닌의 『국가와 혁명』을 인용하면서 답한다. 생산력의 불충분한 수준 때문에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표현되는 개인적 생존투쟁은 여전히 현실로서 존재한다. 따라서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라는 억압기구와 이 기구의 기능을 수행하는 관료집단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정한 노동자국가는 관료집단 즉 국가기구의 사멸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10월 혁명이 승리한 직후 볼셰비키당의 정책을 예로 들면서 스딸린 정권의 반사회주의적 정책을 비판한다. 그는 10월 혁명이 있기 바로 전 레닌이 『국가와 혁명』이란 저술을 통해 (1) 선거와 피선출자의 소환이 언제나 가능해야 한다, (2) 관리들은 노동자와 같은 수준의 봉급을 받는다, (3) 사회 성원 모두가 사회통제와 감독기능을 수행하여 모두가 잠시 ‘관료’가 되어서 어느 누구도 그야말로 ‘관료’가 되지 않을 체제로 즉시 이행해야 한다 등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의 혁명적 원칙을 제창한 바 있으며 이것이 곧 볼셰비키당의 정책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 점점 더 비대해지는 소련의 관료기구
그러나 뜨로츠키가 보기에 당시 소련 관료기구는 사멸의 길을 걷고 있기는커녕 말로는 사회주의가 완성되었다고 하면서 더욱더 비대해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관료집단에 대해서 도덕적인 비난을 가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관료기구의 증대가 어떤 객관적인 요인에 의해서 가능하게 되었는지를 논증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사회주의 혁명을 성취한 소련의 국가권력이 노동자계급이 아니라 관료집단에 의해 독점되고 있는 이유를 국제적 계급투쟁의 상황 및 러시아 국내 상황으로 설명한다. 우선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국제적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소련은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서 포위되어 국내외 반혁명 세력과 내전을 치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결과 소련의 경제적 토대는 무너졌으며 노동자계급은 전멸하다시피 하였다. 그리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와 중국에서 전개되었던 1918∼28년의 혁명적 상황이 노동자계급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러시아 인민은 지칠 대로 지쳐 더 이상 혁명에 대한 열정을 간직할 수 없었다. 더욱이 그나마 내전에서 살아남았던 혁명적 노동자들은 국가기구의 행정적 필요를 담당하면서 대중과 멀어지게 되었다. 이제 러시아에는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양대 계급 중 어느 쪽도 사회를 지배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이 틈을 타서 과거 짜르 체제의 관료, 전문가, 장교 등 중간계급이 농촌의 부농(쿨락)과 결탁하면서 이 공백을 비집고 들어와 사회의 지배력을 장악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사회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국가를 경영할 관료집단과 지도자가 필요했다. 이 역할은 스딸린과 그의 하수인들에 의해 수행된다.
– 소련 체제의 성격 :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중간에 위치한 모순적인 사회체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회주의 혁명으로 집단적 소유가 정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국가권력은 집단적 소유형태에 걸맞은 노동자계급이 아니라 기생적 관료집단이 장악하였다. 뜨로츠키는 이러한 모순적 현실을 사회주의 강령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소련 체제의 성격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중간에 위치한 모순적인 사회체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뜨로츠키는 소련의 노동자계급이 정치혁명을 수행하여 관료집단을 타도하지 못할 경우 노동자 민주주의에 의해서만 온전히 운영될 수 있는 집단적 계획경제 체제가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계획경제 체제가 붕괴한 사회는 산업과 문화가 대규모로 쇠퇴하는 자본주의 복귀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예상하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