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베르그송주의
질 들뢰즈 / 문학과지성사 / 1996.12
난해하기로 소문난 베르그송의 존재론을, ‘차이의 존재론을 극대화시키고 첨예화시켜 결국에는 긍정하는 존재론에 이르렀다’고 해석하는 들뢰즈의 베르그송론.
○ 목차
1. 방법으로서의 직관
2. 직접 자료로서의 지속
3. 잠재적 공존으로서의 기억
4. 하나의 지속인가 여러 개의 지속인가
5. 분화의 운동으로서의 생명의 도약
○ 저자소개 : 질 들뢰즈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페르디낭 알키에, 조르주 캉길렘, 장 이폴리트 등을 사사했다. 1969년 미셸 푸코의 뒤를 이어 파리8대학 철학과의 철학사 주임교수가 됐고, 같은 해 평생의 철학적 동지였던 정신분석의이자 공산주의자인 펠릭스 과타리를 만났다.
1995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동일성과 초월성에 반하는 ‘차이’와 ‘내재성’의 사유를 통해 기존 철학사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고, 경험론과 관념론을 새로운 차원에서 종합하여 ‘초월론적 경험론’의 지평을 제시했다.
또한 니체적 관점에서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비판적으로 종합하여 생성과 긍정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실천철학의 향방을 제안함과 동시에 예술적 창조의 고유성을 철학적 개념의 생성 원리로 끌어들인 독창적인 예술철학적 작업들을 개진했다.
주요 저서로 『니체와 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 『베르그송주의』 『차이와 반복』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의미의 논리』 『시네마 1: 운동-이미지』 『시네마 2: 시간-이미지』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 등이 있으며, 펠릭스 과타리와 함께 『앙띠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 『철학이란 무엇인가』 등을 썼다
○ 책 속으로
중요한 것은, 복합물의 분해가 우리에게 두 유형의 ‘다양성’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하나는 공간(또는 차라리, 모든 뉘앙스를 고려한다면, 등질적 시간의 불순한 혼합물)에 의해 표상된다: 그것은 외부성의, 동시성의, 병치의, 질서의, 양적 분화의, 정도상의 차이의 다양성이며, 불연속적이고 현실적인, 수적 다양성이다. 또 하나의 차이는 순수 지속 속에서 나타난다; 그것은 내적인, 연속의, 융합의, 유기체[조직]의, 다질성의, 질적 분별의 또는 본성상의 차이의 다양성이며, 수로 환원될 수 없는, 잠재적이고 연속적인 다양성이다. — p.48-49
○ 독자의 평
이 책은 96년 출판되었었다. 그때는 인터넷 서점이 없었기 때문에, 동네 서점 앞에서 언제 책이 오나 기다리다, 첫 책이 도착하자 마자 이것을 샀던 기억이 난다. 처음 도착하는 책이라 그랬던지, 책 표지에 다소 하자가 있었는데도 너무 사고 싶었기 때문에 그냥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그 흉터(?)는 지금까지 책에 남아있다. 그러나, 그래서일까? 이 책은 상당한 애착이 간다. ‘잠재태’라는 단 하나의 개념 때문이다. 사실, 들뢰즈의 베르그송 주석은 20세기 초반에 베르그송이 프랑스에서 떨친 그 이름을 감안하면 너무 짧다. 그가 니체나 스피노자에 대해서 주해를 했던 것과는 분량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럼에도, 이 책은 한 번 읽어보면 당장 반해버리게 된다. 그만큼 베르그송의 사유의 핵심을 (물론, 들뢰즈의 다른 주해가 그렇듯이 그만의 사유를 위한 적극적인 재해석이 있었다) 잘 파악하고 있다. 특히 생성의 가능근거인 다질성, 다양성, 혹은 연속성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아, 이와 더불어 분화라는 개념도 이해해야 한다. 구체적인 것들을 다 언급할 순 없지만, 베르그송의 ‘창조적 진화’, ‘물질과 기억’, ‘사유와 운동’을 읽어보고 이 책을 읽으면 상당히 잘 이해가 될 것이다. 그 전에 프랑스 철학사를 개괄한 책을 훌어본다면 더 도움이 될 것이고. 그리고 역자가 서울대 교지에 썼던 ‘긍정과 창조의 철학자 들뢰즈’를 읽어보면 더 이해가 잘 될 것이다. (이 책의 부록으로 실려있지만, 분량이 너무 줄어서 이것만 읽는 분들은 이해가 잘 안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독일 철학만이 잘 설명되어 있다. 마치 데카르트 이후 프랑스 철학은 없는 것처럼 이해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에도 면면히 이어져온 철학의 맥락 속에서, 특히 베르그송을 주목한다면 이 책은 더 흥미로울 것이다. 물론, 들뢰즈의 작업 전체에서 베르그송의 ‘잠재태’ 개념 해석이 가지는 의미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 인상깊은구절
중요한 것은, 복합물의 분해가 우리에게 두 유형의 ‘다양성’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하나는 공간(또는 차라리, 모든 뉘앙스를 고려한다면, 등질적 시간의 불순한 혼합물)에 의해 표상된다: 그것은 외부성의, 동시성의, 병치의, 질서의, 양적 분화의, 정도상의 차이의 다양성이며, 불연속적이고 현실적인, 수적 다양성이다. 또 하나의 차이는 순수 지속 속에서 나타난다; 그것은 내적인, 연속의, 융합의, 유기체[조직]의, 다질성의, 질적 분별의 또는 본성상의 차이의 다양성이며, 수로 환원될 수 없는, 잠재적이고 연속적인 다양성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