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베이컨 수상록
F.베이컨 / 예림미디어 / 2006.8.25
- 영국 근대 철학의 시조이자 경험주의의 창시자인 베이컨의 학문과 인생서
17세기의 근대사상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수필집. 인간과 자연과 세계를 향한 저자의 날카로운 관점이 드러나는 고전적인 산문집으로, 인간사의 관심과 고민을 진단하고 설명한다. 훌륭한 짜임새, 아름다운 문장 등으로 영문학의 대표적인 산문으로 불리고 있다.
죽음, 복수, 역경, 어버이와 자녀, 결혼과 독신생활, 질투, 연애, 높은 지위, 미신 등에 관한 저자만의 편린이 담겨 있다. 또한 학문, 선과 천성의 선량함, 진리, 위장과 가식 등 좀 더 깊이 있는 주제에 관해서도 논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는 베이컨의 수필은 짧고 간결한 문구에 중요한 인생의 문제를 명민한 지혜의 눈으로 꿰뚫어 본 핵심이 들어 있다. 이 책에 나온 베이컨의 적절하고 함축적인 비유와 은유한 풍자의 세계를 통해 우리의 무디어진 감성과 이성을 일깨워준다.
‘수상록’은 처음엔 그 내용이 10편의 에세이로 이루어진 조촐한 것이었으며, 1597년에 처음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 여기에다 가필을 하기도 하고, 신편을 더해서 39편의 내용으로 된 제2판이 나온 것은 1612년이었고, 1625년, 즉 베이컨이 사망하기 전해에는 총 58편의 내용으로 된 제3판이 출판되었다. 여기에다가 미완으로 남아 있는 ‘풍문에 관하여’라는 에세이 하나를 더해서 59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우리들이 오늘날 가지고 있는 ‘베이컨 수상록’이다.
베이컨의 ‘수상록’은 초판으로부터 3판이 나오기까지 (1597~1625)의 오랜 세월에 걸쳐서 씌어진 것이기 때문에 말하자면 베이컨과 더불어 성장해 왔다고 볼 수 있으며, 베이컨의 사상과 생활의 전개를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있을 뿐 아니라 그의 사상의 특이성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그러므로 베이컨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수상록’을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학문에 관하여’라는 에세이는 베이컨이 비교적 젊었을 때 씌어졌으며, 차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높은 지위에 관하여’, ‘통치에 관하여’, ‘담화에 관하여’ 등등 정치적·사교적인 방면의 테마를 선택했다. 그리고 노년에 이르러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고 난 다음에는 ‘건축에 관하여’, ‘정원에 관하여’라는 에세이를 썼다. 우리는 그의 에세이를 통하여 베이컨이란 한 사람의 인생 역정을 살필 수 있는 것이다.
몽테뉴의 ‘에세이’가 은퇴한 학자의 여가의 소산이라면, 베이컨의 그것은 혜민 (慧敏)한 실무가의 응집된 예지를 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수상록’의 묘미는 실리주의에 있으며, 또한 생활의 지혜를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그의 ‘수상록 은 손오의 병서나 논어와 같은 동양의 고전을 방불케 할 만큼 인정과 세사 (世事)의 기미를 엿보게 하여일종의 미소를 머금게 한다. 윌 듀란트는 베이컨의 ‘수상록’을 평해서, “이처럼 많은 고기가 이처럼 잘 조리되어서 이처럼 작은 접시에 많이 담겨진 것은 드물 것이다.”라고 하였다.
○ 목차
서문
- 진리에 대하여
- 죽음에 대하여
- 종교의 통합에 대하여
- 복수에 대하여
- 역경에 대하여
- 속임수와 겉치레에 대하여
- 부모와 자식에 대하여
- 결혼과 독신 생활에 대하여
- 질투심에 대하여
10.사랑에 대하여
11.높은 지위에 대하여
12.대담성에 관하여
13.선(善)과 그의 본성에 대하여
14.귀족에 대하여
15.반란에 대하여
16.무신론에 대하여
17.미신에 대하여
18.여행에 대하여
19.제국에 대하여
20.충고에 대하여
21.지연과 기회에 대하여
22.교활함에 대하여
23.자기 자신을 위한 지혜
24.혁신에 대하여
25.신속함에 대하여
26.현명하게 보이려면
27.우정에 대하여
28.지출에 대하여
29.위대한 왕국과 공화국
30.건강관리에 대하여
31.의심에 대하여
32.대화를 할 때
33.식민지에 대하여
34.재산에 대하여
35.예언에 대하여
36.야심에 대하여
37.가면극과 유흥에 대하여
38.인간본성에 대하여
39.습관과 교육에 대하여
40.행운에 대하여
41.이자에 대하여
42.청년기, 노년기
43.미(美)에 대하여
44.불구에 대하여
45.건축에 대하여
46.정원에 대하여
47.교섭에 대하여
48.추종자와 친구에 대하여
49.청원하는 것에 대하여
50.학문에 대하여
51.파벌에 대하여
52.예절과 격식에 대하여
53.칭찬에 대하여
54.허세에 대하여
55.명예와 평파에 대하여
56.사법에 대하여
57.분노에 대하여
58.만물의 변천에 대하여
59.소문에 대하여
<부록> 출판에 즈음한 베이컨의 헌사 4편
○ 저자소개 : 프랜시스 베이컨
영국의 정치가이자 철학자로서, 데카르트와 함께 근대철학의 시조이자 영국 고전경험론의 창시자. 엘리자베스 여왕 치세에 국새상서이던 니콜라스 베이컨 경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이 강했던 케임브리지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공부한 후, 스물세 살의 나이에 하원의원이 되었다. 이 해에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바치는 진언서’를 집필하기도 했으나, 여왕의 신임을 얻지는 못했다. 1603년 제임스 1세가 즉위한 후 급속히 권좌에 올라 1618년에는 대법관이 되었고 1621년에는 세인트 올번스 자작 칭호를 얻었다. 그러나 바로 그 해 왕실과 의회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왕실의 특권을 옹호했던 베이컨은 의회의 공격목표가 되었고, 마침내 소송인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영원히 공직을 떠나게 된다.베이컨은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인 인물이었지만, 그의 과학정신은 당대의 그 어느 누구보다 앞서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를 그저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찰하고 실험하고 연구하여 인간이 지배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17세기부터를 근대라고 부르기로 한다면 베이컨은 근대의 문을 연 사람이고, 근대정신의 특징 가운데 하나를 과학적 접근방법이라고 한다면 베이컨의 귀납적 관찰방법은 근대 과학정신의 초석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주요 저서로는 『수필집』 『학문의 진보』 『신아틀란티스』 『신기관』 등이 있다.
- 역자 : 고현숙
○ 출판사 서평
저자는 엘리자베스 1세 때 국회의원이 되었고 제임스 1세 때 사법 장관, 검찰 총장, 대법관 등을 지냈으나, 뇌물 사건으로 의회의 탄핵을 받아 관직과 지위를 박탈당하고 정계에서 물러난 후 긴 시간을 실의 속에 보내면서 연구에 전념했다.
저자는 냉정하면서도 유연한 지성을 지닌 현실적인 인물이었으며, 근세 초기의 사상가답게 천동설을 신봉했고, 아리스토텔레스에 반대하면서도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사고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전통적인 낡은 사상의 영향 속에 있던 사상가였다. 또한 왕의 재산으로도 살 수 없는 지식을 찬미하면서 진리를 즐기는 것은 인간성 최고의 선(善)이라고 주장한 철학자였다.
이 책은 이처럼 다재다능한 인물인 저자가 36세 때 출간한 『수상록』으로, 진리, 죽음, 역경, 사랑, 귀족, 여행, 혁신, 우정, 대화, 예언, 행운, 건축, 정원, 칭찬, 분노 등에 대한 저자 특유의 단상을 담고 있다. 책 뒷부분에는 저자가 직접 쓴 헌사 4편을 수록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