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빙엔의 힐데가르트 : 수녀요 천재
크리스티안 펠트만 / 분도출판사 / 2017.2.9
12세기 독일의 한 여성, 더 정확하게는 한 수녀가 있다. 그녀 앞에 붙일 수식어를 한두 가지로 정할 수가 없다. 동시에 두 개의 수녀원을 이끈 수녀원장, 시인, 음악가, 자연과학자, 약초 채집가, 의사, 저술가, 신비가로도 충분하지 않다. 특히 독일 최초의 여성 자연과학자요 처방전을 쓴 여의사로서 그녀의 전인적인 의술은 오늘날 그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다.
땅에 대한 충실함을 하늘에 대한 사랑과 결합시킨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을 이 책에서 짜릿하게 만날 수 있다.
○ 목차
머리말 – 여든 살에 순명을 거부하다
- 12세기: 중세의 문화혁명
거듭된 재난과 직업 정신
형제 예수에 대한 열망 - 예언자 힐데가르트 또는 신비의 보호
교황이 한 작은 수녀에게 관심을 보이다
여덟 살에 깊숙이 감춰지다
상징들로 표현된 세계 파노라마: 『시비아스』
실재의 심층 차원
성령의 형편없는 라틴어 - 한 수녀원장의 능력과 무력
착실한 수도승들로부터 탯줄을 자르다
인간 힐데가르트 찾기
칭송과 비정상적 금욕 고행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 카리스마를 지닌 의사요 약사
놀라운 치유 성과
독일 최초의 자연학: 『자연학』
자연 치료법의 수호성인?
중세 의학이 우리보다 뛰어난 점
나날의 과제인 건강: 『원인과 치료』 - 땅에 충실하고 하늘을 열망하다
창조계와 사랑에 빠지다
경이로운 성
전 유럽에서 온 편지와 순례자 - 하느님의 숭고한 사랑: 진흙 한 덩어리
우주라는 무대 위의 평범한 작품: 『책임 있는 인간』
우주 바퀴 한가운데의 인간: 『세계와 인간』
상처 입은 하느님의 연정
독창적으로 사유하는 고풍스러운 개인주의자
악마는 노래할 수 없다: 작곡가 힐데가르트
천국과 지옥 사이의 신비극: 「덕들의 원무」 - 남성들의 교회 안의 옹골찬 여성
설교 여행: 성직자들에 대한 힐책
시민적 용기와 순응 사이에서
남성 중심 사회의 위기: 부엌데기가 여신이 되다
보수적인 개혁가: 오래된 것일수록 낫다 - 교회의 스승 힐데가르트
마지막 투쟁과 평범한 죽음
상징적 인물이 새로이 발견되다
힐데가르트 연표
약어와 참고문헌
보충자료
주
○ 저자소개 : 크리스티안 펠트만
독일 언론인이며 작가이다.
레겐스부르크에서 신학과 사회학을 공부했고, 기자와 해외 특파원으로 일했다.
1985년부터 프리랜스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스도교와 유대교의 성인 전기를 주로 집필하였다.
– 역자: 이종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신학부에서 수학했다.
『경향잡지』 기자와 서강대학교·성심여자대학교 강사를 역임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16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번역상을 수상했다.
분도출판사에서 펴낸 역서로는 카알 바르트의 『볼프강 아마데우스』, 메다르트 켈의 『교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스 큉의 『믿나이다』, 『그리스도교』, 『그리스도교 여성사』(공역), 라이문트 슈봐거의 『사냥꾼의 올가미에서 벗어나』, 클라우스 샤츠의 『보편 공의회사』, 요아힘 그닐카의 『바울로』, 안셀름 그륀의 『사도 바오로와 그리스도 체험』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예언자 힐데가르트
1098년, 고대가 막을 내리고 중세가 열리던 시기 독일 라인헤센 지역 베르머스하임의 한 귀족 집안에서 열 번째 아이 힐데가르트가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했으나 맑게 깨어 있고 내면으로부터 빛나는 아이”였다. “처음으로 더듬거리며 말을 할 수 있게 되자마자, 힐데가르트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신비로운 환상들을 보았음을 말과 몸짓으로 암시했다”고 전해진다.
힐데가르트는 여덟 살 때 슈폰하임의 유타에게 맡겨져 은수 생활을 시작한다. 유타와 어린 힐데가르트는 베네딕도회의 디지보덴베르크 수도원 골짜기 언덕에 은수처를 정했다.
유타가 사망하자, 1136년 서른여덟 살에 힐데가르트는 유타의 뒤를 이어 수녀원의 원장이 된다.
그 후 마흔셋의 나이에 자신이 본 환시를 기록하라는 계시를 받는다.
그 기록이 바로 창조주와 세계에 대한 상징으로 가득 한 『시비아스』(주님의 길을 알라)다.
자신의 환시가 하느님의 계시인지 악마의 속삭임인지 두려워하던 그녀는 당대 저명한 수도원장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도에게 자문을 청했다.
베르나르도는 교황 에우제니오 3세에게 그녀의 글을 보여 주었고, 교황은 트리어 시노드에서 그녀의 환시를 인정해 주었다.
- 최초의 독자적 수녀원
당시 수녀원은 남성 수도원에 부속되어 있었고, 그 역할도 남성 성직자나 수도자의 보조자일 뿐이었다.
수녀들이 독자적으로 수녀원을 이끌어 가는 것은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다.
힐데가르트는 남성 수도자들에게서 독립해 독자적인 수녀원을 세울 계획을 했다.
물론 남자 수도자들은 심하게 반발했다.
수녀원과의 재산 분할도 문제였지만, 힐데가르트의 명성이 높아지자 유럽 곳곳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지체 높은 사람들의 후원도 커졌기 때문이다.
수도자들의 온갖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힐데가르트는 라인 강과 나헤 강이 합류하는 지점인 루페르츠베르크에 수녀원을 세운다.
그리고 이어서 아이빙엔에 또 하나의 수녀원을 세우고, 수녀원 두 곳을 이끈다.
이전까지의 수녀원은 전부 남성 수도원에 종속된 형태로만 존재했지만, 힐데가르트는 자신의 명성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최초의 여성들만을 위한 독립된 수녀원을 건설한 것이다.
이 점 때문에 크리스트교 계열 페미니스트에게도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힐데가르트가 2번째로 지은 수녀원은 아이빙엔 지역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때부터 힐데가르트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 즉 ‘빙엔의 힐데가르트’로 불리기 시작했다.
- 시대를 뛰어넘은 여성
12세기 독일의 한 여성, 더 정확하게는 한 수녀를 한두 단어로 정의할 수 없다.
예언자, 신비가, 수녀원 두 곳을 동시에 이끈 수녀원장으로 충분하지가 않다.
식물·동물·보석·금속 등 자연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창조계에 대한 사랑이 담긴 『자연학』을 쓴 독일 최초의 여성 자연과학자, 자연에서 얻은 약초의 효능과 자연 치료법을 정리 기술한 『원인과 치료』를 쓴 최초의 여의사다.
뿐만 아니라 노래극 「덕들의 원무」를 짓고, 전례곡과 성가를 지은 음악가이자 시인이었다. 그녀가 행하고 저술한 내용 중 많은 부분은 전대미문의 것이며, 교황, 영주, 주교, 영국 국왕 부부와 고통 중에 있는 많은 사람과 주고받은 편지는 실로 방대한 규모다.
또한 쾰른 대주교를 ‘탐욕스러운 매’라고 불렀고, 광장에 모인 군중 앞에서 열광적으로 설교했으며, 여든 살이 되어서도 교권제도에 저항한 담대한 여성이었다.
이는 중세의 여성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책은 수백 년 동안 성녀로 공경받았으나 2012년에야 시성되며 ‘교회 학자’로 선포된 비범하고 흥미진진한 여성에 대해 심도 있게 서술하고 있다.
땅에 대한 충실함을 하늘에 대한 사랑과 결합시킨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을 이 책에서 짜릿하게 만날 수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