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빨강 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 세종서적 / 2016.6.27
– 100년 동안 사랑받은 주근깨 빨강머리 소녀! 캐나다 ‘빨강머리 앤 협회’가 인정한 유일한 원작!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빨강머리 앤』! 주근깨투성이에 말라깽이고 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지만 그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상상력 풍부한 앤의 이야기를 다시 읽는다. 캐나다의 ‘빨강머리 앤 협회’가 『빨강머리 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서 공식 출간한 기념판을 국내 최고의 번역가 중 한 명인 강주헌이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겼다. 한국내에서 출간된 여러 번역본 중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유일한 책이라 할 수 있다.
○ 목차
감사의 글
1. 레이첼 린드 부인이 놀라다
2. 매슈 커스버트가 놀라다
3. 마릴라 커스버트가 놀라다
4. 초록 지붕 집에서 맞은 아침
5. 앤의 지난 이야기
6. 마릴라 커스버트가 결심하다
7. 앤이 기도를 하다
8. 앤의 교육이 시작되다
9. 레이첼 린드 부인이 제대로 충격을 받다
10. 앤의 사과
11. 앤이 주일학교에서 받은 인상
12. 엄숙한 맹세와 약속
13. 기다리는 기쁨
14. 앤의 고백
15. 학교에서 대소동이 벌어지다
16. 다이애나를 초대했지만 비극으로 끝나다
17. 새로운 재밋거리를 찾다
18. 앤이 미니 메이의 목숨을 구하다
19. 발표회와 큰 실수, 그리고 고백하다
20. 상상력이 지나치다
21. 또 실수를 저지르다
22. 앤이 목사관에 초대받다
23. 앤, 자존심을 지키려다 곤경에 빠지다
24. 스테이시 선생님과 학생들이 발표회를 계획하다
25. 매슈가 퍼프소매를 고집하다
26. 이야기 클럽을 만들다
27. 허영심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다
28. 불운의 백합 아가씨
29. 앤의 삶에 획기적 사건이 일어나다
30. 퀸스 학교 준비반이 결성되다
31. 시내와 강이 만나는 곳에서
32. 합격자 명단을 발표하다
33. 호텔 발표회
34. 퀸스의 여학생
35. 퀸스에서 보낸 겨울
36. 영광과 꿈
37. 죽음이란 이름의 사신
38. 길모퉁이에서
○ 저자소개 : 루시 모드 몽고메리 (Lucy Maud Montgomery)
자신을 닮은 사랑스러운 캐릭터 ‘앤’의 이야기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가. 캐나다 여성 최초로 문학예술왕립학회 회원이 되었고, 대영제국 훈장(OBE)을 받았다. 유명한 『빨간 머리 앤』의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1874년 캐나다 동부 지역인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는 그녀가 남긴 일기, 원고 등이 있는데, 그녀의 생가는 박물관으로 보존되어 있다.
캐나다 세인트로렌스 만에 위치한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나고 자랐다. 생후 21개월만에 어머니를 잃고 캐번디시에서 우체국을 경영하는 외조부모의 손에 맡겨져 자랐는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뛰놀며 섬세한 감수성과 작가적 재능을 키웠다. 아버지는 재혼하여 서부로 떠났다.‘앤’ 이야기 속 이 시골 마을에서 몽고메리는 앤과 같은 감수성을 키우고 지역 신문에 시를 발표하며 작가로서 재능을 키워갔다. 서정적인 묘사와 표현들은 이때의 경험에 기반한 것이다. 10세부터 창작을 시작하였으며, 15세 되던 해에는 샐럿타운 신문인 [패트리어트]에 시 「케이프 르포르스 위에서」가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이후 샬럿타운에 있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 대학과 핼리팩스에 있는 댈하우지 대학에서 공부한 후 교사가 되었으나, 스물네 살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외할머니를 위해 캐번디시로 돌아와 우체국 일을 도왔다. 틈틈이 글을 써 잡지에 시와 소설을 발표했으며 신문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18개월 만에 완성한 『빨간 머리 앤』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보냈지만 거절당하고, 2년 뒤 다시 수정해 보스턴 출판사에 보내 비로소 출간했다.
열한 살에 우연히 이웃 독신 남매의 집에 어린 조카딸이 와서 사는 것을 보고 짧은 글을 썼던 것이 훗날 『빨강 머리 앤』의 모티브가 되었다. 재혼한 아버지와 잠시 함께 살았지만, 계모와의 불화와 향수병으로 캐번디시로 돌아왔다. 1908년에 출간된 『빨강머리 앤』의 희망적이고 명랑한 고아 여자아이의 성장 이야기는 캐나다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이듬해인 1908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서 『에이번리의 앤』, 『레드먼드의 앤』 등 10여 편의 속편을 발표했다.
1911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약혼자였던 이완 맥도널드 목사와 결혼한 뒤, 작가로 활동하며 1935년에는 대영제국 훈장을 받기도 했다. 1941년 몽고메리는 약물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었고, 1942년 토론토의 저택에서 68세로 세상으로 떠났다.작품은 향토를 무대로 하여 순진한 소녀가 인생 행로를 걸어가며 꺾이지 않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청춘 소설인 동시에 가정 소설을 많이 썼다. 1942년 68세에 세상을 떠난 그녀는 생전에 20여 권의 소설과 2권의 시집을 남겼으며, 2009년에는 그녀의 아들이 단편과 시를 묶어 『블라이스가의 단편들』을 출간했다.
– 역자 :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브장송 대학에서 수학하였다. 뛰어난 영어와 불어 번역으로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키스 해링 저널』, 『문명의 붕괴』,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슬럼독 밀리어네어』,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등 100여 권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강주헌의 영어번역 테크닉』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아이는 아주 짧고 몸에 딱 달라붙어 무척 보기 흉한데다가 누렇게 물든 하얀 혼방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색이 바랜 납작한 갈색 밀짚모자를 썼고, 모자 아래로는 숱 많은 새빨간 머리카락을 두 갈래로 땋아 등 뒤로 늘어뜨린 모습이었다. 작고 갸름한 하얀 얼굴은 주근깨투성이였다. 입도 컸고, 눈도 컸다. 눈동자는 햇살과 기분에 따라 초록빛이 됐다 잿빛이 되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보통사람들이라도 알아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유난히 뾰족하고 도드라진 턱, 생기발랄한 눈, 귀여운 입술과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입, 널찍하고 도톰한 이마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요컨대 예리한 관찰력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이 오갈 데 없는 소녀에게 흔하지 않은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p.29
앤은 골짜기 아래 있는 샘물과도 친구가 됐다. 샘물을 깊고 맑았으며 얼음처럼 차가웠다. 반질반질한 붉은 사암에 둘러싸인 샘 주변에는 커다란 손바닥처럼 생긴 물고사리가 무리지어 자랐고, 그 너머로는 개울을 가로지르는 통나무 다리가 있었다.
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리를 지나, 수목이 우거진 언덕으로 올라갔다. 똑바로 자란 굵은 전나무와 가문비나무 아래로는 땅거미가 내린 듯 어두컴컴했다. 주변에는 꽃 중에서 가장 수줍음을 많이 타면서도 가장 예쁘고 가냘픈 방울꽃이 가득 피었고, 지난해 피었던 꽃의 영혼처럼 창백하고 영묘한 별꽃도 약간 눈에 띄었다. 나무들 사이로는 거미줄이 은빛 실처럼 은은히 반짝거렸고, 전나무의 가지와 수염 같은 꽃은 다정하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 p.105
“아, 이 꽃은 너무 향기로워요. 이런 꽃을 제게 주시다니 린드 아주머니는 정말 친절하신 분이에요. 이제 린드 아주머니에게 나쁜 감정은 하나도 없어요. 사과를 하고 용서를 받으니까 정말 즐겁고 마음이 편해요. 오늘 밤엔 별들이 유난히 반짝거리지 않나요? 별에서 살 수 있다면 아주머니는 어떤 별을 고르시겠어요? 저라면 저 어두운 언덕 위에 홀로 떨어져 있는 맑고 큰 저 별을 고르겠어요.”
“앤, 제발 입 좀 다물어라.” 마릴라는 앤의 두서없는 생각을 쫓아다니느라 완전히 지쳐버렸다. — p.124
“제 집이 있어, 돌아간다는 게 너무 좋아요. 저는 벌써 초록 지붕 집을 사랑하게 됐어요. 전에는 어떤 곳도 사랑한 적이 없었어요. 어떤 곳도 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아, 마릴라 아주머니, 저는 너무 행복해요. 지금 당장이라도 기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기도가 조금도 어렵게 생각되지 않아요.”
그 가냘프고 작은 손이 자신의 손에 와닿자, 마릴라의 가슴에 뭔가 따뜻하고 기분 좋은 느낌이 밀려 올라왔다. 마릴라가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한 모성애였으리라. 무척 낯설기는 하지만 달콤한 느낌에 마릴라는 당혹스럽기도 했다.— p.125
○ 줄거리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에 있는 에이번리 마을의 초록 지붕 집에 사는 독신인 남매 매슈와 마릴라. 나이든 매슈와 함께 농사일을 도울 남자아이가 필요해 마릴라가 고아원에 아이를 부탁했는데, 중간에 말을 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주근깨에 빼빼마른 여자아이 ‘앤 셜리’가 오게 된다. 여자아이를 키울 생각은 추호도 없었던 마릴라는 앤을 다시 돌려보내려 하다 결국 마음을 바꿔 앤을 키우기로 한다. 낭만파에 공상가, 수다쟁이 앤은 온갖 사물에 이름을 붙여주고, 이웃에 사는 같은 또래의 다이애나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다. 가을이 되어 학교에 간 앤은 자신의 머리를 ‘홍당무’라고 놀린 길버트에게 증오의 마음을 가지고, 길버트의 사과를 거절한다. 선생님의 부당한 처사에 화가 난 앤은 학교를 가지 않기로 결정하고, 혼자 집에서 공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놀러온 다이애나에게 실수로 주스 대신 과실주를 먹인 앤은 다이애나 엄마의 명령으로 다이애나와 더 이상 말도 나눌 수 없게 되면서 다시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기로 한다. 다이애나의 막내 동생인 미니 메이의 급성 후두염을 치료해준 덕분에 다이애나의 엄마는 화를 풀게 되어 둘은 다시 절친한 단짝친구로 돌아간다.
어느덧 앤은 15살이 되어 교사의 꿈을 가지고 퀸스 학교에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한다. 대학 입학을 꿈꾸며 초록 지붕 집에 돌아온 것도 잠시, 매슈가 심장 마비로 죽고 마릴라도 두통과 시력 감퇴로 더 이상 초록 지붕 집을 혼자 지킬 수 없게 된다. 그러자 앤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마릴라와 초록 지붕 집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길버트는 에이번리 학교의 교사 자리를 앤에게 양보하며 둘은 서로 화해한다.
○ 출판사 서평
– 앤 셜리가 탄생하기까지
이 작품을 쓴 몽고메리는『빨강머리 앤』원고를 캐나다의 한 출판사로 보냈으나 보기 좋게 거절당하고 만다. 상심한 그녀는 원고를 다락방에 처박아 두었다가 우연찮게 몇 년 뒤 다시 발견해 재투고하면서 모국인 캐나다가 아닌 미국에서 먼저 출간하게 된다. 막상 작품의 가치는 출간하고서야 빛났다. 1908년에 출간된 책은 5개월 만에 2만 부 이상 팔렸으며, 몽고메리는 하루아침에 유명인사의 반열에 올랐다. 마크 트웨인과 키플링 등은 ‘앤 셜리’를 가리켜 ‘세계 문학사상 보기 드물게 사람을 감동시키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가씨’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결국 몽고메리는 30여 년에 걸쳐 앤 시리즈를 써내려가게 됐다. 1947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몽고메리는 찰스 디킨스만큼 사랑받는 작가임이 다시 한 번 드러나게 된다. 이때 공개된 그녀의 일기장과 스크랩북을 통해 상상력 풍부하고도 재기발랄한 앤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게 된다. 그녀의 작품 전반에 깔린 ‘강렬한 열정과 부드러움’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속에 명랑함과 순수함의 눈을 가진 앤 셜리를 기억하게 만들 것이다.
– 빨강머리 앤을 닮은 몽고메리
몽고메리의 성격이 전부 앤 셜리를 통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저자는 일부 자신의 기억을 앤 셜리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음이 틀림없다. 이는 작품 연구 및 배경, 많은 문헌자료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몽고메리와 앤 셜리 모두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태어났고,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외조부 밑에서 성장했다. 둘 다 말랐고 주근깨가 있었으며 친구들과 함께한 이야기 클럽이 있었다. 앤 셜리의 절친한 친구가 ‘다이애나’였다면, 몽고메리에게는 ‘아만다 맥네일’이라는 친구가 있었고, 둘 다 반에서 열심히 경쟁하던 남자아이가 있었다. 둘 다 전문학교에 좋은 성적으로 입학했고, 선생님이 되었다. 둘 다 목사를 동경했고, 결국 몽고메리는 이완 맥도널드 목사와 결혼하게 된다. 앤 셜리는 꿈에 그리던 초록 지붕 집에 살았고, 그런 집을 동경했던 몽고메리는 평생 그런 집을 찾았다. 이처럼 앤 셜리의 캐릭터는 몽고메리의 경험과 생활에서 나왔기 때문에 경쟁심, 우정, 사랑, 학교에서의 에피소드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다.
– 엉뚱한 생각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만들다
앤의 탄생에는 평소 여러 가지를 습관적으로 메모하고 기억하며, 늘 이것저것 새로운 것을 상상하는 몽고메리의 기억력과 상상력이 있어 가능했다. ‘1904년 어느 봄날’ 이라고 적힌 메모첩이 몽고메리의 생가에서 발견되었는데, 그 안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다. ‘옆집에 독신 남매가 살고 있고 어린 조카딸이 와서 산다. 그것을 보고 맨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저 아이는 고아가 아닐까?였다.’ 그리고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구성해냈다. 그것은 바로 ‘어떤 농부가 양자를 삼기 위해 남자아이를 고아원에 부탁했더니, 무언가 잘못되어 여자아이가 오게 되었다’였다. 그렇게 탄생한 앤 셜리는 소설 속에서 그야말로 천방지축에 부산스럽다. 특기는 공상 및 상상과 수다인데다, 케이크를 만들 때 진통제를 넣는가 하면, 공상에 빠져 걸어가다가 다리에서 떨어질 뻔하고, 얼룩덜룩하게 머리를 초록색으로 염색하는 등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럼에도 앤은 언제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앤은 주변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심히 관찰하고 아낀다. 자신을 아끼는 사람들을 자신 역시 아끼고 사랑하며,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빨강머리 앤』을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