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
기욤 아폴리네르 / 민음사 / 2016.10.15
기욤 아폴리네르 연구로 고려대학교 불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황현산 문학평론가가 아폴리네르 대표시를 가려 뽑았다.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아폴리네르를 중심으로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로 대표되는 프랑스 현대시를 연구해 왔다.
이 선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신호탄’, ‘도시와 심장’ 외 네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알코올>과 <상형시집>에서 뽑은 것이다. 대표 시집 <알코올>에서는 자유시의 모범작을 중심으로 시를 선택하였으며, <상형시집>에서는 전위적 시론으로서의 시와 잘 만들어진 상형시를 뽑아내어 번역하였다. 3부 ‘기타 시편’에서는 최근 프랑스 애니메이션학교에서 아폴리네르의 시편을 바탕으로 제작한 동영상의 원작들을 번역 수록하였다. 모든 시에는 치밀한 주석을 덧붙여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도왔다.
○ 목차
1부 『알코올(ALCOOLS)』
변두리 ZONE
미라보 다리 LE PONT MIRABEAU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 LA CHANSON DU MAL-AIME
아니 ANNIE
행렬 CORTEGE
나그네 LE VOYAGEUR
마리 MARIE
앙드레 살몽의 결혼식에서 읊은 시 POEME LU AU MARIAGE D’ANDRE SALMON
곡마단 SALTIMBANQUES
가을 AUTOMNE
잉걸불 LE BRASIER
라인란트 RHENANES
사냥의 뿔나팔 CORS DE CHASSE
포도월 VENDEMIAIRE
2부 『상형시집(CALLIGRAMMES)』
생메리의 악사 LE MUSICIEN DE SAINT-MERRY
넥타이와 시계 LA CRAVATE ET LA MONTRE
비가 내린다 IL PLEUT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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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기욤 아폴리네르 (Guillaume Apollinaire)
188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모나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생애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지내다가 죽기 2년 전에야 비로소 프랑스에 완전히 귀화하였다. 1918년 그는 전쟁에서 입은 상처와 스페인 독감으로 제1차 세계 대전 종전을 3일 앞두고 38세의 나이로 짧은 생애를 마감하였다. 1898년부터 여러 잡지에 시를 발표하기 시작, 한편으로는 전위예술에 매혹되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예술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면서 피카소, 브라크, 막스 자콥 등과도 교류하였던 그는 불문학사에서 상징주의의 황혼기이며 초현실주의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 시기인 20세기 초에 당대의 시대정신을 가장 충실하게 구현한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알코올』은 아폴리네르의 첫 시집으로, 1913년 메르퀴르 드 프랑스 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 부제인 <시집 1898-1913>이 말하듯이 『알코올』은 아폴리네르가 시인으로서 처음 이름을 알린 이후 15년간의 결산이라고 할 수 있다. 형태와 주제, 음조와 길이가 다른 50편의 시를 혼란스럽게 늘어놓고 있지만 이 시집 전체가 지니고 있는 특이한 분위기는 거기에 어떤 <숨겨진 건축>, <초현실적 상상력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건축>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떨쳐 버리기 어렵게 한다.
다른 작품으로는 『썩어 가는 마술사 : L’enchanteur pourrissant』, 『상형시집 : Calligrammes』, 『학살 당한 시인 : Le po?te assassin?』, 『앉아 있는 여인 : La femme assise』, 『우울한 파수병 : Le Guetteur m?lancolique』, 『추억처럼 부드러운 : Tendre comme le souvenir』, 『소년 돈주앙의 회고록 : Les Exploits d’un jeune Don Juan』, 『미라보 다리 : Le pont Mirabeau』, 『이교시조회사 : L’H?r?siarque et Cie』, 『입체파 화가들 : Les peintres cubistes』 등이 있다.
– 역자 : 황현산
1945년 6월 17일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6.25 전쟁 중 아버지의 고향인 신안의 비금도로 피난 가 비금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목포로 돌아와 문태중학교, 문태고등학교를 거쳐 1964년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잠시 편집자로 일하다가 같은 대학원에 진학해 아폴리네르 연구로 석사(1979), 박사(1989) 학위를 취득하는데, 이는 각각 국내 첫 아폴리네르 학위 논문이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얼굴 없는 희망-아폴리네르 시집 ‘알콜’ 연구』(문학과지성사, 1990)를 펴냈다. 1980년부터 경남대 불어불문학과와 강원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를 거쳐 1993년부터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7년 한국번역비평학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2010년부터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명예 교수였다. 프랑스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 시를 연구하며 번역가로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열화당, 1982 ; 열린책들, 2015)를, 현대시 평론가로서 『말과 시간의 깊이』(문학과지성사, 2002)를 출간 한 바 있다. 퇴임 후 왕성한 출판 활동을 펼쳐, 2012년 비평집『잘 표현된 불행』(문예중앙 ; 난다, 2019)으로 팔봉비평문학상, 대산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을 수상했다. 말라르메의 『시집』(2005), 드니 디드로의 『라모의 조카』(2006), 발터 벤야민의 『보들레르의 작품에 나타난 제2제정기의 파리』(2010), 아폴리네르의 『알코올』(열린책들, 2010),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미메시스, 2012),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문학 동네, 2015)과 『악의 꽃』(민음사, 2016),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문학동네, 2018) 등을 번역하며 한국 현대시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었다. 대중 매체에 다수의 산문을 연재하며 문학을 넘어선 사유를 펼쳤다. 『우물에서 하늘 보기』(삼인, 2015), 『밤이 선생이다』(난다, 2016),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난다, 2018) 등의 산문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수류산방, 2013) 외 여러 권의 공저를 남겼다.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6대 위원장을 맡았다. 담낭암으로 투병하다가 2018년 8월 8일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고로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난다, 2019), 『황현산의 현대시 산고』(난다, 2020)가 출간되었다.
○ 출판사 서평
– 한국내 아폴리네르 최고 권위자 황현산 문학평론가의 새로운 번역!
기욤 아폴리네르 연구로 고려대학교 불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황현산 문학평론가가 아폴리네르 대표시를 가려 뽑았다.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아폴리네르를 중심으로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로 대표되는 프랑스 현대시를 연구해 왔다.
이 선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신호탄」, 「도시와 심장」 외 네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알코올』과 『상형시집』에서 뽑은 것이다. 대표 시집 『알코올』에서는 자유시의 모범작을 중심으로 시를 선택하였으며, 『상형시집』에서는 전위적 시론으로서의 시와 잘 만들어진 상형시를 뽑아내어 번역하였다. 3부 ‘기타 시편’에서는 최근 프랑스 애니메이션학교에서 아폴리네르의 시편을 바탕으로 제작한 동영상의 원작들을 번역 수록하였다. 모든 시에는 치밀한 주석을 덧붙여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도왔다.
잘 가거라 멀어져 가는 여자와
지난해 독일에서
내 잃어버리고
이제는 다시 못 볼 그녀와
한데 얼린 거짓 사랑아 ―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에서 (25쪽)
– 자유시를 정착시키고 상형시를 창조한 프랑스 시단의 독창적인 작가!
아폴리네르는 초현실주의와 상징주의에 다리를 놓았으며, 다다,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으나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독창적인 시인이다.
사랑은 가버린다 흐르는 이 물처럼
사랑은 가버린다
이처럼 삶은 느린 것이며
이처럼 희망은 난폭한 것인가 ― 「미라보 다리」에서 (19쪽)
아폴리네르는 뭐라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다면적인 시세계를 보여 준다. 정형시에서 자유시로의 전향, 구두점의 완전한 철폐, 문자의 회화화 등 참신한 실험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초기에는 예술평론가로서의 활동이 많았던 그는 피카소 등의 화가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했고 ‘초현실주의’라는 용어를 제일 먼저 사용하기도 하는 등 모더니즘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상형시집 (Calligrammes)>은 문학적 전위의 이론과 실천의 실례를 동시에 보여주는 시집으로 당대 입체파 미술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다. 문자가 회화도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그는 어느 한 면에만 치우치지 않는 예술상의 기질을 타고났다.
– 1972년 시작한 역사적인 <세계시인선>, 44년간 가장 긴 생명력을 이어온 시리즈, 민음사 50주년 기념 리뉴얼 발간 : 지금의 한국 시인들에게 영혼의 양식을 제공한 세계시인선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웠다.” – 최승호 시인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어른이 됐고, 시인이 됐다.” – 허연 시인
“나에게 세계시인선은 시가 지닌 고유한 넋을 폭넓고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였다.” – 김경주 시인
세계시인선은 문청들이 “상상력의 벽에 막힐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현대성”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영혼의 양식이었다. 특히 지금 한국의 중견 시인들에게 세계시인선 탐독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밑바탕이었다. 문화는 외부의 접촉을 독창적으로 수용할 때 더욱 발전한다. 그렇게 우리 독자들은 우리 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성들과 조우했고, 그 속에서 건강하고 독창적인 우리 시인들이 자라났다.
하지만 한국 독서 시장이 그렇게 시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시문학 전통이 깊은 한국인의 DNA에 잠재된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토대에서 자라난 시문학은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국내 출판 역사에서 시집이 몇 권씩 한꺼번에 종합 베스트셀러 랭킹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보다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생략과 압축의 미로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도 감동과 깊이까지 품은 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씨앗을 심어 왔던 세계시인선이 지금까지의 독자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리뉴얼을 시작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