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사물과 공간
에드문트 후설 / 아카넷 / 2018.12.13
이 책은 사물, 공간, 신체 등의 현상학적 주요 범주들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후설의 현상학 발전 과정에서 처음으로 현상학적 환원의 방법을 구체적 분석에 적용한 연구사적 의미를 지닌다. 풍부하고도 정치한 현상학적 분석을 담은 『사물과 공간』은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철학의 주요 사조 중 하나인 현상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중요할 뿐 아니라, 철학을 넘어 여타 인문학이나 심리학, 인지과학 등에 영감을 주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의미에 부응하여 세계적으로 이 책은 매우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번역되지 않았다. 이번 국내 초역은 향후 국내에서의 연구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목차
편집자 서문
도입부
1부 현상학적 지각 이론의 기초
1장 외부지각의 근본 규정들
2장 지각 분석의 방법적 가능성
2부 불변하는 외부지각의 분석
3장 지각 상관성의 요소들
4장 현출하는 것의 시간적 연장과 공간적 연장의 구성
3부 운동적 지각 종합 분석. 지각 변화와 현출 변화
5장 정지한 사물이 지각의 연속적 경과에서 주어짐
6장 공간사물의 충전적 지각의 가능성과 의미
7장 정리─현상학적 환원의 틀 안에서의 지각분석
4부 지각 대상의 구성에서의 키네스테제 체계들의 의미
8장 키네스테제의 현상학적 개념
9장 시각장과 키네스테제 진행의 상관관계
10장 키네스테제에 의해 동기화되는 현출 다양체에서의 통일체인 사물
5부 안구운동장에서 객관적 공간으로의 이행. 삼차원 공간 몸체성의 구성
11장 안구운동장의 확충
12장 안구운동장에서의 현출변양의 유형학
13장 안구운동장이 크기변화 다양체와 선회 다양체로 이행함을 통한 공간 구성
14장 보충 고찰
6부 객관적 변화의 구성
15장 지각대상의 질적 변화
16장 한갓된 운동의 구성
결어
옮긴이 해제

– 저자소개 : 에드문트 후설 (Edmund Husserl)
후설은 1859년 오스트리아에서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20세기 독일과 프랑스 철학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현상학의 창시자로서 마르크스, 프로이트, 니체와 더불어 현대사상의 원류라 할 수 있다. 1876년부터 1882년 사이에 라이프치히대학교와 베를린대학교에서 철학과 수학, 물리학 등을 공부했고, 1883년 변수계산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884년 빈대학교에서 브렌타노 교수에게 철학 강의를 듣고 기술심리학의 방법으로 수학을 정초하기 시작했다. 1887년 할레대학교에서 교수자격논문 「수 개념에 관하여」가 통과되었으며, 1901년까지 할레대학교에서 강사로 재직했다.
1900년 제1주저인 『논리연구』가 출간되어 당시 철학계에 강력한 인상을 남기고 확고한 지위도 얻었다. 많은 연구서클의 결성으로 이어진 후설 현상학에 대한 관심은 곧 『철학과 현상학적 탐구연보』의 간행으로 이어졌으며, 1913년 제2주저인 『순수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들』 제1권을 발표해 선험적 관념론의 체계를 형성했다. 1916년 신칸트학파의 거두 리케르트의 후임으로 프라이부르크대학교 정교수로 초빙되어 1928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재직했다.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와 나치의 권력장악은 유대인 후설에게 커다란 시련이었으나, 지칠 줄 모르는 연구활동으로 저술작업과 학문보급에 힘썼다. 주저로 『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 『데카르트적 성찰』『시간의식』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 등이 있다.
후설 현상학은 하이데거와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등의 실존철학자는 물론 가다머와 리쾨르의 해석학, 인가르덴의 미학, 카시러의 문화철학, 마르쿠제와 하버마스 등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데리다, 푸코, 리오타르 등 탈현대철학자들과 프루스트, 조이스, 울프 등의 모더니즘 문학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역 : 김태희
건국대 모빌리티인문학연구원에서 HK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시간에 대한 현상학적 성찰》, 《비판적 사고와 토론》(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사물과 공간》, 《내적 시간의식의 현상학》(공역)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후설 현상학의 특유의 철저함과 대상을 끝까지 파고드는 엄밀함과 집요함이 집약적으로 드러나다
『사물과 공간』은 현상학의 창시자 에드문트 후설이 사물과 공간에 대한 구성을 현상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후설은 1907년 여름 학기에 괴팅겐 대학에서 ?현상학과 이성비판의 주요 부분들?이라는 강의를 했다. 이 여름 학기 강의 중 처음 다섯 강의는 전체 강의의 입문을 이루면서도 상대적으로 독립적인데, 이 이른바 ‘다섯 강의’는 1947년 ??현상학의 이념??이라는 제목으로 후설 전집 두 권으로 출간되었다. ‘다섯 강의’는 후설의 이른바 현상학적 환원이라는 방법을 처음으로 분명히 드러낸다. 이 ‘다섯 강의’에 뒤이은 이른바 ?사물 강의?는 이러한 현상학적 환원의 방법을 전제로 하는 현상학적 분석의 방법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물은 인식 이전에 존재하는가, 인식에 의해 창조되는가? 현상학은 사물이 인식과 (지향적)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고 대답함으로써, 이 까다로운 물음이 야기한 실재론과 관념론의 대립을 넘어서고자 한다. 『사물과 공간』은 이러한 물음을 사변적으로 고찰하고 이러한 대답을 독단적으로 선언하기보다는, 온갖 이론적·일상적 선입견을 괄호 안에 넣고(판단중지) 가장 기초 를 이루는 ‘사태 그 자체’로 돌아가(환원) 마치 현미경을 들이댄 것처럼 이 문제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이 책은 지식의 근본적 토대를 탐구하는 ‘이성비판’이라는 철학적 기획 아래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 과학의 세계를 일단 방법적으로 ‘해체’하고 그 토대가 되는 자연스러운 경험의 세계(생활세계)로 돌아가고 나아가 ‘자연스러운 경험’의 여러 층위들을 준별하여 다시 가장 근본적 토대로 돌아가는 ‘현상학적 환원’을 실행한다. 여기에서 현상학적 분석은 사물의 형태와 이를 채우는 감성적 질들로 이루어진 ‘물상’을 발견한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이제 현상학적 분석은 우리의 일상적 경험 대상인 사물 및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탐구하며, 여기에서 신체운동과 사물 지각의 연관을 뜻하는 ‘키네스테제’의 역할을 확인한다.
이처럼 『사물과 공간』은 ‘이성비판’이라는 연구기획 아래에서, 현상학의 핵심 방법론인 ‘현상학적 환원’을 ‘사물 구성’이라는 구체적 문제에 적용하고, 이를 통해 바로 신체의 ‘키네스테제’가 사물 구성의 가능성의 조건이라는 통찰에 이른다. ‘이성비판’은 사물 구성의 본질과 법칙을 엄밀한 분석을 통해 밝혀내었으나, 사물 구성을 통해 구성되는 세계 자체가 필연적이라는 이성 법칙은 입증할 수 없었기에 이러한 세계는 “그 있음과 어떠함에 있어서 비합리적 사실”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