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
에밀 뒤르켐 / 새물결 / 2019.4.25
– 마르크스, 베버와 함께 서구 사회학을 창시한 사회학자가 제기하는 사회학의 창립적인 질문 : 사회란 무엇인가, 사회학이 연구하는 ‘사회적 사실’이란 무엇인가?
인터넷 시대에 사이버공간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공간이 등장하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이 인간 의지와 무관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사회적 공간은 자기증식 능력을 갖고 있어 주체적 인간의지를 실현하는 데 한계를 보여 주는 곳이기도 하다. 사회 행위자들이 스스로 결정해야만 하는 사회 상황에서 여러 행위자들의 관계를 염두에 두게 되는 이중의 상황은 때로는 자유의지의 실현을 위한 주체자로서의 인간의 모습을 종종 잃게 만든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인간의 주체 문제는 늘 사회적 상황 또는 사회 구조에 영향을 받으며, 사회 속의 인간은 어떤 자유의지를 가지며,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의문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갖게 되는 질문이 ‘사회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사회는 단순히 개인이 모여 만든 존재가 아니다. 사회는 개인이 모여 만들어내는 개인 연대의 차원과는 다른 고유한 특징을 지닌 특별한 실체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뒤르켐은 사회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분명한 답을 제시함으로써 학문으로서 사회학의 지위를 확고히 다지려고 하는 것이다.
뒤르켐 사후 100년이 지났다. 인간 사회만큼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대상도 없다. 개인의 경험으로 사회를 바라보기보다는 개인에 대해 사회 전체가 가진 외재적 힘을 보여주려고 한 뒤르켐의 주장은 인간적 관점에서는 유쾌하지 않다. 인간에게 속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질서의 위 대한 궁극적 힘을 포기하라는 주장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사회가 갖는 집합적 힘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굴복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은 그러한 사회적 힘의 존재를 부인하고 싶어진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반복된 경험을 통해 사회적 사실이라는 것이 어떤 본성 같은 것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본성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도록 자신을 포기하게 될 때 비로소 인간 의지가 다시 작동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뒤르켐은 ‘사회가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심도 있게 노력하고 있다. 적어도 한 세기 전의 일로, 그는 사회적 사실이라는 실체를 통해 사회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적 사실은 논평가들이 받아들이듯 사회적 힘이며, 동시에 사회적 의식이다.
○ 목차
옮긴이 프롤로그 9
옮긴이 해제: 뒤르켐 방법론의 이해 12
제1판 서문 29
제2판 서문 34
서문 53
01 사회적 사실이란 무엇인가 57
02 사회적 사실을 관찰하기 위한 규칙들 73
03 정상과 병리를 구분하는 규칙들 109
04 사회유형의 분류를 위한 규칙들 143
05사회적 사실의 설명을 위한 규칙들 159
06 사회학적 증명의 처리와 관련한 규칙들 199
결론 217
영역판 서문 227
옮긴이 후기 254
부록: 뒤르켐 『자살론』의 방법론적 의의 257
찾아보기 282
○ 저자소개 : 에밀 뒤르켐 (Emile Durkheim)
사회학을 체계화해 학문의 반열에 올려놓은 프랑스의 사회학자로 사회 현상에 처음으로 과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그는 통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현대 사회학의 방법론적 기초를 창시했으며, 사회통합과 자유주의 이념의 확장을 통한 공화민주주의 모델을 완성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1902년부터 1917년 사망할 때까지 소르본대학에서 교육학과 사회학을 가르쳤으며, 프랑스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학문과 실천을 이상적 형태로 종합하고자 했다. 박사학위 논문인 『사회분업론』(1893)을 비롯해 『자살론』(1897),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1912), 『프랑스 교육 발달사』(1938), 『직업집단의 윤리와 시민도덕』(1958) 등 많은 저작을 출간했다. 뒤르켐은 오늘날 사회학 분야에서 막스 베버와 함께 현대 사회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커다란 지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회학자다.
– 공역 : 윤병철
경북대학교 사회학 박사. 영국 레스터 대학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교환 교수.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사회매체학부 교수로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커뮤니케이션과 사회학,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미디어이다. 저서로 <새로운 시대의 사회학적 상상력>, <커뮤니케이션, 사회학의 매듭>, <조선시대 커뮤니케이션 연구> 등이 있으며, 역저로는 기든스의 <사회이론의 주요쟁점>이 있다.
– 공역 : 박창호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 영국 헐대학교 사회학박사. 미국 플로리다 대학 교환교수.
저서로『뒤르케임을 다시 생각한다』『다시 읽는 막스 베버』『사이버공간의 사회학』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바우만의 『사회학으로 생각하기』 , 사이드만의 『지식논쟁』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SNS에서처럼 ‘사회’가 디지털 공간의 ‘소셜’로 바뀐 21세기에 다시 던지는 근본적인 물음 :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사회적 힘은 무엇인가, 사회적 의식은 무엇인가?
개인을 초월한 사회적 힘이 사회학의 연구 주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뒤르켐의 주장이다. 한국사회의 사회적 힘은 무엇인가 사회학자들이 탐구해야 할 과제이다. 이 책은 사회학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던져주는 책인 동시에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사회적 사실에 대한 궁극적인 탐구를 책무로 던져주는 저서이기도 하다. 부록으로 자살에 대한 연구는 사회적 사실에 입각한 뒤르켐의 자살을 사회적 힘의 결과로 잘 설명하고 있어 개인의 행동이 사회적 힘에 의해 절대적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학자는 바로 사회적 힘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이 책은 보여준다.
사회와 개인의 발명이 고대부터 존재해온 국가와 근본적으로 구분되는 근대 자본주의 문명의 독특한 산물이었다면 이제 이 개인은 인터넷이나 메일 상의 id로, 그리고 사회, 즉 society는 social로 해체, 분해되고 있는 듯하다. 그와 함께 개인-사회의 역동적 관계 또한 과거와는 완연히 다른 관계 속으로 해체되고 있는 듯하다. 예를 들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어떤 점에서는 20세기의 근대 자본주의 시대까지도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규정하는 인식틀과 개인 이해와 성장의 틀이었지만 지금의 디지털 문명에서 개인은 곧바로 ‘천하’의 무한경쟁 앞에 노출되는 듯하다. 그리하여 이전까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주도하는 ‘사회복지’ 속에서 개인을 성장시키고 가정을 꾸릴 수 있었으나 이제 21세기의 개인들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무한경쟁에 곧장 노출되어 있으며 그를 보호해줄 society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social이라는 가상공간만 존재한다.
뒤르켐 시대와 그의 사후 100년이 지난 우리 시대는 거의 아득해 보일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사회학, 즉 19-20세기에 본격적으로 성립된 ‘사회’를 비로소 인식의 대상으로 삼게 된 사회학의 탄생지로 우리를 데려감으로써 사회와 개인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하게 해주는 고전의 힘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뒤르켐은 근대 사회란 중세 봉건시대처럼 어느 한 개인이나 어떤 초월적 존재가 공동의 것을 맘대로 죄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체로부터 독립된 어떤 ‘사회적 사실’이 등장한 데서 고유성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그것은 개개의 의식의 무의식적 산포가 아니라 집합적 사회적 의식을 또 다른 특징으로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그의 고전적 사회 의식은 저 머나먼 시대의 옛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문제가 되지만 우리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것이 존재함을 알려준다. 이와 관련해 뒤르켐의 이 고전적인 저서는 google이나 naver 등 ‘플랫폼’이니 ‘포털’이 social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사유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우리 상황에서, 다시 21세기의 디지털 문화를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데도 여전히 고전으로서의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