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생태제국주의
앨프리드 W. 크로스비 / 지식의풍경 / 2000.7.31
- 역사적 접근을 통한 환경문제 고찰서
풍부한 정보와 참신한 시각을 제공하는 한편 환경문제는 서양의 것만이 아닌 국경을 초월해 극복해야 할 것임을 논저한다.

유럽 세력의 팽창과 더불어 환경파괴가 이루어졌다는 시선에서 출발한 이 책은 시대와 지역 기후 그리고 종이라는 등의 여러 항유지를 거치며 우리에게 환경이라는 미끼로 저질러진 포획의 문화에 대해 반성하게 만들고 있다.
○ 목차
- 감사의 말
- 프롤로그
- 판게아 재론. 신석기 시대 재고
- 노르웨이인과 십자군 전사
- 행운의 섬들
- 바람
- 범위 내에 있지만 지배하지 못한 곳들
- 잡초
- 동물
- 질병
- 뉴질랜드
- 설명
- 결론
- 부록 1789년 뉴사우스웨일즈에서 “천연두”는 무엇이었는가?

○ 저자소개 : 앨프리드 W. 크로스비 (Alfred W. Crosby)
1931년 보스턴 출생. 1961년 보스턴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 주립대학과 텍사스 대학을 비롯하여 예일 대학, 하와이 대학, 핀란드의 헬싱키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텍사스 대학에서 역사학, 지리학, 미국학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인권운동 현장에서 월남전을 반대하는 반전 운동의 리더 역할을 하면서 정통 역사학과는 다른 시각의 지적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유럽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노예로 착취당하고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주목하면서 인구학과 유행(전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유럽 제국주의를 색다른 시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다. 이후 출간된 그의 저서들은 이러한 그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교역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본 선구적 도서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 (1972년 초판)와 신대륙을 향한 유럽 제국주의의 역사는 생태계 정복의 역사임을 밝힌 『생태 제국주의』(1986), 유럽 제국주의의 성공을 질의 세계관에서 양의 세계관으로의 변화로 풀어낸 『수량화 혁명』(1996), 1918년 미국을 온통 공포로 몰아넣었던 스페인 인플루엔자에 대한 숨겨진 연구 『미국의 잊혀진 유행병』(1999), 에너지를 향한 인간 욕망의 역사를 재구성한 『태양의 아이들』(2006) 등의 저서를 통해 크로스비는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며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 역자 : 안효상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사회당 대표와 진보신당 공동대표를 역임했고, 현재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상임이사,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논문「버클리 자유언론운동」등을 썼고, 저서로는 『기본소득운동의 세계적 현황과 전망』 (공저, 2014),『세계사 콘서트: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다시 읽는 역사의 명장면들』(2014),『미국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2013) 등이 있다. 역서로는『대전환의 세기, 유럽의 길을 묻다』 (2018),『기본소득: 일과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 (2018),『1960년대 자서전』(2008), 『세계를 뒤흔든 독립선언서』(2005) 등 다수가 있다.
– 역자 : 정범진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서울대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역서로는 『생산의 정치』, 『미국 패권의 몰락』, 『인종계약』, 『콩닥콩닥 고대사-시간여행』등이 있고, 저서로는 『두 얼굴의 나라 미국 이야기』가 있다. 『히스토리』의 1~3장을 번역했다.

○ 책 속으로
천연두가 오스트렐리아와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에 끼친 영향은 과학적으로 천연두 바이러스가 근절된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완전히 인식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치명적이고 파괴적이었다. 목격자는 처음에는 인구 감소에 관한 통계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지만 결국에는 진저리를 치고 만다. 천연두의 영향은 밀턴 같은 위대한 능력을 지닌 작가만이 그것도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해야만 그 주제를 감당할 수 있었을 만큼 무시무시한 것이었는데 1519년에 에스파뇰라 섬이나 1789년애 뉴사우스웨일스에는 그와 같은 인물이 한 사람도 없었다. 우리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목격자가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의지해야 하는데 그들이 만들어 낸 것은 서사시가 아니라 전설이었다. — p.239
스크랠링, 즉 에스키모 혹은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노르웨이인들의 특유한 이점은 성인들이 우유에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다른 북서 유럽인들과 마찬가지로 스칸디나비아인들은 세계에서 우유를 가장 잘 소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그것은 쉽게 드러나는 효과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스크랠링이 노르웨이인들에게 모피에 대한 대가로 무기를 요구했을때, 그들은 그 요구를 거절하고 대신 진기한 물건인 우유를 주었다. 곧 원주민들은 다른 어떤 것도 원하지 않게 되었다. 그날 교역의 결과는 노르웨이인들은 모피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고 ‘스크랠링은 그들이 구입한 것을 배에 넣고 갔다’는 것이다. — p.63

○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총 l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장 ‘판게아 재론, 신석기 시대 재고’에서는 비슷한 기후가 데오 유럽을 건설하는 열쇠였음을 증명하기 위해 2억년 전 판게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나의 판게아에서 갈라져 나온 신대륙은 구대륙과 비슷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3장 ‘노르웨이인과 십자군 전사’에서는 10세기 말 노르웨이인과 11세기 말 십자군 전사가 각각 정주 식민지 건설에 실패한 이유를 살피고 있다. 그 이유로는 당시의 낮은 기술력, 물질적 지원 부족과 함께 무엇보다 신대륙에서 인구학적 열세를 만회할 ‘균형자’가 되었던 전염병이 도리어 노르웨이인에게 작용했고, 십자군 전사는 말라리아 같은 동방의 새로운 질병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또한 4장 ‘행운의 섬들’에서는 유럽 제국주의를 위한 실험장, 실험 프로그램이었던 동대서양의 마데이라 제도와 카나리아 제도를 살펴보고 있다. 유럽인이 그 곳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유럽인과 유럽의 동식물이 이전에 살아 본 적이 없는 땅에서 아주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이후 세계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험을 마친 유럽인들은 본격적으로 생태 제국주의를 건실하기 위해 판게아의 갈라진 틈 -대양들 – 을 건너 신세계로 항해한다.
5장 ‘바람’에서는 판게아의 갈라진 틈을 잇는 핵심 열쇠, 즉 바람 (편서풍, 무역풍, 무풍 지대)을 어떻게 이용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6장 ‘범의 내에 있지만 지배하지 못한 곳들’에서는 북회귀선 이북의 기후가 비슷한 태평양 아시아 지역, 즉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 백인 제국주의자들이 정주 식민지를 세우지 못한 이유로 강력한 중앙 정부, 탄력성 있는 제도, 문화적 자부심, 그리고 유럽과 같은 곡물, 가축,미생물 등을 가지고 있는 조밀한 인구 등을 꼽고 있다. 결국 제국주의자들은 기후는 비슷하지만 그들보다 덜 발전한 문화와 단순한 생태계를 갖고 있던 신대륙에서만 네오 유럽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이다.
7장에서 9장까지는 유럽의 팽창에 가장 커다란 수훈자들인 잡초, 동물, 질병의 활약상들을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그들이 사람보다 먼저 신대륙에 정착해 신대륙의 생태계를 유럽과 비슷하게 만들어 갔는지를 풍부한 실례를 바탕으로 기술하고 있다.
12장 ‘결론’에서 저자는 유럽이 신대륙에 정주할 수 있었던 과학적 조건 (중기선 발명)과 사회적 조건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유럽인의 배출구로서의 신대륙) 둥을 언급하면서 신대륙에 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네오 유럽을 건설할 수 있었던 생태학적인 상황 (비슷한 기후, 덜 복잡한 생태계)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유럽이 신대륙에 네오 유럽을 건설할 수 있었던 생태학적인 요인을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서술하고 있다.

○ 언론소개
-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생태 제국주의’
지금껏 우리가 세계사 교과서를 통해 파악해온 지배와 피지배의 역사는 어땠을까. 정복자의 입장으로 기우뚱 ‘이해의 추’를 기울인 채, 그들의 지배논리를 뒷받침해주는 상황설명쪽에만 열심히 귀를 세워오진 않았었나.
도서출판 지식의풍경이 펴낸 ‘생태 제국주의’는 역사이해의 그런 맹점을 새삼 환기시켜주는 책이다. 구대륙의 침입자들보다 더 큰 보폭으로 신대륙을 섭렵해 들어간 것은 구대륙산 (産) 잡초나 질병들이었으며, 따라서 유럽 제국주의의 역사는 ‘생태계 정복의 역사’라고 책은 단언한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미국학 교수인 지은이 앨프리드 W.크로스비는 이같은 논리를 펴기에 앞서 ‘네오 유럽’이라는 신조어부터 만들었다. 유럽 본토에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으면서도 유럽인이 인구의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는 ‘지배공간’을 아우르는 말이다. 주민의 혈통이 거의 전부가 유럽쪽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멕시코 이북 아메리카 등지에 책의 관심은 집중돼 있다.
유럽 제국주의의 성공에는 생물학적·생태학적 요소가 결정적으로 뒷받침돼 있었다는 주장은 여러 대목에서 설득력을 확보해간다. 무엇보다 기후문제.지리적으로 흩어져 있는 네오 유럽이 비슷한 위도에 걸쳐져 있다는 분석이 흥미롭다. 네오 유럽의 최소 3분의 2가 북반구와 남반구의 온대지방에 속해있다는 것. 구대륙인들의 지배이론이나 이념보다도 기후를 비롯한 생태계에의 친화·정복력이 식민지배의 선봉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19세기 초 뉴질랜드. 구대륙에서 들어온 가축류의 확산을 가로막은 것은 부족한 풀이었다. 백인 침입자들은 그들의 양을 방목키 위해 모국서 가져온 토끼풀을 심었고, 꿀벌을 끊임없이 분봉시켜 잡초의 확산을 도왔다. 토끼풀은 뉴질랜드를 제국주의에 편입시킨 수훈갑이었다.
이런 논리는 책의 전편에서 생태제국주의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내내 부상해있다. 찰스 다윈이 ‘인간의 유래’ (1871)에서 보여줬던 통찰력이 새삼 주목받는 건 그래서다. “문명화된 민족들과 야만족들이 만났을 때, 치명적인 기후가 토착인종을 후원해주지 않으면 토착인의 투쟁은 아주 짧게 끝나고 만다” 6장 ‘범위내에 있지만 지배하지 못한 곳들’ 즈음에 이르면 책읽기의 호기심이 한층 더해진다. 제국주의가 끝내 정복못한 땅도 있다는, 생태제국주의의 ‘예외조항’을 인정하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구대륙과 기후가 비슷한 북회귀선 이북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즉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 백인 제국주의자들이 식민개척에 실패한 데는 ‘기후 그 이상의 배경’이 있었다. 강력한 중앙정부, 탄력적인 국가제도, 문화적 자부심… 그러나 정복에 실패한 결정적 이유는 그 아태 국가들이 구대륙과 같은 곡물과 가축, 미생물 등을 갖고 이미 그생태계에 익숙해 있었던 데서 발견된다. 이방인들의 발길에 묻어온 생태계가 전혀 낯설지 않았던 것이다. 또 제국주의 확산에는 구대륙이 퍼뜨린 질병의 위력도 크게 한몫했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을 무기력하게 만든 건 유럽인들이 갖고 들어간 병원균, 성병이었다.
책이 미국에서 처음 발간된 것은 14년전 (2000년 현재) 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재성을 띠고 빛을 발하는 것은, 위압적 제국주의의 속내를 뜯어보게 하는 내밀한 시각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콜럼버스 시대에서 500년이 지난 지금도 제국주의 식민화 프로젝트는 소리소문없이 진행중일 것이므로… 안효상 정범진 옮김 _ 서울신문 (2000.07.18)

○ 독자의 평
생태제국주의. 조금은 생소한 말이나 책을 읽어보면 이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독자라면 분명히 식상할 지도 모른다. 이 책의 내용보다 더욱더 충실하고 퓰리쳐상이라는 간판까지 딴 더욱더 두껍고 자료도 많은 그리고 인문과학자가 아닌 정통 자연과학자가 쓴 같은 내용의 책이 있다. 아마도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라는 책을 생물학도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이 생태제국주의의 내용은 총균쇠의 내용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이미 총균쇠가 큰 히트를 한 후에 이러한 내용의 책이 한국에서 뒤늦게 출간된 것은 아쉬운 사실이다. 분명,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읽다보면 이 책의 아마도 먼저인것 같은데 늦은 번역에 의해 이제야 나온것 같다. 생물학적 정복과 병행되어온 유럽인의 제국주의. 이 책은 표면적인 제국주의에 생물학적, 생태학적 요인들의 기여만을 이야기하지만, 제레미 다이아몬드는 그 근원적인 원인들을 밝히고 인종의 우열과 생물학적 우생학을 반대한다. 총균쇠보다 먼저 출간되었다면 참신한 내용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제레미 다이아몬드보다 크로스비는 분명 생태학이나 생물학에 문외한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책이 생물학도에게 논리적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다. 혹시, 아직 총균쇠를 읽지 않았다면 이 책을 가볍게 읽고 총균쇠를 읽는다면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스크랠링, 즉 에스키모 혹은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노르웨이인들의 특유한 이점은 성인들이 우유에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다른 북서 유럽인들과 마찬가지로 스칸디나비아인들은 세계에서 우유를 가장 잘 소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그것은 쉽게 드러나는 효과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스크랠링이 노르웨이인들에게 모피에 대한 대가로 무기를 요구했을때, 그들은 그 요구를 거절하고 대신 진기한 물건인 우유를 주었다. 곧 원주민들은 다른 어떤 것도 원하지 않게 되었다. 그날 교역의 결과는 노르웨이인들은 모피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고 “스크랠링은 그들이 구입한 것을 배에 넣고 갔다”는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