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샬럿 브론테의 비밀일기 : 제인 에어의 탄생
시리 제임스 / 좋은생각 / 2011.4.20
– <제인 에어>의 작가 샬럿 브론테의 열정적인 삶과 사랑!
<제인 에어>를 쓴 위대한 작가 샬럿 브론테의 실화를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소설 『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 샬럿 브론테가 시대와 운명에 맞서며 열정적으로 일과 사랑을 쟁취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19세기 영국, 여자는 좋은 신붓감이 되는 것이 미덕이었던 시대. 스물아홉의 샬럿 브론테는 작가가 되기를 꿈꾸고, 결국 간절히 원하던 대로 작가로서 대성공을 거둔다. 또한 아버지의 목사보로 있는 니콜쓰와 얽히며 조금씩 사랑을 키워가는데….
소설 속 제인 에어의 이야기와 많이 닮은 샬럿 브론테의 인생과 사랑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평범하게 살아갈 뻔했던 한 여성의 자전적인 성공기이자, 일과 사랑에 대한 고민과 이를 용기 있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담이다.
아일랜드의 한 농가에서 샬럿 브론테의 일기가 발견되었다. 백 년도 넘은 낡은 일기장에는 샬럿 브론테의 꿈과 사랑, 그리고 문학에 대한 열정이 들어 있었다. 할리우드에서 드라마와 영화 작가로 일해온 작가는 현장답사와 수년에 걸친 자료 조사, 여기에 상상력을 더해 샬럿 브론테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되살려냈다. 샬럿 브론테와 그 자매들의 열정적인 삶과 달콤한 사랑 이야기는 물론, <제인 에어>의 탄생 비화까지 만날 수 있다.
○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에필로그
샬럿 브론테가 남긴 편지
○ 저자소개 : 시리 제임스 (Syrie James)
저자 시리 제임스 (Syrie James)는 뉴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잠시 프랑스에서 살았던 시절을 제외하고는 내내 캘리포니아에서 살았다. 6학년 때 조부모님이 선물한 낡은 타자기로 나름의 ‘첫 소설’을 썼다. 비록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는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이야기를 짓고 인물을 창조하는 매력에 푹 빠져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영문학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뒤, 할리우드로 뛰어들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나갔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두 명의 아들을 낳고, 그 아들들이 장성하는 동안 Tri-Star Pictures, Fox Family Films, ABC, CBS, NBC, FOX TV와 일하며 19편의 영화, 드라마 대본을 썼다. 그러다 문득 오랫동안 잊고 있던 꿈과 열정에 이끌려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꾸준히 글을 썼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The Lost Memoirs of Jane Austen》을 떨리는 가슴으로 펴낸 지 얼마 안 돼 뜻밖에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에 힘입어 야심차게 다음 작품을 준비했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수없이 오가며 자료를 수집하고, 브론테 자매들의 작품을 모조리 읽고, 샬럿 브론테가 남긴 500여 통의 편지를 분석한 끝에 또 하나의 대작, 《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를 내놓았다.
– 역자: 노은정
역자 노은정은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번역 일을 하고 있다. 텔레비전 외화 번역을 계기로 전문번역가로의 삶을 살게 되었으며, 번역 작품으로는 ‘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 ‘마음과 생각이 크는 책’ 시리즈, ‘쇼퍼홀릭’ 시리즈 등을 비롯해, 문학 분야의 다양한 작품을 번역했다.

○ 책 속으로
“대부분 미혼 여성의 유일한 목표는 제가 관찰한 바로는 결혼입니다.” 그랜트 씨는 주장했다. “그들은 남편감을 꼬이기 위해서 계략을 짜고, 음모를 꾸미고, 옷을 차려입고, 얌전한 척 꾸미는데, 대부분 실패하고 말지요.”
나는 참다 참다 결국 벌떡 일어났다. 그 바람에 내가 앉았던 의자가 뒤로 나동그라졌다. “시대가 이 모양 이 꼴인데 미혼 여성들이 남편감을 구하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이 사회가 미혼 여성들에게 다른 직업을 허락해 주기나 했나요?”
네 남자들의 얼굴에 놀란 표정이 스쳤다. 나는 분을 참지 못하고 계속 주장했다. “아마도 여러분은 사회가 언급하길 꺼리는 문제들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또 이 사회가 그런 문제들을 치유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저는 여러분의 냉소와 멸시를 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감히 몇 가지 심각한 진실을 신중하게 지적함으로써 여러분의 그 태평무사함에 불편을 끼쳐 드려야겠습니다! 이 지역에 딸을 둔 수많은 가정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랜트 씨가 해맑게 험담하신 스톡스 가의 딸들을 보세요. 그 댁의 아들들은 각자 일을 하고 있거나 직업을 갖고 있어요. 반면에 그 댁의 딸들은 여러분이나 자기 오라비들과 같은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요! 이렇게 막막한 상황은 그들의 건강도 쇠락하게 만들어요. 그러니 그들의 정신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기가 막힐 정도로 위축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지요. 먹고살 돈을 벌 길이 없는 그런 상황에서 그대로 있으면 앞으로 아버지와 오라비들에게 얹혀서 빈한하고 초라하며 쓸쓸하게 살아갈 운명에 처할 것임을 그들은 잘 알고 있어요. 그런 까닭에 그들의 원대한 소원이자 유일한 목적이 사랑받는 아내와 당당한 엄마가 되는 것이 되었다면, 사회로부터 일말의 존중을 받을 수 있는 방편이 결혼밖에 없다면 여러분은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이 긴 연설을 토해 내느라 내가 어찌나 기를 썼든지 심장이 벌렁거리고 몸이 부르르 떨렸다. 남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 가운데 나는 쓰러진 의자를 일으켜 놓고서 시원하게 이야기 잘했다고 스스로 만족하면서 문 쪽으로 당당하게 걸어갔다.
문간에 다다른 내 귀에 니콜스 씨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아일랜드 억양이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신사 여러분, 이상은 ‘못생긴’ 노처녀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말에 식탁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고 내 뺨은 화끈거렸다. 어처구니가 없었던 나는 혹시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나를 폄하한 사람을 돌아보았다. 마음과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못된 말을 내뱉을 수는 없을 텐데? -p.67
“에어 가문은 아주 전통이 깊습니다. 성 미가엘 교회에 가 보면 청동으로 장식된 에어 가 선조들의 묘들을 볼 수 있습니다. 15세기에서부터 그곳에 모시기 시작했지요. 이 집의 가구 역시 그만큼이나 오래된 것들이 상당수 있답니다.” 에어 부인은 차를 마시며 말했다.
특히 내 마음을 끈 것은 사도들의 얼굴을 그려 넣은 검은 장식장이었다. 내가 그 장에 대해서 묻자 에어 부인은 뿌듯한 표정으로 일러 주었다. “우리는 그 장을 열두 사도 장식장이라고 부릅니다. 이 집에 있은 지가 거의 4백년은 되었답니다.”
차를 마신 뒤, 열아홉 살쯤 된 곱슬머리의 청년인 에어 부인의 아들 조지가 우리를 데리고 집 구석구석을 구경시켜 주었다. 맨 마지막에 좁다란 계단을 올라가자 지붕 꼭대기가 나왔다. 우리는 지붕에서 저 멀리 펼쳐진 구릉지와 골짜기들을 내려다보며 경치를 즐겼다. 어찌나 그 풍광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지 그만 내려가자는 재촉을 받을 때까지 한동안 그곳을 떠날 수 없었다. 내려가는 길에 육중한 나무문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우리를 안내했던 조지에 따르면 그 문은 꼭대기 층에 있는 하인들의 처소로 들어가는 출입구라고 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노스 리스 홀의 첫 번째 안주인인 아그네스 애쉬어스트라는 분이 저 꼭대기 층에 있는 비밀의 방에 갇혀 있었다고 합니다.”
“어째서 갇혀 있었는데요?” 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도저히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미쳐 날뛰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화재로 죽고 말았지요.”
“화재요? 그 부인이 불을 질렀나요?”
“그건 아무도 모르죠. 너무나 오래전의 일이라서. 하지만 그 남편은 탈출하는 게 목격되었고 집은 대부분 타 버려서 새로 지어야 했대요.”
“섬뜩한 이야기야.” 엘렌이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나는 매우 ‘훌륭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다락방에 갇힌 미친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 그때가 처음도 아니었다. 요크셔에는 그런 이야기가 드물지 않았다. 사실 말이지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장애로 스스로를 가누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 가족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달리 무엇이 있을까?
나는 맹세했다. 언젠가는 그 이야기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p.121
“아름다운 저녁이지, 안 그래?”
“그렇습니다, 므슈.” 우리는 함께 거닐었다. 그의 옷에서 매캐한 여송연 냄새가 났다. “여송연은 어디 있습니까?”
“껐어. 봄꽃의 향기가 퇴색될까 봐.” 그는 숨을 깊이 들이쉬더니 빙그레 웃었다. “이렇게 당신하고 산책하게 되니 여송연을 끄고 나온 것이 참 잘한 일인 듯싶군. 당신, 그 냄새 싫어하잖아.”
“이제는 므슈의 여송연 냄새에 익숙해졌습니다. 그 향을 음미할 줄도 알게 되었는걸요. 므슈를 떠올리게 하거든요.”
“그럼 이제는 내가 빌려 준 책들을 창밖에 대고 거풍하지 않나?”
“감히 그렇게 못하지요. 또 언제 므슈께서 급습하셔서 복수하는 천사처럼 제게 주신 상을 빼앗으실까 두려워서.”
“상? 내가 빌려 준 것들을 그렇게 여긴다니 기분 좋은데.”
“므슈께서 보여 주신 그 책들은, 제게 세상과도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므슈께서 당신 학교의 학생이자 당신 학교에 고용된 일개 교사인 저를 생각할 시간을 내셨다고 생각하면, 큰 상을 받은 듯 뿌듯합니다.”
“내 학교의 학생이고 내가 고용한 일개 교사?” 그는 곤혹스러워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더니 돌아서서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는 바람에 나는 그대로 걸음을 멈추어야만 했다. “당신하고 나는 서로에게 교사였고 학생이었다, 마드모아젤. 그런데, 실은, 당신은 내게 그 이상이었다. 당신은 내 친구다, 마드모아젤, 평생의 친구.”
‘평생의 친구’. 그의 눈에 담긴 말로 풀어내지 못한 다정함이 그 말을 뒷받침했다. 돌연 모든 것을 다 불태울 듯한 희열 속에서 이 남자에 대한 내 감정이 얼마나 깊은지 깨달았다. 한때는 두려워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존경하고 우러러보게 되었고, 나중에는 친구처럼 소중하게 여기게 된 사람! 그제야 나는 내 감정들이 자라나서 뭔가 한결 더 깊은 것으로 변화했음을 깨달았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p.267
“귀하의 뛰어난 원고 《제인 에어》를 잘 받았습니다. 출판권과 판권을 청하는 제의를 하고 싶습니다. 그 대가로 저희들은 귀하께 총액 100파운드를 제의하며…….”
나는 너무 좋아서 꺅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좋은 일이었다!
그때 내 방 문이 벌컥 열리며 에밀리가 뛰어 들어왔다. “무슨 일야, 언니? 무슨 일 생겼어?” 행복에 젖은 내 얼굴과 내 손에 들린 편지를 본 에밀리는 단번에 편지의 내용을 알아 맞췄다.
“책을 내 주겠대?”
“출판을 하고 돈도 주겠대! 100파운드!”
원래 에밀리는 아무리 큰 일이 터져도, 그것이 위기이든 축하할 일이든 차분하고 침착하고 담담한 아이였다. 그런데 그런 그 아이가 역시 꺅 소리를 지르며 나를 얼싸 안았다. 뒤이어 앤이 무슨 큰 일이 났나 싶어 눈이 휘둥그레져서 달려왔다. 물론 그 표정은 영문을 알고 나자 환희로 바뀌었다.

“샬럿 언니, 진짜 잘됐다!”
“100파운드!” 에밀리가 소리쳤다.
“내 손으로 돈을 벌어 보는 것만 해도 좋은데, 이것 좀 봐!” 나는 동생들에게 편지를 보여 주었다. “다음 두 권의 책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달래. 그 책들에 대해서도 각각 100파운드씩 줄 거래.”
우리가 기쁜 마음에 어찌나 소리를 질러 댔는지 마사가 걱정이 돼서 고개를 들이밀었고, 심지어는 브랜웰까지도 자기 방에서 비틀비틀 나와서는 집에 또 불이라도 났나 싶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무슨 일인지 물었다. 우리는 각자 보닛을 챙겨 들고서 황무지로 달려 나갔고 몇 시간 동안 어린 여학생들처럼 유치하게 달리고 뛰어오르고 서로 얼싸안기를 거듭했고 세상이 떠나갈 듯이 깔깔 웃어 댔다. -p.337
“나는 에인리 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에서 피가 날 것 같아! 그런데 당신이란 사람은! 당신은 그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무심할 수 있어? 그 잘난 원칙 때문에 그들을 저버리다니!” 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그러지 않아도 전부터 맘에 들지 않았던 점을 한 가지 더 들춰냈다. “아, 맞다! 당신은 그 고매한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저버리는’ 것이 버릇인가 봐요, 니콜스 씨. 그런데 어떻게 자기 자신은 저버리지 않고 끌어안고 살 수 있는 거예요? 신기하네! 당신은 지금과 똑같은 분별력 없는 태도로 목적성이 상실된 여자들을 무정하게 버린 사람이잖아!”
니콜스 씨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다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여자들이라니요?”
“당신한테 여자들은 단순한 물건일 뿐이잖아? 효용성이 떨어지면 처리해야 할 대상 말이야!”
“어째서 그런 말씀을?”
“몇 년 전 브리지트 말론 양에게서 들었어. 아일랜드에 있을 때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 왜? 그녀가 설마 그 이야기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나?” 나는 매섭게 쏘아붙였다.
니콜스 씨의 표정이 죽음을 본 사람처럼 창백해졌다. 한동안 말을 못하던 그가 마침내 조용히 물었다. “말론 양이 뭐라 하던가요?”
“다. 당신이 그녀와 가까워진 계기에서부터 결혼 약속을 하기까지, 그리고 그 부친이 지참금을 거부하자 당신이 그녀를 얼마나 매몰차게 버렸는지까지, 다!” -p.373
잠옷의 목에 달린 리본을 막 묶는데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심장이 뜀박질을 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다.
아서가 들어오면서 나를 흘깃 보았다. 얼굴을 붉히며 인사차 고개를 끄덕하더니 이내 시선을 피했다. 그는 잠자코 그러나 재빨리 외투를 벗고 주머니에 든 것들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다음 침대에 앉아 구두를 벗기 시작했다. 아! 그런 그를 보고 있자니 울컥 신경질이 났다. 아니, 내가 기대할 수 있는 게 기껏 이것뿐이야? 이 남자의 몸에는 한 줌의 로맨스도 없나? 지금 달랑 잠옷 하나만 걸친 채 자기 앞에 서 있는 나를 그냥 세워 두고 저쪽으로 가서는 구두끈부터 풀다니! 그는 내가 그의 손길을, 키스를, 포옹을, 혹은 하다못해 별 뜻 없는 다정한 말 한마디라도 간절히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소망하고 있다는 것을 저다지도 모른단 말인가?
침묵을 견딜 수 없었던 나는 그 침묵을 깨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방이 좋아요.”
나는 불쑥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이 내 입술을 떠난 바로 그 순간 얼굴로 피가 확 쏠리면서 속으로 움찔했다. 그 말이 최선이었나? 하고 많은 순간 중에, 하필 이 순간에 내가 정말 우리가 묵게 된 숙박 시설의 장점에 대해서 토의하고 싶었더란 말인가?
“그렇군.” 그는 양말을 벗으면서 대꾸했다. “일부러 큰 방 가운데 하나를 달라고 했소. 당신이 좋아했으면 해서.”
“정말 좋아요. 고마워요.” 나는 대답을 하면서도 우리가 1분 새 그 방이 ‘좋다.’는 소리를 세 번씩이나 하고 있다니 참 어이없다는 생각을 했다. -p.523

○ 출판사 서평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제인 에어》를 완벽하게 이해했다. – 아마존 서평
– 시대와 운명보다 강했던 샬럿 브론테의 이야기
“일기장아, 소중한 비밀을 들어 주렴.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문학에 대한 내 뜨거운 열정을, 내 수줍은 사랑 이야기를….”
아일랜드의 한 농가 지하실에서 샬럿 브론테의 일기가 발견되었다. 백 년도 더 된 낡은 일기장에는 《제인 에어》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그녀의 꿈과 뜨거운 사랑, 문학에 대한 열정들이 들어 있었다.
할리우드 출신의 작가 ‘시리 제임스’가 수 년 간의 철저한 고증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19세기 영국에서 살았던 살럿 브론테의 인생을 생생하게 재현한 《샬럿 브론테의 일기》. 드디어 그 첫 페이지가 공개된다!
– 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 최초 공개
문학계에 대사건이 벌어졌다. 아일랜드의 한 농가 지하실에서 샬럿 브론테의 일기장이 발견된 것!
샬럿 브론테! 지금까지 18편의 영화와 9편의 드라마로 리메이크됐으며 주요 모티브가 끊임없이 다양한 장르에서 차용되는, 바로 그 《제인 에어》를 쓴 위대한 작가 말이다. 놀랍게도 백 년도 더 된 케케묵은 일기에 담긴 샬럿 브론테의 인생은 소설 속 제인 에어의 이야기와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다. 끔찍했던 기숙사 생활, 황무지에 있는 집, 가정교사의 경험, 여송연을 피우는 거칠고 매력적인 남자와의 사랑까지. 게다가 여태껏 세간에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았던, 고혹적인 명작 《제인 에어》의 탄생 비화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소설 《제인 에어》 의 탄생 비화
일기의 배경은 19세기 영국. 신사와 숙녀, 턱시도와 드레스, 그리고 낭만적인 사랑, 파티, 청혼……. 겉으로는 아름다운 나날이 이어졌으나, 사실 여자에게는 녹록지 않은 시대였다. 어릴 적부터 신부 수업이나 받다가 적당한 때에 높은 신분의 재산 많은 신사를 잡아서, 결혼과 동시에 부모님 집에서 우아하게 사라지는 게 여자에게는 ‘최고의 미덕’일 정도로, 세상은 여자에게 누군가의 ‘신붓감’이 되기만을 노골적으로 바랐다.
그런데 이런 시절에 스물아홉의 샬럿 브론테는 좀 다르게 살아 보기로 한다. 비록 시골 노처녀고 가난하고 게다가 어떤 건방진 목사보의 말로는 ‘못생긴’ 외모까지 두루 갖췄으나(?), 그녀에게는 신붓감 말고 정말 되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녀의 꿈은 작가였다. 글쓰기에 대한 순수한 열망과 오랜 동안 갈고닦은 빛나는 실력을 갖춘 그녀는 고지식한 아버지를 어렵게 설득해 더 교육을 받고, 책을 탐독하고, 어렵게 종이를 구해 글을 써 나갔다. 급기야 두 여동생들과 의기투합해 남자인 척하고 ‘벨 형제들’이란 가명으로 시집을 출간하고, 각각 소설까지 펴낸다. 그리고《제인 에어》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 소설보다 더 달콤한 샬럿 브론테의 러브 스토리
간절히 원하던 대로 작가로서 대성공을 거둔 샬럿 브론테가 죽어라 일만 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그녀는 아버지의 목사보로 있는 니콜스 씨와 얽히고설키며 조금씩 사랑을 만들어 간다. 자신이 지은 소설 속 로체스터 씨 같은 운명적 사랑을 기다려 온 샬럿의 눈에는 니콜스 씨가 처음부터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매번 장소 불문, 상대 불문하고 앞뒤 꽉 막힌 소신 발언을 하는 얼굴만 잘생긴 남자로, 샬럿이 눈엣가시처럼 여겨 왔던 사람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가 샬럿만 바라보는 순정남이며, 게다가 샬럿의 오해였을 뿐 품성이 더없이 훌륭하며, 집안 좋고, 똑똑하기까지 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근두근 애간장을 녹이는 두 사람의 달콤한 사랑이 시작된다.
– 일과 사랑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19세기 이야기, 21세기에도 대공감
이렇듯 《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는 샬럿 브론테가 시대와 운명을 거슬러 열정적으로 일과 사랑을 쟁취해 가는 7년의 세월을 그렸다. 실력과 노력으로 두 마리 토끼를 사로잡은 샬럿 브론테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평범하게 일생을 보낼 뻔했던 샬럿 브론테라는 여성의 자전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일’과 ‘사랑’에 대한 고민과 이를 용기 있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 성공담이자 성장담인 이 이야기는 여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할리우드에서 드라마와 영화 작가로 일해 온 시리 제임스는 장기를 살려 실화를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현장답사, 유물 조사, 500여 통의 편지 분석 등 샬럿 브론테에 관한 거의 모든 자료를 수년에 걸쳐 조사하고 재구성한 끝에, 칙릿처럼 재미있으면서도 풍부하고 아름다운 문체까지 재현한 새로운 고전을 내놓은 것이다.
이로써 시리 제임스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보기 드문 문학작품을 탄생시켰다. 첫 작품《The Lost Memoirs of Jane Austen》(발간 예정)에 이어 또 하나의 성공작을 내놓은 그녀는 과연 달콤한 러브 스토리를 가미한 역사 소설 분야에서 주목받는 스타 작가임을 증명했다.
– 시리 제임스와의 인터뷰
Q: 어떤 동기로 《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를 쓰게 되었나?
A: 워낙 샬럿 브론테가 쓴 소설《제인 에어》를 좋아했다. 그래서 그 책을 쓴 작가에 대해서 알고 이해하고 싶었다. 자료를 파고들면서 샬럿 브론테와 그녀의 가족의 관계, 그리고 소설가가 되기까지의 사연 등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겼다. 게다가 샬럿과 아서 벨 니콜스와의 관계가 아직까지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도 한몫했다. 아서라는 이 훤칠하고 거무튀튀하면서도 잘생긴 남자는 7년 반이라는 오랜 기간을 샬럿을 향해 묵묵히 횃불을 들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그녀의 감정이 짙은 혐오감에서 깊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변해 갔다는 점이 상당한 이야깃거리가 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Q: 살럿 브론테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알려져 있나?
A: 샬럿과 출판사 고문이었던 윌리엄 스미스 윌리엄스가 주고받은 다량의 편지와 약 24년간 샬럿이 절친한 친구 엘렌 너시에게 쓴 솔직한 내용의 편지들, 도합 500통 가량이 남아 있다. 이런 편지들에서 샬럿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들을 알아냈다. 사실 샬럿의 편지가 잘못 이용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아서가 엘렌에게 샬럿의 편지를 모두 태워 버리라고 했지만 엘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샬럿의 편지는 그녀의 내밀한 생각, 믿음, 일상적인 괴로움, 그리고 사적인 관계에 대한 정보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실제 삶 속에서 동기를 얻은 샬럿의 소설 속 배경과 사건들도 그녀를 알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샬럿은《폭풍의 언덕》과 《아그네스 그레이》를 다시 출간할 때 서문을 썼는데, 그 속에는 두 여동생을 향한 자신의 감정과 그들의 창작 과정이 녹아 있다.
엘렌 너시는 또한 브론테 일가를 회상하며 쓴 글과 통찰력 있는 다양한 메모를 남겼다. 한편 샬럿 브론테와 깊은 우정을 나눴던 유명 작가 개스켈 부인은 샬럿이 세상을 떠나고 얼마지 않아 깊이 있는 내용의 전기를 썼다. 샬럿이 다녔던 학교를 일일이 방문했고 샬럿의 삶에 영향을 미쳤던 주요 인물들을 직접 만나 보거나 서신을 주고받았다. 심지어 그녀는 므슈 에제(그의 부인 마담 에제는 그녀를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를 만나기 위해서 배를 타고 벨기에까지 갔다. 비록 샬럿의 명예를 지켜 주기 위해서 개스켈 부인이 므슈 에제와 샬럿의 ‘관계’를 미화하기는 했지만 이처럼 충실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그녀의 책은 이제까지 나온 이후의 모든 브론테 전기에 근거를 제공했다.

Q: 그렇다면 《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 가운데, 어떤 부분들이 사실이고 어떤 부분들이 창작인가?
A: 이 소설은 거의 전적으로 사실에 근거했다. 샬럿의 가족, 학교에서의 경험, 엘렌과의 우정, 므슈 에제에 대한 그녀의 감정, 작가로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 그녀의 출판 담당자인 조지 스미스와의 관계의 모든 세부사항들이 다 그녀의 편지와 전기에 있는 정보에 근거한 사실이다.
본문에 등장하는 편지들은 실제의 것이며 브론테 자매들의 시와 소설에 대한 비평문들도 마찬가지다. 엘렌 너시에 따르면 샬럿은 실제로 ‘흔들리는 탑 위를 잠결에 걷는 이야기’를 로 헤드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들려주어 소녀들을 공포에 젖게 했고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무엇을 담은 목소리로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했다.
니콜스 씨의 어린 시절에 대한 세부 사항도 사실에 입각했다. 신혼여행 때 샬럿이 아일랜드에서 벨 일가와 지냈던 경험들도 충실하게 열거하였다. 이 소설에서 유일한 허구인물은 말론 일가, 에인리 일가, 그리고 배 위에서의 그 아가씨로 극적인 갈등이나 지방색을 더하기 위해서 내가 지어 낸 인물과 상황이었다. 다른 모든 인물들은, 로 헤드 학교의 소녀들까지도 모두 실제 인물에 근거하였다.
니콜스 씨의 고뇌에 찬 열정적 청혼의 세부 사항들과 그 파란만장한 여파와 패트릭 브론테의 격렬한 반대, 모두 샬럿의 서신에 매우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1854년 1월의 살을 에는 추운 날들에 하워스에서 옥슨호프까지 오고 갔던 샬럿과 니콜스의 산책은 완전히 유명해져서 그 길이 아예 ‘샬럿의 소로’라고 불리고 있다. 결혼 전에 쓴 샬럿의 편지들이 억제된 기대를 드러내고 있지만 남편을 향한 샬럿의 존경심과 애정은 신혼여행에서 꽃을 피웠고 결국 나중에 “내 마음은 그의 마음에 사랑으로 엮여 있었다.”라고 쓸 정도로 강한 사랑으로 자라났다. 다만 샬럿과 니콜스 씨가 서로를 알고 지낸 초기의 시절에 있었던 몇몇 사건들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살을 입히기 위해 추측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므슈 에제와 정원에서의 키스도 상상해 낸 것이다. ‘생각 속에서 만남’에 대한 그의 낭만적인 말의 상당부분은 그가 다른 학생에게 쓴 편지에서 그대로 따왔다.
하지만 모두 우리가 실제로 아는 것에 근거를 두었으므로 나는 이러한 이야기가 진실에 매우 가깝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러한 추측은 소설을 쓰는 즐거움의 상당 부분이었다!
Q: 어떻게 자료를 조사했는가?
A: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브론테 전기들을 꼼꼼하게 읽고 분석했다. 브론테 자매의 시들, 출판된 소설들, 초기 작품집, 그리고 방대한 양의 샬럿의 사적인 편지들을 모두 읽었다. 브론테 일가의 그림(상당히 주목할 만하다!)도 연구를 했다.
아서 벨 니콜스의 삶에 대해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읽었다. 하워스에도 갔고 브론테 목사관 박물관까지도 방문했다. 그곳은 브론테 일가가 살았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해 놓고 실제 그들의 물건들을 상당수 비치해 놓았다. 샬럿과 에밀리와 앤이 실제로 살았고 돌아다녔던 방들과 소로들을 직접 돌아다녀도 보고 쏟아지는 빗속에 암울한 교회 묘지도 거닐어봤다. 더 짜릿했던 경험은 브론테 도서관에 갔을 때 했는데, 그 귀한 90분 동안 나는 보호용 장갑을 끼고서 샬럿과 브론테 일가의 다른 일원들이 직접 쓴 원본 편지들과 원고들의 정선된 모음을 읽을 수 있었다.
요크셔에 있는 동안 나는 또 개인적으로 이전에 로 헤드 학교였던 곳을 돌아보는 기회를 얻었는데 그곳은 여전히 초등학교로 사용되고 있었다. 본관 건물의 내부와 외부는 샬럿 브론테 시절과 상당히 같아 보였고 수수께끼에 싸인 다락방의 주인인 로 헤드의 유령에 대한 전설도 여전히 떠돌고 있었다.
○ 추천평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제인 에어》를 완벽히 이해했다. – 아마존 서평
책을 읽으며, 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 아마존 서평
이 작가는 샬럿 브론테가 살았던 그때로 순간이동 했었나 보다. – 아마존 서평
책을 읽으며, 간절히 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 아마존 서평
별 다섯 개! 수많은 장면이 《제인 에어》와 아주 절묘하게 교차한다. – Library Thing
이 작품은 샬럿 브론테의 무덤에 바치는 황홀한 헌사다. – Library Journal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가난하고, 평범했던 브론테가 어떻게 문학계의 대사건을 일으켰는지가 생생하게 그려졌다. – Bookviews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