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성찰적 근대화
앤서니 기든스, 울리히 벡, 스콧 래쉬 / 한울 / 2010.4.30
‘성찰적 근대화’는 근대성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추구하게 만들어 주는 발전담론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것은 근대성을 기든스나 벡처럼 제도의 영역뿐만 아니라 래쉬와 같이 문화의 영역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새로운 지구적 질서를 위한 지식과 비지식을 성찰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들은 몇몇 탈근대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들은 진보와 행복, 그리고 합리성이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계몽주의의 신념을 비판한다. 또한 당대의 사회생활을 부서지기 쉽고 유동적이며 미래는 예측불가능하다는 탈근대적 민감성도 공유한다. 그리고 끝으로 페미니즘이나 환경운동과 정치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는 점에 동의한다.
○ 목차
옮긴이 서문
서문
1. 정치의 재창조 : 성찰적 근대화 이론을 향하여 – 울리히 벡
서론 : 성찰적 근대화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위험사회의 자기비판
하부정치 : 개인의 사회로의 회귀
새로운 근대성을 향한 길
정치적인 것의 창조
2. 탈전통사회에서 산다는 것 – 앤소니 기든스
변형의 양상들
고기 모욕
신경증인 반복행동 : 중독문제
선택과 의사결정
상호보완적인 자연과 전통
상황의존적인 전통
수호자와 전문가
지혜와 전문지식
근대성 안에서의 전통
전 지구화와 전통의 배출
탈전통화
전통, 담론, 폭력
3. 성찰성과 그것의 분신들: 구조, 미학, 공동체 – 스콧 래쉬
왜 ‘성찰적’ 근대성인가
행위자 혹은 구조?
성찰성 : 인지적인가, 미학적인가
‘나’혹은 ‘우리’
결론 : 성찰적 공동체와 자아
4. 답변과 비판
울리히 벡 – 산업사회의 자기해체와 위험자초 :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앤소니 기든스 – 위험, 신뢰, 성찰성
스콧 래쉬 – 전문가 체계 혹은 위치지어진 해석? 탈조직 자본주의에서의 문화와 제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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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앤서니 기든스, 울리히 벡, 스콧 래쉬
– 저자 : 앤서니 기든스 (Anthony Giddens, Baron Giddens)
앤서니 기든스 (Anthony Giddens, Baron Giddens)는 1938년 1월 18일, 영국 런던 에드먼턴에서 출생했다.
현대 사회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인 그는 사회 이론과 계층론 분야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다. 독일의 위르겐 하버마스와 함께 유럽 지성의 쌍벽을 이루며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릴 만큼 대중적 지지와 학문적 권위를 인정받는 거장이다. 특히 사회 이론 분야에서 유럽의 지적 전통과 현대적 흐름을 반영한 ‘사회 구조화 이론’으로 독자적인 이론 체계를 구축하였으며,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제3의 길’이라는 새로운 사회 발전 모델을 주창하였다. 이 ‘제3의 길’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등 유럽을 이끄는 중도좌파 정치가들의 이론적 바탕이 되었다. 기든스는 고전 사회학자들의 이론을 검토하는 작업부터 현대성에 관한 논의에 이르기까지 사회 이론가로서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사회학자가 사회학 입문서를 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기든스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이 책을 계속 보완하며 제8판에 이르렀다. 그의 저작은 전 세계 29개 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는데, 기든스 자신이 폴리티 (Polity)라는 학술 전문 출판사를 공동 설립해서 매년 80여 권의 학술 서적을 간행하는 출판인이기도 하다.
영국 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1959), 런던정치경제대학교 (LSE)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 영국 레스터대학교 사회학 강사 (1961 ~ 1970), 케임브리지대학교 강사와 교수 (1970 ~ 1997)를 거쳐 런던정치경제 대학교 학장 (1997 ~ 2003)을 역임했다. 현재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 『자본주의와 현대 사회 이론』(1971), 『선진 사회의 계급 구조』(1973), 『사회학 방법의 새로운 규칙』(1976), 『사적 유물론 비판』(1981), 『민족 국가와 폭력』(1985), 『근대성의 결과』 (1990), 『근대성과 자아 정체성』(1991), 『친밀성의 변동: 현대 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1992),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1994), 『사회학의 변론』(1996), 『제3의 길: 사회 민주주의 쇄신』(1998), 『노동의 미래』 (2002)가 있다.
– 저자 : 울리히 벡 (Ulrich Beck)
세계적인 석학이자 저명한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은 1944년 당시 독일 포메른 주의 슈톨프(현재 폴란드의 스웁스크)에서 태어났다.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뮌헨 대학에서 법학, 사회학, 철학, 정치학 등을 수학하였다. 뮌헨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뮌헨 대학 사회학과 교수를 지냈다. 현재 뮌헨 대학 사회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런던정치경제대학(LSE) 초빙교수로 있다. 1995~97년 독일 바이에른 및 작센 자유주(州) 미래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 『정치의 재발견』(거름, 1998), 『위험사회』(새물결, 1999),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공저, 새물결, 1999), 『아름답고 새로운 노동세계』(생각의나무, 1999), 『지구화의 길』(거름, 2000),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새물결, 2000), 『세계화 이후의 민주주의』(공저, 평사리, 2005), 『위험에 처한 세계와 가족의 미래』(공저, 새물결, 2010), 『글로벌 위험사회』(도서출판 길, 2010), 『세계화 시대의 권력과 대항권력』(도서출판 길, 2011), 『경제 위기의 정치학』(돌베개, 2013), Das Kosmopolitische Europa(2004), Nachrichten aus der Weltinnenpolitik(2010) 등이 있다.
– 저자 : 스콧 래쉬 (Scott Lash)
1945년 미국 시카고에서 출생하여, 미시간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1977년부터는 랭커스터대학교 점임강사로, 1993년부터는 랭커스터대학교 사회학 교수 및 동 대학교 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 역자 : 임현진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시카고대, 캘리포니아대(샌 디아고), 듀크대 등에서 강의와 연구를 하였다. 1983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에 교수로 부임한 이래 여러 학회활동과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나라정책연구회, 한국사회학회, 한국NGO학회, 국제개발협력학회 등의 회장을 역임했고, 경제정의실천연합, 정치개혁시민연합, 환경운동연합, 임길진NGO스쿨 등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한국 지식인지도에 의하면 ‘개혁적 자유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중도학자로 분류된다.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원장과 사회과학대학 학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경실련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주요저서로《지구시대 세계의 변화와 한국의 발전》,《21세기 한국사회의 안과 밖》,《한국의 사회운동과 진보정당》, East Meets West, The New Asias,《글로벌 NGOs》,《세계화와 반세계화》등이 있다. 1996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제7회 자유기업출판문화대상을 수상하였고, 2007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국가석학’으로 선정되었다.
– 역자 : 정일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옌칭연구소 초청연구원을 거쳐 워싱턴대학교 방문교수와 아주대학교 국제학부 대우교수를 역임했다. 역사사회학, 사회사상 및 사회이론, 문화사회학이 전공이다. 현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사회학과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 정체성의 정치 : 성찰적 근대화 서평 _ 김창민
1.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현대성
현대성을 정의한다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념을 지향하고 있으며 기능적으로 분화되어 있는 거대한 구조라 할 수 있다. 특히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의 도전으로부터 승리하고 세계화와 정보화의 윤활작용에 의하여 거대화와 미분화라는 특징이 강화된 현대성 속에서 그 이상의 역사적 진보는 F.후쿠야마의 이야기처럼 종언을 고한 것 같아 보인다. 물론 현대성이 완성되었는지는 좀 더 지켜볼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승리와 강화에도 불구하고 현대성은 계속해서 도전받고 있다. 핵으로 인한 공포의 증대 ․ 지구온난화와 같은 전 지구적 오염의 발생 ․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종 전염병의 발생 ․ 국가간 경제적 마찰의 심화 ․ 가족의 해체 ․ 성적 소수자의 권리 ․ 마약 문제 ․인종 간 갈등 등 그동안 표면화되지 않았거나 새롭게 발생한 문제들은 과학적 연구를 통하여 자연과 사회현상을 예측하고 통제하려던 인간들의 시도에 적잖은 당혹감을 가져다주고 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복잡한 자연현상이라도 그것을 움직이는 기본 원인은 매우 단순할 것이라고 가정해 왔다. 그리하여 현상은 단순한 선형 방정식에 의하여 설명 되었으며 이러한 정보에 기초하여 인간은 자연을 통제하려 하였다. 그러나 “나비의 날개 짓이 지구 반대편에선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는 지구상 어딘가에서 일어난 조그마한 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야기한다고 주장하였다. 보다 나은 현실을 위해 과거를 통제하지만 더욱 나쁜 미래를 결과하는 영화 「나비 효과」처럼 인간의 미래는 구조와 기능의 강화를 통한 통제를 하면 할수록 결국 불행한 현재에 갖히게 되는가? 인류는 현대성의 틀 속에서 현대성이 야기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그 이상의 고도적 체계 혹은 틀의 구상을 통해서 그 한계로부터 탈피할 것인가?
본 서 「성찰적 근대화」의 울리히 벡, 앤소니 기든스, 스콧 래쉬는 더 이상의 진보가 없을 것 같은 현대성에 대한 근원적 이의 제기를 통하여 현대성은 계속 진행될 것이며 이에 대한 각자의 성찰을 통하여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벡은 정치와 하부정치에 관한 이론으로서, 기든스는 문화와 전통 영역에서의 사회변동에 관한 이론으로서, 래쉬는 경제와 미학화에 관한 이론으로서 근대론자와 탈근대론자 사이의 논쟁을 ‘제 3의 길’인 ‘성찰적 근대화’에 의해 극복하였다며 자찬하고 있다. 근대성 혹은 탈 근대성의 전반을 논하기에 시간과 공간이 너무나 제약되어 있으며 필자의 역량 또한 이에 미치지 못하기에 근현대사회의 커다란 외향인 구조와 기능 그리고 예측과 통제를 기본으로 논의를 전개해 나가겠다.
2.현대성의 양상과 성찰성
현대 사회는 산업 혁명과 시민 혁명의 기반 속에 정보화 ․ 세계화의 조류가 더해진 축적적 성격을 띄고 있다. 앨빈 토플러식의 사회 변동의 개념을 빌려 설명한다면 현대 사회는 산업 사회의 특징 속에 정보 사회의 특징이 공존하거나 수용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선진국으로의 도약 단계에 있는 국가는 농경 사회적 특징과 산업 사회적 특징 그리고 정보 사회적 특징이 혼재되어 더욱 복잡다단한 양상을 띄고 있다. 이러한 현대성의 양상이 서로 융합되는지 혹은 어느 하나에 통합되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이는 완성이 아닌 하나의 이행기임을 드러낸다. 스콧 래쉬는 그들은 전통사회와 단순 근대성을 거쳐 성찰적 근대성에 이르는 사회발전의 개념을 도입하여 현대 사회는 아직 성찰적 근대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명백한 이행기(기든스)로 보며 벡 역시 성찰적 근대화는 다른 근대성으로 산업적인 사회형태들을 우선 해체한 다음에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적 전망에 제3의 공간을 열어 놓았다. 즉 성찰성은 새로운 근대화가 아닌 근대화의 완성인 것이다.
성찰성에 대한 개념 정의는 일치하지 않지만 벡이 기든스와 유사한 정의를 하고 있으며 보다 명쾌한 설명을 하였기에 먼저 소개한다. ‘성찰적 근대화’란 한 시대 전체, 즉 산업사회 시대의 창조적 자기 파괴 가능성을 의미하며 이 창조적 파괴의 ‘주체’는 혁명이나 위기가 아니라, 서구 근대화의 승리에 의해 나타난다. 즉 정상적이고 자동화된 근대화의 자취를 좇아 은밀하고 무계획적이며 원래의 정치질서 ․ 경제질서를 변함없이 유지한 채 발생하는 산업사회의 변동이란, 근대성의 급진화를 의미하며 이것이 산업사회의 전제 및 윤곽과 단절하여 또 다른 근대성으로 가는 길을 열어 준다는 것이다. 특히 울리히 벡은 성찰의 비인지성을 강조하여 이는 인지적인 반성과 구별해야함을 강조하여 기든스의 정의와 차이를 보였으며, 이를 통하여 인지적 ․ 미학적 ․ 해석적 반성으로 나누어 벡과 기든스가 인지적 반성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레쉬의 비판에 응수하였다. 레쉬는 단순 근대화가 종속을 의미하지만 성찰적 근대화는 주체의 권능화를 의미하며, 단순 근대화가 원자화, 표준화, 개별화라는 푸코의 시나리오를 우리에게 안겨 주었다면, 성찰적 근대화는 진정한 개인화의 길을 열어 주며, 자연 환경․사회 환경 ․ 정신 환경과 관련해서 자율적 주체성의 실현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열어준다고 하였다.
3.성찰성의 주체
위의 정의를 통하여 성찰성의 주체를 파악할 수 있는데 레쉬의 개념적 구분에 의하여 이는 구체화된다. 첫 번째는 사회구조의 계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행위자들이 그러한 사회구조의 ‘규칙’과 ‘자원’에 대해 성찰하고 행위자의 사회적 존재조건에 성찰하는 구조적 성찰성이다. 두 번째는 행위자들이 스스로에 대해 성찰하는 자아 성찰성이 그것이다. 벡, 기든스, 레쉬 모두 여러 차원에서 성찰성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레쉬는 성찰적 근대화의 명제를 구조로부터의 행위자의 해방 혹은 점진적 해방을 핵심가정으로 삼아서 개인적 행위자에 중점을 두는 반면, 기든스는 이에 더하여 ‘전문가 체계’와 ‘제도적 성찰성’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벡은 구조가 구조를 변화시키며, 행위가 구조에 의해 가능해지고 사실상 강제된다는 의미에서 구조 역시 중심적 역할에 있음을 강조한다. 성찰적 근대화의 양상은 크게 개인화와 전지구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벡과 기든스 그리고 래쉬 역시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이미 현실에서는 사적인 문제가 공적인 부문에서 다루어지며, 공적인 부문이 사적 부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부분들의 공간적 범위가 더욱 확대되어 전 지구적 문제화 되었으며 전 지구적 문제 역시 사적 부문과 위와 같은 상호 연관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찰적 근대화는 ‘개인화’와 ‘전 지구화’와 같은 두 차원의 연관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동성애자의 문제는 개인의 병리적 현상으로 인식되어 국가나 사회적 의사결정과정에서 소외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성애자들은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기고 사회 또한 이들을 잠재적으로 제재해 왔다. 그러나 자유주의적 태도가 확대되면서 이들은 더 이상 숨어있지 않았으며 성적 다원성에 대한 주체성을 강조하여 비 동성애자들에게 긍정적 인식의 전환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들의 결혼과 가족구성권과 관련하여 동성애의 문제는 점차 공적 부문에서 다루어지게 되었다. 또한 정보화 ․ 세계화는 동성애자들 간의 연대의 기반을 마련하여 이것이 개인의 문제에서 국가의 문제로 그리고 보편적인 인간으로서의 전 지구적 문제로 확대되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또한 자본주의 체제는 분업에 의한 상호의존성으로 한 개인의 의사 결정의 영향의 공간을 확대시켰으며 세계화로 인한 분업의 세밀화로 이는 전 지구적 문제가 되었다. 한 개인의 일상생활을 들여 다 보자. 아침에 일어나 플로리다 주에 있는 오렌지 쥬스를 마시고, 브라질에서 수입된 커피를 마신다. 아침식사를 하면서 한국산 TV에서 나오는 NHK의 위성방송을 본다. 그는 중국에서 재배된 면화로 생산된 한국산 옷을 입는다. 학교에 갈 때 몰고 가는 차의 부품은 최소 전 세계 10여 개 나라에서 만들어 진 것들이다. 기든스의 말처럼 나의 결정은 여러 측면에서 걸쳐 전 지구적 함축을 지닌다. 그것은 단지 세계의 다른 편에 살고 있는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잠재적으로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생태계의 황폐화 과정에도 일조하게 된다. 즉 자신의 국지적 행동이 멀리 떨어진 곳의 사건이나 행위 주체에 의하여 영향 받고 있으며, 때로는 심지어 결정되기 조차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4.위험사회의 전망
성찰성의 주체를 통하여 우리는 현대성의 위험을 읽을 수 있다. 개인화와 전 지구화의 상호 연관성 증대는 기능의 분화에 따른 상호의존성의 심화와 구조의 거대화에 따라 위험의 영향력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확대 ․ 강화된 것이다. 세계화에 의하여 세계 각 국의 기능이 더욱 세분화되고 시장의 구조는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해졌다. 이제는 철의 생산이 중단되면 이와 관련된 한 국가 산업이 마비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산업이 마비될 가능성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러한 표면적 위험의 파급효과도 커졌지만, 현대 사회에는 근대화의 자동화된 혁신과정에 의한 위험까지 잠재되어 있다. 즉 경제 ․ 정치 ․ 법 ․ 과학 ․ 교육 등 사회 체계들은 체계 내적 문제들을 규제하는 데 기여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각기 체계 고유한 합리성에 근거해서 다른 부문에 추가적인 위험부담을 산출하여 현대사회에 총체적인 위기를 야기하는 것이다.
벡은 산업 근대성의 시기에서 위험시기로의 이행은 근대화의 자동화된 역동성의 자취 속에서, 잠재된 부작용의 양식을 따라 바라지 않고 , 보이지 않으며, 강제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하였으며, 기든스 역시 첨예하게 드러나고 있는 사회의 변동과정에서 그 위험성을 인식한 듯하다. 계몽주의 사상가들과 그 후계자들은 사회세계와 자연세계에 대한 정보가 증가하면 그것에 대한 통제 또한 증대될 것으로 보았지만, 위험에 대한 잠정적 결론에 만족한 인간이 위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튼 단순 근대화는 생태위기 ․ 안전문제 ․ 경제 불안 등과 같은 것들의 도전을 받고 있으며 세계화와 정보화는 일상적 의사결정과 전 지구적 결과 사이의 연관성과 그 역인 개인생활에 대한 전 지구적 질서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시키며 이에 따라 그 위험성은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한편 개인적으로 대면하게 된 것이다.
현대인들은 사회세계와 자연세계에 대한 정보가 증가하면 그것에 대한 통제 또한 증대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렇게 지식과 통제를 연결시킬수록 위험의 문제는 더욱 열려 있으며 우연에 내맡겨져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과 물리적 환경에 대해서 축적해 왔던 지식에도 불구하고서가 아니라, 바로 지식 때문인 것이다. 기딘스는 역설적이게도 확실성의 추구라는 계몽주의자들의 주장에서 항상 기원이 되는 방법론적인 의심은 완전히 관점에 맡겨져 있으며 이러한 잠정적 결론에 의하여 인간은 위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하였다. 벡은 오늘의 시점에서는 위험이 영에 가깝기 때문에 비판자들을 몰아낼 수 있지만, 대참사가 발생한 뒤인 내일에는 개연성의 제시를 잘못 이해했다는 이유로 대중의 어리석음을 탄식할 수 있으며 위험은 무한이 증식될 수 있다고 하였다. 두 사람의 논의에서 볼 수 있듯이 현대 사회는 위험성의 사회이며 그 위험의 확률을 줄이기 위한 선택을 할수록 위험이 잠재된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양의성) 하지만 위험에 대한 대처 방식에 있어 기든스는 전문성에 벡은 전문성으로부터의 해방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5.성찰성의 매개
성찰적 근대화의 매개에 있어서 세 학자들은 과학적 지식, 전문적 지식, 일상적 지식등 다양한 형태의 지식이 그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으나 이 역시 그 강조점에 있어서는 역시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기든스에게 있어 자아성찰성 혹은 자서전을 쓰는 것은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같은 전문가 체계들을 통해 발생한다. 앤소니 기든스에게 근대성에 대한 성찰성은 신뢰관계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신뢰는 더 이상 대면적 인관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 체계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된다. 그와는 또렷한 대조를 이루는 울리히 벡의 근대성에 대한 성찰성은 전문가 체계로부터의 해방과 전문가 체계에 대한 비판의 증대를 필연적으로 초래한다. 그러므로 구조적 성찰성은 지배 과학적 전문가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성찰성이 불안정성을 최소화한다는 점 그리고 합리성에 의한 합리성의 극복에 있어서도 울리히 벡과 앤소니 기든스는 의견을 같이한다. 울리히 벡은 위험을 통제하고자 하는 의도를 확장하고 강조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만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렇지만 위험이 의사결정을 전제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개인에게 근본적인 의미에서의 의사결정을 내맡겨 버리므로 이 역시 전문가로부터의 해방을 통해 해결된다고 하였다. 반면에 앤소니 기든스는 질서의 문제로서 이에 접근하는데 이는 존재론적 불안정성의 기초 위에서 정식화된다. 문제는 바로 우리가 환경적 위험요소이기보다는 심리적 ․ 사회적 위험요소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의 인성과 사회에서의 질서와 안정성의 적정 수준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이다. 거기에 대한 기든스의 답변은 전문가 체계들의 매개를 통해서다. 스콧 래쉬는 두 사람과는 상당히 다른 방법으로 접근을 하지만 지식에 근거한 성찰을 미학적, 공동체적 접근을 통해 설명을 통해 개념적인 매개가 아닌 모사적인 매개를 강조하고 있다. 스콧 래쉬는 통제할 수 없는 것과 점차 만연하는 불안전성 그리고 승리에 도취한 탈근대성의 ‘과도함’ 속에서, 위험사회는 이를 확률적으로밖에 통제할 수 없는 근대적 주체의 최후의 시도라고 하였다. 그는 위태로운 불가지론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위험의 형이상학을 전적으로 피하고 대신 양의성을 수용하면서 우연성과 더불어 살아나가자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논의로서 자신의 의견을 대신하였다.
6.정보화, 세계화에 대한 필자의 전망
1)정보화, 세계화에 의한 구조 기능적 변화
정보화와 세계화는 상호작용을 통하여 세계 각국을 거대한 하나의 체계로 확장시키며 보편화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의 극복은 경제적으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였고 정치적으로 거대한 세계 정부의 역할을 강화시키고 있으며 문화적 사회적으로는 거대한 커뮤니티의 공간을 형성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거대한 하나의 체계가 형성됨에 따라 정보에 대한 양적 팽창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문화적 ․ 사회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짐에 따라 각 부문들 혹은 구성원들은 각각의 인식 혹은 감성의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상당히 개성적인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거대한 체계 속에서 형성된 연대는 신속히 조직되고 해체되는 연대의 유연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즉 정보화와 세계화는 현대 사회의 구조를 하나의 거대한 체계로 묶는 동시에 분열시키는 양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대성이 겪는 위험의 양상과 성찰의 문제 또한 전 지구화와 개인화의 두 축이 중심을 이룰 것이다. 그리고 전 지구화와 개인화 역시 상호 교호적으로 연관된 복합적 양상을 나타낼 것이다. 즉 세계적 공간의 문제는 각 개인을 종속시키고 있으며 각 개인의 의사결정은 거대한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민감한 양상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변화가 매우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현재성의 잠재적 위험은 더욱 커 질 전망이다.
2)정보화, 세계화와 국가 그리고 시장
새로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가와 시장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세계라는 거대한 체계 속의 부분이면서 분열된 부분들의 결합체인 국가는 어떻게 자리매김을 할 것인가?
과거 국제 질서의 기본 단위는 국가였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 국제기구, UN, 개인과 같은 초국가적 행위체들이 등장함에 따라 국가의 기능이 상당히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가 확대되기 전의 사회에서 국가는 시장성의 보장과 통제를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자본을 통제해 왔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의 벽이 제거되고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국가의 통제기능은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태문제와 같은 초국가적인 문제와 성과 같은 비 국가적인 문제 등에 대해 국가의 통제 상당히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권위주의적으로 의사결정하고 행동하는 국가를 대신해서 무대와 대화를 정돈하여 쇼를 연출하는 ‘협상형’ 국가의 등장을 설명한 울리히 벡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복지와 안전이라는 국가의 기능은 복잡다단한 변화의 양상 속에서 더욱 중요시 될 것이다. 즉 국가 그 자체는 존속하되 그 기능이 변환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현대성의 하나인 국가의 통제기능 약화와는 달리 세계화와 정보화는 자본주의를 대치하거나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자본주의는 그 본질적 속성이 환경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신자유주의가 세계 경제의 새 질서로서 부활한 것은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른다. 세계화속에서 시장은 더욱 확대되었으며 경쟁자는 더욱 늘어났으며 치열한 경쟁은 거대한 다국적 기업에의 종속을 낳고 있다. 세계화와 정보화는 경제학의 이상인 완전 경쟁 시장을 형성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거대한 자본에 종속되는 결과를 야기하는 것이다. 즉 소비자는 증가하지만 공급자는 감소하는 기현상을 보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거대 자본은 국제적인 분업에 의하여 상호 의존적 관계 속에서 유지를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이제 더 이상 국가는 거대 자본을 조율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3)정보화와 세계화 그리고 신 계급질서
래쉬는 정보사회와 관련해서 “배제된 성찰적 근대성의 전형적인 제 3계급에 관심을 두었던 듯 하다. 그는 탈산업적 중간계급과 격상된 노동자 계급이 오늘날 정보화된 자본주의 질서의 ‘성찰성의 승자’라면, 단순 근대성의 고전적 프로레타리아로부터 격하된 이 제 3 계급은 ‘성찰성의 패자’로 21세기로의 전환기에 ‘3분의 2를 위한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배제된 바닥의 제 3 항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이러한 신하층계급과 동시에 성찰적 노동자 계급이 등장한다고 하였는데, 이들은 정보 ․ 통신 구조 안에서 일하며 대부분 전문가 체계안의 전문가로 활동하는데 , 전문가는 정보․통신 구조 안의 다양한 위치에 쌓여 있는 축적된 정보와 축적된 정보처리 능력의 ‘결절점’이다. 이들은 지식을 자본으로 소유한 새로운 쁘띠 브르주아지로서 확대된 신 중산층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 서구 정보 산업국의 경우 신 중산 계층은 확대될 전망이지만 후진 산업국의 경우 신 하층 계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하층 계급은 점차 시민 사회 아니 국제 시민 사회에 참여할 능력과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곧 이는 국제 시민 사회 조차 선진국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7.정보의 소유여부와 성찰 그리고 중간 매개단체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권력의 이동」에서 권력의 세 가지 원천을 폭력(暴力)․ 부(富) ․ 지식(知識)으로 규정하고, 폭력을 저품질 권력․ 부를 중품질 권력 그리고 지식을 고품질 권력으로 정의하였으며 21세기의 전 세계적인 권력투쟁에서의 핵심 문제는 지식의 장악이며, 이 지식의 장악이야 말로 진정한 권력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래쉬 역시 “산업 자본주의에서는 ‘삶의 기회’와 계급 불평등은 생산 양식 속에서의 행위 주체의 위치와 생산양식에 접근 가능성에 의존 하지만 성찰적 근대성에서 삶의 기회 즉 누가 승자가 되고 누가 패자가 되느냐는 ‘정보의 양식’에서의 위치에 의존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특히 세계화 ․ 정보화의 동반상승작용은 인류의 체계를 거시화하고 미시화하여 두 가지의 전망을 하게 한다. 하나는 어떠한 세력이 정보의 체제를 독점하여 기술적으로 전 세계인들을 관리, 통제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며 다른 하나는 시민들이 정보화와 다원적 연대를 통하여 직접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다. 과연 시민들이 지배 앨리트들의 통제와 독점을 견제할 수 있는가? 정보는 누구에게 독점되는가가 앞으로의 중요한 관건이라고 하겠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열쇠는 전문체계와 개인 사이의 중간적 매개 구조 구축 또는 강화가 이 문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이미 전문적인 체계와 기술수단을 갖춘 계층에 개인적 연대만으로 견제하기는 상당히 곤란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떠한 정보를 수집, 처리, 표현, 활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적 체계와 개인 사이의 중간자 혹은 교량 행위자는 누구인가? 그것은 바로 언론 ․ 학교 ․ 종교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 단체라고 생각한다. 언론과 학교, 종교 그리고 시민단체는 각 개인이 개인적 (개인적이라는 단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선택과 의사결정을 각 개인에게 맡겨야 하므로) 각성 혹은 성찰을 할 수 있도록 인식의 발판이 되어야 하며 복잡하고 곤란한 전문가 체계를 보다 완화하여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교량 행위자는 그 본래적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밀양 성폭행 사건을 생각해 보자. 하나의 전문가 체계인 경찰 조직은 이번 사건을 다루는데 있어 ‘수사 과정상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 등의 모습을 보여 왔다. 언론은 이를 공개하였으며 이는 즉시 정보화 매체를 통해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호주, 일본, 중국 등으로 전달되었다. 이 과정에서 감정의 폭발을 일으킨 수많은 한국의 네티즌들은 피의자의 미니 홈페이지에 언어적 테러를 가하였으며 피의자의 개인 정보를 알아낸 후 그들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전화를 걸어 폭언을 하는 등 역으로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였으며 테러를 당한 혹은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들 중에는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정보화에 의하여 시민들의 연대는 상당히 신속하고 유연하게 전개되었다. 만약 이번 사건에서 언론이 잘못된 정보를 제시하거나 이를 이용한다면 이러한 교량행위자는 또 다른 통제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한 행정조직 ․ 언론 그리고 시민단체의 대응은 네티즌들에 비해 상당히 느린 반응을 보여 왔다. 이러한 교량행위자들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하지 못하여 네티즌들은 감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 하층 계급의 정보에로의 접근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정보에로의 접근은 성찰의 중요한 전제이며 이러한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차단이 된다면 시민 사회 자체는 포괄적 시민이 아닌 중산적 시민의 사회라는 과거 틀과 마찬기로 유지될 이다. 래쉬의 의견에 동의하기에 새로운 계급적 모순의 해결 방법을 인용하도록 하겠다. 래쉬는 빈민가와 여성들이 즉 정보, 통신 구조로부터 배제되지 않는 방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방식은 비교적 열린 교육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며, 둘째 방식은 방송위성, 유선방송, 라디오, 비디오, 텔레비전을 통해 발생한다. 특히 세계 시민적 연대를 가능하기 위해선 범 세계화적인 교량 행위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보화, 세계화로 인한 양의성은 기회인 동시에 하나의 위기일 것이다. 어느 목표에 오르기 위하여 여러 계단을 오르면 다치기 십상이다. 그러나 한 계단 한 계단 올라 선 다면 비록 조금은 늦지만 언젠가는 그 목표에 이르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찰적 근대화가 보수를 위한 하나의 변명수단인지 진보 (특히 물질적 풍요)에로의 위험을 조금 낮추기 위한 확률적 수단인지는 좀 더 많은 성찰이 있어야겠다.
○ 언론소개
‘성찰적 근대화’는 자기의식을 갖춘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과 자기 사회에 대해 지식을 비판적으로 적용시키는 능력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앤서니 기든스, 울리히 베크, 스콧 래시 등 현대의 걸출한 사회 사상가 3인이 쓴 이 저작은 전지구화 시대의 탈전통 사회를 분석하면서 성찰성 개념을 중심으로 근대성을 해부하는 실험적인 시대진단이다. 저자들은 책에서 탈근대적인 현대사회를 분석하면서, 진보와 행복, 그리고 합리성이 필연적으로 연결된 계몽주의의 신념을 비판한다. 서구의 근대화·발전이론은 전지구적 대전환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환경, 민족, 전쟁, 기아 문제 등에 무력한 불완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책은 특히 ‘근대화’는 완성되지 못한 서구의 프로젝트로, 완성되지 못한 현재 진행형의 근대화가 급속한 사회변동의 과정에서 근대성을 왜곡, 결핍, 변질시켰다고 본다. 따라서 한국과 같은 후발 국가의 경우 오히려 전통에 의해 근대화를 조명할 때 본질을 보다 냉철하게 파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 기든스와 베크는 제도의 영역, 래시는 문화의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지식과 비지식을 성찰적으로 사용, 현대의 예측불능성을 통제할 것을 제안한다. 세사람의 저자가 같은 주제로, 각자의 입장에서 쓴 글을 모은 책이이서 각자가 쓴 개념의 미묘한 차이가 무시된 단점은 있으나, 그들 주장의 공통분모와 다른 점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_ 金鍾洛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