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소유란 무엇인가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 / 아카넷 / 2013.2.28
서양 사회주의 사상의 고전 <소유란 무엇인가>는 사상사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아나키즘이 갖는 사상적 극단성과 마르크시즘에 의해 윤색된 평가로 인해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왔다.
가진 자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소유’라는 개념을 ‘도둑질’로 표현하면서 19세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그는 소유제가 사회의 파탄을 가져올 뿐, 어떤 이유에서도 소유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특유의 논법으로 증명하면서 이의 철폐를 부르짖고 있다.
물론 후대에 이르러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과정보다는 유통과정의 부당성에만 초점을 맞춰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매커니즘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고 있으나, 프루동이 던진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 목차
서문
제1장 이 책에서 사용하는 방법. 혁명의 이념
제2장 자연권으로 간주되는 소유에 대하여. 소유의 동인으로서의 선점과 민법에 대하여
제3장 소유권의 동인으로서의 노동에 대하여
제4장 소유는 불가능하다
제5장 정의와 불의의 관념에 대한 심리학적 설명, 그리고 통치와 권리의 원리에 대한 규정
해제: 프루동과 소유의 사상
프루동 연보
역자 후기
색인
○ 저자소개 :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
1809년 1월 15일 브장송에서 태어났다. 1820년에 브장송의 왕립 중학교에 외지 통학생 장학금으로 들어갔다. 1826년 가족이 송사에 휘말려 망해서 그는 뛰어난 학교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입 자격 시험 (바칼로레아)을 포기했다. 1827년부터 출판사에서 타자공, 교정인 등으로 일하면서 여러 가지 책들을 섭렵했다. 1838년 브장송 학술원에 장학금을 신청하기 위해 대학 입학 자격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1840년에 ≪소유권이란 무엇인가?≫ (소유권에 관한 제1논문)를 출간해 브장송 학술원에 헌정했다. 그러나 학술원은 이 책을 규탄하고 헌정사를 삭제할 것을 명했다. 한때 사법 당국에서 프루동을 기소하려고 했으나 그의 혁명 동지이자 학사원 회원인 아돌프 블랑키라는 경제학자에 의해 구원되었다. 1841, 1842년에 소유권에 관한 제2논문, 제3논문을 출간해 결국 기소를 당하고 재판을 받았으나 방면되었다. 1843년에는 ≪인류에서의 질서 창조에 관해?정치적 조직의 원리들≫을 출간했다. 1843, 1844년에 파리에 머물면서 ≪경제적 모순들의 체계 혹은 곤궁의 철학≫ 집필을 구상했고 1846년 가을에 출간했다.
1849년에는 인민은행의 조직을 시도했지만 몇 주 만에 파산했다. ≪푀플≫ 지에 논문을 기고해 루이 나폴레옹을 격렬하게 비판했고 그 결과로 체포되어 1849년부터 1852년까지 징역에 처해졌다. 옥중에서 계속 기고해 거듭 기소되었다. 또한 옥중에서 ≪2월 혁명의 역사에 보탬이 되기 위한 한 혁명가의 고백≫, ≪19세기 혁명의 일반 관념≫, ≪진보의 철학≫ 등을 집필했다. 1856년부터 ≪혁명과 교회에서의 정의에 관해≫를 집필해 1858년에 출간했는데, 며칠 새 6000부가 팔렸지만 곧 압류를 당했고, 기소를 당해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체포를 피해 브뤼셀로 망명했다. 황제가 사면령을 내리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860년에는 스위스 보 (Vaud) 정부의 참사회가 경선에 부친 조세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조세 이론>을 제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1862년에 쓴 <가리발디와 이탈리아의 통일>이라는 논문이 나폴레옹 3세에게 벨기에를 병합하도록 부추겼다는 혐의를 받아 브뤼셀에 있는 프루동의 집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그다음 날로 프랑스로 귀국했다. 1863년에는 ≪연방제 원리와 혁명 당파 재건의 필요성에 관해≫를 발간했고, 이 시기에 프루동은 새로운 정치 이념에 따라 선거 불참을 주장하고 권유했다. 이후 투병 생활을 하다가 1865년 숨을 거두었다.
– 역자: 이용재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서 학사·석사 과정 후 프랑스 파리1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에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프랑스사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전공 영역은 프랑스 사회사, 노동사 등이지만 유럽의 정치사회와 문화예술 전반에 대해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18세기 계몽주의 이후 20세기 세계화 시대까지 프랑스 특유의 정치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 정치사상의 고전을 번역하고 소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함께 쓰는 역사』(2008), 『프랑스의 열정: 공화국과 공화주의』(공저, 2011), 『교육과 정치로 본 프랑스사』(공저, 2014), 『전쟁과 프랑스 사회의 변동』(공저, 2017) 등이 있다. 역서로는 『소유란 무엇인가』(피에르조제프 프루동, 2003), 『폭력에 대한 성찰』(조르주 소렐, 2007), 『기억의 장소』(피에르 노라, 2010), 『앙시앵 레짐과 프랑스혁명』(알렉시 토크빌, 2013)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소유, 그것은 도둑질이다!” 부르주아 소유제도에 대한 프루동의 통렬한 고발장에서
이 악명 높은 선언은 당시 프루동에게 증오와 찬사를 한꺼번에 안겨준 장안의 유행어이자 논쟁거리였다. 또한 프루동에게 이 명제는 평생의 자산이 되어버렸다.
“이 땅에서 내가 가진 재산은 이 명제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수백만 금보다 내게 더 값진 것이다.”
프루동이 이 책을 쓴 1840년은 부패와 투기로 얼룩진 부르주아 지배에 대한 저항이 움트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한 해 전부터 지속된 경제불황의 여파 속에서 파리의 노동자들은 일자리 확보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1840년 9월에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동자계급으로 태어나고 자라서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심정적으로든 습관적으로든, 그리고 이익과 희망을 함께 나누면서 노동자계급에 속할” 프루동은 소유의 문제를 부르주아 사회를 진단하는 관건으로 삼아 부르주아들이 대경실색할 정도의 논리적 극단으로 밀고 나갔다.
그는 1848년 2월혁명 직후 격동하는 프랑스 사회를 보면서 “우리의 모든 사회문제는 소유 속에 응축되어 있다”라고 진단했다.
프루동이 보기에 현 사회의 경제, 정치, 행정 조직뿐만 아니라 가족제도, 종교, 철학 등이 바로 소유를 어떻게 조직하느냐 하는 문제에 달려 있었다.
『소유란 무엇인가』로 시작한 프루동의 오랜 지적 편력은 사회 비판과 정치 참여로 단련되고 윤색된 시련과 모색의 시기를 거쳐 『소유의 이론』이라는 미완의 유작으로 막을 내렸다. 소유론은 프루동이 평생을 두고 매달린 인간 사회의 핵심사안이었던 것이다.
『소유란 무엇인가』는 무엇보다도 부르주아 소유제도에 대한 통렬한 고발장이다. 조건과 재산의 평등이라는 인간 사회의 대의에 어긋나는 현 사회의 소유제도가 어떤 근거에 의해 정당화되고 있는가?
프루동은 소유제도의 존재 근거를 법적, 심리적, 경제적 논거로 나누어 조목조목 검토하면서 그 어떤 이유에 의해서도 소유가 정당회될 수 없다고 논증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