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소크라테스를 알라
장영란 / 살림출판사 / 2012.11.28
‘소크라테스’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을 남긴 사람이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기꺼이 독배를 든 철학자. 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 “그럼 그는 어떤 사람이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어떤 대답을 들려줄 수 있을까?

이 책 ‘소크라테스를 알라’의 저자는 소크라테스를 가리켜 ‘늘 철학적인 삶을 살았고, 결국 철학적인 죽음을 맞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삶’을 통해 ‘철학’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사람이라는 뜻이다. 공허한 말이 넘치는 시대.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리 말을 해도 직접 철학적 삶을 보여주는 것만 못한 경우가 많다”는 저자의 말이 이 책의 집필의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재판을 통해 감옥에 갇히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그의 마지막 삶의 과정은 ‘침통한 말년’이 아니라 ‘가장 극적으로 철학을 보여준 시기’라고 평가된다.
○ 목차
철학이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의 생애: 아주 이상한 사람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의 법정: 그는 왜 고발되었을까?
소크라테스의 재판: 그는 왜 재판에서 졌을까?
소크라테스의 감옥: 그는 왜 탈출하지 않았을까?
○ 저자소개 : 장영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그리스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그리스 신화와 비극 및 철학 등과 관련된 다양한 논문들과 저서들을 출판했다. 그리스 신화와 문화 비평 및 상징과 이미지 연구로 건국대학교 연구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 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서구 사상에서 좋은 삶과 탁월성의 문제, 설득과 소통의 문제, 영혼의 훈련과 치유의 문제 등에 관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혼의 역사』, 『장영란의 그리스 신화』, 『소크라테스를 알라』, 『플라톤의 국가, 정의를 꿈꾸다』, 『죽음과 아름다움의 신화와 철학』, 『위대한 어머니여신』, 『신화 속의 여성, 여성 속의 신화』,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식론』,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고대 그리스의 운명 개념과 탁월성의 문제」, 「니체의 비극정신과 신화적 원형」, 「고대 그리스의 탁월성의 기원과 고난의 역할」, 「아가멤논 사절단과 오뒷세우스의 설득의 원리」, 「플루타르코스의 듣기의 기술과 탁월성의 훈련」, 「아리스토텔레스와 아렌트의 활동적 삶과 관조적 삶」, 「스토아학파의 영혼의 윤리적 훈련과 철학적 치유」, 「헬레니즘철학과 초기 그리스도교의 영혼 훈련 개념」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우리는 철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철학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기란 쉽지 않다. 철학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보여주기 위해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다. 실제로 진리를 사랑하며 살았던 철학자의 삶에 최대한 접근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철학이 무엇이며 철학자란 누구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우선 우리는 철학의 역사에서 가장 철학적이라고 여기는 철학자를 한 명 선택할 필요가 있다. 사실 지극히 철학적인 철학자는 여럿 있지만, 아무래도 서구 사회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단연 돋보인다. 그는 늘 철학하는 삶을 살았고 결국 철학적인 죽음을 맞았다. 실제로 소크라테스를 가만히 보면 철학이 보인다. 우리는 소크라테스를 통해 철학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으며 철학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 수 있다. — p.8
소크라테스의 본격적인 변론은 과연 누가 자신을 고발하였는가를 밝히는 일로 시작한다. 법정에 소환됐다면 분명 고소인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아테네의 평범한 정치인으로 아니토스 (Anytos)와 멜레토스 (Meletos), 리콘 (Lykon)이라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바로 소크라테스를 아테네 법정으로 출두시킨 사람들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실제로 이들보다 먼저 자신을 고발한 최초의 사람들이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 소크라테스는 직접 자신을 고소한 아니토스와 그 일행보다 그 최초의 고발자야말로 더 두려운 존재라고 말한다. 그들은 숫자도 많을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고발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 p.27
소크라테스는 여기서 ‘진리에 대한 사랑’이란 표현이 아닌 ‘인간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처음부터 자신과 함께 태어나 자라고 지금까지 함께 살아왔으며 지금도 자신 앞에 있는 아테네인들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단지 그가 책임감이나 의무감으로 아테네인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는 아테네인을 사랑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스승으로서 아테네인이 신의 길에서 더 멀어지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비록 아테네인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할지라도, 결국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더라도 말이다. — p.54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모든 사람의 견해를 존중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어떤 견해들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어떤 견해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사람의 견해를 존중해야 할까?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다수 사람들의 견해를 따르고 두려워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이런 문제에 대한 전문가가 있다면 그의 견해를 따르고 두려워해야 할 것인가?”를 묻는다. 당연히 우리는 어떤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있다면 그의 견해를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 가령 남태평양으로 배를 타고 가는데 경험이 많은 전문 항해사의 주장을 따르는 것이 마땅하지, 아무 지식도 없는 여행객의 주장을 따라서는 안 되는 것이다. — pp.79~80

○ 출판사 서평
.자신의 삶을 바쳐 ‘철학’을 가르친 철학자
‘이상한 사람’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받아든 이유
‘소크라테스’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을 남긴 사람이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기꺼이 독배를 든 철학자. 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 “그럼 그는 어떤 사람이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어떤 대답을 들려줄 수 있을까?
이 책 『소크라테스를 알라』의 저자는 소크라테스를 가리켜 ‘늘 철학적인 삶을 살았고, 결국 철학적인 죽음을 맞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삶’을 통해 ‘철학’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사람이라는 뜻이다. 공허한 말이 넘치는 시대.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리 말을 해도 직접 철학적 삶을 보여주는 것만 못한 경우가 많다”는 저자의 말이 이 책의 집필의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재판을 통해 감옥에 갇히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그의 마지막 삶의 과정은 ‘침통한 말년’이 아니라 ‘가장 극적으로 철학을 보여준 시기’라고 평가된다. 단 한 순간도 ‘이유 없는 삶’을 살지 않은 사람, 소크라테스! 그의 손에 들린 독배가 기꺼이 ‘철학의 대중화’에까지 가닿는 순간을 직접 목격해 보자.

○ 독자의 평
서양철학의 정신, 진리의 순교자인 소크라테스의 간략한 생애와 재판 과정,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에피소드를 저자의 견해를 덧붙여 압축적으로 소개한 책으로,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이 저술한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크리톤’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소크라테스에 관한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철학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익숙한 레퍼토리지만, 접할 때마다 가슴이 뛴다. 나도 이미 4년 전 안광복 님이 풀어 쓴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었고, 소크라테스의 일대기 및 사상을 다룬 다양한 철학서적을 독서했지만, 철학자의 진정한 자세를 상기할 때마다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기록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의 의미를 찾기 위해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지도 벌써 15년이 되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소크라테스가 말한 것처럼 ‘나는 내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이외의 것은 진정 아는 것이 없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소크라테스 덕분에, 당시 지혜롭다고 자부했던 소피스트들과 같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스스로 안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고 겸손히 공부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철학적 사유가 시스템에 함몰되는 시대에, 다음 소개하는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변론에서 ‘아테네’를 ‘대한민국’으로 바꿔서 읽어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더 가슴이 뛴다.
“아테네인 여러분! 저는 여러분을 사랑하며 존경합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분보다는 신께 복종할 것입니다. 제가 살아있는 동안, 또한 제가 할 수 있는 동안 지혜를 사랑하는 일도, 여러분께 충고하는 일도, 누구든 만나게 되는 사람에게 지적하는 일도 그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늘 해오던 방식대로 말입니다.
보세요! 여러분은 지혜와 힘으로 가장 유명한 도시인 아테네의 시민이면서 재물은 최대한 모으기 위해 마음을 쓰지 않습니까? 하지만 실천적 지혜와 진리, 그리고 자신의 영혼이 최대한 훌륭해지는 데는 마음 쓰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부끄럽지 않습니까?”
_ p.s 대화를 통하여 진리와 윤리에 대해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소크라테스와 같은 교사가 되고 싶었다. 지금 내 모습은, 학생들에게 수능에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알려주는 지식의 판매자 소피스트와 다르지 않다. 지독한 모순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