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 열린책들 / 2007.07.31
중세의 모든 학문과 신화, 역사를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단테의 대표작. 단테가 어둠과 영원한 저주의 지옥, 정죄와 희망의 연옥, 빛과 노래 그리고 축복이 넘치는 환희의 천국을 여행하며 영혼의 구원을 노래한 웅대한 규모의 환상여행기이다. 1300년 부활절을 전후하여 일주일 동안, 즉, 4월 8일 성금요일부터 15일 사이에 이루어진 단테의 저승 여행 이야기로, 총 1만 4233행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활절의 성(聖) 금요일을 하루 앞둔 목요일 밤, 잠에서 깨어나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고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 서른다섯 살의 단테. 세상의 온갖 악을 대면하고 두려움에 떨던 단테 앞에 그가 존경하던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영원의 세계로 안내할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을 약속한다. 그리고 금요일 저녁 그들은 마침내 지옥의 문 앞에 당도하고, 죽음 이후의 세계를 향한 일주일간의 순례가 시작된다.
작가는 체계적이고도 기하학적으로 저승 세계를 구축하였으며,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영혼들의 고유한 삶의 애환을 생생하고 실감나게 그려낸다. 또한, 성서, 그리스ㆍ로마의 모든 고전,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 플라톤의 우주론,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등 작가 자신이 일생에 걸쳐 연구한 것을 총체적으로 집약하고 있다.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은 저승 세계 여행을 주제로 한 13세기 이탈리아의 작가 단테가 1308년부터 죽은 해인 1321년 사이 쓴 대표 서사시이다.
신곡은 이탈리아 문학의 중심 서사시이자 중세 문학의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저자와 같은 이름의 여행자 단테는 베르길리우스, 베아트리체, 베르나르두스의 안내를 따라 지옥-연옥-천국으로 여행한다. 단테는 그 곳에서 수백 명의 신화상 혹은 역사상의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죄와 벌, 기다림과 구원에 관해 철학적, 윤리적 고찰을 할 뿐만 아니라 중세 시대의 신학과 천문학적 세계관을 광범위하게 전하고 있다.
‘신곡’은 중세에 쓰였음에도 이탈리아 문학의 꽃으로 손꼽히며, 사후에 대한 중세적인 세계관을 보여준 최정점에 있는 이 작품은 특히 상류층 언어인 라틴어가 아닌 토스카나 방언으로 적혀 이탈리아어의 생성과 발전이 있기까지 적지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토스카나 방언으로 적혔다는 것은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고, 누구의 마음 속에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게다가 천박함을 저어하는 세심한 배려가 기울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지옥에 떨어진다든지 예수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니므로 훌륭한 사람이더라도(플라톤, 호메로스 등) 천국에 가지 못한다는 등, 그 시대의 가톨릭 신앙에 근거한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어 한계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 목차
지옥
연옥
천국
옮긴이의 말 – 단테와 ‘신곡’에 대하여
○ 제목과 문학 장르
오늘날 세계 문학에서 쓰이고 알려진 서사시 제목 La Divina Commedia (한국에서는 한자어로 神曲: 신곡)는 단테가 붙인 게 아니라 보카치오가 쓴 단테의 생애에서 ‘Divina (성스러운)’라는 감탄적 칭찬에서 1555년에 로도비코 돌체 (Lodovico Dolce)라는 출판업자가 책을 새로 내면서 붙인 제목이다.
원래는 단테가 쓴 제목은 Commedia(희극)다.
이 작품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일본에서 번역한 제목을 그대로 썼으므로 한국에서 ‘신곡’이라는 제목을 사용하고 있다.
단테 자신은 서사시를 Commedia(희극)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희극은 어떤 추한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반면, 그 내용면에서 즐겁게 끝을 맺는다. (libri titulus est … comedia vero incohat asperitatem alicuius rei, sed eius materia prospere terminatur)
이 간락한 설명은 <신곡>의 구성에서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독자는 서사시에서 먼저 지옥으로 여행을 하게 되며, 천국에서 여로를 풀게 된다.

○ 저자소개: 단테 알리기에리
단테 알리기에리 (Dante Alighieri) / 두란테 델리 알리기에리(이: Durante degli Alighieri, 1265년 3월 1일경 ~ 1321년 9월 13일 또는 9월 14일)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부터 청신체, 즉 ‘새롭고 감미로운 문체’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1295년 무렵부터 정치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하였고, 1300년 6월에는 6명으로 구성된 피렌체 최고 행정위원에 선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당파싸움에서 패배하여 1301년 말부터 망명생활을 시작하여 이탈리아의 여러 지방을 떠돌면서 생활하였고, 결국 고향 피렌체로 돌아오지 못한 채 1321년 라벤나(Ravenna)에서 사망하였으며, 지금도 그곳에 묻혀있다.
그가 남긴 주요 작품으로 불후의 고전 ‘신곡’을 비롯하여 ‘새로운 삶’, ‘향연’, ‘시집’이 있으며, 라틴어로 저술한 ‘속어론’, ‘제정론’ 등이 있다.
피렌체의 알리기에리 혹은 알라기에리 (Alagh(i)eri) 가문의 일원이다 (단테의 아들 야코포의 설명: “Durante olim vocatus Dante, condam Alagherii de Florentia”).
두란테 알리기에리의 이름은 “장수하는 날개가 달린 자”라는 뜻인데 그것은 그의 작품이 남긴 다양한 영향들의 결과를 예언한 실로 상징적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시인으로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이자 서양사에 한 획을 그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위인으로 평가된다.
한편 현대 이탈리아어의 아버지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표준어는 근대국가의 산물이지만 특히 소규모 도시국가가 난립해 있던 이탈리아에서는 각 지역마다 고대 로마에서 사용한 라틴어에서 파생된 방언들을 일상언어로 삼았다.
이런 각 지역 방언들은 서로 말이 안 통하는 건 아니지만 같은 언어의 방언이라고 하기에는 또 미묘하게 차이가 큰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런 방언들 사이에서 ‘표준 이탈리아어’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중심축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단테가 사용한 언어였다.
그리하여 현대 이탈리아어는 토스카나 방언을 표준화한 것이 되었다.
○ 집필 시기 및 배경
정치가로서, 또한 신성 로마제국 황제의 군림 하에서 다수의 소국가들로 분할되었던 이탈리아 반도의 통일을 목표로 한 선구자로서, 모험적인 생활을 통해 숱한 좌절들을 경험한 뒤 사형을 선고받은 망명자 단테는 베아트리체와 그가 함께 아홉 살이었던 시절의 그들의 만남을 상기하며, 이렇게 쓰고 있다.
“그 순간이 지난 뒤부터 줄곧 -내가 고백하건대- 사랑이 나의 영혼을 지배했다”라고.
그는 딸을 돈 많은 금융업자와 결혼시킨 베아트리체의 아버지 포르티날리를 증오했는데 글로써 복수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모든 금융업자들을 “지옥 (Inferno)” 편에서 지옥의 가장 밑바닥까지 추방시킴으로써 역시 그들에게 복수하고 있다.
지옥과 천국의 여행을 서술할 때 단테는 “아에네이스”에서 지옥을 묘사한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에게 그 기초를 두었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의 신곡을 통해서 그의 조언자로서 작품에 실체를 부여했던 것이다.
○ 구성
– 형식
신곡은 지옥 (이: Inferno), 연옥 (이: Purgatorio), 천국 (이: Paradiso) 이렇게 세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편은 서른세 절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곡의 맨 앞부분에 이 시를 소개하는 절이 하나 있다.
신곡은 이렇게 모두 100개의 절로 이루어져 있다.

○ 줄거리
– 지옥
“지옥”은 지표에서부터 불타올라 지구의 중심에까지 이르는 지하의 심연이다. 늪이나 호수에서는 악취와 증기가 피어오르며,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 열풍, 쏟아지는 비와 우박으로 하늘은 잠시도 조용하지 않았다. 미식가들도 더러운 것들을 마구 먹어야만 하며, 낭비가들과 탐욕가들도 결코 재산을 손에 넣지 못한다.
증오심에 불타는 사람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쉴새없이 피가 흐르는 강 속으로 빠지고, 뜨거운 사막 위를 걸어야 하는 동성연애자들의 머리에 불이 쏟아진다고 묘사한 지옥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또한 그의 인생을 괴로움 속에 빠뜨렸던 위선적인 피렌체 시민, 그의 재산을 약탈한 사기꾼들과 탐욕스러운 횡령꾼들이 펄펄 끓는 기름 가마 속을 떠다니는 광경을 보게 된다.
나락의 밑바닥인 대지의 중심에 악마 중의 악마인 루시퍼 (Lucifer)가 거대한 얼음 속에 갇혀 날개를 퍼득이고 있었다. 그 험상궂은 얼굴은 세 조각으로 갈라져 있었고, 일그러진 뺨 위로 피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세 갈래로 갈라진 턱에는 각기 악의 전형들이 물려져 있으며, 그들은 곧 숨이 끊어질 듯이 헐떡이고 있었다.
루시퍼는 브루투스, 카시우스, 유다라는 배신자의 전형인 세 사람을 줄곧 물어뜯고 있었다.
이야기 속에서 교황 첼레스티노 5세, 교황 보니파시오 8세, 교황 니콜라오 3세, 교황 요한 22세, 교황 클레멘스 5세 등의 당대의 부패하고 무능한 교황들을 비판하고 있으며 귀도 다 몬테펠트로, 보카 델리 아바티, 베네디코 카치 아메네코, 에르콜라노 마코니, 쟈코모 다 산토 안드레아 등 당대의 정적들을 지옥에 등장시켜 복수하고 있으며 오타비아노 델리 우발디니, 브란카 도리아, 본투로 다티 등 이전 시대의 인물들도 비판하고 있다.
지옥의 구조는 다음과 같으며 역피라미드의 원추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제1층 림보 (변옥, Limbo) – 고대인이나 아기 등 세례는 받지 않은 선한 자가 가는 곳으로 어떠한 형벌도 받지 않으나 대신 신을 볼 수 없다.
.제2층 ‘색욕 지옥’ – 색욕에 빠져 간통을 저지른 자들이 가는 곳으로 시도 때도 없이 폭풍에 흽쓸려야 한다. 이 중에서는 프란체스카와 파올로도 포함되어 있다.
.제3층 ‘폭식 지옥’ – 폭음폭식에 빠진 자가 가는 곳. 죄인들이 더러운 비를 맞고 흙탕물에 누워 신음하고 있으며 케르베로스가 시도때도 없이 죄인들을 물어뜯는다.
.제4층 ‘탐욕 지옥’ –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자가 가는 곳. 자신들이 모았던 커다란 돈주머니를 굴리는 형벌을 영원히 받는다.
.제5층 ‘분노 지옥’ – 분노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죄를 저지른 자들이 가는 곳. 스틱스 강이 주변을 두르고 있으며 중심부에는 디스의 성벽이 있다.
.제6층 ‘이단 지옥’ 혹은 ‘디스 시’ – 이단자들이 가는 곳. 죄인들은 뜨거운 관 속에서 신음하며, 죄악의 정도에 따라 열의 세기가 심해진다. 이중에는 영혼도 원자와 함께 분해되어 없어진다고 믿었던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도 포함되어 있다.
.제7층 ‘폭력 지옥’ – 폭력을 휘두른 자들이 타인에게 해를 끼친 자, 자신에게 해를 끼친 자, 신과 자연에게 해를 끼친 자로 나뉘어 고통받고 있다.
제1원 플레게톤 강 – 타인에게 폭력을 가한 자들이 있는 곳. 죄인들은 끓고 있는 피의 강에서 고통받고 있으며, 죄악의 정도에 따라 다른 깊이에 놓여진다. 강에서 빠져나오려 하는 자들은 켄타우르스가 화살로 쏘아 맞춘다.
제2원 자살자의 숲 –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자들(자살자들과 재산 탕진자들)이 가는 곳. 자신의 육신을 저버린 죄로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되어 고통받고 있다.
제3원 – 신과 자연 순리에 해를 끼친 자들이 가는 곳. 신성 모독자, 동성애자, 고리대금업자(일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으로만 이익을 얻는 것은 순리에 위반되기 때문)들이 사막 위에서 뜨거운 우박을 맞으며 고통받고 있다.
.제8층 사기 지옥 혹은 말레볼지아 – 사기로 주변 사람들을 파멸으로 몰아놓은 자가 10가지 죄로 나뉘어 10종류의 벌을 받고 있는 곳.
.제9층 ‘반역 지옥’ – 국가, 가족, 친구, 스승, 은인 등을 배신한 자들이 가는 곳으로 영원히 차가운 얼음 속에서 신음해야 한다. 루시퍼가 머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연옥
하의 연옥, 상의 연옥, 지상낙원 하의 연옥
베르길리우스와 단테는 대지의 중심에서 빠져나와 다시 햇살을 받으며 연옥 (煉獄, Purgatorio)의 불을 저장한 산에 이른다. “연옥”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속죄자들은 자신의 죄를 깊이 통찰함으로써 정화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 아니다. 피라미드와 같은 형태이다.
연옥은 정죄 (淨罪)와 희망의 왕국으로 영적 구원을 받을 만한 여망이 있는 망령들이 천국에 가기 전에 수양을 하는 곳이다. 천사들은 이곳에서 칼로 단테의 이마 위에 P자를 새겨주는데, 이는 연옥에서 자기가 참회해야 할 죄 (Peccata), 곧 오만·질투·분노·태만·탐욕·폭식·애욕의 일곱 가지로 이러한 죄들은 벼랑을 차례로 지나면서 하나씩 씻어진다.
이 모든 죄를 씻고 나면 영혼들은 구원을 받게 되고 이어 지상낙원으로 오를 수 있다. 이 연옥에서 정죄하고 있는 죄들이 지옥에서 벌받고 있는 것들과 비슷한 것임을 보고 당혹감을 느끼는 수가 있다. 그러나 지옥의 죄들은 뉘우치지 못한 자들의 것이고 연옥의 죄들은 구원받은 영혼들로서 천국에 올라가기에 앞서 이곳에서 정죄할 수 있는 죄인 것이다. 이 지상낙원은 지상에서의 완전한 행복을 의미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의지에 복종하며 교회와 군주국의 보편적인 권력들을 조화시킬 수 안다면 이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엠피레오에 올라가기 전에 그들은 지상의 죄를 망각케 하는 레테 강에 몸을 씻고 선행의 기억을 새롭게 하는 에우노에 강물을 맛보는 정화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테는 이 두 강에 몸을 적신다.
이윽고 수레를 탄 베아트리체가 모습을 드러내고, 천국 여행에 대비하여 자신과 그리핀의 눈에 비친 태양빛을 단테의 눈에 반사시켜 눈을 단련시켜 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베르길리우스와 스타티우스에게 작별을 고하고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아 천국으로 오른다. 연옥편은 가장 철학적인 부분이어서 ‘신곡’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제1층 – 교만의 죄를 지은 자들이 등에 바위를 짊어지고 있다. 바위 무게가 어찌나 무거운지 가슴이 무릎에 닿을 정도. 죄의 무게에 따라 바위의 무게도 다르다고 한다. 등장인물: 오데리시
.제2층 – 질투의 죄를 지은 자들이 눈꺼풀이 철사로 눈이 꿰매진 채 벌을 받고 있다. 등장인물: 사피아, 구이도 델 두카, 리니에르 다 칼볼리
.제3층 – 분노의 죄를 지은 자들이 짙은 연기 속에서 벌을 받고 있다. 등장인물: 롬바르디아 사람 마르코
.제4층 – 나태의 죄를 지은 자들이 계속 달려야 하는 벌을 받고 있다. 등장인물: 산제노 수도원장
.제5층 – 탐욕의 죄를 지은 자들이 땅에 납작하게 엎드려 있다. 등장인물: 교황 하드리아노 5세, 위그 카페, 스타티우스
.제6층 – 탐식의 죄를 지은 자들이 비쩍 마른 모습으로 걸어가고 있다. 등장인물: 포레세 도나티
.제7층 – 색욕의 죄를 지은 자들이 불의 장막을 지나가는 벌을 받는다. 벌 동시에둘레를 돌며 인사하며 서로의 죄를 각인시키고 있다.
– 천국
단테와 그의 동행자는 차례차례로 여러 구역을 지난 뒤에 드디어 “지상의” 낙원에 도착한다. 시인의 동행자는 이미 베르길리우스가 아니며, 그를 대신하여 “그의” 베아트리체가 “후광에 감싸여” 그를 천국으로 인도하게 되는데, “그는 그녀를 눈으로 똑똑하게 확인함으로써가 아니라, 그녀로부터 나오는 신비한 힘에 의해서 옛날의 사랑에 대한 원초적인 힘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천국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화염천 – 지구와 달의 중간 경로.
.제1 영역 월성천
.제2 영역 수성천 –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제3 영역 금성천 – 앙주의 샤를, 쿠니자 다 로마노, 폴케 드 마르셀.
.제4 영역 태양천 – 토마스 아퀴나스,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제5 영역 화성천 – 여호수아, 롤랑, 카를 대제.
.제6 영역 목성천 – 다윗 왕, 히스기야, 콘스탄티누스 황제.
.제7 영역 토성천
.제8 영역 항성천 – 초대 교황 베드로.
.제9 영역 원동천
.제10 영역 최고천

○ 출판사 서평
중세 유럽의 사상과 관념, 의식 세계를 총체적으로 집약한 고전 중의 고전, 단테의 『신곡』이 대구가톨릭대학교 이탈리아어과 김운찬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신곡』은 꼭 읽어야 할 동서양 고전을 꼽을 때면 빠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울대를 비롯해 해마다 각 대학의 권장도서 목록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만, 그럼에도 실제로는 읽기가 쉽지 않기로도 유명하고, 또 잘 번역된 판본을 찾기가 힘들기로도 유명한 책이다.
이 책을 번역한 김운찬 교수는 15년 넘는 세월 동안 『신곡』 원전을 반복해 읽고 관련 서적을 탐구하면서 꼼꼼히 해설을 달아 가며 번역에 매달렸다. 이탈리어어와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실수나 오류 없이 현대 우리말 표현에 맞는 『신곡』의 번역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노력의 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한 김운찬 교수의 15년 노력의 결실
김운찬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단테는 개화기에 이미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하였으나 『신곡』의 완전한 번역본이 나온 것은 1950년대 후반이다. 그나마 이탈리아어 원본이 아니라 스페인어 번역본에서 중역하였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이도 정확하지 않다. 그 후 1970년대에 들어와서야 여러 가지 번역본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거의 모든 세계문학 전집에 빠지지 않고 포함되었다. 그러나 대부분 번역의 저본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단테의 이탈리아어 원본에서 옮긴 것은 두 권뿐이라고 꼽는다. 그리고 한 출판사에서 다른 출판사로 옮겨 간 듯이, 일부 번역본들은 서로 비슷하거나 때로는 완전히 똑같은 경우도 있다. 심지어 번역자가 다른데도 글자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은 경우도 있다. 그 외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위해 축약해 번역한 책들도 많다. 제목도 <소설 신곡>이라고 붙이거나, 기본 골격만 유지한 채 원본을 임의로 줄이거나 덧붙임으로써 변형시킨 것들이다.
.중역판과 개역판의 실수와 오류를 바로잡아 현대 한글로 다시 태어난 『신곡』
단테는 유난히 3이라는 숫자를 사랑하였는데, 『새로운 삶』에서 고백하는 바에 의하면 이는 3이 가톨릭의 핵심 교리인 삼위일체의 신비와 관련된 숫자 때문이라고 한다. 『신곡』에서도 3의 유희가 펼쳐진다. 『신곡』은 세 개의 <노래 편cantica>, 말하자면 「지옥」, 「연옥」, 「천국」으로 구분된다. 또한 각 노래 편은 모두 33편의 <노래canto>(편의상 <곡(曲)>으로 번역하였다)로 되어 있는데, 맨 앞에다 서곡(「지옥」의 1곡)을 덧붙여 전체 100곡이 된다. 100이라는 숫자는 3의 33배수가 되는 99에다 1을 덧붙여 이루어지는 숫자로 일종의 완성을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다. 각 노래는 115행에서 160행 사이로 그 길이가 일정하지 않다. 그런 식으로 『신곡』은 총 1만 4223행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작품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국내 번역본 가운데 원본의 시행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행의 숫자를 아예 표시하지도 않는 경우가 있다.
몇 가지 실수 가운데 하나를 꼽자면, 「지옥」 제21곡 100~101행에 보면, 악마 가운데 하나가 두려움에 떠는 단테를 가리키며 자기 동료에게 「Vuo’ che ’l tocchi in sul groppone(내가 저 녀석의 어깻죽지를 건드려 볼까)?」 하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여기에서 groppone는 <어깨>를 가리키는데, 우리말 번역본들은 하나같이 <궁둥이>나 <엉덩이>로 옮기고 있고, <어깨>로 번역한 판본은 하나도 없다. 악마들의 천박하고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드러내는 데에는 그런 저속한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분명히 원본에서 멀리 벗어난다. 이것도 분명히 영어 번역본들의 영향처럼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영어 번역본이 이를 <엉덩이>로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롱펠로, 세이어즈, 맨덜봄, 코터의 번역본도 하나같이 rump 또는 bottom으로 옮기고 있다.(김운찬, 「고전번역 비평-최고 번역본을 찾아서 (57) 단테의 『신곡』」, 『교수신문』, 2006년 12월 26일자)
.1만 4,223행에 2,871개의 주석이 달린 이탈리아어 완역판
『신곡』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저승 여행 이야기이다. 작가이자 주인공인 단테가 살아 있는 몸으로 일주일 동안 지옥과 연옥, 천국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것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신곡』을 읽기는 쉽지 않다. 너무 많은 것들을 언급하는 데다가 여러 가지 다양한 주제가 한꺼번에 어우러져 있고, 함축적이며 상징적인 의미들이 넘치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 인용되는 등장인물들만 해도 수백 명이 넘는다. 그리스 로마의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나 괴물들을 비롯하여 역사상 실존했거나 전설적인 인물들이 각자 고유한 삶의 사연들과 함께 그 장엄한 서사시의 모자이크 조각들을 형성한다. 게다가 중세 유럽과 이탈리아 여러 도시의 복잡한 정치 싸움과 대립들, 교황과 황제 사이의 갈등, 스콜라 철학과 신학의 논쟁들, 그리고 단테 자신과 관련된 사건들이 씨실과 날실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그 모든 것에 대한 사사로운 정보들, 시대적 상황과 배경, 그 당시 사용되던 언어의 의미와 관례들, 등장인물들의 사상이나 믿음, 중세의 지리와 천문학의 체계, 일반 민중 사이에 널리 퍼져 있던 전설 등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갖추어야 단테의 이야기를 제대로 따라갈 수 있다. 더구나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동떨어진 세계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신곡』 판본에는 수많은 해설과 설명들이 붙어 있다. 때로는 단테의 원문보다 해설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기도 한다. 『신곡』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용 백과사전이 필요할 정도이다(실제로 그런 사전들도 나와 있다). 물론 모든 것을 파악하고 이해하면서 읽기는 어렵다. 현학적이고 전문적인 연구에나 필요한 자료들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테의 생애를 비롯하여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미리 알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신곡』은 작가 단테의 개인적이고 자서전적인 이야기이므로, 단테의 삶과 사상 세계를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그를 둘러싼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작품의 형식과 구조, 구성 방식 등 예술적 특성들과 함께 이야기의 기본 골격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단테가 묘사하는 저승 세계의 방대하고 치밀한 구조를 머릿속에 상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모든 고전 작품들이 그렇듯 『신곡』도 관련 정보와 자료들을 많이 알수록 고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고,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
.지옥
1300년 봄 35세의 단테는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햇살이 비치는 언덕으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표범, 사자, 암늑대가 길을 가로막는다. 그때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언덕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다른 길, 즉 저승 세계를 거쳐 가야 한다고 말한다. 천국에서 베아트리체가 자신을 보살핀다는 사실을 깨닫고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저승 여행길을 떠난다. 지옥의 문을 지나자 선이나 악에도 무관심하고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았던 나태한 자들이 왕벌과 파리, 벌레들에게 고통을 당하고 있다.
지옥의 제1원 림보에는 죄를 짓지 않았고, 덕성은 있지만 그리스도를 몰랐거나,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은 순진한 어린아이들의 영혼이 있다. 육체적 고통은 없으나 천국에 가지 못해 괴로워하는 그들을 지나 제2원에 도착하자 음란함과 애욕의 죄인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무섭게 휘몰아치는 바람에 휩쓸려 다니는 벌을 받고 있다. 탐식의 죄를 지은 영혼들이 있는 제3원에 이르자, 피렌체 출신의 영혼 차코와 이야기를 나누며 피렌체의 미리에 대한 예언을 듣는다. 제4원에서는 낭비나 인색함의 죄를 지은 재물의 죄인들이 맞부딪치며 서로 모욕하고 있다. 제5원에는 분노의 죄인들이 스틱스 늪에서 흙탕물 속에 잠겨 벌받고 있다. 스틱스 늪을 건너 천사들의 도움으로 하부 지옥에 들어선다. 제6원에는 영혼의 불멸을 부정했던 에피쿠로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벌받고 있다. 베르길리우스는 기만이 무절제나 폭력보다 더 아래의 지옥에서 더욱 커다란 형벌을 받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제7원의 첫째 둘레에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죄인들이 펄펄 끓어오르는 피의 강물 플레게톤 속에 잠긴 채 벌받고 있고, 둘째 둘레에 자신의 육체와 재산에 폭력을 가한 자들이 벌받고 있고, 셋째 둘레에 신성 (神聖)에 폭력을 가한 죄인들이 불타는 모래밭에서 불비를 맞고 있고, 가장자리 근처에서 베르길리우스가 단테의 허리에 감고 있던 밧줄을 낭떠러지 아래로 절벽 아래에서 무시무시한 괴물 게리온이 떠오른다. 둘은 게리온의 등을 타고 제8원으로 내려간다. 열 개의 <악의 구렁>에서 뚜쟁이와 유혹자, 아첨꾼, 돈을 받고 성직이나 신성한 물건을 거래한 죄인, 점쟁이와 예언자,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운 탐관오리, 위선자, 성물 도둑, 사기와 기만을 교사한 죄인, 종교나 정치에서 불화의 씨앗을 뿌린 자, 온갖 수단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화폐를 위조한 자들을 본다. 지옥의 마지막 원에는 온갖 배신자들이 코키토스 호수 속에 꽁꽁 얼어붙어 있다. 단테는 지옥의 가장 밑바닥 주데카에서 은혜를 배신한 영혼들이 루키페르에게 처참한 양상으로 벌받고 있는 것을 본다. 두 시인은 루키페르의 몸에 매달려 지구의 중심을 지나고, 좁은 동굴을 통해 남반구를 향해 기오오른다. 마침내 동굴 입구에 이르러 하늘의 별들을 보게 된다.

.연옥
연옥의 문지기 카토는 정죄 (淨罪)의 산에 오르는 것을 허락한다. 천사들이 배로 영혼들을 연옥에 내려놓은 다음 떠나고,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험준한 영혼의 산을 오르며 파문당했던 영혼들, 죽기 직전까지 회개를 미루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당한 자들을 만난다. 첫날 해가 질 무렵 베르길리우스의 고향 사람 소르델로가 아래로 안내한다. 제후들의 계곡에서 잠을 자고 하늘에서 루치아가 내려와 연옥의 문 앞까지 인도한다.
연옥의 첫째 둘레에는 성모 마리아와 다윗, 트라야누스 황제 등 겸손의 일화들이 부조된 흰 대리석 절벽이 있고, 교만의 죄를 지은 영혼들이 등에 바위를 짊어지고 온다. 질투의 죄인들이 벌받고 있는 둘째 둘레를 지나, 오후 3시경 석양 햇살을 마주 보며 셋째 둘레로 올라가, 분노의 죄인들이 벌받고 있는 짙은 연기 속을 뚫고 나아간다. 한밤중의 되자 두 시인 앞으로 나태의 죄를 지은 영혼들이 빠르게 달라가며 죄를 씻는다. 다섯째 둘레에는 탐욕으로 인색했던 영혼들이 땅바닥에 엎드려 속죄하고 있다. 로마 시대의 시인 스타티우스와 함께 간 여섯째 둘레에서, 낭비의 죄를 지은 영혼들을 만난다. 천사의 안내로 일곱째 둘레에 도착하자, 호색의 영혼들을 만난다. 해질 무렵 천사는 세 시인에게 불길을 뚫고 지나가라고 인도한다. 베아트리체를 상기시키는 말에 용기를 내어 단테는 불 속으로 뛰어든다. 암벽 사이의 계단을 오르다가 잠을 자고, 세 시인은 마침내 지상 천국으로 올라간다. 에덴동산처럼 아름다운 낙원을 거닐던 단테는 아름다운 여인 마텔다를 따라가 레테 강의 맞은편에 일곱 개의 촛대를 선두로, 스물네 명의 장로와 네 마리 짐승의 호위를 받으면서 그리프스가 끄는 수레, 춤추는 여인들, 노인들의 신비롭고 놀라운 행렬을 본다. 장로들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천사들이 꽃을 뿌리는 가운데 베아트리체가 내려오고 베르길리우스는 사라진다.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오랫동안 올바른 길을 벗어난 것에 대해 엄하게 꾸짖고, 단테는 부끄러움에 눈물을 흘리며 죄를 고백한다. 마텔다는 단테를 레테의 강물 속에서 씻게 한다. 베아트리체는 일곱 여인을 앞세우고 단테와 스타티우스, 마텔다와 함께 가면서 단테에게 앞날에 대한 예언들을 들려준다. 에우노 강물을 마시고, 완전히 깨끗한 몸으로 별들을 향해 오를 준비를 마친다.
.천국
눈부신 빛과 아름다운 노래 속에 베아트리체는 하늘들을 응시하고,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응시한 채 하늘로 날아오른다. 단테와 베아트리체는 빠른 속도로 달의 하늘, 즉 월천(月天)에 도착한다. 순결의 서원(誓願)을 하였지만 타인의 폭력으로 인해 서원을 완전히 채우지 못한 영혼들을 만난다. 수성의 하늘에서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처럼 이 세상에서 큰 뜻을 품고 일했던 영혼들을 만난다. 셋째 하늘 금성천에서 단테는 사랑에 사로잡혔던 영혼들을 만난다. 넷째 하늘 태양천에서 만난, 철학 신학 분야에서 이름을 떨쳤던 영혼들을 만난다. 단테는 새삼스럽게 인간의 어리석음을 깨닫는다. 다섯째 하늘 화성천에서는 믿음을 위해 싸웠던 영혼들이 십자가 형태를 이루며 눈부시게 빛난다. 영혼 중 하나는 단테의 고조부 카차구이다로부터 그의 조상, 당시 피렌체의 훌륭한 인물들에 대해 듣는다. 단테는 카차구이다에게 자신의 미래 운명에 대해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힘겨운 망명 생활을 하게 될 것이며, 베로나의 칸그란데 델라 스칼라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 예언하면서, 저승 세계를 두루 둘러본 다음 두려워 말고 모든 것을 그대로 시로 적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라고 한다. 여섯째 하늘 목성천에서는 정의로운 영혼들이 날아다니며 처음에는 글자 모양을 이루었다가, 다음에는 독수리의 형상으로 모인다. 그 영혼들은 여러 나라 군주들의 부패와 타락을 일일이 열거하며 비난한다. 일곱째 하늘 토성천에서 최고의 하늘까지 이어진 끝없이 높은 계단 위로 관조의 삶을 살았던 영혼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덟째 하늘 항성천으로 올라가, 아래의 일곱 행성과 함께 조그맣고 보잘것없는 지구를 내려다본다. 그곳에서 단테는 그리스도가 내려오고, 성모 마리아와 그리스도의 사도들이 나타나는 것을 본다. 성 베드로는 믿음, 성 야고보는 희망, 성 요한은 사랑에 대해 설명해 준다. 아홉째 하늘 원동천으로 올라간 단테는 처음으로 하느님이 있는 곳을 바라보는데, 너무나도 강렬한 빛에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베아트리체는 하느님을 둘러싼 아홉 하늘에 배치된 아홉 품계의 천사들에 대해 설명한다. 원동천 천사들의 빛이 서서히 사라지고 베아트리체는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빛난다. 최고의 하늘 엠피레오에 빛의 중심으로 들어가자, 축복받은 영혼들이 새하얀 장미 모양으로 하느님을 에워싸고 있고, 천사들이 그 사이를 날고 있다. 성 베르나르두스는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여, 은총을 바라는 단테가 하느님을 직접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단테는 드디어 하느님의 빛을 직접 바라본다. 삼위일체의 신비, 태양과 모든 별을 움직이는 하느님의 사랑을 본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