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실용주의
윌리엄 제임스 / 아카넷 / 2008.1.15
이 책은 현대 미국 철학을 연 윌리엄 제임스에 주목하며 실용주의의 창시자인 그의 사상을 담고 있는 책이다. 1907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당시 매우 산만하게 제시되었던 실용주의 교의를 다지기 위해 저자가 20년에 걸쳐 발표한 글들을 묶은 것으로, 실용주의의 기원과 의미, 그리고 실용주의 방법이 형이상학과 종교의 영원한 난제들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아홉편의 글로 되어 있다.
그 중에서 ‘합리성의 감상’,’실용주의의 의미’, ‘실용주의와 휴머니즘’은 철학하는 방법에 관한 물음들을 다루고 있는데, 저자는 여기에서 철학이 그 임무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관한 자신의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 한편 ‘두 영국인 비판자’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편의 글은 자유의지, 도덕, 과학과 종교, 종교에 관한 자신의 견해, 그리고 진리의 본성과 같은 철학의 지속적인 문제들을 다룬 것이다.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미국의 사상가로 뉴욕에서 태어나 유럽과 미국을 오가면서 심리학, 종교학 그리고 철학을 공부했다. 처음에는 풍경화가인 헌트와 함께 그림을 공부하였으나 계속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권유로 하버드 대학의 로렌스 과학부 화학과에 들어갔다. 그뒤 다시 진로를 바꾸어 하버드 의과대학에 들어가 1869년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제임스는 심리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미국 대학 최초로 1875년 심리학 강의를 시작하였고, 이후 하버드 대학에서 생리학과 철학 교수 등을 지냈다.
제임스의 저술 시기는 대략 세 단계로 구분된다. 첫번째는 스코틀랜드와 독일철학의 정신이해와 골상학의 관점에서 심리학을 연구했던 당시 미국의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실험에 기초한 심리현상연구를 통해 독자적으로 기능주의 심리학을 수립한 시기이다. 이때 ‘심리학원론’을 출판했다. 두번째는 종교나 철학에 관련된 주제들을 연구하던 시기이다. 이 시기에 제임스는 여러 곳으로부터 초빙을 받아 강의를 하였는데, 그 결과물은 책으로 출판되어 제임스에게 명성을 안겨다주기도 하였다. 이 무렵 에든버러대학으로부터 기포드 강연 초청을 받아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을 20개의 주제로 나누어 강연하였다.
세번째는 프래그머티즘, 진리론, 그리고 그의 인식론적인 급진적 경험론에 대한 강연을 통해 자기만의 독특한 사상을 확립한 시기이다. 대표적인 강연은 1908~1909년에 행한 옥스퍼드 대학의 히버트 강연이다. 이 시기의 대표적 저술로는 ‘프래그머티즘’ ‘다원적 우주’ ‘진리의 의미’ 등이 있다.
제임스의 지적 순례는 한 분야에 고정되지 않고 학제 간의 연구를 다양하게 실천하였다. 그 결과 그의 사상은 현대에도 심리학, 종교학, 문학, 그리고 철학 등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 목차
역자 서문
합리성의 감상
결정론의 딜레마
도덕철학자와 도덕적 삶
믿으려는 의지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의 결론들
실용주의가 의미하는 것
실용주의의 진리 개념
휴머니즘의 본질
두 영국인 비판자
역자 해제
윌리엄 제임스 연보
인명색인
○ 저자소개 : 윌리엄 제임스 (William James, 1842 ~ 1910)
미국 심리학회 의장, 미국 국립과학 아카데미 원사, 하버드 대학 교수, 실용주의자, 미국 기능주의 심리학 학파의 창시자이자 미국 초창기 실험주의 학자 중 한 명이다. 심리학 분야에서 남다른 업적을 세운 그는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미국 뉴욕의 목사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아일랜드계 미국인이었던 조부 덕분에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그의 조부가 이리 운하 (Erie Canal)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윌리엄 제임스는 오랫동안 하버드 대학에서 심리학, 철학, 생리학을 가르쳤다. 그는 그곳에서 미국 최초의 심리학 수업인 ‘생리학과 심리학의 관계’를 개설했을 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심리학 실험실을 세우기도 했다. 미국 심령학연구회의 주요 창립자이기도 한 그는 평생 초개인 (超個人)의 심리 현상과 초심리학 (超心理學)을 연구하며, 인간의 정신생활에는 생물학적 개념으로 해석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며 특정 현상을 통해 ‘초월적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저서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총 7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주요 저서로는 ‘심리학 원리’, ‘진리의 의의’, ‘다원적 우주’, ‘교사가 심리학과 학생에게 들려주는 심리학’, ‘경험론 논문집’ 등이 있다.
– 역자 : 정해창
○ 출판사 서평
과거에 대한 반성과 당대의 화두, 미래에 대한 조망을 담고 있는 고전을 소개하는『대우고전총서』시리즈. 제22권에서는 실용주의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윌리엄 제임스의 저서 <실용주의>를 번역하였다. 1907년에 처음 출간된 <실용주의>는 당시 실용주의의 교의를 다지기 위해 저자가 20여 년에 걸쳐 발표한 글들을 묶은 것이다. 실용주의의 기원과 의미, 그리고 실용주의 방법이 형이상학과 종교의 난제들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9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 독자의 평
– 아이디어는 사건이라는 검증을 통해 진리가 된다
영국 철학자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 (1861 ~ 1947)는 윌리엄 제임스를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라이프니츠와 같은 반열의 위대한 철학자로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는 ‘철인(哲人) 대통령 (Philosopher President)’이라는 타이틀도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오바마 대통령만큼 철학적인 지도자도 없다. 반드시 칭찬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통치철학은 실용주의다. 오바마의 실용주의는 그를 비판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실용주의라는 철학 자체가 잘못됐으므로 실용주의에 기반한 오바마도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오바마에게 이념을 바탕으로 한 비전과 리더십을 요구한다. 그의 문제는 ‘철학의 부재’가 아니라 ‘잘못된 철학’이라는 것이다.
실용주의가 무엇이기에 대통령의 리더십과 연관해 논란을 일으킬까. 실용주의는 어쩌면 이념의 반대말이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탄생한 실용주의는 이념보다는 유용성·효율성·실제성을 강조한다. 실용주의는 미국의 기업 정신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법·예술·종교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실용주의는 특히 시장경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잘 맞는 철학이다. 시장경제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바뀔 수밖에 없다. 실용주의는 ‘마음이 바뀌는 사람들을 위한 철학’이다.
– 실용주의로 경험주의·합리주의 ‘우회’
실용주의의 아버지는 현대심리학의 아버지이기도 한 윌리엄 제임스(1842~1912)다. ‘실용주의(pragmatism)’라는 말을 처음 만든 사람은 제임스와 더불어 실용주의의 공동 창시자인 찰스 샌더스 퍼스(1839~1914)다. 퍼스의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명료하게 할 것인가”라는 1878년 논문에서 실용주의의 윤곽이 나왔다. 퍼스의 실용주의에 영감을 준 개념은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1724~1804)의 순수이성비판에 나오는 ‘실용주의적 믿음’이었다. 그러나 20년간 묻혀 있던 실용주의를 뜨거운 철학적 논란 속으로 끌어낸 것은 1898년 윌리엄 제임스가 UC버클리에서 행한 ‘철학 개념과 실용적 결과’라는 강연이다.
제임스는 실용주의(1907)와 후속작인 진리의 의미(1909)로 대중에게 실용주의의 대표 철학자로 각인됐다. 인간적인 매력이 부족했다는 얘기도 듣는 퍼스와 대조적으로 제임스는 일반인에게 인기가 높았다. 당시로서는 대중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썼다. 그의 저작 중 극소수만이 철학자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문체로 돼 있다. 자신도 다른 철학자들처럼 글을 어렵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 저작은 난해하게 서술했다는 후문도 있다.
제임스는 평화주의자였다.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철학의 세계에서도 그랬다. 그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도 ‘평화로운’ 논쟁을 즐길 줄 알았다. 1899년에는 미국의 필리핀 정책에 반대하는 반제동맹 (Anti-Imperialist League)에 가입하기도 했다. 그는 철학자들끼리의 ‘싸움’도 실용주의가 종식시킬 수 있다고 봤다. 그에게 실용주의는 ‘중재 역할을 하는 철학 (mediating philosophy)’이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