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악의 문제와 하나님의 정의
Evil and the Justice of God
톰 라이트 / IVP / 2008.6.23
죽음, 잔혹함, 테러 이야기 일상 속에서 회자되고 삶의 모든 측면에 악이 침투해 들어온 현실의 문제에 대한 묵상을 기초로 2003년 전반기에 저자가 사역하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행한 다섯 차례 강연을 책으로 엮은 책이다.
이 책은 해결할 수 없는 철학적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죽음에 기초하고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탄생할 하나님의 새로운 표지들을 ‘이 악한 시대’ 한가운데로 가져옴으로써,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 사랑의 하나님이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불신자들의 의심을 풀어내고 저자의 세밀한 학문성과 읽기 쉬운 문체가 잘 결합되어 다루기 꺼려지거나 어려운 문제를 덮어두지 않고, 악의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응답을 찾아나가며 새롭고 놀라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 목차
서문
1. ‘악’은 아직도 말하기 꺼려지는 단어다: 새로운 악의 문제
들어가는 말/ 새로운 악의 문제/ 새로운 허무주의: 포스트모더니티/ 악에 대한 섬세한 관점을 찾아서/ 나오는 말
2. 하나님은 무엇을 하실 수 있는가?: 불의한 세계, 정의로운 하나님?
들어가는 말/ 축복의 갱신/ 해결책이 되는 백성, 문제를 일으키는 백성/ 나의 종 이스라엘, 나의 종 욥/ 나오는 말
3. 악,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히신 하나님
들어가는 말/ 복음서 다시 읽기/ 악을 처리하시는 예수/ 악의 정복에 대한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관점/ 결과들: 속죄와 악의 문제
4. 악이 없어진 세상: 해방된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
들어가는 말/ 막간: 권세들에게 대해 이름 붙이기/ 악이 사라진 세계/ 중간 단계의 과제들/ 상상력 기르기/ 나오는 말
5. 악에서 구하옵소서: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기
들어가는 말/ 악에 대한 하나님의 궁극적인 승리/ 현재 삶에서의 용서/ 나오는 말
역자 후기
주
인명 및 주제 색인
성경별 주제 색인
○ 저자소개 : 톰 라이트 (Nicholas Thomas Wright, N. T. Wright)
시대를 선도하는 신약학자, 초기 기독교 역사에 정통한 역사가, 목회 현장과 성도들의 삶에 깊이 관심하는 사제이다. 1948년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수학하고(BA, DD) 케임브리지, 맥길,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신약성서학을 가르쳤으며, 웨스트민스터 참사회원 신학자이자 영국 성공회 더럼 주교를 역임했다. 2010년부터 스코틀랜드 소재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교에서 신약학 및 초기 기독교 역사를 가르쳤고, 2019년에 자신이 수학했던 옥스퍼드 위클리프 홀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에서 신약학 및 초기 기독교 교수로 있다.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의 문제’를 다룬 6부작 시리즈로 학계에 큰 영향을 끼치며 ‘역사적 예수 연구’와 ‘바울 신학’ 분야의 독보적인 학자로 인정받았다. E. P. 샌더스, 제임스 던과 더불어 이른바 ‘새 관점’을 대표하는 이로 알려져 있다. 모든 사람이 성경 읽기를 즐기고 유익을 얻도록 신약성경 각 권을 풀어낸 ‘에브리원 신약 주석 시리즈’를 펴냈다. 가장 대표적인 저서인 ‘신약성서와 하나님의 백성’ (1992),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 (1996), ‘하나님의 아들의 부활’ (2003), ‘바울과 하나님의 신실하심’ (2013, 이상 CH북스 역간)은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에 관한 질문을 다룬 전 6권 시리즈 총서 (SPCK / Fortress Press)중 첫 네 권이다.
그 밖에도 ‘성경과 하나님의 권위’ (2011, 새물결플러스 역간), ‘본래의 예수’ (1996), ‘톰 라이트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 (1997, 에클레시아북스 역간), ‘언약의 절정’ (1992), 에브리원 성서주석시리즈 (IVP 역간),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광장에 선 하나님’, ‘이것이 복음이다’, ‘혁명이 시작된 날’, 그리고 그리스-로마 세계 속에서 초기 기독교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실체를 재구성한 역작 The New Testament in Its World: An Introduction to the History, Literature, and Theology of the First Christians (비아토르 출간) 등 학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저작을 왕성하게 내놓고 있다.
○ 책 속으로
제가 이 책을 누구에게 헌정하는 것이 좋을지 자문했을 때, 그 두 재난[2004년에 인도를 강타한 쓰나미, 2005년에 뉴올리언즈와 멕시코만을 뒤덮은 허리케인 카트리나]과 뒤이은 파키스탄과 카슈미르의 지진에서 죽은 사람들과 9/11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악의 문제’가 현 세계에서 ‘풀어 내야’ 할 문제가 아님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우리의 일차적인 과업은 해결할 수 없는 철학적인 질문들에 대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죽음에 기초하고 성령님의 능력을 힘입어 곧 도래할 하나님의 새로운 세계의 표지들을 ‘이 악한 시대’ 한가운데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 서문 중에서
○ 출판사 서평
– 악에 대한 궁극적 해답은 십자가의 용서다!
죽음, 잔혹함, 테러 이야기가 날마다 우리를 놀라게 한다. ‘악의 축’이라는 말이 세상에 퍼져 있고, 삶의 모든 측면에 악이 침투해 들어왔다. 따라서 이제 우리가 늘 던지는 하나님과 악의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그럴싸한 가벼운 대답이 아닌, 성숙하고 심오한 신학적 대답이 필요하다.
「악의 문제와 하나님의 정의」는 톰 라이트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묵상을 기초로 2003년 전반기에 자신이 사역하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행한 다섯 차례 강연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은 해결할 수 없는 철학적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죽음에 기초하고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탄생할 하나님의 새로운 표지들을 ‘이 악한 시대’ 한가운데로 가져옴으로써,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 사랑의 하나님이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불신자들의 의심을 풀어낸다. 톰 라이트의 세밀한 학문성과 읽기 쉬운 문체가 잘 결합된 이 책은, 결코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회피하거나 다루기 꺼려지는 문제를 덮어두지 않고, 악의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응답을 찾아나가며 새롭고 놀라운 관점을 제시한다.
– 특징
.고통이나 악과 같은 까다로운 질문을 피하지 않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악이라는 중대한 이슈에 대한 유용한 입문서로 손색없다.
.저자의 강연을 듣는 듯한 편안한 문체로 다가온다.
○ 추천평
톰 라이트는, 우리가 아직은 악의 문제를 제대로 해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신에 하나님이 악을 정복하기 위해 일하시는 이야기, 곧 십자가에서 바닥을 치고선 새 희망으로 솟아오르는 이야기를 새로이 들려준다. 이를 통해 그는 악에 대한 성경의 (불완전한?) ‘해명’을, 우리가 이해하고 상상하고 용서를 통해 실천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 놓는다. 그런 점에서 톰 라이트의 화법은 ‘누가 내 이웃인가?’라는 추상적 물음을 ‘너도 가서 이와 같이 하라’는 실천적 요구로 돌려놓는 예수님의 화법을 닮았다. – 권연경 (안양대 신약학 교수)
이 책은 악에 대한 하나님의 대응 방식을 명쾌하게 풀어주는 걸작이다. 저자는 욥기, 시편, 이사야, 다니엘 그리고 복음서와 초대교회를 드라마처럼 펼쳐가며 악의 근원을 파헤치는 동시에 이를 처리하시는 하나님의 방식을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나아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악을 철저하게 심판하신 후 용서와 포용을 보이신 것처럼, 독자들에게 과감하게 악에게 악의 이름을 붙일 것과 용서와 관용을 촉구한다. 이 땅에 하나님의 진정한 공의와 샬롬이 편만하기를 바라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필독서다. – 김성수 (고신대 총장)
구약과 신약의 주석을 근거로 고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통찰력으로 악의 문제를 다루는 라이트의 책은 적은 분량에도 그야말로 압권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교회는 악이 그저 불신자의 문제에 불과한 것처럼 치부했지만, 이 책은 세상과 기독교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악의 문제에 대한 탁월한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 김지찬 (총신대 구약학 교수)
이 책의 중심 주장은 우리가 악의 문제를 피조세계를 떠나서가 아니라 피조세계 안에서 직면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 드라마에 사람이 맡은 역할이 있으며, 그 역할은 또한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것의 의미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고난은 영원한 수수께끼가 되어야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이 세계라는 실재와 하나님의 목적이라는 구조물 속의 하나의 기둥이다. 이 책은 악이라는 인간 실존의 커다란 이슈에 대한 매우 유용한 입문서다. – 라민 사네 (예일대학교 역사학 교수)
○ 독자의 평 1
사기, 절도, 살인, 성범죄, 테러, 전쟁 등과 같이 근래에 자주 접하게 되는 범죄 행위들을 통해 ‘악’이라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악, 특히 인간의 악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며, 어떻게 다뤄야 하는 것일까? 톰 라이트의 ‘악의 문제와 하나님의 정의’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악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과거에 악의 문제는 주로 철학적 사유를 통해 다뤄져왔다.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진보한다고 하는 믿음은 악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특징지었다. (1) 우리는 악이 우리를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는다면 악을 무시한다. (2) 우리는 악이 정면에 등장할 때 깜짝 놀란다. (3) 결과적으로 우리는 미숙하고 위험한 방식으로 악에 반응한다. 세계 특정 지역들에 치우쳐 발생하고 있는 테러, 빈곤 등의 여러 사회 문제들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지만 이를 생각보다 심각하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여전히 세계가 그런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 우리 가까이에서 발생하게 되면 우리는 아주 깜짝 놀라 충격을 받고 당황한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악에 대해 미숙하게 반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성문제의 경우 성매매 등의 행위는 일반적인 것으로 간주하면서도 아동 성도착 등의 문제에는 무척 분노한다. 악에 대한 미숙한 반응을 좀 더 가까이서 살피려면 나의 삶이나 상황에서 내가 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자문해 보며 된다. 우리는 대개 남을 탓하면서 악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거나 악을 자신에게 투사하여 모든 일에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응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반응은 둘 다 올바른 반응은 아니다. 또 한 가지 반응은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인간이 고정된 정체성이 없고 따라서 고정된 책임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악에 대해 생각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은
(1) 우리의 민주주의가 완전한 제도라는 인식의 결함을 인식하는 것
(2) 인간의 악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함을 인식하는 것
(3) 선과 악의 경계를 나누는 선은 우리 각 사람을 관통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위대한 사상가들과 사회비평가들이 제시해 놓은 악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어떻게 통합할 것이며, 기독교적 비평을 제시할 것인가?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성숙한 방식으로 다루며, 그 가운데 창조자 구속자 하나님에 대한 더 ?고 현명한 신앙에 이를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성경에 나타난 악에 대한 하나님의 반응은 악은 반드시 철저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심판 후 인류와 피조세계를 향해 복을 주시려는 본래 목적을 이룰 새로운 길이 열렸다고 선언 하시고 있다. 이러한 일은 하나님 자신이 큰 대가를 치뤄야 하는 일이다. 창세기 3장에서 인간의 반역과 에덴동산에서의 추방, 창세기 6,7장의 인간의 악함과 홍수, 창세기 11장의 인간의 교만,바벨탑, 그리고 언어의 혼잡에서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하나님은 창세기12장에서 아브라함의 부름으로 대응하셨다. 이사야 40-55장은 하나님이 정말 도덕적으로 전체 세계를 통치하시는가라는 문제의 초점을 더 세부적인 수준에서 다루고 있다. 이곳은 여호와가 아직도 주권적인 창조주이시며 아직도 이스라엘과 언약관계 안에 계시며 무엇보다도 의로우시다고 선포하고 있다. 하나님의 정의는 단순히 정상 상태를 벗어난 세상의 균형을 회복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애초에 만드셨던 생명과 가능성이 넘치는 피조세계를 영광스러운 완성과 결실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은 어떻게 이 일을 하시는가? 한 종의 이미지를 한 이가 나타난다. 왕같은 인물이나 왕과는 다른 인물. 그는 이스라엘, 인격화된 이스라엘이다. 이 종이 이스라엘의 운명을 짊어짐으로써 이스라엘이 포로됨에서 풀려날 것이고 인류는 마침내 이사야 55장이 예언하는 새창조를 향해 나가게 된다.
악의 문제애 대한 구약성경의 접근
(1) 악의 인격화된 힘인 사탄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악의 기원 자체는 신비로 남아 있다. 악이 등장할 때마다 사탄은 엄격한 제약 속에 갇혀 있다.
(2) 악에 대한 인간의 책임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에스겔14:14은 노아와 다니엘 욥을 이제껏 살았던 사람 중에서 가장 의로운 사람들로 꼽았다. 그렇지만 이들이 완전하지는 않았다. 아브라함, 다윗도 죄를 저질렀다.
(3) 사람들이 행하는 악은 피조물의 노예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창조주에 대한 인간이 반역한 사건들의 영향은 물결처럼 퍼져 나가 피조세계 자체를 망가뜨려 놓았다. 마찬가지로 인간을 바로 잡으면 세상이 바로잡히게 된다.
(4) 구약성경은 절대로 철학자들이 원하는 그런 종류의 모든 것이 깔끔하게 설명되는 정적인 세계 질서의 그림을 제시하려하지 않는다. 많은 회의주의자는 종교인들이 하나님은 커다란 기계의 관리 책임자로서 그 기계가 잘 작동하도록 유지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식의 단순한 그림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짓고 있으나 성경의 어떤 부분에서도 그렇게 단순한 모습으로 쪼그라들지 않는다. 하나님은 인간들의 모습 그대로 그들을 통해 일하시기로 하셨다.
(1) 복음서들은 교만이 극에 달한 세상의 정치적 권세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2) 복음서들은 이스라엘 자체의 부패에 대해 이야기한다.
(3) 복음서들은 인간의 수준을 초월하는 더 깊고 어두운 힘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4) 예수님 이야기 속에서는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을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각 지도자들의 실패한 모습들을 솔직하게 기술하고 있다.
(5) 복음서의 이야기들은 악의 순환 이야기이다.
예수님의 죽음은 세상의 중요한 정치적 악으로서 세상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줄곧 치러오고 있는 권력투쟁의 결과이고, 인간과 사회의 구조 배후에서 고소하는 어둠의 힘들, 창조 자체를 악하다고 고소하면서 창조주가 구속하시고자 하는 피조세계를 파괴하려고 계속 시도하는 힘들의 결과이다.
복음서의 주제들
(1) 예수님은 자신의 백성을 향하여 세상의 빛이 되라는 자신의 부름을 따르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그리고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정의와 자비를 그들의 삶속에 구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했다고 경고하셨다.
(2) 예수님은 이스라엘의 소명을 자신의 것으로 취하시고 고통과 부정함과 질병과 어리석음과 반역과 죄악을 짊어지셨다.
(3) 예수님은 정치적 영역과 신학적 영역에서 이스라엘의 실패와 죄의 직접적인 결과들을 떠안으셨다.
악의 정복에 대한 초기그리스도인들의 관점
(1) 하나님이 예수님의 죽음 안에서 죄에 대해 유죄를 선언하셨고 형벌을 선고하시고 집행하셨다. 악에대한 철저한 거부가 나타났다.
(2) 신약 저자들은 악이 최악의 일을 저지른 후에 소진되어 가는 표지들을 다양하게 보고한다.
이것에 대한 결과는 예수님의 부활이다. 이는 옛 창조에 속한 악 위에 떨어진 하나님의 심판 이후에 오는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 행위이다.
악이 없어진 세상을 상상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사람들은 흔히 이원론(악한 축과 선한 축으로 보는 관점)또는 진보주의(세상은 점점 나아질 것이다)적 관점을 취하곤 하지만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사야서와 요한계시록에서 말하는 새 하늘과 새 땅에 주목해야 한다. 이곳은 아름다움과 치유가 있는 공동체이다. 고린도전서 15장은 미래 새계엔 죽음이 없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또한 그것은 실재하는 물리적 세계일 것이다.
새 하늘과 새 땅이 도래하기 전까지 우리가 따라야 하는 실천들
(1) 기도: 지금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이 살아가도록 부름을 받는 성령의 새로운 삶은 물러나 앉아서 느슨하고 태평스러운 사적인 영성으로 영적 위안을 즐기는 삶이 아니라 기도의 신비 속에서 끊임없는 싸움이 진행되는 삶이다.
(2) 거룩함: 인간의 삶을 손상하는 것, 특히 분노와 적대감과 성적인 부도덕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뜻이다.
(3) 정치와 제국: 하나님이 인간 권세자들을 세우신 것은 하나님의 지혜롭고 자비로운 정의를 실현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을 끼치며 악을 견제하게 하시려는 의도였다. 그리스도인은 어떤 권위가 되었든 지배 권위를 존중하면서 동시에 그 권위가 하나님이 주신 과업을 깨닫고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4) 형법체계: 전체 공동체가 함께 악이 무엇인지를 밝혀 이름 붙이며 그 악을 올바로 다루도록 노력하게 한다. 이 방법은 범죄자를 주위의 당황한 눈길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와 피해자를 가족들과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으고 벌어진 일을 공개적으로 았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함께 나아갈 길을 찾고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것이다.
(5) 국제관계 속 분쟁들: 합법적 권위개념을 (모든 권위는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며 그 권위는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우주적인 주권아래 있음) 국제 관계 영역까지 확장해야 한다.
미로슬라브 볼프에 따르면 악에 대해 이름을 붙이고 직면해야 하고 그 후 나에게 깊은 아픔과 상처를 입힌 사람을 껴안는 포용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배제가 뒤따른다. 용서는 포용이 아니다. 용서는 또한 개인적 혹은 도덕적 무관심과도 다르다. 용서는 결코 악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것이 아니다. 용서는 악을 이중으로 진지하게 다루는 것이다. 먼저 용서는 단호한 태도로 악에 이름을 붙이고 악을 치욕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 없이는 용서할 일 자체가 없다. 그 다음으로 용서는 똑같이 단호한 태도로 악이 처리된 후에 죄를 범한 사람과 적절한 관계를 재개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용서는 우리가 이후에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악으로 하여금 결정하도록 허락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 채무, 형사적 정의와 형벌, 전쟁과 국제 분쟁 등에 대해 생각하면서 힘들지만 다양한 측면으로 용서를 제안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런 각각의 영역에는 악에 이름을 붙이고 악에 저항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찾고 동시에 용서와 화해와 보상과 회복을 추구하며 일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 독자의 평 2
톰라이트의 ‘악의 문제와 하나님의 정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과 그 악에 대처하는 하나님의 방식을 아주 탁월한 통찰력으로 다루고 있다.
우리가 현실을 직시한다면, 이 세상에 넘치는 악에 대해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어떻게 이 세상에 그토록 가혹한 비극과 슬픔이 존재할 수 있는가? 그 범람하는 악 중에 하나님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계신가?
너무나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거나 혹은 산발적인 문제 제기에 그친다. 간혹 대규모의 악이 발생할 때에야 비로소 이에 대해 각성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사람들의 이러한 당혹스러운 모습은 톰라이트에 의하면 사람들의 악에 반응하는 우리의 전형적인 반응이라고 말한다. 톰라이트는 악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세가지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사람들은 악이 자신의 무제로 닥치기 전까지는 그것을 사소한 문제로 여기고 무시한다.둘째 그러다가 악을 직면하는 순간 너무나 놀란 나머지 혼비 백산한다. 셋째 그 결과 아주 미숙한 방식으로 악에 대해 반응한다. 사람들의 이런 모습은 2002년 911 테러 때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톰라이트는 먼저 악의 문제를 손쉽게 다루려고하는 모든 시도에 대해서 경계하고 있다. 그것은 문제의 본질에서 비켜가고 있거나 혹은 싸구려 모더니즘(낙관주의적 이성주의)으로 회귀하는 것일 뿐이다. 그는 악은 직시해야할 현실이라는 인식에서 논의를 출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과 악을 나누는 문제부터가 단순하지 않음을 주지시키고 있다.
톰라이트는 사변적인 논의가 아니라 신구약 전체를 관통하면서 악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악이라는 관점에서 성경전체를 조망하는 그의 해석은 경이로울정도로 아주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섣불리 악의 본질이나 기원에 대해서 논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경은 그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 않다고 한걸음 물러 난다. 하지만 성경은 악의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올바른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성경 전체는 하나님이 어떻게 악의 문제를 다루시고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으며 십자가는 악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적인 다루심이다. 십자가는 모든 악에 대한 하나님의 철저한 심판이 선고 된 것이다. 그리고 십자가는 최종적으로 악의 파멸과 하나님의 승리를 전조하고 있다.
톰라이트는 성경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이 땅위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십자가를 통해 드러난 악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는 우리를 하나님 나라의 확장으로 초대하고 있다.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를 통해 우리는 이 땅 위에서도 악에 대해서승리할 수 있다. 그 예로 기도, 거룩함, 올바른 정치력 사용 등을 들고 있다.
이 책은 톰라이트의 뛰어난 통찰력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악은 우리가 매일 접하는 문제이다. 그럼에도 악을 외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신자의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다. 톰라이트튼 악의 문제를 통해서 우리가 이 땅 위에서 어떠한 소명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잘 그려주고 있다.
삶과 신앙에 대해서 진지한 의문을 가지는 모든 신자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강력하게 권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