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양철북 1, 2
원제 : Die Blechtrommel
귄터 그라스 / 민음사 / 1999.10.4
199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작가의 장편소설이다. 3살때 추락사고로 성장이 멈춘 오스카를 주인공으로 나치 점령하에서 2차대전 종전 후에 이르기까지 독일의 역사와 사회상을 촘촘히 그린 작품으로 정신병원에 수감된 오스카가 전쟁이후 시대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1999년도 노벨문학상에는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체코의 밀란 쿤데라, 소설 ‘양철북’ 의 저자인 독일의 귄터 그라스, 71년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자인 미셸 투르니에 등 136명의 저명한 작가들이 후보로 거론되었다. 그러나 수많은 후보자들의 경쟁 속에서 의외로 수상자는 쉽게 의견이 일치되었다. 영예의 수상자는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
세 살 생일에 오스카는 ‘어른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성장을 멈추기로 결심한다. 고작 97센티미터에 불과한 키 때문에 누구도 그에게 책임을 묻는 일이 없다. 20세기 초 가장 비극적이며 추잡한 사건의 현장범이지만 그는 어떤 혐의도 받지 않으며, 그래서 가장 냉정한 관찰자다. 양철북을 든 것은 오스카이지만, 소설 속 ‘나’이기도 하고, 오스카가 성장을 멈춘 1927년에 바로 그 단치히에서 태어난 귄터 그라스 자신이기도 하다. 작가가 묻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 세기를 함께 살아온 우리는 1900년대의 광기로부터 자유로운가? 앞으로 살아낼 또 한 세기는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양철북』은 1899년, 오스카의 할머니 안나 브론스키가 감자밭에서 떠돌이 남자를 자신의 네 겹 치마 밑에 숨기는 데에서 시작된다. 20세기는 19세기와 연결되고, 20세기는 다시 귄터 그라스를 통해 21세기로 옮겨진다. 20세기 마지막 노벨문학상은 수상자를 제대로 찾은 셈이다.
○ 목차

– 1권
1. 제1부
폭 넓은 치마
뗏목 아래에서
나방과 친구
앨범
유리 유리 유리 쪼가리
시간표
라스푸틴과 ABC
슈토크 탑에서 울려퍼지는 노래
연단
쇼윈도
기적은 없다
성 금요일의 식사
발끝으로 갈수록 좁게 만든 관
헤어베르트 트루친스키의 등
목각의 니오베
믿음 소망 사랑
2. 제2부 상
고철더미
폴란드 우체국
트럼프 카드로 만든 집
자스페에 잠들다
마리아
비등산
임시 뉴스
그 무기력함을 그레프 부인에게로 가져가다
– 2권

1. 제2부 하
75킬로그램
벱라의 전선 극장
콘크리트 견학 혹은 신비적 야만적 권태
그리스도 승계
먼지떨이들
예수 탄생극
개미떼의 도로
자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소독제
화물 열차 안에서의 성장
2. 제3부
부싯돌과 묘석
포르투나 노르트
마돈나49
고슴도치
옷장 속에서
클레프
야자섬유 양탄자 위에서
에서
대서양의 요새에서 혹은 벙커는 콘ㅋ리트를 벗어날 수 없다
무명지
마지막 전차 혹은 보존 유리병 숭배
30세
○ 저자소개 : 귄터 그라스 (Gunter Wilhelm Grass)
1927년 10월 16일 폴란드의 자유시 단치히 교외 랑푸우르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독일인, 어머니는 가톨릭계 카슈바이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청소년기를 보낸 작가는 히틀러 청소년단에 가입했고, 공군보조병, 전차병 등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1954년 서정시 대회에 입상함으로써 문단에 발을 들여놓았다. 같은 해 전후 청년 문학의 대표적 집단인 ’47그룹’에 가입했다. 1958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대작 <양철북>의 미완성 초고를 47그룹에서 강독하여 그해 47그룹 문학상을 수상했다. 다음해인 1959년에 <양철북>을 출간했다. 이후 <양철북>으로 게오르그 뷔히너 상, 폰타네 상, 테오도르 호이스 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다. 1963년 <개들의 시절>을 출간으로 <양철북>, <고양이와 쥐>(1961)와 함께 ‘단치히 삼부작’을 완성했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를 거치는 동안 미국, 이스라엘을 여행하며 자신의 작품들을 강독했으며, <국부마취>(1969), <넙치>(1977), <텔그테에서의 만남>(1979) 같은 대작들을 출간했다. 1986년 인도의 캘커타를 여행했다. 1992년 소설 <무당개구리 울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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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그라스는 1927년 10월 16일 단치히(현재 폴란드의 그다니스크)에서 태어났다. 궁핍하고 불우한 유년기를 보낸 후, 그는 17세 때인 고등학교 시절에 징집되어 독일 방위군에서 복무하다가 부상을 입고 미군 포로가 되었다. 석방된 뒤 그는 잡부와 석공으로 일하다가 조각가가 되기 위해 뒤셀도르프의 미술학교에 입학하였으며, 52년에 베를린의 미술학교로 옮겨 조각가로서의 수업을 마쳤다. 이때부터 그는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그후 약 4년 동안 파리에서 조각과 그래픽 일을 하여 생계를 유지하며 소설을 썼다.
그는 58년에 ’47 그룹 상’을 수상했으며, 59년엔 ‘게오르크 뷔히너 상’, ‘폰타네 상’, ‘테오도르 호이스 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그리고 이 해에 발표된 『양철북』으로써 그는 단번에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작가가 되었다. 그의 『양철북』은 79년 쇨렌도르프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기도 했으며, 한국에서도 상영된 바 있다.
『양철북』에서는 192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독일의 일그러진 역사가 주인공인 난쟁이 오스카 마체라트에 의해서 그로테스크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는 세 살된 그의 생일날 의도적으로 계단에서 떨어져 성장을 중단하기로 결심하고 양철북을 잡게된다. 외견상으로 보아 그는 94cm의 난쟁이에 불과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태어날 때부터 성인의 지성을 갖추고 있다.

이 소설은 52년에 오스카가 정신병 요양소에 들어가 그의 가족의 역사, 자신의 고독한 학교시절, 단치히의 소시민적 세계, 전쟁과 전후시대를 이른바 ‘개구리시점 (視點)’ (Forschperspektive)으로 회상한 자서전적인 장편 소설이다. ‘조감 (鳥瞰)적 시점’ (Vogelperspektive)의 반대 개념인 ‘개구리 시점’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위를 보는 좁은 시점을 의미한다. 다시 말한다면, 난쟁이인 오스카가 정상적인 사람들의 세계를 좁은 시야로 위를 쳐다보는 것을 의미한다. 비정상적인 난쟁이의 눈에 비친 정상적인 사람들의 세계가 더욱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이 그로테스크하다. 그라스는 어린애와 같은 작은 키 때문에 성인의 세계에도 속하지 못하고, 성인의 지성을 가졌기 때문에 어린이 세계에도 속하지 못하는 주인공 오스카의 비인습적인 역할을 통해 도덕적, 종교적, 성적 터부를 무너뜨리고, 비뚫어진 그의 시각을 통해 전쟁과 전후시대의 독일의 현실을 희화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작가 귄터 그라스는 ‘행동하는 지성인’ 혹은 ‘비판적인 지성인’으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그는 60년 베를린으로 돌아와서 ‘독일사회민주당 SPD’에 가입하여 ‘핵무기 반대’ 등을 외치며 빌리 브란트 수상의 재선을 위한 시민운동을 이끌기도 했으며, 나아가 수상선거 때마다 헬무트 콜의 낙선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단치히 3부작’이라 불리워지는 『양철북』 (1959년), 『고양이와 쥐』 (61년), 『개들의 시절』 (63년) 외에도 그는 물고기를 화자로 등장시킨 『넙치』 (79년)에서도 인간사회를 비판적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의 주요 작품들로서는 『달팽이의 일기』 (72년), 『텔그테에서의 만남』 (79년), 『암쥐』 (86년), 『무당개구리의 울음』 (92년), 『광야』 (95년), 『나의 세기 (世紀)』 (99년), 『게걸음으로 가다』, 『넙치』, 『텔크테에서의 만남』, 『라스트 댄스』, 『세계화 이후의 민주주의』 등 다수가 있다.
– 역자 : 강희창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동 대학원 독어독문과를 졸업했다. 현재 동의대학교 독어독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괴테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독일 고전 번역과 고전 연구에 종사하고 있으며 괴테의 『파우스트』와 『색채론』,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 『양파껍질을 벗기며』, 『게걸음으로』, 『암살이야기』, 요한 페터 에커만의 『괴테와의 대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안나 제거스의 『약자들의 힘』, 레마르크의 『개선문』, 『사랑할 때와 죽을 때』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저서로 『춘향이는 그래도 운이 좋았다』, 『장희창의 고전다시읽기』, 『고전잡담』이 있다.
○ 출판사 서평
199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귄터 그라스의 대표작 ‘양철북’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그 동안 양철북은 문고판 등으로 몇 차례 번역되긴 했으나, 최신 독어판(슈타이들1006)을 원본으로 완벽한 번역판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경위에서, 스웨덴 한림원은 그라스의 ‘양철북’이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림원은 ‘그라스가 양철북을 통해 인간들이 떨쳐버리고 싶었던 거짓말, 피해자와 패자 같은 잊혀진 역사의 얼굴을 장난스러운 블랙 유머 가득한 동화로 잘 그려냈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
이 소설은 영웅의 발전 과정을 기록하지는 않는다. 이 소설의 배경은 단치히이고, 대상은 겁많고 평범한 소시민들이며, 주인공은 정신 병원에 수감돼 지난 날을 회고하는 오스카다. 그리고 전통적인 리얼리즘의 방식으로 서술된 오스카의 회고 속에서 지난날 개인을 추상적으로 만들었던 것들, 가령 가톨릭이라든지 전쟁, 섹스 같은 기억들이 생생하게 복원된다.
오스카의 이 전통적인 서술 표본은 종횡무진하는 상상력과 언어력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회자되곤 하는 ‘소설의 위기’에 맞서 대항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고, 비평가들은 귄터 그라스의 이러한 서술 양식에 대해 시적 리얼리즘의 진실한 수단으로서의 그로테스크라는 정당한 평가를 내려주었다.
즉, 그의 서술이 지닌 부조리성이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주장과는 달리, 세계의 현실에 대해 리얼리즘 시학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는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