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에쿠우스
피터 쉐퍼 / 연극과인간 / 2022.01.10
영화 〈아마데우스〉의 원작 희곡으로 유명한 극작가 피터 쉐퍼가 1973년 발표한 작품으로, 오세곤 교수가 번역하였다.
국내에 여러 종의 번역서가 출간되었지만 원작을 가장 잘 살리면서 연극이라는 현장성도 완벽하게 구현한 번역서는 이 책이다. 원작자 피터 쉐퍼와 국내 독점 출판권을 가진 책도 이 책이다.

〈에쿠우스〉는 말의 눈을 찌른 소년의 실화를 모티프로 한 희곡으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현대 외국 연극 중 한 작품일 것이다.
정신과 의사인 마틴 다이사트는 말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소년 알런 스트랑의 치료를 맡게 되면서, 알런이 광신도인 어머니와 강압적인 아버지로부터 도피한 것이 말인 것을 알게 된다.
말은 알런에게 하나의 종교가 되었다.
알런의 의사를 경계하는 마음과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는 욕망 사이에서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된 다이사트는 소년의 기억에서 말을 제거하여 사회가 원하는 모습으로 그를 바꾸어놓는 것이 과연 치료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무력감을 토로하며 작품은 막을 내린다.
○ 목차
출판에 부쳐
작품에 대해
번역 출판에 부쳐
에쿠우스

○ 저자소개 : 피터 쉐퍼 (Peter Shaffer, 1926 ~ 2016)
피터 쉐퍼는 유태인계 영국 극작가로 영국의 리버풀에서 태어나 캠브리지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였다. 2차 대전 중에는 징용되어 1947년 대학 입학 전까지 광부로 일했는데, 이때의 경험으로 세상과 인간 사이의 부조리한 관계에 대해 고뇌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대안을 강구하게 되었다. 그는 부조리한 인간 내면의 딜레마를 성과 폭력을 통해 표현하고, 신화와 열정을 상실한 인간에게 정상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하는 사색을 담아냈다.
그의 첫 희곡은 1951년에 쓰고 1955년 TV로 방영된 〈소금의 나라 (The Salt Land)〉이지만, 본격적인 극작 경력은 1958년 초연된 〈다섯 손가락 연습 (Five Finger Excercise)〉으로 시작되었다고 본다. 불과 100여 명의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처절하게 무너지는 잉카 제국 이야기를 통해 인간 실존의 문제를 파고든 1964년의 〈태양 제국의 멸망 (e Royal Hunt of the Sun)〉과 현대인의 정체성 상실 문제를 파르스 (farce) 형식으로 다룬 1965년의 〈블랙코미디 (Black Comedy)〉는 그의 대중적 성공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1973년 〈에쿠우스 (Equus)〉, 1979년 〈아마데우스 (Amadeus)〉, 1992년 〈고곤의 선물 (e Gift of the Gorgon)〉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여러 편의 브로드웨이 성공작을 발표하였다.
부조리극의 영향이 다분한 초기작으로부터 이후의 대중적 성공작들, 그리고 후기의 철학적인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들은 이야기 전개와 치밀한 구성에 있어 탁월하다. 그래서 쉐퍼는 제2차 세계 대전 후에 등장한 극작가들 가운데 상업극으로 가장 성공하였다고 꼽히며, 대중의 기호를 살리면서 전통적인 형식을 완벽하게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 역자: 오세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4년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해 현대 희곡 전공으로 학사, 석사, 박사(논문: 장 주네의 희곡 연구)를 마쳤다. 〈배우의 화술〉, 〈예술강국, 문화대국〉, 〈연기화술클리닉〉 등의 저서를 집필했고, 연극 분야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발과 〈연기〉, 〈연극의 이해〉, 〈무대기술〉, 〈연극〉 등 여러 종의 고등학교 연극 교과서 집필을 주도하였으며, 손턴 와일더의 〈우리읍내〉, 장 주네의 희곡 〈하녀들〉과 〈엄중한 감시〉, 시집 〈사형수〉,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이오네스코의 〈대머리여가수〉, 〈수업〉, 〈의자〉, 〈왕은 죽어가다〉, 〈살인놀이〉, 〈알마의 즉흥극〉, 〈신부감〉, 장 아누이의 〈반바지〉, 스트린드베리의 〈줄리 아씨〉, 하벨의 〈청중〉, 보마르셰의 〈피가로의 결혼〉, 베케트의 〈승부의 종말〉, 사르트르의 〈더러운 손〉, 피터 쉐퍼의 〈에쿠우스〉 등 여러 작품을 번역 출판하였고, 〈왕은 죽어가다〉, 〈우리읍내〉, 〈체홉의 수다〉, 〈술로먼의 재판〉, 〈갈매기〉, 〈보이첵〉, 〈가라가라〉, 〈가라자승〉, 〈타이터스〉, 〈보이지 않는 하늘〉, 〈오 행복한 날들〉, 〈하녀들〉 등의 작품을 연출하였다.
1996년 가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부임한 후 1999년 순천향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2020년 8월까지 연극무용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2020년 9월부터는 같은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2007~2008년 한국연극교육학회 회장과 2005~2012년 한국문화예술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15년 한국연극교육학회 산하 분과학회로 한국화술학회를 창립하여 현재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 책 속으로
번역을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전달이었다. 연극은 현장예술이라는 특성을 지니며 그 현장성은 시간성, 일회성, 직접성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할 때, 연극 공연을 전제로 하는 희곡은 아무리 글로 이루어졌어도 소설이나 시와는 달리 단번에 전달되어야 한다. 즉 여러 번 읽어야 뜻을 알 수 있다면 희곡으로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인물들 간에 어떤 말투를 택할지도 상당한 고심거리였다. 영어 원문의 뉘앙스를 근거로 복잡한 우리말 경어법 중 어떤 단계를 적용할지 정하는 것은 상당히 까다롭다. 자칫 인물의 성격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버릴 우려가 있는 것이 바로 말투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알런과 다이사트의 말투를 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작가 서문에서 피터 쉐퍼는 초연 대본의 출판이 희곡을 특정 형태로 가둘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번역 또한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수가 많다. 단어 하나, 토씨 한 글자까지도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말투를 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물의 성격을 파악해야 하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번역자의 독단이 개입될 여지가 다분하다. 결국 연출가나 배우에게 부여할 선택의 자유를 번역 과정에서 말살해 버리는 것은 아닌지 늘 걱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떻게든 배우들이 연기하기 편한 우리말 대사를 만들고자 최대한 노력했고,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건 책으로 읽는 독자들이건 모두 우리말의 음악성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리듬과 템포를 살리고자 하였다.
연극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담는 형식의 아름다움과 완벽성이야말로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핵심 요소라고 믿기 때문이다. _ 본문 중에서

○ 출판사 서평
영화 ‘아마데우스’의 원작 희곡으로 유명한 극작가 피터 쉐퍼가 1973년 발표한 작품으로, 오세곤 교수가 번역하였다.
국내에 여러 종의 번역서가 출간되었지만 원작을 가장 잘 살리면서 연극이라는 현장성도 완벽하게 구현한 번역서는 이 책이다. 원작자 피터 쉐퍼와 국내 독점 출판권을 가진 책도 이 책이다.
‘에쿠우스’는 말의 눈을 찌른 소년의 실화를 모티프로 한 희곡으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현대 외국 연극 중 한 작품일 것이다.
정신과 의사인 마틴 다이사트는 말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소년 알런 스트랑의 치료를 맡게 되면서, 알런이 광신도인 어머니와, 강압적인 아버지로부터 도피한 것이 말인 것을 알게 된다.
말은 알런에게 하나의 종교가 되었다.
알런의 의사를 경계하는 마음과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는 욕망 사이에서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된 다이사트는 소년의 기억에서 말을 제거하여 사회가 원하는 모습으로 그를 바꾸어놓는 것이 과연 치료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무력감을 토로하며 작품은 막을 내린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