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유리 동물원
테네시 윌리엄스 / 종합출판범우 / 2010.4.10
유리동물원 (The Glass Menagerie)은 4명의 등장인물로 구성된 연극이며, 테네시 윌리엄스 (Tennessee Williams, 1911년 3월 26일 ~ 1983년 2월 25일)의 작품이다.
인간 욕망의 밑바닥까지 가감 없이 그려 낸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으로, 그에게 뉴욕 비평가상을 안겨주었다. 이 작품은 작가 자신과 가족들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투영한 자전적 단막극이다. 해설자 겸 등장인물인 톰이 1930년대 미국의 허름한 뒷골목 아파트에서 살던 자기 가족의 모습을 회상하는 이 희곡에서 우리는 고귀한 전통이 영혼을 상실한 사회에서 궁지에 몰려 허덕이는 모습과, 추억과 환상과 자기 도피에서 고통을 잊으려는 비극적 군상과 대면하게 된다.
– 등장인물
아만다 윙필드(어머니)
로라 윙필드(딸)
톰 윙필드(아들)
짐 오코너(젊은 신사 방문객)
– 배경
시간: 대공황 시대
장소: 세인트루인스의 허름한 아파트
– 역사
윌리엄스는 자신이 소속한 연극회사인 MGM에 유리동물원을 제출하기 전에 유리동물원의 여러가지 초안을 썼다. 유리동물원은 윌리엄스의 단편소설 중 하나에서 유래되었고 처음에는 “The Gentleman Caller”라는 이름의 연극으로 나왔다.
유리동물원은 1944년 시카고에서 첫 무대를 펼쳤다. 그리고 시카고의 연극평론가 Ashton Stevens와 Claudia Cassidy는 이 연극에 관중을 끌어들이는데 큰 도움을 줬고 결국 유리동물원은 브로드웨이 연극에서도 공연되었고 1945년에는 New York Drama Critics Circle Award를 수상했다. Laurette Taylor는 유리동물원에서 엄마인 Amanda Wingfield의 역할을 했고 그녀는 2004년에 나온 다큐멘터리인 Broadway: The Golden Age, by the Legends Who Were There에서 브로드웨이 연극의 베테랑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을 연기를 했다고 평가를 받았다. 유리동물원은 윌리엄스의 첫번째 성공적인 연극이었고, 윌리엄스는 그 후 미국에서 손꼽히는 연극작가가 되었다.
유리동물원은 윌리엄스의 1948년 단편소설 “Portrait of a Girl in Glass”에서 유래되었다. 이 작품의 서술자는 유리동물원의 서술자인 Tom Wingfield이고 유리동물원에서 나온 대부분의 독백들도 이 소설에서 유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리동물원의 소설판은 유리동물원의 연극의 내용의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내용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수의 연극평론자들은 유리동물원을 윌리엄스의 자서전 연극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유리동물원에서 나온 바와 같이 윌리엄스의 가족 역시 남부에서 세인트루인스로 이주한 적이 있다. 또한 윌리엄스는 톰과 같이 낮에는 구두공장에서 일한 뒤 밤에 집필 활동에 힘썼다고 한다. 그의 누나는 조현병을 앓았다고 전해지는데 정신장애가 있는 모습이 유리동물원 속 로라에게 반영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톰은 로라를 떠나고 나서도 그녀를 잊지 못하는데, 이는 당시 정신 분열증으로 오랫동안 괴로워했던 누나를 안타깝게 여기고 그리워했던 윌리엄스의 마음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 목차
이 책을 읽는 분에게
제1부
제2부
작품 해설 / 약속 없는 환상의 미소
연보
○ 저자소개 : 테네시 윌리엄스 (Thomas Lanier Williams, 본명 : 토머스 러니어 윌리엄스)
1911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 주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외조부의 목사관에서 평온하게 생활하다 도시로 이주하면서 도시 빈민가 생활에 큰 충격을 받는다. 이때 독서와 글쓰기를 도피처로 삼게 되었다. 1935년에 소극 『카이로, 상하이, 봄베이』라는 작품을 완성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깨달은 윌리엄스는 아이오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1939년에 자신의 이름을 ‘테네시 주’에서 따와 테네시 윌리엄스로 개명한다.
1944년에 발표한 『유리 동물원』이 성공을 거두며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이 작품으로 뉴욕 극비평가상을 수상하였다. 다음 작품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47)가 퓰리처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수상하면서 유진 오닐 이후 최고의 미국 극작가라 불리게 된다. 1955년에 발표한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역시 퓰리처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그 밖에 『장미 문신』(1951), 『카미노 레알』(1953), 『우유 기차는 이제 여기 멈추지 않는다』(1963), 『비유 카레』(1977),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1980) 등 많은 희곡을 발표했다.
세속과 타협하지 못하는 예술가적 기질을 지닌 인물이 파멸해 가는 이야기 통해 약육강식의 사회구조를 드러내며 비판을 가하는 글을 즐겨 썼다. 윌리엄스 역시 자신이 그려 낸 작품 속 등장인물들 처럼 극적인 삶을 살다가 1983년 2월, 뉴올리언즈의 한 호텔방에서 타계했다.
– 역자 : 신정옥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명지대학교 영문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국일보사의 한국영화연극예술상 특별상 (연극번역), 한국연극협회가 주는 공로상 (‘현대영미희곡전집’ 전 10권 번역) 등을 수상했다. 저서와 역서로는 『무대의 전설-무대의 명배우 명연기』『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에쿠우스』,『20세기의 미국 연극』,『느릅나무 밑의 욕망』,『피그말리온』 등이 있다.
○ 줄거리
유리동물원은 해설자이자 주인공인 톰이 관객들에게 연극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연극은 그의 어머니 아만다와 누나 로라에 대한 톰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기억 연극’이다.
아만다의 남편 윙필드씨는 가족을 오래전에 버렸다. 실용주의자이며 때로 달변을 늘어 놓던 아만다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과거에 미국 남부의 아름다운 소녀로서 받았던 사랑과 편안함을 갈망한다. 그녀는 특별히 다리를 저는 장애를 가졌고 바깥 세상에 대해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그녀의 딸 로라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한다. 아만다의 아들 톰은 신발공장에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톰은 일상의 지긋지긋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달하며 글도 써 보지만, 퇴근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영화 보는데 쓴다.
자신의 유리로 된 동물 인형들을 관리하는 데에만 온 정성을 쏟는 로라에게 어서 적당한 남편감을 찾아주려고 아만다는 안달이 난다. 톰에게 남편감 찾기를 부탁한 결과 톰의 동료인 짐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게 된다. 짐이 집에 초대 받아 오게 되는 날, 로라는 그가 그녀가 고등학교 때 짝사랑했던 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긴 오후가 지나고 짐과 로라는 끊겨버린 전기가 돌아올 것을 기다리며 촛불을 하나 켜두고 둘이서 거실에 앉아있는다. 그렇게 단둘이 있는 긴 장면에서 짐은 로라의 열등감 콤플렉스를 치료해준다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그녀와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춤을 추다가 짐은 실수로 로라의 유리동물원에 부딪혀 유니콘의 뿔을 깨트리지만 로라는 괜찮다고 한다. 짐은 로라에게 누군가는 너의 열등심을 없애줘야 하고 너를 키스해줘야 한다면서 그녀의 입을 맞춘다. 로라는 기대심에 부풀지만, 짐은 갑자기 어색하게 느끼며 그녀에게 자신은 이미 약혼녀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짐은 아만다에게도 자신의 약혼 사실을 말하고는 집을 떠난다. 전부터 집을 떠나는 것을 계획하고 있던 톰도 아만다와 로라를 버리고 모험을 찾아 떠난다.
톰은 오랜 시간 동안 세상을 떠돌아다닌다. 그러나 그는 결국 그가 버리고 떠난 로라를 평생 잊지 못한다. 톰의 마지막 대사에서 그는 로라에게 촛불을 꺼달라고 부탁하고 로라는 촛불을 끈다. 그러나 로라에 대한 기억만은 촛불처럼 끄지 못한다.
○ 출판사 서평
『유리 동물원』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초기 작품에 속하는 작품이다. 윌리엄스의 출세작인 이 책은 그 나름의 독특한 내적 미를 지니고 있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슬픈 이야기다. 우리들의 가슴을 무섭게 짓누르는 슬픔이 아니라 마치 봄비가 꽃잎을 살포시 적시듯이 가슴에 스며드는 아련한 슬픔의 이야기다. 한아름의 환상을 간직했다가 산산이 부서진 꿈의 파편을 붙잡으려고 허우적대는 운명의 주인공 로라이와 톰, 아만다를 만난다.
○ 독자의 평
로라는 어릴 적 병을 앓은 후 한쪽 다리가 다른쪽 다리보다 약간 짧은 장애를 갖게 되었다. 그녀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되어 오래된 음악을 축음기로 듣고 유리동물들을 수집하는 것으로 소일하며 외부 세계와는 고립되어 있다.
로라의 어머니 아만다는 한때 화려했던 남부 시절을 추억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한다. 그런 그녀의 바램이 딸 로라를 번듯한 남성과 결혼시키려는 욕구로 나타난다.
한편 로라의 동생 톰은 시를 쓰고자 하나 현실은 어머니 아만다와 누이 로라를 부양하기 위해 구두 만드는 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이다.
어느 날 아만다가 로라의 짝이 될 만한 번듯한 사내를 집으로 데려오라는 말에 톰은 같은 창고에서 근무하는 짐을 데려온다. 짐은 로라가 고등학교 시절 동경했던 사내로 당시에는 모든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졸업 후에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창고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야심을 실현시키기 위해 라디오공학과 화술을 배우며 출세의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집으로 찾아온 짐을 로라는 한 눈에 알아본다. 짐은 고등학교 시절 로라를 푸른 장미라 불렀었다. 둘은 과거를 회상하며 대화를 나눈다. 짐은 로라의 장애가 별 것 아니며 현실로 나아가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둘은 함께 춤까지 추게 된다. 그런데 짐의 실수로 로라가 가장 아끼는 일각수 유리인형이 깨지고 만다. 로라는 일각수의 뿔이 부러져 이제는 보통의 말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그 때 짐은 문득 현실로 돌아왔다는 듯 자신은 결혼할 여자가 있다고 고백한 후 집을 떠난다.
톰 역시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버렸듯이 어머니와 누이를 버리고 집을 떠나가버린다. 아만다가 로라의 짝을 지워주기 위해 켰던 촛불을 로라가 불어서 끈다.
<유리동물원>은 1944년 12월 26일 밤, 시카고의 시빅 극장에서 첫 막이 올랐고 그때까지 별로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던 테네시 윌리엄스가 유명해지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작품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자전적인 요소가 강하게 반영되었다고 하는데, 작품의 해설자이자 등장인물인 톰이 바로 테네시 윌리엄스의 분신으로 볼 수 있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1932년 미주리 대학을 중퇴한 후 약 2년 동안 <유리동물원>에 묘사된 것과 같은 생활을 했고, 1937년에는 가장 사랑했던 누이 로즈가 뇌엽 절개 수술로 말미암아 영원히 정상적인 의식을 상실하게 된 슬픈 체험을 하게 된다.
로라는 짐에게서 ‘푸른 장미’로 불리우고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유리동물은 일각수이다. 푸른장미와 일각수는 모두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다. 그녀는 오래된 음반과 유리동물원이라는 순수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지만 사실 그 세계는 ‘유리’의 속성상 깨어지기 쉬운 세계이다. 실제로 짐의 실수로 일각수의 뿔이 잘려나가 보통의 말이 되고 만다. 로라는 동경했던 짐과 맺어지는 환상을 잠시 품었기에 뿔이 잘려나간 것을 슬퍼하지 않는다. 뿔이 잘려나가 보통의 말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말과 어울릴 수 있다고 좋게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곧 짐이 자신에게는 약혼녀가 있다고 고백함으로서 로라의 순수한 세계만 파괴되었을 뿐 그녀가 보통의 사람들과 같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 증명되고 만다. 결국 그녀가 연극의 마지막에서 촛불을 끄는 행위는 그녀가 스스로 유폐를 자처한 세계에서 잠시나마 보통사람들의 세상을 엿본 죄로 죽음에 이르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