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인간의 조건 / 왕도
앙드레 말로 / 동서문화사 / 2012.9.1
『인간의 조건 / 왕도』에서 《인간의 조건》은 제목 그대로 근원적인 인간의 조건 즉, 고독과 죽음을 보다 깊이 파고들어 살피고, 거기서 생겨나는 허무감을 채우며 인간을 믿고 사랑할 근거를 찾아내려 애쓴다.
《왕도》는 인도차이나에서 번영을 누렸던 크메르 왕국의 옛 사원으로 이어지는 ‘왕의 길’을 탐험하여, 거기서 찾아내는 미술품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두 백인의 목숨을 건 보물찾기 이야기를 담았다.
○ 목차
인간의 조건
제1부…11
제2부…76
제3부…123
제4부…147
제5부…216
제6부…253
제7부…286
왕도
제1부…311
제2부…366
제3부…398
제4부…454
말로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
말로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479
말로 연보…489
○ 저자소개 : 앙드레 말로
앙드레 말로 (André Malraux, 1901년 11월 3일 ~ 1976년 11월 23일)는 프랑스의 작가, 정치가이다.
저자 앙드레 말로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청춘을 맞이한 앙드레 말로는 혈기왕성한 그 시대 문학청년들이 흔히 그랬듯이 새로운 풍조인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았고, 한 대는 질서와 전통을 옹호하는 모라스 같은 사람들의 생각에 동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말로는 그보다도 동양과 그 고고학적 미술 세계에 흠뻑 빠져 있었다.
그는 그 무렵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였던 베트남으로 건너가 고대 크메르 문화유적 발굴 작업에 손을 댔다. 이 때문에 도굴혐의자로 체포되었지만, 앙드레 지드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의 노력으로 풀려나 1924년 파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프랑스로 돌아오는 길에 중국에 들러, 그 무렵 공산당과 제휴하고 있던 광둥 (廣東)의 국민당 정권에 협력했다.
인도차이나 피식민지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신문을 발간하기도 하고, 중국 땅에 들어가 사회주의 혁명이란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스페인 내전에는 민간 항공군 대장으로 반파시즘 전선에 참여하고, 제2차 세계대전에는 레지스탕스 대원으로 적극 가담했다. 결국 혁명활동과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지난날의 열정을 버리고 예술의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드골 장군의 첫 번째 내각에서 공보장관을, 1958년 드골이 재집권한 후 10년 동안 제5공화국 초대 내각의 문화부장관을 지내며 강력한 문화 행정을 펼쳤다.
1976년 생을 마쳤고 1996년 서거 20주기를 맞아 파리 팡테옹 사원에 유해가 안장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서구의 유혹'(1926), ‘왕도'(1930), ‘인간의 조건'(1933, 공쿠르상 수상), ‘상상 박물관'(1954), ‘침묵의 소리들'(1951), ‘신들의 변신'(1957) 등의 예술 비평서가 있다.
사후 1977년에 ‘덧없는 인간과 예술’이 발간되었다.
– 역자: 윤옥일
역자 윤옥일 (尹沃一)은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데이터북 번역위원. 몽떼뉴학회 회원. 옮긴 책 샤를 페로《장화 신은 고양이》
○ 출판사 서평
- 사람은 무엇으로 살고 무엇으로 죽는가? 근원적인 인간조건, 고독과 죽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자의식을 지닌 진정한 인간의 길
.《인간의 조건》
《인간의 조건》은 발표하기가 무섭게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1933년도 콩쿠르상을 획득했다. 비평가인 피에르 칸은 ‘콩쿠르상이 프루스트 수상 이후 말로만큼 중요한 작가에게 주어지기는 처음이다’고 말하고 있다. 이 작품은 무대가 동양이라는 이국취미에다, 천편일률적인 심리소설의 반동으로 일어나 르포르타주 소설에 대한 흥미 덕분에 크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인간의 조건》은 중국 혁명을 무대로 삼고 있다. 1927년 상하이에서 실권을 장악한 장제스 국민당이 공산주의자 숙청에 나서자, 이에 저항하여 쿠데타가 일어나지만 결국 비극적인 결과를 낳는다.
이 작품에는 다양한 인간유형이 등장한다. 허무주의에 젖은 고독한 테러리스트로서 죽음을 삶의 목적으로 삼는 첸, 착실하게 경력을 쌓은 러시아인 직업 혁명가 카토프, 그와 반대로 반혁명 세력에 속하는 페랄과 케니히, 지금은 혁명에서 발을 뺀 마르크스주의 사회학자이자 아편중독자인 프랑스인 지조르. 지조르와 일본인 여성 사이의 혼혈아이자 혁명가인 기요. 기요의 아내 메이.
이 인물들은 전보다 객관성을 띠고 있다. 기요는 고독 속에서 헤매면서도 자기 인생과 사회의 미래를 염려하며, 인간 존엄에 대한 경의와 희망을 품고 있다. 특히 기요가 죽고 나서도 남편의 뒤를 따라 혁명에 몸 바치는 메이의 모습이 이채롭다. 그전까지의 수동적인 여인상에서 벗어나 독립된 인격을 지닌 여성을 내세우면서 에로티시즘에서 싹트는 사랑을 다룬다.
말로는 이 르포르타주 형식의 작품에서 제목 그대로 근원적인 인간의 조건―고독과 죽음―을 보다 깊이 안팎으로 파고들어 살핀다. 그리고 거기서 생겨나는 허무감의 충족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구하면서, 인간을 믿고 사랑할 근거를 찾아내려고 애쓴다. 또한 시점을 살짝 바꾸어 보면, 여기서는 제3인터내셔널 즉 소비에트 공산당이 전략적으로 쿠데타를 옹호하지 않았다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나타난 혁명의 고뇌’가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왕도》
《왕도》는 옛날 인도차이나에서 번영을 누렸던 크메르 왕국의 옛 사원으로 이어지는 ‘왕의 길’을 탐험하여, 거기서 찾아내는 미술품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두 백인의 목숨을 건 보물찾기 이야기다.
젊은 고고학자 클로드 바네크는 작가의 분신이다. 그럼 페르캉은 누구인가. 그림자처럼 클로드와 함께 다니다가 마침내 하나가 되기에 이르는 덴마크 출신의 독일인, 샴 정부와도 관계를 맺고 있는 이 정체불명의 인물은? 본문에도 나오는 실재 고고학자는 메르나나 그 유명한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그 모델이라는 설도 있다.
《왕도》에서 페르캉은 인생 선배로서 커다란 역할을 한다. 페르캉에게 완전히 매료된 클로드는 그로부터 수많은 인생의 가르침을 받는다. 이렇게 드러나는 페르캉의 사상은 작품의 기둥을 이루는데, 여기서 중심이 되는 것은 ‘에로스 (성애)와 타나토스 (죽음)’ 합체사상이자 이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다.
말로는 이처럼 오리엔트 모험을 기록하고 또 오리엔트의 정치적 격동에 대한 시각을 기술하면서, 자신의 영혼 깊숙이 뿌리박힌 고독과 불안과 허무감―보편적으로 말하면 서구 지식인들이 흔히 느끼던 개인주의적 휴머니즘의 위기감―을 그 나름으로 깊고 넓으면서도 사실적인 행동 차원에서 시험하여 검증했다. 즉 그는 “인간은 다른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피할 수 없는 절대조건인 ‘죽음’을 짊어지고 있으며, 이 사실로 인해 현실의 삶이 가차 없는 운명으로 바뀐다”는 진실을 실감나게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말로는 주장한다. 바로 그렇기에 이처럼 근원적인 인간존재의 부조리함과 맞서 싸우는 것이야말로 자의식을 지닌 인간다운 인간의 행위라고.
○ 독자의 평
이야기는 1927년 장제스가 공산당을 상대로 일으킨 4.12 상하이 쿠테타를 무대로 주로 중국 상하이를 중심으로 22일동안 펼쳐지며 주고 사회주의 혁명가와 분쟁에 휘말린 다른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개 됩니다. 첸은 암살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후 장개석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를 시도하다 실패하고 사망합니다. 암살을 수행한 후 그는 운명에 사로잡혀 오직 실상만을 추구하며 테러리스트로서의 역할, 즉 자신의 목숨을 좌우하는 책임을 다합니다. 이는 암살 후 죽음에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피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력에 괴로워하는 그는 죽음이 자신의 고통을 끝내주기를 갈망합니다. 반란의 지도가 기요는 개인이 외부의 힘에 지배 당하기 보다는 스스로 목적을 선택해야 한다고 믿는 인물입니다. 그는 이야기의 대부분을 국민당 군대보다는 노동자 사이에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아내 메이와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보냅니다. 결국 체포된 그는 독약을 이용해 자결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자, 이거 받아, 쏸. 손을 내 가슴 위에 얹어. 내 손이 닿거든 꼭 쥐란 말이야. 청산가리를 줄게. ‘절대로’ 두 사람 몫밖에 없으니 그리 알아.”
‘오직 두 사람 몫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나서 그 밖의 모든 것을 그는 이미 단념했다. 옆으로 누워 청산가리를 둘로 나누었다. 등불은 보초들로 가려져 불빛이 후광처럼 흐릿하게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나 놈들이 움직이지나 않을까? 어떤 일이 일어나도 볼 수는 없었다. 카토프는 자기 목숨보다도 더 귀중한 선물을 자기 가슴 위에 내민 그 뜨거운 손에-육체에게 주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에게 주는 것도 아니다-넘겨주었다. 그 손이 짐승처럼 움찔 오므라들더니 곧 물러갔다. 카토프는 온몸을 긴장시키며 기다렸다. 갑자기 둘 중의 한 사람이 뭐라고 말했다.
“잃어버렸어. 떨어졌어!”
러시아 내전 당시 가까스로 처형을 면한 카토프는 심리적 무력감을 경험합니다. 기요의 죽음을 목격한 후 그는 동료 반란군들이 한 명씩 끌려가 밖에서 대기 중인 증기 기관차의 방에 산 채로 던져지는 모습을 냉정하게 지켜봅니다. 그는 자신의 차례가 오면 독약 캡슐을 사용하려 하지만 두명만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 산 채로 화형 당할까 두려워 하는 두명의 젊은 중국인 활동가에게 캡슐을 건내 줍니다. 이런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결과적으로 그는 자기 희생과 약한 동지들과의 연대의 행동으로 더 끔찍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프랑스 상인이자 밀수업자 강박적인 도박꾼 클라피크 남작은 기요가 무기를 획득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는 나중에 기요가 48시간 내에 도시를 떠나지 않으면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기요에게 경고를 하려 하지만 그는 도박에 빠져 멈출수가 없습니다. 그는 도박을 ”죽지 않는 자살“로 여깁니다. 항상 유머와 쾌활함을 잃지 않는 클라피크는 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선원으로 변장해 도시를 탈출합니다.
이 소설은 정치적 사회적 혼란의 맥락에서 인간의 조건에 대한 심오한 탐구입니다. 앙드레 말로는 소설 전반에 걸쳐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 인간 본성의 복잡성, 선택의 결과, 불안한 시기에 개인이 직면하는 실존적 투쟁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이야기는 많이 어둡지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어둠 속에서도 구원과 성장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작품은 일깨워줍니다. 말로는 등장 인물의 내적 투쟁을 훌륭하게 묘사하여 그들의 생각, 감정, 동기에 대한 설득력 있고 친밀한 통찰력으로 이를 통해 인간 조건의 보편성을 강조했고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개인은 여전히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간 조건에 대한 이러한 탐구는 소설의 특정 역사적 맥락을 초월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시대를 초월한 문학 작품이 되어 1933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오래도록 독자들이 찾게 만듭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