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인류의 기원 : 리처드 리키가 들려주는 최초의 인간 이야기
리처드 리키 / 두산잡지BU / 1997.12.5
영국의 오리온 출판 그룹에서 기획한 과학 교양서 시리즈 ‘사이언스 마스터스’를 우리 말로 옮겼다.
대우주를 다루는 천문학에서 인간이라는 소우주의 핵심으로 파고드는 뇌과학에 이르기까지 과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는 주제들과 기초 과학의 핵심 지식들을 각 분야의 전문가가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최초의 인간은 누구인가?
우리는 언제 어디서 다른 영장류로부터 갈라져 나왔는가?
우리는 잔인한 사냥꾼의 후손인가, 온순한 정착민의 후손인가?
언어 발달이 먼저인가, 두뇌 발달이 먼저인가? 등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는 인류 진화의 역사.
뜨거운 아프리카 사막과 유럽의 구석기 동굴 속에서 인류 조상의 흔적을 찾아온 리처드 리키가 현장 연구를 바탕으로, 1000만 분의 1의 확률로 발견되는 화석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희미한 흔적으로부터 읽어 낸 인류 진화의 역사를 들려준다.
인류의 기원을 탐색해 나가는 저자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 목차
- 최초의 사람
- 복잡한과
- 다른 종류의 사람
- 사람은 고상한 사냥꾼?
- 현대 인류의 기원
- 예술의 언어
- 언어의 예술
- 정신의 기원
○ 저자소개 : 리처드 리키 (Richard Leakey)
1944년에 인류 기원 연구로 유명한 루이스 리키와 메리 리키 부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네 살 때 처음 화석을 발굴한 이래, 부모와 함께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서 수많은 원시 인류 화석을 발견했으며, 1984년에 발견한 호모 에렉투스 화석으로 인류 진화사를 새롭게 썼다.
1993년 비행기 사고로 다리를 잃은 이후에도 케냐 야생청 감독관으로 일하며 자연 보호 운동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6의 멸종 (The Sixth Extinction)> (1995년), <오리진 (Origins reconsidered)> (1982년) 등이 있다.
– 역자: 황현숙
서울 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과학 출판 연구 모임인 과학세대의 기획 위원으로 여러 과학책의 기획과 번역에 참여했다.
현재 출판 기획과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생명의 파노라마> , 『생명이란 무엇인가?』,『풀리지 않는 과학의 의문들 14』,『제6의 멸종』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어쩌면 우리는 투크도두베르의 조각가가 동굴에 들소를 조각하고 있을 때, 또는 라스코 동굴의 화가가 유니콘을 그리고 있을 때, 그리고 빙하 시대 미술가들이 작업을 하면서 마음속에 무슨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 영원히 알 수 없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했던 일이 미술사가들에게뿐 아니라 수 세대가 지난 후에도 그 이미지를 보는 사람들에게 무척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확신 할 수 있다. 예술이라는 언어는 그 예술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우리가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은, 그 예술 작품에도 현대적인 인간 정신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오직 호모 사피엔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상징과 추상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아직 우리는 현생 인류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했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 과정에는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정신세계의 탄생이 포함되어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 본문 219~220쪽에서
인류는 스스로를 창조해 왔다 인류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탄생해 오늘날의 우리에 이르렀는가?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물음은 우주의 기원과 함께 언제나 우리 인간을 사로잡아 온 주제였다. 그리고 이를 밝히려는 과정은 오류와 편견, 나아가 선입관과의 끝없는 투쟁이기도 했다. 물론 이 책은 진화론의 역사나 과학과 종교를 둘러싼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게 아니다. 더구나 창조론을 비판하고 있지도 않다. 그저 모든 비밀을 감춘 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지구가 감질나게 토해 내는, 확률 1000만 분의 1이라는 호미니드 화석을 찾아 뜨거운 사막과 동굴을 탐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실낱 같은 근거로부터 인류 진화의 대장정을 설명해 보려는 노력이 담겨 있을 뿐이다. 인류 진화의 큰 줄기 어디쯤에서 현생 인류는 갈라져 나왔는가? 아프리카 기원설처럼 우리 모두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의 한 여인으로부터 비롯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는가, 아니면 다지역 진화설에서처럼 전 지역에서 개별 진화했는가? 무려 6만 년 동안이나 중동 지방에서 현대인 (크로마뇽인)과 공존하다가 약 3만∼4만 년 전에 사라진 네안데르탈인은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그들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인가? 인류의 기원과 관련된 온갖 주제들을 이 책은 다루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현생 인류의 진화는 우리가 경험하는 것과 동일한 정신세계의 탄생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예술과 언어, 그리고 인간 정신의 기원까지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흔히들 인류 진화의 연구는 과학의 엄밀성과 탐정 소설의 낭만성이 어우러진 탐험 소설과도 같다고 말한다. 이 책이 바로 그러하다. 고고학과 지질학, 자연인류학, 고생물학, 분자생물학 등의 빈틈없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면서도 언어와 예술, 인간 정신에 대한 폭넓은 해석과, 더러는 풍부한 상상력이 어우러진 한 편의 대서사시라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아직 끝나지 않은,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인류 진화의 대장정에 도전하는 이들의 모습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올지, 헛된 노력으로 비칠지는 순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이 책은 시대의 한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수십만 년, 심지어 몇 백만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의 의미를 되찾아 준다. 그것은 적어도 300만 년 전에 시작된 인류 진화의 드라마에서 우리보다 먼저 무대에 섰던 수많은 배우들의 침묵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 선조들의 원시적인 눈길을 느끼고, 역사학자 토인비의 말처럼 동물원 원숭이의 멍한 눈빛에서 진화에서 밀려난 진한 슬픔을 발견한다. 그리고 우리가 누구이며 누구여야 하는가를 질문받게 된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과학 기술이나 급변하는 세계와 조화를 이루어야 할 편견 없는 새로운 인간상이 필연적이라면, 이 책은 그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인류는 스스로를 창조해 왔다. 한때 마침내 두 발로 일어서서 걸음으로써, 몇 마디 말문을 터뜨림으로써 엄마 아빠를 감동시켰던 사람이라면 두 발 직립 보행, 구어의 사용이라는 이 감동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들에게 저자를 대신해 이 책을 바치고 싶다. – ‘옮긴이의 말’에서
○ 출판사 서평
1995년 처음 책들이 출간된 이래 전 세계 26개국에서 번역·출간된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는 대우주를 다루는 천문학에서 인간이라는 소우주의 핵심으로 파고드는 뇌과학에 이르기까지 과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들과 기초 과학의 핵심 지식들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는 세계적인 과학 교양서 시리즈로 달인 (達人), 거장 (巨匠)을 뜻하는 마스터 (master)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은 20여 명의 과학자들이 과학에 대한 열정과 가르침을 담아 정성껏 펴냈다.
인류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어디로 가는가?
최초의 인간은 누구인가? 우리는 언제 어디서 다른 영장류로부터 갈라져 나왔는가? 우리는 잔인한 사냥꾼의 후손인가, 온순한 정착민의 후손인가? 언어 발달이 먼저인가, 아니면 두뇌 발달이 먼저인가?
인류 진화의 역사는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인류의 진화사라는 대서사시 속에 담긴 비밀을 모두 밝히는 날은 언제 올 것인가? 뜨거운 아프리카 사막과 유럽의 구석기 동굴 속에서 인류 조상의 흔적을 찾아온 리처드 리키의 이 책 <인류의 기원 (The Origin of Humankind)>은 현장 연구자만이 알고 있는 생생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1000만분의 1의 확률로 발견되는 화석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희미한 흔적으로부터 읽어 낸 인류 진화의 역사를 들려준다.
동아출판사에서 처음 번역•출간되었을 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러 추가적인 발견들을 소개하지 못하는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나 인류의 기원을 탐색해 나가는 리처드 리키의 감동적인 모습은 하나도 바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리처드 리키는 부부 고인류학 연구자이나 탄자니아 올두바이 계곡의 화석 발굴자로 유명한 루이스 리키와 메리 리키의 아들이다. 네 살 때 처음 화석을 발굴한 이래 특별한 학위도 없이 부모의 연구를 계승해 ‘투르카나 소년’이라고 이름 붙은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을 발굴해 인류 진화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 책은 그의 개인적인 발굴 경험과 그 발굴들을 둘러싼 학문적 논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읽는 맛을 더해 준다.
○ 독자의 평
우리는 과연 언제부터 지구상에 존재하였을까? 우리, 즉 인류의 선조는 누구일까? 아직까지도 우리 인류의 역사는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다.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은 화석의 기록으로, 혹은 문화라는 행동적 기록으로 그리고 유전학적 기록으로 인류진화의 역사를 밝히고자 하지만, 기록들은 모두 희미한 흔적만을 알려줄 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리처드 리키는 이처럼 수수께끼로 꽉 차있는 인류 진화의 역사를 밝히기 위하여, 아프리카 사막과 유럽의 구석기 동굴 속에서 인류 조상의 흔적을 찾고 있다. 따라서 그가 들려주는 인류 진화의 역사는 생생한 현장감과 연구경험이 그대로 들어나기에, 우리에게 인류의 기원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조그만 단서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이 탄생한 이후 세 가지의 중요한 변혁이 있었다고 한다. 35억년전 생명자체가 탄생한 것이 첫 번째 변화이고, 10억년전 다세포생물이 탄생한 것이 그 두 번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50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인간의식의 기원이 그것이다. 학자들은 사람의 모든 선조 종에 대하여 호미니드라 칭한다. 즉, 호미니드란 직립보행을 하는 두발 가진 유인원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선택은 당면한 환경에 대해서만 작동할 뿐 결코 장기적인 목표를 갖지 않기 때문에, 진화의 유형은 복잡하고 확실하지가 않다. 화석증거에 의하면 700만년전 직립보행을 하는 최초의 호미니드가 출현했고, 마침내 사람 종의 후손으로 진화했다고 한다. 사람 종 개체의 화석표본은, 아프리카에서는 400만년 전부터 100만년전 시기의 유물에서 발견되었고, 유라시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화석은 200만년전이다. 도구에 대한 화석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만년전에 살았던 사람 종의 뇌가 진정한 사람의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이러한 기록과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인류의 선사시대를 주요단계로 나누면, 최초의 단계는 700만년전 나무에서 내려와 두 발로 직립보행을 하는 유인원종이 출현한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두 발을 가진 종들이 분화한 시기로써, 이들은 700만년전과 200만년전 사이에 여러 유인원종으로 진화하여 각기 다른 생태환경에 적응하였다. 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300만년전과 200만년전 사이에 상당히 큰 뇌를 가진 종이 출현하였으며, 이들이 사람 속의 기원이 되었다. 이들은 호모 에렉투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한 진화나무의 한 가지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현생인류의 기원으로, 이들은 다른 종에서 찾아볼 수 없는 언어와 예술, 그리고 의식을 가진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진화하였다. 학자들은 그 시기를 대략 100만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기 유인원에서 사람 종으로 바뀐 것은 사람종이 육류를 섭취하기 시작하면서이다. 인간의 뇌는 모든 영장류보다 크다. 이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육류섭취를 요구했고, 초기 인류의 치아와 턱의 구조가 육류를 포함한 식사에 대한 적응형으로 바뀌면서 유인원과 구조가 달라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육류섭취에 대한 요구는 인간들이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만들었다. 이후 인간은 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언어와 예술, 그리고 기술을 혁신하는 능력으로까지 진화되었다. 우리 현생인류의 기원이랄 수 있는 사람이 출현하고 100만년이 흘렀다. 그 동안 자연선택의 결과로써 사람은 오늘날 지구상 어떤 종보다도 독특한 종이 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사람은 또 어떤 진화의 과정을 거치게 될까? 그리고 그 진화의 끝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러나 자연선택이라는 것이 목표를 가지지 않는 것이기에, 지금과 같은 환경파괴 속에서 인간의 진화를 생각한다는 것은 자못 두렵기까지 하다. 다만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진화의 과정이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그 시간 안에 우리 인간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면서 과학과 종교에 대한 논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창조론이냐, 진화론이냐는 이분법적 대립에 머물지도 않는다. 희미하지만 기록의 증거 속에서 인류의 기원을 찾아 나서고 있을 뿐이다. 흔히 진화론을 다루는 책이라면 창조론과의 대척점에 서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는 모든 논쟁을 뒤로 하고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을 가지고, 우리에게 우리의 기원을 찾아나서는 여행을 하게 만들어 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