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입법과 법학에 대한 현대의 사명
원제: Vom Beruf uns[e]rer Zeit für Gesetzgebung und Rechtswissenschaft.
프리드리히 카를 폰 사비니 /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 2020.8.31
‘사명’은 동시대와 대결하면서 이후 법사상과 법학의 지평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사명’에서 형성된 근본 사상을 바탕으로 사비니는 ‘현대로마법체계’ 8권을 저술하면서 근대 민법학을 정초했고, 이를 계승한 19세기 후반 판덱텐 법학의 가공을 거쳐 현대 민법학의 체계가 형성되었다. 이같이 ‘사명’의 영향력이 한 시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아도 이 책은 법학의 고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사명’은 우리가 통상 이해하는 고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고전의 의미를, 현재의 삶에도 새겨들을 수 있는 보편적이며 교훈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불후의 역사적 가치에서 찾지만, ‘사명’은 단지 이러한 역사적 의미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명’은 도서관 서고 안에 장서용으로 보관되어 있지 않고 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끊임없이 인용되면서, 현재의 우리 학문 속에 살아 있다. 더 나아가, 현재의 우리에게 살아 있는 방법론, 현대 법학자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방법적 도구도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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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제1부 입법과 법학에 대한 현대의 사명
1. 서론
2. 실정법의 성립
3. 법률과 법서들
4. 로마법
5. 독일에서의 민법
6. 입법에 대한 우리의 사명
7. 세 가지 새로운 법전들
8. 법전이 없는 경우 우리가 해야 할 것
9. 법전들이 있는 경우에 해야 할 것
10. 공통적인 것
11. 티보의 제안
12. 결론
제2판 서문
제1 부록. 신법전 찬성론과 반대론
제2부 《사명》 연구-《사명》의 성립사, 사상과 그 학문적 논점들
I. 《사명》의 독해법
1. 《사명》,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2. 필자의 《사명》 독해
II. 표제어로서의 〈근대(역사인식)〉, 〈입법 및 법전〉, 〈법학〉 그리고 〈사명〉
1. 사비니의 역사인식, 그리고 〈근대〉의 법상황에 대한 인식
2. 법과 법학에서의 〈근대성〉과 이에 대한 〈사명〉
(1) 〈근대〉의 특성
(2) 자유(Freiheit) 대 자의(恣意, Willkur)의 구도
(3) 법과 법학에 대해 근대가 요구하는 〈사명〉
3. 〈입법과 법전〉에 대해 근대가 요구하는 〈사명〉
III. 사비니의 삶과 학문
1. 성장과 마부르크 대학 재학 시절
2. 마부르크 시절(1800~1808)
(1) 《법학방법론》 강의록
(2) 《점유권론》(Das Recht des Besitzes)
(3) 《중세로마법사》에 대한 연구 기획
3. 원전연구를 위한 여행(1804~1807)
(1) 파리로의 연구여행(1804/1805)
(2) 독일 동남부와 비인으로의 여행(1806/1807)
4. 괴테와의 만남
5. 란즈후트 대학과 베를린 대학 시절
(1) 란즈후트 대학 시절
(2) 베를린 대학에서 사비니의 공적 활동
(3) 학파의 결성
(4) 지적 교류와 제자 양성
IV. 사비니의 이대(二大) 저작: 《중세로마법사》 전 6권과 《현대로마법체계》 전 8권
1. 《중세로마법사》 전 6권
2. 《현대로마법체계》 전 8권
V. 법전논쟁의 배경과 진행과정
1. 법전 논쟁의 정치적 배경과 진행 과정
(1) 정치적 배경과 법원(法源)의 분열
(2) 법전 논쟁의 진행
2. 법전 논쟁의 학문적 배경
(1) 로마법 위상의 변화
(2) 티보의 견해
(3) 사비니의 견해
VI. 《사명》의 성격과 성립과정 그리고 목표
1. 《사명》의 성격 – 투쟁서인가? 학술서인가?
2. 《사명》의 성립과정 – 《정치 그리고 최근의 입법들》
3. 《사명》에서 추구한 목표
VII. 《사명》에 내재해 있는 사상과 학문적 배경
1. 독일의 신인문주의 운동과 사비니 법학과의 관계 – 정신학문에서 법학의 고립화 극복
2. 근대 초기 인문주의 법학과의 만남과 그 영향
3. 인문주의 정신의 계승
4. 신인문주의 사상 – 고대와 현대 사이의 차이 모델 수용
(1) 《사명》에서 고대와 현대의 관계
(2) 신인문주의 사상의 발생과 ‘자연 – 인공 – 구도’의 전개
(3) 사비니의 직관을 통한 ‘자연 – 인공 – 구도’의 순화
5. 초기 낭만주의 철학의 영향과 초기 낭만주의에 대한 재평가
(1) 사비니 법사상에 대한 초기 낭만주의 철학의 영향
(2) 초기 낭만주의에 대한 재평가
6. 독일 관념론 철학의 영향
(1) 칸트 비판철학과의 대결과 수용
(2) 객관적 관념론
VIII. 《사명》에서의 법개념과 역사적 법형성론, 법원론
1. 《사명》에서의 법개념
2. 법의 역사적 생성론
3. 법원론 – 민족정신론
IX. 법과 언어의 상관성 테제
1. 사비니 언어관의 철학적 기반
2. 역사적 법생성론에서의 언어의 역할
3. 법전 편찬 반대 논거로서의 언어의 역할
X. 독일 법학에서 역사주의의 흐름과 《사명》과의 관계
1. 독일 법학에서 역사적 사고의 형성
2. 역사적 실용주의의 전개 – 특히 괴팅겐 학파를 중심으로
(1) 1737년 괴팅겐 대학 창설
(2) 퓌터 – 실정법의 학문화 시도
(3) 라이테마이어 – 경험적 방법과 법의 일반원리의 종합 시도
(4) 후고 – 역사법학의 선구자
XI. 《사명》에서의 학문론과 법과학 구축방법
1. 법학의 학문성
2. 법과학 구축의 방법 – 진정한 역사적(wahrhaft-historisch) 방법
XII. 《사명》에서의 대학론과 법학교육개혁론
1. 대학론
2. 법학교육론
XIII. 《사명》에서의 법적 판단론
1. 칸트의 미적 반성적 판단력과 사비니의 법적 판단론
2. 《사명》에서의 법적 판단론
XIV. 《사명》에서의 유추론과 현대 방법론에서의 유추론
1. 《사명》에서의 유추이론
2. 유추이론의 이론사적 반성과 그 논리학적·철학적 배경에 대한 연구필요성
3. 현대 방법론에서의 유추론과 그 문제점
4. 유추의 성질 – 해석론과 법적용론 사이에서의 유추학설의 전개
(1) 사비니 이전의 유추론
(2) 유추론의 전환 – 사비니와 동시대 법학자들의 유추론
5. 유추론 대전환의 법학 내재적 요인
(1) 해석 개념의 축소화 – 초기 낭만주의 철학의 보편적 해석학의 수용
(2) 유추와 체계의 결합 – 체계개념의 발전
6. 유추론 대전환의 외재적 요인 – 유추에 관한 논리학과 인식론에서의 전환
(1) 칸트 이전 논리학에서의 유추에 관한 취급
(2) 칸트 논리학과 인식론의 대전환
7. 결론 – 현대 방법론에서의 유추의 성질과 근거에 관하여
XV. 여론(餘論) – “민족정신론”과 나치 법에서의 “건전한 민족감정”과의 관계
1. 문제의 제기
2. 나치 법률에서의 “건전한 민족감정”
3. 사비니 텍스트에서의 민족정신론
4. 사비니의 민족정신론과 나치 법에서의 “건전한 민족감정”과의 상위점
5. 결어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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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프리드리히 카를 폰 사비니 (Friedrich Carl von Savigny, 1779 ~ 1861)
프리드리히 칼 폰 사비니 (Friedrich Carl von Savigny, 1779년 2월 21일 ~ 1861년 10월 25일)는 독일의 로마법학자이다. 근대사법 (민법 · 국제사법)의 기초를 닦은 법학자로 유명하며, 대학교수이자 프로이센의 추밀고문 (Staatsrat), 판사, 법률개정대신으로도 활약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선조는 제3차 십자군에도 참여한 프랑스 기사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17세기에 위그노였으므로 독일로 망명하여 기반을 닦았다고 한다.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12세에 아버지를 잃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도 다음 해에 사망하였다. 12명에 달한다던 형제들도 이때까지 모두 사망하였다. 이 때문에 먼 친척이었던 황실재판소 판사가 거뒀다. 생전 어머니가 권유한 프랑스어와 양친이 권유한 법학을 배워 16세에 마르부르크 대학교에 들어갔으며, 괴팅겐 대학교에서도 수학했다.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필립 프리드리히 바이쓰 (Philipp Friedrich Weiss) 교수를 만나 로마법 연구에 관심을 두었다. 1800년에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형법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 강사로 있다가 다음 해 비정규직 교수로 발탁되었다. 1803년에 ‘점유권론’ (Das Recht des Besitzes)을 발표하고 나서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로마법 사료를 수집했다. 나중에 논적이 되는 문인 야코프 그림을 만난 것도 이 즈음이었다. 1810년에 새로 연 베를린 대학교에 초대되었고, 2년 뒤에 초대 총장이었던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의 뒤를 이어 불과 33세로 총장으로 발탁되었다.
1813년에 불과 1년 만에 총장직을 사임하였는데, 이 즈음 나폴레옹 1세의 패배에 이어 나폴레옹 시대에 독일에 도입된 나폴레옹 법전의 배제의 문제와 함께 그 배제시에는 구래의 법을 복구시킬지 아니면 새로운 법제를 도입할 것인지가 논쟁이 되고 있었다. 사비니도 이 논쟁에 참가해, 1814년에는 ‘입법과 법학에 관한 우리 시대의 사명’ (Vom Beruf unserer Zeit für Gesetzgebung und Rechtswissenschaft)을 저술하고, 독일의 법학은 체계화되고 하나로 통일된 민법전을 제정할 수 있을 때까지 아직 성숙하지 못했으며, 법학을 성숙시키는 것이야말로 선결문제라고 주장하며 안톤 프리드리히 유스투스 티보 (Anton Friedrich Justus Thibault) 와 흔히 법전화 논쟁이라고 알려진 (Kodifikationsstreit) 논쟁을 벌였다.
유럽을 여행하며 문헌을 수집해 ‘중세 시대 로마법의 역사’ (Geschichte des Romischen Rechts im Mittelalter, 전6권)를 저술했다. 역사법학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기초로 하여, 로마법의 근대화에 노력해, 그의 대표작인 ‘오늘날의 로마법의 체계’ (System des heutigen Romischen Rechts, 전8권) 등도 저술했다. 1861년에 영면하지만, 그 문하생들은 이른바 판덱텐 법학을 발전시켜 독일 사법 발전의 기반을 쌓았다.
이른바 그림 형제의 한 사람인 야콥 그림 (Jacob Grimm)은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사비니의 가르침을 받아 역사법학의 방법론에 감동하여, 게르만 연구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후일 그는 로마법 또한 외래의 법률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에 서서 사비니의 역사법학을 비판하고 게르만 법학의 주창자 (Germanisten)가 된다.
법은 언어와 마찬가지로 민족정신으로부터 자연발생적으로 서서히 생겨나고 소멸하는 것으로서, 개개인의 자의가 아닌, 공동체 안의 공동의 규범의식 (Gemeinschaftliches Bewusstsein) 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따라서 입법자의 자의로 인위적으로, 급속하게 변경되거나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법의 역사적 고찰과 연구, 특히 로마법의 역사적, 체계적, 발전사적 연구에 열중하고, 그것을 통하여 민법학 · 국제사법학 (國際私法學)에 공헌하였다. 사비니가 창설한 ‘법제사 잡지’는 오늘날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 역자 : 남기윤
광운대학교 명예교수, 서울고등학교ᆞ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졸업(법학석사), 독일 Bielefeld 대학에서 법학박사 취득, 광운대학교 법과대학장 역임, 한국상사법학회 • 비교사법학회 • 한국경영법률학회 이사 역임
사법ᆞ행정시험위원 역임, 제15회 법학논문상 (한국법학원, 2011년) 수상 (수상논문: 사비니의 법사고와 법이론, 『법학방법론』 제10장 수록)
저서 및 주요 논문으로『유형론적 방법론과 회사법의 신이론』(學友출판사, 1999), 『법학방법론 – 기초이론 방법론의 역사 비교 법학방법론 한국私法에 대한 유형론적 방법론의 적용』[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2014 (2015, 2쇄)]
「법학방법론으로서의 유형이론에 관한 고찰」,『김형배교수회갑기념논문집』(博英社, 1994) ; 「주식회사법의 강행법규성에 관한 재검토」, 『상사법연구』 제16권 1호 (한국상사법학회, 1997) ; 「현행회사법에서 사단개념의 해체와 신구성」, 『상사법연구』 제18권 1호 (한국상사법학회, 1999) ; 「미국법에서 법인이론의 전개와 그 현시대적 의의」, 『인권과 정의』(대한변호사협회, 2004) ; 「주식회사법의 특질」, 『주식회사법大系 I』(한국상사법학회, 2013) ; 「사비니의 법적 판단론과 칸트의 반성적 판단력-한국私法학 방법론에서 법적 판단 구조의 해명과 지향점에 관한 제언」, 『고려법학』 제84호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2017)등 다수가 있다.
○ 출판사 서평
《사명》은 우리가 통상 이해하는 고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고전의 의미를, 현재의 삶에도 새겨들을 수 있는 보편적이며 교훈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불후의 역사적 가치에서 찾지만, 《사명》은 단지 이러한 역사적 의미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명》은 도서관 서고 안에 장서용으로 보관되어 있지 않고 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끊임없이 인용되면서, 현재의 우리 학문 속에 살아 있다. 더 나아가, 현재의 우리에게 살아 있는 방법론, 현대 법학자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방법적 도구도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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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