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있음에서 됨으로 : 시간의 의미와 물리과학
일리야 프리고진 / 민음사 / 1988.8.15
과거와 미래의 비대칭성, 즉 시간의 비가역성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통해 정체되지 않고 진화하는 세계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 일리야 프리고진은 1917년 러시아에서 태어났으며, 1929년 벨기에에 정착했다. 피아노 연주자가 될 것을 꿈꾸던 일리야 프리고진은 어려서부터 앙리 베르그송의 사상을 비롯한 철학, 고고학, 문학에 깊이 심취했었다. 그러나 그는 법률가가 될 생각으로 범죄 심리학에 관한 책을 찾던 중 읽게된 뇌의 화학적 조성에 대한 이야기에서 화학에 대한 깊은 매력을 느끼게 되어, 브뤼셀 자유대학의 화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브뤼셀자유대학에서 열역학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브뤼셀자유대학 화학물리 교수와 미국 텍사스대 교수를 겸임했다. 열역학을 전공한 그는 ‘비평형 상태’와 ‘비가역 변화’에 관심을 가져 ‘비평형 열역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고, 그 공로로 1977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 목차
- 서론 : 물리학에서의 시간
- 있음의 물리학
- 고전 동역학
- 양자 역학
- 있음에서 됨으로의 다리
- 열역학
- 자기구성
- 비평형 요동
- 있음에서 됨으로의 다리
- 분자운동론
- 비가역 과정의 미시적 이론
- 변화의 법칙
○ 저자소개 : 일리야 프리고진
1977년 비평형 열역학에 대한 공헌, 특히 그의 소산 구조에 대한 이론으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다.
1917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벨기에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1942년 브뤼셀의 자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47년 이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브뤼셀학파로 알려져 있는 프리고진과 그의 공동연구자들은 현대과학의 철학적 측면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평형 및 비평형현상의 열역학과 통계역학에 대한 연구업적을 쌓아가고 있다.
주요저서로 ‘확실성의 종말’ (The End of Certainty) , ‘있음에서 됨으로’, ‘시간의 탄생’, ‘복잡성의 탐구’, ‘시간과 영원 사이’, ‘시간의 패러독스’, ‘카오스의 법칙’, ‘필연의 종말’ 등이 있다.
– 역자 : 이철수
서울대학교 공대 화학공학과 졸업. 플로리다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공려대학교 공대 화학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출판사 서평
본서는 과거와 미래의 비대칭성, 즉 시간의 비가역성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통해 정체되지 않고 진화하는 세계를 제시하고 있다.
1977년 노벨상을 받은 소연태생 화학자 프리고진의 저서로 엔트로피의 증가방향이 곧 진화의 방향이며 자발적인 변화는 무질서를 낳는 「닫힌 체계」와는 달리 주위와 에너지 및 물질의 교환이 가능한「열린 체계」에서의 진화및 안정의 조건을 열역학의 방법으로 탐구한다.
과거와 미래의 비대칭성, 즉 시간의 비가역성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통해 정체되지 않고 진화하는 세계를 제시한다.
○ 언론소개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수학이 기술을 낳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언제나 기술이 과학과 수학을 낳았다. 아주 최근에야 알게 된 것이지만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열의 과학을 알기도 전에 사람들은 열로 밥도 해먹고, 등도 데우며 온갖 열 기계를 만들어 이용했다. 고대의 종교다문화 도시였던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열을 이용해서 헌금을 하면 분수대에서 물을 뿌리게 한다거나, 어느 순간 천둥소리를 내준다거나 하는 사이비 종교 체험을 일으키는 기계들이 많이 발명됐었다. 이들 가운데는 오늘날에도 파워플랜트에 사용되는 기계도 있었는데, 주전자 보일러로 움직이는 장난감 터빈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열 기계는 오랫동안 사용됐지만 열과학을알게 된 것은 아주 최근이다. 19세기 후반에 오스트리아의 볼츠만은 열역학 제2법칙의 기본이 되는 무질서의 척도 엔트로피를 공식화 했다. 여담이지만 이토록 위대한 석학도 약점이 있었는데 지독하게 못하는 영어였다. 그의 못난 영어는 미국으로 망명하여 교수생활을 하는 내내 그를 괴롭혔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책상을 치우지않고 며칠 두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 것이다. 그렇게 고립 계에서는 엔트로피가 커진다는 것이 평형열역학제2법칙이다.
그런데 이 평형열역학을 넘어선 과학자가나왔는데, 그가 바로 “있음에서 됨으로”의 저자이며 벨기에의 브뤼셀 자유대학 교수인 일리아 프리고진이다. 그는 자신의 평형상태가 아닌 비평형 상태의 열역학 이론으로 1977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의 발견은 비평형 열역학에서는 엔트로피가 혼돈으로 가기 보다는 오히려 질서를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 가지 화학물질 사이의 반응을 일으키는 실험을 통해 이들 물질이 반응을 하며 공간적으로 질서 정연한 패턴을 형성하는 것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시간도 완전한 주기성을 보이는 것을 입증했다. 이에서 더 나아가 그는다양한 자연 현상과 사회현상에서 엔트로피가 질서를 만들어 내는 사례를 찾고 그 원리를 더듬기 위해 브뤼셀 학파를 결성하여 맹렬히 연구하고 있다. 이는 복잡계 카오스 이론 연구를 촉발시켰고, 수학자인 루엘과 타킨스가 입증한 기묘한 끌개 (strange sttractor) 이론의 출현으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또한 철학적으로는 존재 (Being)에 집착한 실존주의 철학에서 베르그송과 같은 철학자들이 주장하는 변화 즉 ‘됨 (becoming)’의 철학에 가까워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깜짝 놀랄 만한 장면들이많이 등장한다. 그가 양자역학의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을 보면 32년 전에 쓰인 이 책이 오늘날 양자역학이 단일광자와 관련해 도전받고 새롭게 쓰여지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얼마나 탁월한 통찰을 하고 있는지를 가늠케 한다. 그러나 이 책은 필자에게 많은 고뇌를 던져준 책이다. 필자는 서로섞이지 않는 유체가 움직일 때 그 경계 면에서 생기는 온갖 현상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경계 면에서는어김 없이 카오스가 등장했다. 그러나 그 불안정한 카오스는 조건을 더욱 강화하면 다시 새로운 질서로 변모해 가는 것이었다. 사실 질서가 카오스가 되고 그리고는 그저 의미 없이 소산 (dissipation) 하면 그만인데, 다시 소규모의 카오스를 가득 품은 채로 거시적 질서로 나아가는 것이 감정적으로 너무 싫었다. 그로부터 나의 창조과학 연구는 꼬이기 시작했고 덕분에 아직도 창세기 1장 2절을 넘어가지 못한 아주 지독하게 느린 성경독서를 하고 있다. 이제 가까스로 “태초에 빛이 있으라 하심에 빛이 있었고”까지 나가려고 한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더라.”
신기하게도 21세기 과학의 화두는 바로 혼돈 (chaos)과 흑암 (darkness)이다. 그런데도 이 일을 붙잡고 시간만 축내고 있으니, 나는 얼마나 가련한 존재인가. 그것도 모르고 해맑게 웃으며 인사해 주는 한동의 학생들이 고마울 뿐이다. 이 고통을 여러분에게 권하고 싶다. 그것은 창조과학의 중심을 관통하는 최대의 격전지가 바로 이 지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창조는 무질서를 제압하고 (수면 위에 운행하심) 질서를 만들어낸 하나님의 역사이다. 그렇기에 엔트로피의 조화를 풀어내어 하나님의 섭리로 다시 돌려드리는 거룩한 영적이며 학술적인 전쟁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_ 기계제어공학부 이재영 교수 (한동신문, 2012.09.26)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