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재와 금강석 / 자작나무 숲
안제예프스키, 야로스와프 이바슈키에비치 /중앙일보사 / 1990.4.15
종전 직후 폴란드에 밀어닥친 좌우익의 대립과 그것을 축으로 진행되는 역사를 그린 전후 폴란드 문학의 대표작 ‘재와 금강석’ 외 ‘자작나무 숲’을 수록했다.

– 재와 금강석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폴란드는 나치스의 포악한 점령으로부터 해방되려고 하였으나, 런던에 망명 중인 옛 폴란드정부와 러시아로 도망간 폴란드 공산당이 서로 해방 후에 있어서의 정권장악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대립의 양상을 보였다.
점령 중에 계속 지하활동을 벌여왔던 청년 마체크 (치브루스키)는 망명정부로부터 이 마을의 공산당 지도자를 암살하라는 비밀지령을 받는다.
그는 그날 밤 술집에서 크리스티나와 만나 호텔의 어느 방에서 사랑을 맺는다.
리하여 그는 삶에 대한 욕망을 갖기 시작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조직은 그를 방치하지 않으며 암살을 수행시킨다.
그런 그도 역시 병사들에게 쫓기는 몸이 되고 결국 죽게 된다.
– 자작나무 숲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형제의 심리적 갈등과 애증을 그린 작품으로 산산이 부서진 인간관계는 결국 ‘가족애’와 ‘죽음’을 통해서 치유되고 화해되고 완성된다. 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가족의 품에 돌아온 스타시는 대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생을 마감한다. 잃어버렸던 생의 숭고함을 되찾아가는 스타시의 마지막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죽음은 존재의 소멸이나 어두운 심연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머무는 것’임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감각적이고도 탐미적인 문체로 인생의 무상함과 덧없음을 한폭의 수채화처럼 담백하고 서정적으로 그려낸다. 이 작품에서 슬픔으로 깨끗하게 정화된 허허로운 공간에서 공명하는 아름다운 영혼의 울림을 느낄 수 있다.
○ 목차
재와 금강석 / 예지 안제예프스키 = 13
자작나무 숲 / 야로스와프 이바슈키에비치 = 277
○ 저자소개 : 안제예프스키, 야로스와프 이바슈키에비치

– 저자: 예지 안제예프스키 (Jerzy Andrzejewski, 1909 ~ 1983)
예지 안제예프스키 (폴: Jerzy Andrzejewski, 1909년 8월 19일 ~ 1983년 4월 19일)는 폴란드의 소설가이다.
그의 작품은 전시에서 배반, 유대인, 아우슈비츠와 같은 논란이 되는 도덕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그의 소설인 “Res and Diamonds (폴란드의 전후 상황에 관한 이야기)”와 “Holy Week (바르샤바 게토 봉기를 재현하는 것)”은 오스카상을 수상한 폴란드 감독 안드르제즈 와즈다에 의해 영화 각색작품으로 만들어졌다. ‘홀리 위크’와 ‘재와 다이아몬드’는 둘 다 영어로 번역되었다. 그의 소설 “천국의 문”은 제임스 커크업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었고 팬더 북스에 의해 영국식 철자 “조지 안체예프스키”로 출판되었다.
예지 안제예프스키 (Jerzy Andrzejewski, 1909 ~ 1983)는 폴란드 현대문학 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세계 제2차 대전과 사회주의 체제로의 전환 등 폴란드 현대사가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할 때마다,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분위기를 작품 속에서 특징적으로 표현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변화에 순응하는 그의 순발력은 때로는 이전의 그와는 상치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높은 평가와 인정을 받으면서도, 정치적 상황에 쉽게 영향을 받는 기회주의적 작가라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 저자: 야로스와프 이바슈키에비치
야로스와프 이바슈키에비치 (Jarosław Iwaszkiewicz, 1894 ~ 1980)는 폴란드의 시인ㆍ소설가이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쓴 시와 산문을 시작으로 문학적 업적을 인정받았다.
인간의 고독, 사랑, 죽음을 주제로 하여 음악성이 풍부한 작풍을 나타냈다.
주요작품에 단편 <수녀 요한나>, 대하소설 <영광과 칭송> 등 있다.
– 역자 : 도정일
– 역자 : 정병권

○ 독자의 평
일단 이 소설은 한 도시에서 3일간 벌어지는 인물들간의 갈등과 심리, 그리고 사진을 위주로 전개되고 있다.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복잡하게 섞여있고, 그러한 복잡한 관계 속에서 서로간의 여러 갈등과 투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한 얽혀있는 갈등을 표현해내기 위해 작가 ‘예지 안제예프스키’는 독자를 혼란케 하는 이상한 초점의 분산을 이용하고 있다.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등장인물들간의 이러한 갈등을 중심으로 풀어가야 할 것 같다.
먼저 제목에서 느껴지는 의미 또한 갈등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약하고 가볍고 이미 타버린 ‘재’와 강하고 부서지지 않고 타지도 않는 ‘금강석’은 인물들간에 존재하는 갈등과 투쟁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내면의 세계와 싸우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 갈등을 바탕으로 그들의 투쟁은 존재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용소에 끌려갔다 돌아온 코세츠키와 가족의 갈등, 그와 슈추카 그와 포드고르스키와의 갈등, 코체스키의 아들 ‘안드루’와 스타니에비치 대령 사이의 미묘한 갈등, 그와 슈추카와의 이념상의 갈등이 이에 속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큰 구조 내에 조그만 또 다른 구조의 이야기, 즉 알렉과 슈레터 등 꼬마들의 갈등이 존재한다. 큰 구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들의 세계도 갈등과 투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다른 과정을 통해 해결되는 듯 하다. 먼저 코세츠키는 수용소에서의 자신의 비굴한 삶에 고민하고 방황하지만 작품 후반부에 가서 자신의 행동을 전쟁에서 있을 수 있는 일로 합리화시키며 내면의 갈등을 해결한다. 그가 전쟁에 관해, 그리고 자신에 관해 하는 증언은 전쟁이 가져올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의 인간정신의 빈곤으로까지, 전쟁의 노예로까지 갈 수 있는 비극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의 큰아들과 작은 아들, 안드루와 알렉도 마찬가지로 갈등을 해소하는데 안드루는 슈추카를 암살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를 반문하며 고민하지만 스타니에비치 대령의 궤변에 넘어간다. 여기에서는 (안드루와 슈추카) 이념의 갈등이 존재한다. 알렉은 한 친구의 허무한 죽음에 힘들어하지만 거기에 적응하는 놀라운 적응력을 보이며 가치관 정립이 안된 청소년의 재빠른 가치관 변신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를 굳이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가치관의 갈등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