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정의론
존 롤스 / 이학사 / 2003.3.15
.존 롤스의 20세기 불후의 명저
존 롤스의 ‘정의론’은 1971년 초판의 출간 이래 논의되어온 많은 난점들과 심각한 약점들을 제거, 수정하고, 다른 많은 부분들을 보완해서 1991년에 개정 출간한 《정의론》을 기본으로 하여 일부 내용이 보완된 1999년 최종 개정판이다.
이 책은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0세기 불후의 명저로 꼽힌다.
정의란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 신념이 아닌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독창적 이론을 제시했으며,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집중적으로 연구, 자유주의에 평등주의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된 20세기의 명저
2002년 11월 27일 국내의 주요 신문에는 일제히 ‘정의론’의 철학자, 존 롤즈의 타계를 알리는 기사가 실렸다. ‘단일 주제의 철학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평생 ‘정의justice’라는 한 우물만을 팠던 철학자, 그러면서도 당대에 영미는 물론 유럽 대륙의 전역에, 그것도 철학계만이 아니라 인문사회과학계 전반에 큰 획을 그은 “20세기 철학계의 거목, ‘정의론’의 저자 존 롤즈”의 별세를 알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사였다.
“롤즈 교수의 역작 ‘정의론’은 발간과 동시에 인문사회과학의 고전 반열에 올랐다.” 롤즈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역작 ‘정의론’을 통해 정의란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 신념이 아닌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독창적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정의론에서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집중적으로 연구, 자유주의에 평등주의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이론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90년대 이후 자유주의와 평등주의의 장점을 결합한 제3의 사회철학 모델로 서구사회에서 다시 주목을 받아왔다.” “특유의 성실함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일찍이 ‘하버드의 성인Saint Harvard’이란 별명으로 불린 그의 ‘정의론’ 강의는 1,000명이 넘는 수강생이 운집하는 인기 강좌로 유명했다.” “그는 정치철학과 윤리학에 있어서 로크, 홉스 등에 버금가는 입지를 확보한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이학사가 번역 소개하는 존 롤즈의 ‘정의론’은 초판의 출간(1971년) 이래 논의되어온 많은 난점들과 심각한 약점들을 제거, 수정하고, 다른 많은 부분들을 보완해서 1991년에 개정 출간한 ‘정의론’을 기본으로 하여 일부 내용이 보완된 1999년 최종 개정판이다. 이 책은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0세기 불후의 명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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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옮긴이의 말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제1부 원리론
제1장 공정으로서의 정의
제2장 정의의 원칙
제3장 원초적 입장
제2부 제도론
제4장 평등한 자유
제5장 분배의 몫
제6장 의무와 책무
제3부 목적론
제7장 합리성으로서의 선
제8장 정의감
제9장 정의는 선인가
옮긴이 부록
세기의 정의론자 존 롤즈
○ 저자소개 : 존 롤스 (John Raw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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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에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프린스턴 대학을 다녔다. 세계대전의 기간에는 태평양에서 복무하였고, 종전 후 장교제의를 거절하고 프린스턴으로 돌아와 정치철학을 계속 공부하였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옥스포드에서 공부하면서 이사야 벌린과 하트의 영향을 받았다. 1962년 코넬대 교수, MIT 교수를 거쳐, 하버드 교수로 정식 임용이 되었다. 하버드 대학에서 정치철학을 40년 동안 가르치면서 ‘정의’라는 한 주제에 대한 깊은 탐구를 한 학자로 정평이 나 있다. 그 공로로 1999년 쇼크상(Schock Prize)을 수상하였다.
그는 분석철학이 풍미하던 20세기 영미 철학계에서 사회철학과 윤리학을 되살린 거장이다. 현대 윤리학, 정치철학, 경제학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현대의 고전으로 꼽히는 『정의론』을 통해 독창적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정치철학과 윤리학에서 존 로크, 토머스 홉스 등에 버금가는 입지를 확보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58년 「공정으로서의 정의」라는 논문을 발표한 뒤 사회 정의에 대한 현대적 해석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분배적 정의」, 「시민불복종」, 「정의감」 등의 논문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오랜 탐구의 결실로 나타난 것이 바로 그의 필생의 대작인 『정의론』(1971, 1991)인데,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20세기를 대표하는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주요 저작으로는 이 책과 함께 그의 3대 명저로 꼽히는 『정치적 자유주의』(1993), 『만민법』(1999) 외에도 『근대도덕철학사 강의』(2000), 『공정으로서의 정의』(2001) 등이 있다.
.역자 : 황경식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있다. 한국 사회 윤리학회 회장,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철학과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하였다. 그는 1980년대 초반 하버드대에서 연구할 당시에 롤즈 교수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기도 하였다. 저서로는 『사회정의의 철학적 기초』, 『개방사회의 사회윤리』, 『시민공동체를 향하여』, 『이론과 실천(도덕철학적 탐구)』, 『가슴이 따뜻한 아이로 키우자』, 『철학 구름에서 내려와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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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의 평
인간은 부정(不正)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하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정의’란 단어를 입에 올린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정의로운 자를 칭찬하고, 남녀를 불문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를 갈망한다. 정의란 무엇인가? 1980년대 쿠데타적인 하극상을 벌여 군부의 힘으로 무리하게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조차 집권 후에 바로 그 ‘정의사회’를 실현하겠다고 하였더랬다. 이 얼마나 값싼 정의인가. 대체 그 정의가 무엇이건대 이리도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가. 정의란 무엇이며 또 그 정의사회란 것은 대체 어떤 것인가. 바로 이 물음에 대한 미국의 법철학자 존 롤스의 답이 「정의론」(1971)이다.
칸트는 윤리적인 것이 정의로운 것이며, 그 윤리란 것은 보편적인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는 “너의 행위의 준칙이 보편적 법칙에 준거하여 행위하라”라는 칸트의 말로 대변될 수 있다. 칸트의 의무윤리는 동기를 아주 중시한다. 윤리적 행위를 하는 데 봉사점수를 따기 위해서라든가, 자기가 만족하기 위해, 또는 나중에라도 무슨 덕을 보기위해 한다면 동기가 순수하지 않은 것이다. 그냥 의무이기에 하는 것이 윤리고 순수한 것이다. 이는 어떤 정의로운 것이 되려면 그 결과보다 동기가 우선시 되어야 하며,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동기가 올바르지 못하다면 윤리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게 된다. 칸트윤리로 대표되는 이러한 의무론은 공리, 즉 결과를 중요시하는 공리주의와는 대립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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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다. 이것이 롤즈가 활동하던 1950년대 당시의 정의에 대한 인식이었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이것은 공리주의 사상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다. 그 당시의 사상가들은 공리주의를 정의라 인식하고, 어떤 행위가 자신의 행복엔 더 기여할지라도 공리는 오히려 감소시킨다면 그는 그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고, 이기적 행위를 지양하고 늘 공리를 우선시해야하며, 공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희생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공리주의는 그 당시 공공정책 담당자들이 어려운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간명하고 엄정한 방법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리주의엔 납득할 수 없는 오류가 있었다. 가령 어느 사회의 한 사람에게는 100단위의 행복을 주고, 나머지 99명에게는 1인당 1단위 씩, 총 99단위의 불행을 주는 제도가 있다고 해보자. 공리주의의 논리에 따르면 이 제도는 정의로운 것으로 승인해야한다. 행복의 총량, 즉 공리를 1단위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가정과 비슷한 것이 다름 아닌 노예제도이다.
존 롤즈는 이점을 못마땅하게 여겼을 것이다. 누구는 죽도록 일만 하면서도 아무런 자유와 권리도 누리지 못하고, 나머지 누구는 그 희생 위에서 번영을 구하는 제도는 인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고통과 쾌락의 철저한 분업화는 때론 효율적일 수 있겠지만 아무리 봐도 정의로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롤즈는 정의에 대해 말한다. 정의란 것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초상태에 놓여져 있음을 상정하고,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 자유를 평등하게 주어야 한다는 것이 정의의 제1의 원리요, 다음에 사회에 경제적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하여 경제적 복지를 실시하는 것이 정의의 제2의 원리라는 것이다. 이 정의에 대한 두 가지 원칙은 롤즈의 정의론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이다. 먼저 제1원칙은 기본적인 자유들을 보장할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평등한 자유의 원칙’이라 말할 수 있고, 제2원칙은 최소수혜의 시민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 줄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평등분배를 내세우고 있는‘차등의 원칙’과 모든 이에게 공정한 기회의 균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단지 직업이나 직책의 기회만이 아니라 삶의 기회들까지 평등화하자는 원리인 ‘기회균등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롤즈는 자신의 이론을 내세우면서 ‘무지의 베일’이라는 기막힌 장치를 사용하였는데, 나로서는 롤즈의 정의에 대한 이론보다도, 이 번뜩이는 재치에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것이었다.
사실 이 책은 전공분야가 아닌 일반인이 관심을 갖고 읽기에는 좀 무거운 책일지도 모르지만 그만한 인내심을 갖고 읽어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어느덧 고전이 되어버린 책이지만, 이 책의 저자인 존 롤스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와 함께 호흡하던 이시대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좀 더 친숙하게 여겨질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읽고 표지를 덮을 때에,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소설이나 처세서를 읽었을 때와는 다른 그 기쁨을 여러분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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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