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중국, 다음 30년 : 중국의 씽크탱크와 각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가 전하는 미래 중국의 비전
로버트 포겔, 판웨이, 마이클 허드슨, 왕후이야오, 우징리엔, 구스타프 헤라르츠, 한스 헤런 / 비즈니스맵 / 2013.12.31

- 중국의 씽크탱크와 각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가 전하는 미래 중국의 비전『중국, 다음 30년』
이 책은 중국에서 씽크탱크로 불리는 전문가들과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해외 유명 석학들에게 중국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를 파헤친 책이다. 중국이 처한 현실과 미래 비전은 무엇인지, 현재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지를 분야별로 자세히 살펴보고 분석한다.
○ 목차
들어가며
1장 2040년, 중국이 다시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
2장 중국의 발목을 잡는 정치 서방화의 함정
3장 성장과 쇠퇴, 결국 ‘ 금융관리’가 성패를 좌우한다
4장 기로에 서 있는 ‘중국식 발전모델’
5장 중국 개혁, 권력자본주의에 직면하다
6장 이중적 신분의 중국, 이제는 곤란하다
7장 중국에 민주제도는 있는가 ? 중국 공산당에 대한 편견과 오해
8장 세계는 ‘힘’있는 중국의 국제적 책임을 기대한다
9장 패권이 아닌 새 질서를 위해 필요한 ‘차이나 파워’
10장 중국 중심의 아시아 농업분야,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11장 지구 온난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12장 중국의 에너지 산업을 말하다
13장 중국의 녹생성장, 혼자서는 불가능한 임무
14장 지금은 중국문명의 내공이 필요한 시기
○ 저자소개 : 로버트 포겔, 판웨이, 마이클 허드슨, 왕후이야오, 우징리엔, 구스타프 헤라르츠, 한스 헤런

- 저자: 로버트 포겔
192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948년 코넬대학교에서 경제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 1960년 콜럼비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63년 존스홉킨즈대학교에서 경제 역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시카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3년 6월에 별세했다.
포겔은 경제이론과 계량적 방법을 통해 경제 · 제도적 변화를 설명하는 ‘신 (新) 경제사’ 분야의 선구자로 1993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노예제도와 철도에 관해 기존의 통념과 반대되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미국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포겔은 노예제도가 생산 측면에서 긍정적이었으며 남북전쟁과 같은 경제 외적인 힘에 의해서만 해체될 수 있었다는 기존 관념과는 다른 연구 결과를 1974년 발표했다.
그는 노예들의 면화 생산량과 진료 기록 등을 살펴본 결과 노예제가 매우 효율적인 제도였으며 주인들도 노예를 재산으로 여겨 최소한 가축들만큼은 돌봤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노예들의 처지는 북부의 노동자보다 일반적으로 나았다며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포겔 교수의 주장이 부정확한 수치에 근거하고 있을 뿐 아니라 노예들에게 가해진 심리적인 악영향은 소홀히 했다고 비판했다.
포겔은 19세기 건설돼 미국 경제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철도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했다.
철도가 놓이지 않았더라도 밀과, 옥수수, 육류 등 주요 농축산물이 당시 있던 수로나 마차로 이동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철도가 없었더라도 19세기 말 미국의 총생산은 5%밖에 줄어들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포겔 교수 제자였던 클로디아 D. 골드윈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포겔 교수가 다루는 주제들은 모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이는 포겔 교수가 기존 틀 밖에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 저자: 판웨이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 중국과 세계연구센터 주임을 역임하고 있다. 1960년 베이징에서 출생하여 1982년 베이징대학교 입학 후 학사 및 석사를 거쳐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분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중국 개혁개방 시대의 대표적인 해외파 학자 가운데 하나이다. 2005년부터 ‘중국모델’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면서 여러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중화질서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중국모델론을 주창하며 이른바 ‘중국학파(中國學派)’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서구의 시스템은 국가와 사회가 나뉘어 있어 도시 자유민이 단결해 만든 시민사회가 국가와 대립되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의 사회는 구성원들 가정의 집합이지 국가에 대항한 시민사회의 총칭이 아니며 사회를 규율하는 건 법률이 아니라 가정윤리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사직(社稷)체제라고 부른다. 사회조직이 다르기 때문에 정치체제도 다르다. 서구의 민주주의는 각 이익집단이 자신의 대표를 선출해 자신의 이익을 대표하게 하지만 중국은 민본주의를 통해 중립적 입장에서 부분의 이익과 전체의 이익, 단기적 이익과 장기적 이익을 모두 고려하는 중화체제이다. 이 중화체제는 곤붕 (鯤鵬: 장자가 비유한 상상 속의 큰 물고기와 큰 새)과 같아서 민본정치는 머리, 사직체제는 몸통, 국민경제는 날개를 이뤄 소련식 모델과 미국식 모델의 두 회오리바람을 타고 솟구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표저서로는 『법치와 민주주의의 미신: 어느 법치주의자의 눈으로 바라본 중국현대화와 세계질서』(2003), 『농민과 시장』(2003)년 등이 있으며 지난 2010년 국내에도 『중국이라는 새로운 국가모델론』(에버리치홀딩스 출판)이라는 책이 출판되기도 하였다.
- 저자: 마이클 허드슨
고전학파 계보를 잇는 경제학자로서 대출, 모기지, 이자, 대외부채 등 부채 관련 연구에 집중해왔다. 경제학 교과서에 없는 답을 찾기 위해 수십 년간 월스트리트에서 직접 일해온 현장 경험과 서양 경제사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바탕으로 현실에 대응하는 경제 이론을 펼친다. 특히 경제적 지대는 가치 없는 가격이라는, 따라서 경제적으로 필수적인 생산 비용이 없는 소득이라는 고전파 정치경제학의 개념을 되살려 2008년 미국 내 악성 주택담보대출 위기와 금융 붕괴를 경고하고, 그 여파로 부채 인플레이션이 오는 금융 과잉 현상을 예측해 주목받았다. 시카고대학교와 뉴욕대학교를 졸업하고 체이스맨해튼은행에서 국제수지 경영학자로 근무했다. 뉴스쿨 오브 소셜 리서치의 경제학 조교수로 있었으며, 각종 정부 기관 및 비정부 기관에서 경제 컨설턴트로 일했다. 현재 미국 미주리-캔자스시티대학교 경제학 명예 교수, 레비경제연구소 바트칼리지 연구원이며, 역사 잡지 《래팜스 쿼털리 Lapham’s Quarterly》의 편집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피바디 고고학·민족학 박물관과 공동으로 청동기 시대의 근동의 경제사를 창안했고, 지난 5000년에 걸쳐 정치적·사회적 배경 속에서 발생한 여러 경제의 변화를 추적하는 장기경제동향연구소의 설립자이며, 지금은 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중국 우한 화중과학기술대학교의 명예교수이며 베이징대학교 마르크스연구소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블로그 ‘네이키드 캐피털리즘 Naked Capitalism’, 온라인 잡지 《카운터펀치 Counterpunch》의 정기 기고자이며, 주간 경제 및 금융 뉴스 팟캐스트인 LEFT OUT에서 ‘허드슨 보고서’ 코너를 운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금본위제 폐지가 어떻게 미국의 해외 군비 지출 능력을 오히려 강화시켰는지 처음으로 설명한 《슈퍼 제국주의, 미국 제국의 경제 전략 Super Imperialism: The Economic Strategy of American Empire》, 국제 무역 이론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고찰한 《무역, 개발, 외채 Trade, Development and Foreign Debt》, 금융에 기생하는 이들과 부채 속박이 세계 경제를 파괴하는 현상을 고발하는 《숙주를 죽이다 Killing the Host》 등이 있다. 그의 대표작 《문명의 운명》은 민주주의 정치가 결국 어떻게 임금생활자 전체의 이익이 아닌 지대 수취자 계급에 합류하려는 중간계급의 이익을 조장하는지 설명한다. 과두집단은 중간계급의 열망에 편승해 지대 수취자의 부동산 소득과 금융 소득에 과세하거나 이를 제한하려는 정책에 반대하면서 자신들의 경제력을 이용해 사회민주당과 노동당을 정치적 동맹자로 끌어들인다. 그 결과, 경제 계획과 조세 정책은 정부의 손을 떠나 월스트리트와 런던 등의 금융 중심지로 이전 및 집중되고, 다른 나라들을 미국 등 서구의 경제적 위성국가로 전락시킨다. 인류는 현재 두 가지 갈림길에 놓여 있다. 1퍼센트 부자들만을 위한 금융자본주의의 길을 계속 갈 것인가, 아니면 99퍼센트 시민들의 삶 향상을 위한 산업자본주의로 나아갈 것인가. 어느 쪽을 선택할지에 따라 인류의 경제적 삶의 미래는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 저자: 왕후이야오
- 저자: 우징리엔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상무위원 겸 경제위원회 부주임, 국무원 정보화 전문가 자문위원회 부주임,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학술위원회 부주임을 역임하고 있으며, 잡지 <개혁>, <비교>, <홍범평론>의 편집장이다. 1984년부터 1992년까지 5회 연속 중국 ‘손야방 경제과학상’을 수상했다. 2003년 국제관리학회(IAM)가 주는 ‘위대한 성과상’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중국경제학상 걸출공헌상’을 수상했다.
- 저자: 한스 헤런
스웨덴에서 출생했으며 국제적으로 유명한 농학자이자 농업발전문제 전문가이며 ‘개발을 위한 농업기술과 과학에 대한 국제평가 (IAASTD)’의 공동회장이다. 인류발전을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세계 식량상, 2003년 타일러 환경공로상 (Tyler Prize for Environmental Achievement), 2010년 ‘하나의 세계상’ 등을 수상했다.
- 저자: 구스타프 헤라르츠
- 역자: 김영경
중앙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를 졸업한 후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인 (주)엔터스코리아 중국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역서로는 《자본론》, 《대국굴기(공역)》 등 다수가 있다.
○ 책 속으로
그 때가 되면 중국의 1인당 평균 수입은 85,000달러로 2040년 유럽연합의 1인당 평균 수입보다 배 이상 많고, 동시에 일본의 1인당 평균 수입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서 중국은 2000년 개발도상국에서 2040년에는 슈퍼부국으로 발전하여 중국의 대도시 주민은 일반적인 프랑스인보다 2배 이상 풍요로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는 의미이다. 비록 1인당 평균 부의 순위에서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지 못하겠지만 필자의 예상으로 30년 후 중국은 전 세계 GDP의 40퍼센트를 차지할 것이고, 미국 (14퍼센트)과 유럽연합 (5퍼센트)은 이보다 크게 뒤쳐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래 경제 패권의 모습이다.
현재 중국경제의 성장에 대한 절대 다수의 분석 보고는 이 점에 대해 거의 지적하지 않고 있으며 모호하고 공허한 말들로 가득하다. 또한 이런 보고들은 중국경제의 성장 정도와 속도를 크게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카네기 국제평화기금회는 최근 연구보고에서 2050년이 되면 중국의 경제 총량은 미국보다 20퍼센트 클 것으로 예측했다. 이 보고는 중국이 최근에 이룬 일련의 성과 뒤에 있는 힘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힘이 중국 미래에 어떠한 작용을 할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어떤 분야에서는 중국 스스로 일부 경제 데이터에서 실제 경제생산을 낮춰서 평가하기도 한다.
이와 동시에 낮은 출산율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경제동력이었던 유럽은 상대적으로 쇠퇴기를 맞게 될 것이다. 경제곡선은 대다수 보고서의 발표내용보다 이 점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 저 출산율과 점점 사라지는 소비주의로 30년 후 유럽이 전 세계 GDP에 공헌하는 정도는 현재의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되면 유럽연합 최초 15개 회원국의 경제 총량은 중국 경제의 8분의 1에 그칠 뿐이다.
이것이 바로 앞으로의 세대가 보게 될 변화이고 그 시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도래할 것이다. – 1장. 2040년, 중국이 다시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 중에서 – 로버트 포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 출판사 서평
- 중국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는가?
이 책은 중국에서 씽크탱크 (Think Tank)로 불리는 전문가들과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해외 유명 석학들에게 중국의 현재와 미래 모습, 그리고 중국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에 대한 해답을 듣는 책이다. 중국이 처한 현실과 미래 비전은 무엇인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지를 분야별로 자세히 살펴보고 분석한다. 좋든 싫든 중국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중 하나이며 미국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토론의 기초가 되길 바라며, 또한 독자들이 중국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은 견해를 얻기 희망한다.
- 다가올 30년을 위한 60년간의 기다림은 끝났다
건국 60년, 특히 개혁개방 30년 동안 신 (新) 중국은 넘쳐나는 노동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의 자본을 빨아들이며 경제적으로 화려한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경제발전의 부산물인 심각한 공해유발, 인권탄압과 몇몇 소수민족의 독립요구, 민주주의를 외치는 반체제 단체의 도전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중국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앞으로 30년, 중국이 발전하게 될 모습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화제이다. 미래 중국의 발전은 세계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중국의 중앙번역출판사는 특별히 씽크탱크 (Think Tank)로 불리는 중국 내 각계 전문가들과 경제, 환경, 문화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해외의 유명 석학들에게 미래 중국의 사회, 경제, 정치, 문화, 환경, 무역, 농업 등 분야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과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에 대해 물었다. 또한 중국과 기타 국가가 반드시 주의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 G1에서 G2로 다가올 중국을 준비하라!
만약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2040년 중국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변화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새로운 패권국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에 세계인들에게도 중국은 가장 관심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토론의 기초가 되길 바라며, 또한 독자들이 중국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은 견해를 얻기 희망한다.
○ 독자의 평
“과거 20개의 세기 (世紀) 중, 중국이 세계 제일의 풍요를 누렸던 기간이 18개 세기에 달한다.”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이며, 새삼스러울 게 없습니다. 이 전제로부터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는가 하는 건, 개인의 세계관과 성향에 따라 다를 뿐, 정답이 따로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정답이 따로 정해져 있다고 한다면, 그것부터가 벌써 전체주의적 불길함을 풍기는 언사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중국미래 30년>으로, 우리말 번역본의 저 제목은 원제의 느낌을 잘 살려 옮겨졌다는 생각입니다. 말이란 게 언제나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어서, 주어진 선택지 위에 얼마든지 다른 가능성도 있기 마련입니다. 막상 일을 해 보면, 의도에 부합하고 많은 이의 공감을 유도할 수 있는 멋진 안이 도출되기가 그리 쉬운 게 아닙니다.
덩샤오핑이 지명한 장쩌민이, 1999년 일본을 방문하여, 땀을 뻘뻘 흘리며 와세다대 학생들의 송곳 같은 질문에 답하느라 곤욕을 치르던 걸 본 기억이 납니다. 불쌍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한 모습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모습도 다 “도광양회”의 일종이 아니었을까 싶기까지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오늘날의 중국을 만들어 낸 가장 직접적 기여자이자, 현재까지도 살아 있는 실세 장쩌민은, 거의 신화적 존재로 회고되고 평가되는 중이라서입니다. 진정 이런 걸 두고 격세지감이라는 표현을 써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든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그것이 어엿한 모습을 형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뭔가 어설프고 마뜩지 않습니다. 다 자라서 세상에 제 활개를 펴는 모습을 볼 때면 그제서야 소급 재평가가 내려지며 “아 본래 될성부른 싹이었어.” 같은 아부, 찬양이 이어지는 거죠. 하지만 중국은,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거지 국가, 야만인들”의 평가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18세기가 어쨌다구요? 대륙의 제국은 소수 지배층의 소유였을 뿐, 절대 다수 인민은 그저 농노의 신세를 못 면하는 비참한 반 짐승의 처지나 다름 없었습니다.
여튼 중요한 건 현재입니다. 로버트 포겔은 앞으로 10년 후, 중국의 국내 총생산은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 예측합니다 (이 책은 2011년에 초판이 나왔습니다. 포겔의 해당 논문은 앞뒤 내용으로 짐작건대 2008년경에 쓰여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구매력 기준 GDP가 미국을 능가했다는 발표가 나온 건, 이 서평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바로 그제입니다. 책을 읽는 분들은 참고하십시오). 포겔의 논문은 사실 이 책에 왜 끼었는지 좀 의문입니다. 나머지 글들과 성격도 맞지 않고, 심지어 평소 쓰곤 하는 그의 글들과 비교해서도 스타일이 좀 튀는 편입니다.
필자들의 붓 놀리는 모양새란 도도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들이 그처럼 자랑스레 여기는 공맹의 도, 군자의 마음가짐이란 간데 없고 (공산 중국의 기초를 놓은 이가, 바로 문화대혁명을 주도하기도 한 마오라고 하죠? 공자고 뭐가 다 때려 없애라고 했던?풋), 그 예전, 조공국에 와서 경복궁을 보고 “삼각산 아래 일개 기와집이구나!”하며 조롱했던 자의 오만함이 가득 배어납니다.
민주주의가 아닌 민본이랍니다. 이 민본은 서구에서 배워 온 게 아니라, (편리할 때만 또 등장하는) 맹자의 가르침이 그 연원이라는 거죠 (그렇게 민본을 잘 베풀어서 수천 년 동안 농민반란이 쉴 틈도 없이 일어났었는지). 다수결의 원리는 이익 집단의 권력 투쟁 유발 원인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진정한 공동체의 조화는, 지금 공산당이 행하는 것처럼 “집정 집단”에 의한 과두적 통치가 바람직하다는 거죠. 분권 역시 엘리트 지배의 기만적 담보 장치에 지나지 않으므로, 권력이 집중되되 소관 업무가 나뉠 뿐인 “분권”이 바람직하답니다.
현재 중국이 고전 중이면 씨도 안 먹힐 선전인데, 잘나가고 있는 중이니 이런 말도 태연하게 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의 수준을 고려할 때, (대만처럼) 소모적 정쟁에 빠져들기라도 하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정치적 논쟁에는 가급적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자국 인민의 성숙함을 (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믿지 않는다는 뜻이며, 국호인 “인민공화국”이 무색한 자가당착의 결론입니다. 손문 (쑨원) 선생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과연 뭐라고 했을까요?
패권국이란 타의 모범이 될 장점을 많이 갖추어야 합니다. 막고, 가리고, 가두고, 조작하고, 억누르는 정치 체제가 아무리 국부를 많이 축적한다 한들, 그로부터 이웃 나라가 뭘 배울 수 있겠습니까? 앞으로 30년은 그들이 말하는 한 갑자 (甲子)의 절반인데, 수천 년이 지나도 미신적 수비(數秘)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합니다. 하긴 남을 탓할 때가 아니죠. 지금 우리의 모습은? 솔직히, 30년은커녕 당장 3년 뒤 어떤 꼴이 되어 있을지가 아찔할 정도죠.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