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게오르그 짐멜 / 새물결 / 2005.2.28
– 근래에 들어 막스 베버나 프리드리히 니체에 거장에 견줄만한 지적 세계를 보여준 사상가로 재평가를 받고 있는 게오르그 짐멜의 글들을 모은 책.
「Die Zeit, Der Morgen」등의 잡지에 발표한 글과 ‘사회학, 사회화 형식들 연구’에 수록된 글을 선별하여 우리말로 옮겼다.
당시 지배적이던 거대 구조에 대한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 작고 사소해 보이는 것들로부터 사회 현상을 읽고자 했던 짐멜의 사유를 보여주는 글들이 실렸다. 돈, 여행, 유행, 모험, 성, 종교, 얼굴, 편지 등과 같이 일상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현상들을 철학의 대상으로 간주하여 분석, 날카로운 시각으로 모더니티의 새로운 풍경을 읽어낸 짐멜의 정신세계를 만날 수 있다.

○ 목차
1부 현대의 단면들
1. 현대 문화에서의 돈
2. 대도시와 정신적 삶
3. 유행의 심리학. 사회학적 연구
4. 장신구의 심리학
5. 이방인
2부 미학의 문제
1.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2. 손잡이. 미학적 접근
3. 얼굴의 미학적 의미
4. 양식의 문제
5. 알프스 여행
3부 사회적 상호 작용의 유형들
1. 식사의 사회학
2. 감각의 사회학
3. 감사. 사회학적 접근
4. 신의. 사회심리학적 접근
5. 편지. 비밀의 사회학
4부 인간의 내면적 삶과 형이상학
1. 모험
2. 부끄러움의 심리학에 대해서
3. 비밀. 사회심리학적 스케치
4. 분별의 심리학
5. 다리와 문
옮긴이 후기
부록: 게오르그 짐멜에 대하여
출처

○ 저자소개 : 게오르그 짐멜 (Georg Simmel, 1858~1918)
게오르그 짐멜 (Georg Simmel, 1858~1918)은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슈트라스부르크에서 세상을 떠났다. 베를린 대학에서 역사학, 민족심리학, 철학, 예술사 및 고대 이탈리아어를 공부했으며, 칸트 철학에 대한 연구로 1881년 박사학위를, 그리고 1884년 ‘하빌리타치온’ (대학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학자로서의 짐멜은 불운했다. 1885년부터 베를린 대학 철학과에서 사강사로 가르치기 시작했으나, 아주 오랫동안 사강사와 무급의 부교수로 재직하다가 세상을 떠나기 4년 전인 1914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슈트라스부르크 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그는 학계에서 주변인, 아니 이방인이었다.
그러나 짐멜은 『돈의 철학』(1900)을 위시해 『사회분화론』 (1890), 『역사철학의 문제들』(1892), 『도덕과학 서설』(1892~93), 『칸트』(1904), 『칸트와 괴테』(1906), 『쇼펜하우어와 니체』(1907), 『사회학』(1908), 『철학의 주요 문제들』(1910), 『괴테』(1913), 『렘브란트』(1916), 『사회학의 근본 문제들』(1917), 『현대 문화의 갈등』 (1918)을 비롯해 사회학, (사회)심리학, 문화철학, 예술철학, 인식론, 윤리학, 형이상학, 미학 등에서 다양한 저서를 남겼으며 수많은 글을 발표했다.
특히 그의 철학적 주저인 『돈의 철학』에서는 경험적 현실세계로 임하는 철학, 또는 달리 말해 경험과학의 차안과 피안에 위치하는 철학을 제시했으며, 이에 입각해 돈과 개인의 자유 및 인격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논구했다.
또한 그의 사회학적 주저로 꼽히는 『사회학』을 비롯한 여러 저술에서 형식사회학을 구축해 사회학적 인식에서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으며, 1909년 막스 베버 및 베르너 좀바르트 등과 더불어 독일사회학회를 창립하여 사회학의 제도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짐멜이 남긴 방대한 지적 유산은 총 24권으로 된 『게오르그 짐멜 전집』에 담겨 있다.
오늘날의 모더니티 담론과 포스트모더니티 담론은 짐멜이라는 거대한 정신세계에 회귀하면서 더욱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
– 역자 : 김덕영
1958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사회학 마기스터(Magister)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카셀 대학에서 게오르그 짐멜과 막스 베버에 대한 비교 연구 논문과 사회학 및 철학에 대한 강의를 바탕으로 ‘하빌리타치온’을 취득했다. 현재 카셀 대학에서 사회학 이론을 가르치면서 저술과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 『현대의 현상학: 게오르그 짐멜 연구』(나남, 1999), 『주체·의미·문화: 문화의 철학과 사회학』(나남, 2001), 『논쟁의 역사를 통해 본 사회학』(한울, 2003), 『짐멜이냐 베버냐』(한울, 2004), 『위장된 학교』(인물과 사상사, 2004), 『기술의 역사』(한경사, 2005), 『프로메테우스, 인간의 영혼을 훔치다』(인물과 사상사, 2006), 『입시 공화국의 종말』(인물과 사상사, 2007), 『게오르그 짐멜의 모더니티 풍경 11가지』(도서출판 길, 2007), 『막스 베버, 이 사람을 보라』(인물과사상사, 2008), 『프로이트, 영혼의 해방을 위하여』(인물과사상사, 2009), 『정신의 공화국, 하이델베르크』(신인문사, 2010), 『막스 베버: 통합과학적 인식의 패러다임을 찾아서』(도서출판 길, 2012), 『환원근대: 한국 근대화와 근대성의 사회학적 보편사를 위하여』 (도서출판 길, 2014), 『사상의 고향을 찾아서: 독일 지성 기행』(도서출판 길, 2015), 『사회의 사회학』 (도서출판 길, 2016), 『국가 이성 비판』(다시봄, 2016), 『루터와 종교개혁』 (도서출판 길, 2017), 『에밀 뒤르케임: 사회실재론』(도서출판 길, 2019), Der Weg zum sozialen Handeln, Georg Simmel und Max Weber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공역, 새물결, 2005), 『게오르그 짐멜의 문화이론』(공역, 도서출판 길, 2007), 『근대 세계관의 역사: 칸트·괴테·니체』(도서출판 길, 2007), 『예술가들이 주조한 근대와 현대: 미켈란젤로·렘브란트·로댕』(도서출판 길, 2007),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도서출판 길, 2010), 『돈의 철학』(도서출판 길, 2013), 『돈이란 무엇인가』(도서출판 길, 2014), 『개인법칙』(도서출판 길, 2014), 『렘브란트』 (도서출판 길, 2016) 등이 있다.
– 역자 : 윤미애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에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독문학과 사회학을 수학했으며,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동시대인 발터 벤야민: 가까움과 멂의 역설적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 「종교적 전회와 벤야민의 매체이론」, 「흔적과 문지방: 벤야민 해석의 두 열쇠」,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고전 읽기과 “기록시스템 1800”」 등이 있으며, 저서로 『발터 벤야민과 도시산책자의 사유』(2020)가 있다. 역서로는 『발터 벤야민』(2001),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공역, 2005),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 베를린 연대기』(2007), 『벤야민과 브레히트』(2015) 등이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벤야민을 비롯해 매체, 공간, 기억 등이다. 현재 서울대 독일어문화권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있다.

○ 책 속으로
1. 서로에 대한 대도시인들의 정신적 태도는 형식적 측면에서 속내 감추기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무수한 사람들과의 쉴 새 없는 만남에 대해서 매번 내적인 반응을 보여야 한다면 사람들은 내적으로 완전히 해체되어 상상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도시의 삶은 생계를 위한 투쟁을 자연과의 투쟁으로부터 사람을 둘러싼 투쟁으로 전환시킨다. – 본문 ‘대도시와 정신적 삶’ 중에서
2. 우리는 다른 사람을 우리 안에 받아들이는 시선 속에 우리 자신을 드러낸다. 눈으로 바라볼 때에 우리는 주지 않고는 받을 수 없다. – 본문 ‘감각의 사회학’ 중에서
사람들에게도 일종의 방사선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 주위에는 이를테면 그 사람에서 연원하는 의미의 크고 작은 영역이 있어서 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사람은 누구든 그 안으로 뚫고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영역에는 신체적 요소들과 정신적 요소들이 풀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하게 얽혀 있다. 한 사람에게서 나와 그 주변 환경으로 퍼져나가는 영향력들은 감각적으로 지각 가능하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정신적 섬광을 담지하고 있다. 그러한 영향력들은 실제로 단지 외적인 경우에도, 즉 그 사람의 인격을 느끼게 하는 어떠한 암시력이나 의미도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그러한 정신적 섬광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69, 1-4 장신구의 심리학)
어떤 행위나 그 산물이 우연을 넘어선 필연적 형식과 보편적 감정에 기초를 두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고립된 순간적인 자극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일 때, 우리는 이런 행위와 그 산물을 아무런 양식이 없다고 평가한다. 내가 전적으로 개인 법칙이라고 명명한 것이 필연적이고 근본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위대한 창조적 개인에게 개별적 업적은 그의 고유한 존재에 내재한 광범위한 깊이로부터 흘러나오기 때문에 바로 거기에서 확고한 기초를 발견하게 되며, 또한 능력이 뒤떨어진 사람의 경우처럼 외부에서 수용된 양식에 의한 업적과 달리 ‘지금 여기‘를 넘어서는 무엇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개인적인 것은 개인 법칙을 나타내는 예가 된다. 개인 법칙을 만들 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한 사람은 보편 법칙을 따라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의 업적은 양식이 없는 것이 된다. (129, 2-4 양식의 문제)
아주 위대한 개인들의 개인적 양식은 그들보다 뒤떨어진 사람듯이 추구하는 보편적 양식과 구분되는데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다음과 같은 광범위한 실천적 규범을 입증한다. ˝네 스스로 전체가 될 수 없다면, 너 자신을 거기에 봉사하는부분으로서 전체 속에 편입시키도록 하라.˝ (130, 2-4 양식의 문제)
높이 치솟아 있는 산과는 달리 바다는 물거품이 빠져나갔다가 밀려오기를 반복한다. 아무런 목표도 없이 원인과 결과의 순환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바다는 우리 자신의 내면적인 삶의 형상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꼭 닮았다. (136, 2-5 알프스 여행)

○ 출판사 서평
게오르그 짐멜. 그는 한 마디로 규정하기가 어려운 인물이다. 사회학자로 불릴 수 있지만 동시에 철학자이기도 하며 그런가 하면 미학, 심리학, 사회심리학 등의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기도 한다.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지적 깊이와 넓이를 바탕으로 짐멜은 얼핏 학문의 대상이 되기 어려워 보이는 사물과 현상에까지 사색의 끈을 던진다. 얼굴, 편지, 손잡이, 식사, 부끄러움, 알프스 여행, 다리와 문…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들에 지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짐멜에게 이들은 근대적인 삶과 온갖 관계들, 그리고 근대 사회 자체의 핵심을 밝혀내는 더할 나위 없는 재료가 된다. 짐멜은 유대인이라는 인종적 배경, 칸트와 베버로 대변되는 당시 학문의 주된 흐름과는 거리를 둔 학문적 지향으로 인해 생전뿐만 아니라 사후로도 오랫동안 주변인, 이방인의 위치에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의 풍부하고도 다채로운 사유들은 모더니티 담론, 더 나아가 포스트모더니티 담론에 거대한 물줄기를 대어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잊혀졌던 거장 짐멜을 통해 우리는 모더니티의 새로운 풍경을 읽어내게 된다.
– 거시적인 안목과 미시적인 세밀함을 아우른 전방위 사상가 짐멜의 글들을 엮은 책
Die Zeit, Der Morgen 등의 잡지에 발표한 글들과 그의 저서 ‘사회학. 사회화 형식들 연구’에 수록된 글을 선별하여 우리말로 옮겼다. 당시 지배적이던 거대 구조에 대한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 작고 사소해 보이는 것들로부터 사회 현상을 읽고자 했던 짐멜의 사유를 보여준다.
짐멜은 돈, 여행, 유행, 모험, 성, 종교, 편지, 얼굴, 장신구, 식사, 손잡이 등과 같이 일상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현상들을 철학의 대상으로 간주하여 분석하였다. 이 책에서는 그를 통해 모더니티의 새로운 풍경을 읽어낸 짐멜의 사상과 정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