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철학이란 무엇인가
질 들뢰즈 외 / 현대미학사 / 1999.12
철학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창조를 통해서 존재하며 타학문과의 접촉과 교류에 의해 형성됨을 역설한 프랑스 철학자의 저술이다.
○ 목차
서론 – 그러므로 문제는…
Ⅰ. 철학
1. 개념이란 무엇인가
2. 내재성의 구도
3. 개념적 인물들
4. 지리철학.
Ⅱ. 철학, 과학, 논리 그리고 예술
5. 기능소와 개념들
6.전망의 개념들
7.지각 정서 개념
결론 – 카오스에서 두뇌로
역자후기
○ 저자소개 :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 저자 : 잘 들뢰즈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페르디낭 알키에, 조르주 캉길렘, 장 이폴리트 등을 사사했다. 1969년 미셸 푸코의 뒤를 이어 파리8대학 철학과의 철학사 주임교수가 됐고, 같은 해 평생의 철학적 동지였던 정신분석의이자 공산주의자인 펠릭스 과타리를 만났다. 1995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동일성과 초월성에 반하는 ‘차이’와 ‘내재성’의 사유를 통해 기존 철학사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고, 경험론과 관념론을 새로운 차원에서 종합하여 ‘초월론적 경험론’의 지평을 제시했다.
또한 니체적 관점에서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비판적으로 종합하여 생성과 긍정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실천철학의 향방을 제안함과 동시에 예술적 창조의 고유성을 철학적 개념의 생성 원리로 끌어들인 독창적인 예술철학적 작업들을 개진했다.
주요 저서로 『니체와 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 『베르그송주의』 『차이와 반복』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의미의 논리』 『시네마 1: 운동-이미지』 『시네마 2: 시간-이미지』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 등이 있으며, 펠릭스 과타리와 함께 『앙띠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 『철학이란 무엇인가』 등을 썼다
– 저자 : 펠릭스 가타리 (Felix Guattari)
파리 북서부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청년사회주의단체에서 활동하였다. 대학에서는 의학과 철학을 공부하였고, 그후 제도적 정신요법의 토대를 실천적이고 이론적으로 생산했던 보르도 정신병원에서 의사로 일하였다. 가타리는 1953년 이래 라캉이 주도하던 세미나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68운동 과정과 그 이후에 라캉의 정신분석이 새로운 흐름을 반동적으로 회수해 가는 것을 보고, 정신분석이 지닌 이데올로기적 역할을 감지하면서 라캉에게 비판적이고 적대적인 입장을 차지하게 되었다.
1969년 들뢰즈를 만난 이후 가타리는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의 종합을 시도하였고 비라캉적인 용어들을 가지고 사회정치적 무의식에 관한 이론을 구성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횡단성 개념을 통해 구조주의를 공격해 나갔고 점차 분열분석방법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실천을 모색해 나갔다. 68년 혁명 이후 대중의 다양한 욕망분출에 주목하고 기존의 정치가 가졌던 억압적 방식을 비판하고 욕망의 미시정치를 제기하였으며, 국가 장치를 중심으로 한 혁명적 실천을 기계적 작동과 욕망해방이라는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려고 하였다. 가타리는 이러한 분자혁명아린 상을 1980년대 이후 생태학과 카오스모제라는 생선론으로 전개해 나갔다.
저서로는 『정신분석과 횡단성』, 『분자혁명』, 『기계적 무의식』 ,『인동의 세월』, 『분열분석적 지도제작』, 『세가지 생태학』, 『카오스모제』등이 있다.
– 역자: 이정임 , 윤정임
○ 서평
–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공저 <철학이란 무엇인가>
이책은 철학자인 질 들뢰즈와 정신의학자인 펠릭스 가타리가 힘을 합해 쓴 네 번째 저작이다. 이 두 사람은 <안티오이디푸스>(최명관 옮김, 민음사), <천개의 마루>, <카프카>(조한경 옮김, 문학과지성사)를 같이 썼으며, 가타리의 때이른 죽음으로 <철학이란 무엇인가>가 마지막 공저가 되었다.
‘○○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가장 간단한 대답으로부터 무한히 복잡한 대답까지 수많은 대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지금까지 수없이 제기된 물음이다.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해 간단하게 대답할 수도 있다. 예컨대 ‘근원적인 학문’ ‘비판적·종합적 학문’ ‘메타적 학문’등. 그러나 무엇이 근원적인 물음인지, 무엇이 비판적·종합적 관점인지, 메타적 문제들이란 어떤 문제를 말하는지는 사람에 따라 시대에 따라 그 답을 달리해 왔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그토록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을 것이다.
– 철학은 분열을 지향한다
들뢰즈와 가타리에게 철학이란 개념을 창조하는 작업이다. 과학이 함수를, 예술이 감각적 언표를 창조한다면, 철학은 개념을 창조한다. 개념들은 서로 연계된다. 하나의 개념은 여러 다른 개념을 통해 이해되며, 이 다른 개념들 각각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 개념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됨으로써 들뢰즈·가타리가 ‘일관성의 면’이라고 부르는 면(面)을 형성한다. 그렇다고 이 면이 매끈한 평면은 아니다. 면을 구성하는 각 개념들은 크고 작은 강도(强度)를 가진 특이점들을 형성한다. 이 특이점들의 분포가 일관성의 면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리스 철학에서는 로고스·누스(정신)· 에피스테메(인식)· 아레테(탁월함) 등이 이러한 면을 형성했고, 근대 서구 철학에서는 코지토·선험적 주체·자유·이성 등이 이러한 면을 형성했다. 이런 의미에서 철학은 개념을 창조해 내는 작업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철학에 대한 다른 세 가지 정의, 즉 관조·반성·소통으로서의 철학을 물리친다. 철학은 이미 존재하는 것들, 절대적 자기 동일성을 지니고 있는 존재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철학은 개념들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철학이 반성, 즉 내면성으로 침잠함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들뢰즈는 데카르트의 ‘코지토’이래 서구 철학을 지배해 온 내면성의 철학을 거부한다. 철학은 스스로의 동일성에 집착하는 편집증적 활동이기보다는 끊임없이 차이를 낳는 분열증적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철학은 소통이 아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타협’으로서의 소통을 거부한다. 철학은 시끌벅적한 논쟁과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이 아니라 진정 새로운 무엇의 창조인 것이다. 그래서 철학은 관조도 반성도 소통도 아닌 창조인 것이다.
– 창조 대상 다른 과학·철학·예술
과학·철학·예술은 세 가지 창조적 작업이지만 각각 창조의 내용을 달리한다. 과학은 함수를, 철학은 개념을, 예술은 감각적 언표들을 창조하는 것이다. 과학과 철학은 무한의 문제에서 갈라진다. 과학은 어떤 창조이든 경험적 지표화를 요구하며, 어떤 사유이든 그것을 일정한 방식으로 코드화한다. 실험과 공식으로 코드화하지 않은 과학은 성공한 과학이 아니다.
따라서 과학은 코드화의 저편에 놓여 있는 무한을 과학의 영역에서 배제한다. 철학은 무한을 자유롭게 사유한다. 따라서 철학은 코드화하지 않는 사유이며 노마드처럼 떠도는 사유이다. 코드화하지 않는 철학에서 과학적 객관성과 정확성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철학에서 우리는 사유의 자유를 맛보며 무한을 꿈꾼다. 이 점에서 철학은 차라리 예술과 가깝다. 예술은 철학과 더불어 늘 탈코드화를 꿈꾸기 때문이다.
단지 예술은 이마주에 의해, 철학은 개념에 의해 창조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과학·예술·철학의 공존을 통해 인간의 위대한 창조 능력은 빛을 발한다. 이들이야말로 인간의 존재 이유를 뒷받침해 주는 작업들인 것이다. – 이정우 (한국외국어대 강사·철학)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