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칭기스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잭 웨더포드 / 사계절 / 2013.6.10
서양에서는 파괴적인 압제자로, 동양에서는 아시아의 영웅으로. 각각 자신들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칭기스 칸을, <몽골 비사>를 바탕으로 서양의 문화인류학자가 15년 동안 현지답사를 통해 새롭게 부활시켰다. 불행했던 초원의 한 사나이가 어떻게 유럽을 오랜 잠에서 흔들어 깨웠고, 어떻게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포괄하는 근대 세계체제를 형성했는지를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1부는 칭기스 칸이 초원지대에서 권력을 잡기까지 그의 삶과 인격을 형성한 힘들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몽골이 몽골 세계전쟁을 통해 역사의 무대에 진입한 과정을 추적한다. 3부에서는 평화의 세기를 살피면서, 서구 근대 사회의 정치, 상업, 군사 제도의 바탕이 된 ‘세계 인식의 대전환’을 다룬다.
– 칭기스 칸의 생애와 몽골의 정복 역사를 살펴보는 책
문화인류학자의 15년 현지답사와 몽골 왕가의 비밀 서책 ‘몽골 비사’를 통해 서양에서는 파괴적인 압제자로, 동양에서는 아시아의 영웅으로, 각각 자신들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칭기스 칸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칭기스 칸이 어떻게 유럽을 오랜 잠에서 흔들어 깨웠고, 어떻게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포괄하는 근대 세계체제를 형성했는지 그 진실을 알아본다.
1부에서는 칭기스 칸이 초원지대에서 권력을 잡기까지 그의 삶과 인격을 형성한 힘들을 알아보고, 2부에서는 몽골이 몽골 세계전쟁을 통해 역사의 무대에 진입한 과정을 추적한다. 3부에서는 평화의 세기를 살피면서, 서구 근대 사회의 정치, 상업, 군사 제도의 바탕이 된 세계 인식의 대전환을 다루었다.
○ 목차

머리말 – 사라진 정복자
[1부] 초원의 공포정치: 1162~1206
1장 핏덩어리
2장 세 개의 강
3장 칸들의 전쟁
[2부] 몽골 세계전쟁: 1211~1261
4장 황금 칸에게 침을 뱉다
5장 슐탄과 칸의 대결
6장 유럽 원정대
7장 왕비들의 싸움
[3부] 세계 인식의 대전환: 1262~1962
8장 쿠발라이 칸의 새로운 몽골 제국
9장 팍스 몽골리카
10장 환상의 제국
맺음말 – 영원한 푸른 하늘, 칭기스 칸
미주
용어해설
참고문헌
감사의 말
역자 후기
찾아보기
○ 저자소개 : 잭 웨더포드
미국 미네소타 주 매칼래스터 대학교 인류학과 교수이자 부족 연구 전문가. 세계사 속 부족민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던 중 칭기스 칸과 몽골 제국이 동서 문명 교류에 끼친 영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998년에 서구 학자로는 최초로 칭기스 칸의 고향 부르칸 칼둔 산을 방문한 이래 20년 동안 몽골 제국 연구에 전념했고, 매해 몽골에서 몽골 학자들과 위대한 정복자의 발자취를 찾아다녔다. 그 첫 성과물로 2004년에 펴낸 『칭기스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는 전 세계에서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30만 부 이상 팔렸고, 국내에서도 칭기스 칸 관련 책 중에서 가장 많은 독자가 찾았다. 이어 2010년에는 『칭기스 칸의 딸들, 제국을 경영하다』를 펴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웨더포드는 2006년에 몽골 최고의 훈장인 북극성 훈장을, 2010년에 몽골 대통령 훈장을 받았다. 칭기스 칸이 현대 세계에 미친 영향을 다룬 두 번째 저서인 이 책은 20년 동안의 몽골 제국 연구를 집대성한 역작이다. 웨더포드는 칭기스 칸 연구 초기에 영국의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의 책에서, 미국을 건국할 때 ‘건국의 아버지들’이 칭기스 칸에 영향을 받아 미국 헌법과 여 러 주의 법률에 그 정신을 반영했다는 구절을 접하게 된다. 몽골 제국과 그 600년 뒤에 건국되는 미국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이 책은 이 물음을 추적하며 칭기스 칸의 사상을 탐구한 저자의 오랜 여정이며, 가장 방대하면서도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칭기스 칸의 일대기이다. 그 외에 지은 책으로 『The History of Money』, 『Savages and Civilization』, 『Native Roots』 『Indian Givers』 등이 있다.
– 역자 : 정영목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을 수료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신의 가면: 서양신화』, 『마르크스 평전』, 『마하트마 간디』, 『서재 결혼 시키기』, 『파라오의 역사』, 『호치민』, 『트로이 전쟁』, 『술탄 살라딘』, 『하느님이 여자였던 시절』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역사는 몽골인이 정복한 수천 개의 도시들 가운데 칭기스 칸이 친히 입성한 도시는 하나뿐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보통 승리가 확실해지면 그는 멀리 떨어진 안락한 야영지로 물러나고 나머지 일은 그의 전사들이 마무리했다. 용의 해인 1220년 3월의 어느 날, 몽골의 정복자는 자신의 이런 독특한 전통을 깼다. 칭기스 칸이 직접 기병대를 이끌고 새로 정복한 도시 부하라 중심부로 진입한 것이다. 부하라는 현재의 우즈베키스탄인 호라즘 제국에 속한 매우 중요한 도시였다. 부하라는 수도도 아니고 주요한 상업도시도 아니었지만, 무슬림 세계 전체에서 `고귀한 부하라`로 일컬어지며 정서적으로 아주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이 신앙의 중심은 `모든 이슬람의 훈장이요 기쁨`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했다.

칭기스 칸이 목표로 삼은 도시 부하라는 아무다리야의 한 지류에 걸터앉은 비옥한 오아시스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시대에 명멸하던 수많은 제국 가운데 하나인 신생 호라즘 제국의 주민은 대부분 타지크인이나 페르시아인이었지만, 통치 집단은 투르크 부족민이었다. 호라즘의 술탄은 몽골의 캐러밴을 약탈하고, 평화적인 교역 협상을 하러 온 몽골 사절단의 얼굴을 망가뜨렸다. 이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칭기스 칸은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부하들이 공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자, 규율이 엄하고 경험도 많은 군대를 주저 없이 다시 소집하여 전쟁의 길로 돌진했다.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칭기스 칸은 부하라의 중심부에 이르자 커다란 모스크까지 말을 타고 가 그곳이 술탄의 집이냐고 물었다. 아마 모스크가 도시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물었을 것이다. 그는 그곳이 술탄의 집이 아니라 신의 집이라는 말을 듣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몽골인에게 유일한 신은 지평선에서 지평선까지 사방을 가득 채운 `영원한 푸른 하늘` 뿐이었다.
칭기스 칸은 말에서 내려 커다란 모스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기록으로 보면 그가 모스크에 들어간 것은 이때뿐이었다.
칭기스 칸이 입성했던 1220년 그날부터 1920년에 소비에트 군대가 진입할 때까지 꼭 700년 동안 칭기스 칸의 후손들은 칸과 아미르로서 부하라를 통치했는데, 이 통치자 가문은 역사상 가장 긴 가족 왕조로 손꼽힌다.
운명은 칭기스 칸을 끌고다니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나갔다. – 13쪽
칭기스 칸의 제국은 주위의 많은 문명을 연결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어냈다. (중략)
칭기스 칸은 귀족적 특권과 출생에 기초한 봉건제를 부수고 개인의 장점과 충성심, 성취에 기초한 새롭고 독특한 체제를 건설했다.-16쪽
칭기스 칸은 평화와 번영이 그 나름의 문제를 낳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6년간 평화가 지속되자 음모와 자잘한 경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니, 평화가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면도 있었다. 이로 인해 칭기스 칸이 어렵게 달성한 부족 통일이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생겼다.
칭기스 칸의 권력이 강해질수록 부하들 사이의 불화도 심해졌다. 특히 그의 집안의 불화가 심했다. 가족은 가족 외부의 동맹자보다 더 많은 물자와 권력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칭기스 칸이 신임하는 자문들로 이루어진 조정에 친척은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 본문 131~132쪽
종교적 관용을 베풀었고, 보편적인 알파벳을 고안했으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폐를 유통시키는 등 칭기스 칸과 그의 몽골 제국은 일관된 보편주의를 보여 주었다. 몽골은 이데올로기적 해법보다는 실용적인 해법을 찾아 다른 나라로 퍼뜨렸다. 몽골은 제국을 정복하면서 보편적 문화와 세계체제의 핵을 만들어냈다. 이 새로운 지구문화는 몽골 제국이 몰락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살아남아 발전을 거듭했으며, 이후 수백 년 동안 근대 세계체제의 기반이 되었다. 공화국, 선거, 공립학교, 우편제도, 대포, 주판 등 유럽이 만들었을 것이라 당연시했던 문명들이 사실은 몽골 제국의 창조물이었던 것이다. – 332쪽
○ 출판사 서평
칭기스 칸과 그의 후계자들이 이룩한 몽골 제국은 종교적 관용 정책을 펴고, 보편적인 알파벳을 고안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폐를 유통시키는 등 일관된 보편주의를 보여주었다. 몽골은 이데올로기적 해법보다는 실용적인 해법을 찾았고, 이를 다른 나라로 퍼뜨렸다. 몽골은 제국을 정복하면서 보편적 문화와 세계 체제의 핵을 만들어냈다. 이 새로운 지구문화는 몽골 제국의 종언 이후에도 오랫동안 발전을 거듭했으며, 이후 수백 년 동안 근대세계체제의 기반이 되었다. 공화국, 선거, 공립학교, 우편제도, 대포, 주판, 나침반 등 유럽이 만들었을 것이라 당연시했던 문명들이 사실은 몽골 제국의 창조물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칭기스 칸이 어떻게 유럽을 오랜 잠에서 흔들어 깨웠고, 어떻게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포괄하는 근대 세계체제를 형성했는지, 그 진실을 밝히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