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키케로의 신들의 본성에 관하여 : DE NATURA DEORUM
키케로 / 나남 / 2012.12.15
이 책은 기원전 1세기의 주요 철학학파들이 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보여주는 키케로의 철학 저작 중 하나로, 키케로 시대 이전 여러 학자와 학파들의 신에 대한 이론들을 대화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전거에 대한 논쟁들은 이 작품이 헬레니즘시대 철학 전체와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는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전대 (前代)의 사상이 전수되면서 어떻게 변형되는지에 대한 기록이고, 한편으로는 희랍에서 시작된 철학이 로마의 어휘들을 통해 유럽으로 전해지는 과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 키케로 시대 이전 여러 학자와 학파들의 신에 대한 이론들을 대화형식으로 소개
라틴 축제일을 맞아, 코타 (Cotta)의 집에 키케로를 포함한 4명의 석학들이 모인다. 이들은 각기 당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학파의 대표들로, 신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놓고 저마다 자기 학파의 주장을 내세우고, 다른 학파의 주장을 공격한다. 제1권 “에피쿠로스학파의 견해와 그것에 대한 비판”의 전반부에서는 벨레이우스 (Velleius)가 에피쿠로스학파의 이론을 펼친다. 그 후반부에서는 아카데메이아학파를 대표하는 코타가 그의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한다. 제2권 “스토아학파의 견해”에서는 발부스 (Balbus)가 스토아학파의 이론을 펼친다. 그리고 이 이론은 제3권 “스토아학파의 견해에 대한 비판”에서 코타에 의해 반박된다.
전체적으로 아카데메이아학파가 논박하고 있기 때문에 키케로가 그 학파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작품 속 키케로는 스토아학파의 이론이 자기 생각에 가깝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키케로는 스토아적 성향이 강한 아카데메이아학파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이 크게 주목받는 것은 헬레니즘기의 주요 철학학파 중 소요학파를 제외한 나머지 세 학파의 이론이 어떠했는지, 또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에서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어떤 철학적 변화가 있었는지 정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실전된 저작들이 많이 인용된다는 점이다. 또한 본문이 전해주는 내용과는 별도로, 이 저작이 누구의 글을 근원으로 삼고 있는지, 그리고 작품계획을 도중에 어떻게 변경하였는지도 쟁점이다.
○ 목차
옮긴 이 머리말
제1권 에피쿠로스학파의 견해와 그것에 대한 비판
저술동기, 아카데메이아학파로서 자신의 일반적 입지 설명(1~17장)/에피쿠로스학파의 견해(18~56장)/코타의 비판(57~124장)
제2권 스토아학파의 견해
신들은 존재한다(1~44장)/신적 존재의 본성(45~72장)/세계 운용의 섭리(73~153장)/세계는 인간을 위해 질서 잡혔음(154~168장)
제3권 스토아학파의 견해에 대한 비판
신들은 존재를 받아들이나 스토아학파의 증명들은 거부함(1~9장)/신들이 존재한다는 논증들의 불확실성(10~19장)/
신들의 본성에 대한 스토아 이론을 공격함(20~64장)/우주를 관장하는 섭리가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65장)/
섭리가 인간을 돌보아준다는 생각에 대한 반박(66~93장)/논의의 종결과 평가(94장~95장)
옮긴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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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키케로 (Marcus Tullius Cicero, 기원전 106~43)
기원전 106년 로마 남부 라티움의 아르피늄에서 태어났다. 문인이자 철학자이자 정치가이자 웅변가로, 어느 학파에도 치우치지 않고 모든 학파에 거리를 유지하며 적절히 조율한 철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키케로에 의해 고전 라틴어의 틀이 잡혔을 뿐 아니라 그의 라틴어 문체가 곧 고전 라틴어의 표본으로 간주되고 있을 정도다. 31세의 젊은 나이에 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고, 5년 후에는 안찰관이 되었다. 그로부터 4년 후 법무관에 선출되었고, 3년 후에 로마 최고의 관직인 집정관에 오르면서 정치적으로도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 기원전 43년에 카이에타에서 암살된다.
저서로는 『의무론』, 『최고선악론』, 『우정에 관하여』, 『노년에 관하여』, 『수사학』, 『국가론』 등이 있다.
– 역자 : 강대진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플라톤의 『향연』 연구로 석사 학위를, 『일리아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겸임교수, 정암학당 연구원으로 고대 서양의 중요 저작들을 번역·해설·소개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 『그리스 로마 서사시』, 『비극의 비밀』,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이 있고, 역서로 『오이디푸스 왕』, 『아폴로도로스 신화집』,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루키아노스의 진실한 이야기』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이 작품이 크게 주목받는 것은 헬레니즘기의 주요 철학학파 중 소요학파를 제외한 나머지 세 학파의 이론이 어떠했는지, 또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에서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어떤 철학적 변화가 있었는지 정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실전된 저작들이 많이 인용된다는 점이다. 또한 본문이 전해주는 내용과는 별도로, 이 저작이 누구의 글을 근원으로 삼고 있는지, 그리고 작품계획을 도중에 어떻게 변경하였는지도 쟁점이다.
이는 키케로가 창조적인 철학자라기보다는, 능숙한 편역자로서, 희랍의 사상을 새로운 라틴어로 옮기고 적절한 비유들을 동원하여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는 것을 특장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전체 논의는 한자리에서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데, 중간에 등장인물이 이 논의가 며칠간 계속되는 것인 양 말하는 “어제, 그저께” 등이 들어 있다. 아마도 애초에는 이 대화의 배경이 되는 축제가 사흘간 계속되는 데 맞춰, 대화도 사흘간 계속되는 것으로 꾸몄던 것을 무슨 이유에선가 도중에 계획을 변경하면서 글을 매끄럽게 다듬지 않아, 우리에게 처음 계획을 드러내주고 있다.
이러한 작품 전거나 계획변경에 대한 논의들은 이 작품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새로운 자료를 확인하기 위한 ‘기본자료’ 역할을 하고, 또한 키케로의 다양한 작품구성방식을 밝혀냄으로써, 우리의 작품구성방법의 선택지를 넓힌다.
이와 같이 우리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철학사를 재구성하는 데에 이 작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 작품의 전거에 대한 논쟁들은 이 작품이 헬레니즘시대 철학 전체와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는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전대의 사상이 전수되면서 어떻게 변형되는지에 대한 기록이고, 한편으로는 희랍에서 시작된 철학이 로마의 어휘들을 통해 유럽으로 전해지는 과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작품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현재 우리가 가진 지식의 지층을 살피는 것이고, 우리들 자신이 누구인지를 그 근원부터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키케로의 고대의 지혜가 현대인들의 삶의 혜안과 지혜가 되리라 기대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