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파리대왕
윌리엄 골딩 / 민음사 / 2000.10.16
–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소년들의 삶과 죽음!
어린 소년들의 모험담을 통해 인간 본성의 결함에서 사회 결함의 근원을 찾아내는 1983년 노벨상 수상 작가의 대표작『파리대왕』. 핵전쟁이 벌어진 위기상황에서 한떼의 영국 소년들이 후송되던 중 무인도에 불시착한다.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소년들의 삶과 죽음, 투쟁을 그린 작품으로 인간 본성의 결함에서 사회결함의 근원을 나타낸 소설이다. 일반적인 불안의 풍토 속에서 구상된 모험담으로 우화와 알레고리의 차원을 지닌 작품으로 폭발적인 호소력을 발휘한 소설이다.

– 목차
1. 소라의 소리
2. 산정의 봉화
3. 바닷가의 오두막
4. 색칠한 얼굴과 긴 머리카락
5.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
6. 하늘에서 내려온 짐승
7. 그림자와 높다란 나무
8. 어둠에의 선물
9. 어떤 죽음
10. 소라와 안경
11. 성채 바위
12. 몰이꾼과 함성
13. 작품 해설/유종호
14. 윌리엄 골딩의 생애와 문학
15. [파리대왕] 論

– 저자소개 : 윌리엄 골딩
저자 윌리엄 골딩은 20세기 영국의 소설가. 노벨상 수상 작가.
1911년 영국 콘월에서 출생했다.
1935년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솔즈베리에서 교사로 일했다.
1940년 해군에 입대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종전 후 교직으로 돌아왔다. 문단 데뷔는 비교적 늦었으나, 1954년에 발표한 첫 작품 《파리 대왕》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무인도에 고립되어 야만적인 상태로 되돌아가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의 인간 조건과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을 우화적으로 묘사한 이 소설은 냉전 시대의 불안한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전 세계 독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 후 교직과 작가 생활을 겸하면서 《계승자들》(1955), 《핀처 마틴》(1956), 《자유낙하》(1959) 등을 발표했으며, 전업 작가가 되어 《첨탑》(1964), 《피라미드》(1967), 《투명한 어둠》(1979), 《통과의례》(1980) 등을 발표했고, 1983년에는 생존 작가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는 총 11편의 장편소설을 남기고 1993년 작고하였다.
– 역자: 유종호
193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 영문과와 뉴욕주립대(버팔로)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2006년 연세대 특임교수직에서 퇴임함으로서 교직생활을 마감했고 현재 예술원 회원이다.
1957년 이후 비평 활동을 해왔으며, 저서로 『유종호 전집』(전 5권) 이외에 『시란 무엇인가』, 『서정적 진실을 찾아서』, 『다시 읽는 한국시인』, 『나의 해방전후』 등이 있다.
『그물을 헤치고』, ,『파리대왕』 등의 번역서가 있고, 2004년에 유일 시집 『서산이 되고 청노새 되어』를 냈다.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인촌상」, 「만해학술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 출판사 서평
.어린 소년들의 모험담을 통해 인간 본성의 결함에서 사회 결함의 근원을 찾아내는 1983년 노벨상 수상 작가의 대표작 !
윌리엄 골딩은 〈사실적인 설화 예술의 명쾌함과 현대의 인간 조건을 신비스럽게 조명하여 다양성과 보편성을 보여주었다〉는 수상 이유와 함께 198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그의 첫 장편 소설이자 출세작인 〈파리대왕〉은 1954년, 골딩의 나이 43세 때 출간되었다. 그때까지 장편 세 편을 따로 써 둔 게 있었지만 발표는 하지 않았다. 이미 남들이 써놓은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핵 분열의 엄청난 파괴력을 알게 된 인류가 과연 영속적인 평화를 누릴 수 있을까 하는 냉전 시대의 회의적 분위기가 팽배해 있던 당시에 〈파리대왕〉은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일반적인 불안의 풍토 속에서 구상된 이 모험담과 우화와 알레고리의 차원을 지닌 이 작품이 발휘한 호소력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특히 영미의 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읽혀 작가는 〈캠퍼스 대왕〉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하였다. – 유종호 〈작품해설〉에서
– 줄거리
핵전쟁으로부터 안전한 장소로 옮겨가기 위해 25명의 어린 소년들을 태우고 가던 비행기가 추락사고로 바다에 떨어진다. 부상당한 조종사와 그를 구하려 위험을 무릅쓰는 소년 랄프, 피기, 로저 등은 무인도에 상륙한다. 무인도엔 갇힌 이들은 랄프와 피기의 지휘로 먹을 것과 지낼 곳을 마련하고, 조종사를 보살피고, 구조 신호불을 피우는 등 질서 유지를 위해 규칙을 만들어 문명상태를 유지하려는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잭과 로저는 따로 갱단을 만들어 스스로 사냥꾼이라 부르면서 일행으로부터 이탈한다. 그리고 아이들 사이에 섬에 괴물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아이들은 안전을 위해 잭의 갱단에 하나, 둘씩 들어가고, 마침내 랄프와 피기만 남게 된다. 광기에 찬 잭과 로저는 더욱 포악해지고 피기마저 죽음을 당하자 랄프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 특징
제목인 ‘파리 대왕’은 악마 바알세불을 의미한다. 실제로 소설 중에 파리가 꼬인 죽은 돼지 머리와 소년들 중 한 명인 사이먼이 대화를 나누는 초자연적인 장면이 있는데, 바알세불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제1차 세계 대전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그리고 전 인류의 역사를 통해 목격한 인간에게 숨겨진 사악한 내면을 소년들이 조금씩 야만인같이 변질되어가는 과정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년들을 구출한 ‘어른’들이 하필 순양함에 타고 있는 해군이라는 것 역시 작가가 의도한 일종의 장치라는 분석도 있다.
즉, ‘야만’으로 전락한 아이들을 질책하는 ‘문명’의 상징이 곧 어른들이지만, 이 어른들 역시 바다로 나가면 (마치 아이들이 멧돼지나 랄프를 쫓은 것처럼) 적군을 쫓기 시작할 것이라는 것. 원작 소설 초반부터, ‘적군’ 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여 작중 세계에서 전쟁이 진행 중임이 분명히 드러난다.
작가는 소년들의 외모로 소년들의 성격과 성질을 비유하는데, 이게 중요한 요소로 작중에서 전반적으로 작용한다. 무리에서 리더 역할을 하던 랄프는 금발을 가졌는데 중세 기독교 세계관에서 금발이 천사와 같은 순수함을 상징했기에 랄프의 캐릭터는 선으로 분류된다.
반대로 악역인 잭은 빨간 머리를 가졌는데 서구권에는 빨간 머리는 성질이 급하다는 편견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여, 소설에서 잭은 성질이 급하고 남의 의견을 잘 듣지 않는다. 따라서, 잭의 캐릭터는 완전한 악으로 분류된다. 악마의 존재가 돼지의 시체나 낙하산의 존재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잭을 바알제붑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악마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해석이 가장 적절하게 받아들여지고, 잭과 로저가 모든 아이들을 타락시킨다.
등장인물 전원이 남성으로 여성이 전혀 등장하지 않으며, 이 때문에 비평가들은 성(性)의 힘을 배제하여 인간의 총체성에 중대한 왜곡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양 고등학교의 경우, ‘그중에 만약 여성이 존재했다면 좀 더 밝은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허나 어느 미국 유학생이 그 반에서 이 소설에 여자가 나왔다면? 하는 토론을 했더니 “여자가 철저하게 성노리개가 된다”는 의견이(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이었다고 한다. 잭 일행이 워낙 타락하고 야만적인 남성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성과 이성에 대한 욕구는 어린아이들도 지니고 있다. 뭣도 모르는 유아들조차 베개에 자신의 성기를 문지르며 쾌감을 느끼며, 육체연령으로는 성인이나 정신적으로는 갓난아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똥오줌도 제대로 가리지 못할 정도인 중증 지적장애인이 성욕으로 인해 사고를 치는 일이 종종 보고될 정도로 아주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커가면서 본능에 의해 자신과 성에 대해 서서히 탐구해가는 것이다. 일례로, 현실에서 홍일점 표류로 인해 발생한 아나타한 섬 사건이 있었다. 30명이 넘는 사람들 가운데 단 하나뿐인 여성 히가 카즈코가 일종의 트로피 와이프가 되었고, 여자를 확보하기 위해 무분별한 살인이 일어난 실제 사건이다. 다만 작중 등장 인물들의 연령을 따지면 여성이 등장해도 성욕과 관련된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전개할 방법도 충분하며, 오히려 이쪽으로 전개해야 개연성이 있을 수도 있다. ‘생식기와 생식기가 결합해 쾌감을 얻을 수 있고, 생식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의 습득은 지식과 학습에 의해 가능하다. 성교육이 강화되고 음란물이 범람하는 21세기의 경우 섹스에 대한 것을 여러 방법으로 자체 습득할 수 있지만, 해당 소설이 창작된 시기는 1950년대로, 상당한 보수성이 남아있던 시기였다. 야생 암퇘지가 잭 일행의 손에 잔혹하게 죽는 장면을 강간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작중에 여성 인물이 전무한 것도 암퇘지가 죽는 것이 강간의 은유라는 것과 연관짓는 추측도 있다. 작중 아이들의 잔혹성을 고려해보면 여자아이가 등장했더라도 랄프, 피기 또는 사이먼처럼 희생양이 되거나 잭 일행에게 물들거나 둘 중 하나였겠지만. 골딩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여성이 포함됐을 경우, 인물 간의 관계가 생겼을 것이고 본인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목이 악마인 만큼 성경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랄프가 눈을 뜨고서 가장 먼저 옷을 다 벗고 바다에 들어가는 장면을 문명에서 떨어진 섬(야생)에게 받는 침례로 해석한다. 피기의 전신이 물에 온전하게 잠기지 않는 것은 침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피기가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한다는 해석이다.
피기가 리더의 자질이 있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 초반에 소라껍데기를 불어 아이들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생각해냈고 리더십에 가장 중요한 ‘인원 챙기기’를 먼저 실행한 자이기도 하다. 소년들이 흥분해서 불을 지필 나무를 구하러 산을 가느라 인원을 신경쓰지 않고 이것저것 줍다가 불이 번지며 아이들이 넋놓고 바라보고 있을때 한 아이가 없어진 것을 알아챈 피기가 아이들에게 성질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뚱뚱한 외모 때문에 아이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랄프도 처음에는 잭과 다른 아이들이 피기를 무시하는 것을 방관하다가 나중에 잭이 폭주하며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자, 그제서야 피기를 좋게 대해주기 시작했으나 때는 이미 늦은 이후였다.
하지만 돼지 사냥에 미쳐 이성을 잃은 잭과 모든 상황을 그저 남 일인듯 지켜보기만 하다가 잭과 같이 야만화되어버린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랄프와 피기는 주거지 (오두막)과 봉화를 세워 어른들에게 구조되는것 (문명세계에 다시 편입되는것)을 최우선시하며 그때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질서를 유지해야 된다는 의제에는 공감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았기에 피기는 랄프가 자신을 무시하더라도 최후까지 랄프의 곁에 남아 조언을 해줬다.

– 나오는 비유와 상징
랄프: 민주적 지도자, 합리적으로 권력을 인계받은 인물. 권력 (잭)의 폭주를 막는 견제수단.
조종사의 시체: 무질서한 사회를 진정시키거나 사회의 질서를 수호하고 유지시킬 수단과 제도 (어른)의 부재. 인간을 타락시키는 거짓된 환상 혹은 독재자의 권력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거짓된 명분.
피기 (출판사에 따라서 꽃돼지, 새끼돼지, 돼지 등): 행동없는 지성, 관료, 공무원, 주체성이 없는 지식인.
소라껍데기: 민주주의 혹은 회의와 질서를 상징, 랄프의 정통성을 입증하는 매개.
안경: 불, 문명, 과학력, 피기의 지식.
잭: 열정적이지만 충동적 독재자. 반역과 분열의 주모자.
성가대: 조직화된 무력 (군대), 타락천사 루시퍼 (사탄)가 천사장이었을 때 맡은 직무는 찬양 음악, 즉 성가였다.
파리 대왕, 괴물: 막연한 공포, 내재된 악마성. 달리 생각하면 처절한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해서든 일단 살아야한다는 인간의 생존욕구가 인간을 가장 쉽게 타락시키는 심리적 기제임을 고발하는 것일 수 있다.
샘·에릭 쌍둥이: 무기력하고 기회주의적인 소시민. 피기와 함께 마지막까지 랄프의 곁에 남았지만 잭의 협박과 고문에 굴복해 도주한 랄프를 찾는데 협조한다. 비록 잭의 무리에 합류했지만 야만화 되어버린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나름 이성을 간직하고 있었기에 무인도에 나와서도 사회에 잘 적응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먼: 진실의 목소리, 세상의 어둠으로부터 진리의 길을 찾으려는 승려, 구도자, 선지자와 같은 종교적 인간
로저: 순수한 무력.
다른 아이들: 피동적 인간상. 잭과 랄프 사이에서 단순히 좋다는 의견만 듣고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하다가, 결국 잭을 선택하여 모조리 잭의 편으로 가버리더니 그 밑에서 전부 야만화되었다.
오두막과 봉화: 실행하는데 오래 걸리는 장기적 이익.
고기: 단기적이고 눈앞에 보이는 이익. 육신의 쾌락.
방화: 독재자 본인 (잭)의 횡포가 초래한 자멸과 몰락. 극한의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자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 (구원). 야만성에 물든 아이들의 재문명화.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