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피코 델라 미란돌라 : 인간 존엄성에 관한 연설
Oratio de hominis dignitate
피코 델라 미란돌라 / 경세원 / 2009.7.10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로 알려진 피코 델라 미란돌라의 연설문으로, 20대 청년학자의 기백과 야심에서 우러난 인간의 천부적 존엄과 학문의 자유 및 문화에 관한 놀랍도록 근대적이고 계몽적인 시각 전환을 담고 있다.
1486년 말경 라틴어로 집필되었지만 정작 로마에서는 발표조차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학계에도 알려지지 않다가 피코가 사망한 뒤인 1496년에야 조카에 의해서 간행되었다.
○ 목차
머리말
인간 존엄성에 관한 연설
해제
- 르네상스와 피코의 등장
- 르네상스의 인문주의와 인간존엄성
- 피코 델라 미란돌라의 인간선언
- 결론
○ 저자소개 : 피코 델라 미란돌라 (Giovanni Pico della Mirandola)
1463년 이탈리아 귀족가문에서 태어났다. 볼로냐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파도바 대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수업하였다. 또 파리 대학에서 히브리어를 공부하고 그 신비철학에 흥미를 가졌으며, 신비철학적인 설교로써 그리스도교 신학을 보강하려 하였다. 1484년 피렌체에 나가 마르실리오 피치노가 창시한 아카데미아의 일원이 되었다. 1486년 24세 나이로 『900 명제집 Conclusiones nongentae』을 간행하여 보수적인 학계로부터 비난을 받자 『인간 존엄성에 관한 연설 Oratio de hominis dignitate』을 발표하여 상대방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 기백있는 학자였다. 그의 몇몇 명제가 교황청으로부터 이단으로 판정받자 프랑스로 망명하였다. 주요저서로 『일곱형상론 Heptaplus』(1489), 『존재와 일자 De ente et uno』(16권, 1496) 등이 있다.
– 역자 : 성염 (SEONG Youm)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가톨릭대학교(신학사)와 광주가톨릭대학교(신학석사)를 졸업하고 로마 교황립 살레시안대학교에서 라틴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조교수,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주교황청 한국대사로 봉직했다. 우리신학연구소 소장 및 이사장, 한국서양고전학회 회장을 지내며 활발한 활동과 연구를 통해 17편의 저서, 6편의 주해서, 100여 편의 번역서 외에 다수의 연구논문을 발표하였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단테 제정론』(경세원), 『키케로 법률론』(한길사), 『신국론』(분도출판사), 『사랑만이 진리를 깨닫게 한다』(경세원), 『주님의 이름을 불러두고』(바오로딸), 『라틴어 첫걸음』(경세원), 『고전 라틴어』(바오로딸), 『인간이라는 심연』(철학과 현실사)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그 깊은 경탄을 일컬어 기쁜소식이라고 한다. 달리는 그리스도교라고도 일컫는다.”(인간의 구원자 10항)
필자가 노무현 대통령의 특명정권대사라는 직함을 갖고 신임장을 제정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위대한 휴머니즘이 표출된 문장이다. — 머리말
하지만 그들은 내가 피상적이고 야심찬 짓을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나로서는 이 일을 피상적으로가 아니라 필수적으로 해내려고 하며, 그들이 만일 나처럼 철학하는 명분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필연적임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자기로서는 철학자들의 학파들 가운데 어느 하나를 따른다면서, 예를 들어 토마스학파나 스코투스학파 (그들의 저작은 지금 와서 많은 사람에게 압수되어 있습니다.)를 애호하는 사람들은 소수의 문제들을 토론함으로써 자기네 이론을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그 누구의 이름을 내세워 나의 논지가 옳다고 주장한 일이 없고, 철학의 모든 스승들을 섭렵하여 나의 견해를 수립하며, 모든 견해들을 검토하고, 모든 학파들을 다 알아보아야겠다는 입장을 세우고 있습니다. — p.62
○ 출판사 서평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로 알려진 피코 델라 미란돌라 (1463 ~ 1494)는 1486년 말, 불과 24세의 나이로 연설문 하나를 라틴어로 작성하였는데 그것이 이 책에 싣는 『인간 존엄성에 관한 연설』이다.
20대 청년학자의 기백과 야심에서 우러난 인간의 천부적 존엄과 학문의 자유 및 문화에 관한 놀랍도록 근대적이고 계몽적인 시각 전환을 담고 있다. 1486년 말경 라틴어로 집필되었지만 정작 로마에서는 발표조차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학계에도 알려지지 않다가 피코가 사망한 뒤인 1496년에야 조카에 의해서 간행되었다. 본서에 수록한 연설문은 라틴어 원문을 번역한 것이며 Eugenio Garin의 비판본을 대본으로 삼았다. 연설문의 해제와 주석은 Giuseppe Tognon, Discorso sulla dignita dell’uomo(Brescia 1987)를 따르고 장절 세분은 Garin을 따르지 않고 고전적 분류를 따랐다.
조반니 피코 델라 미란돌라는 1463년 북이탈리아 미란돌라 공국의 백작 아들로 태어났다. 14세부터 수학여행을 떠나 볼로냐에서 교회법을, 페르라라에서는 철학을 공부하고, 파도바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연구하는 한편 주석가 아베로에스에 심취하면서 아랍 사상 및 히브리 사상과 접하면서 당대의 지성인들과 교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 플로렌스와 파리 소르본에서 철학적 소양을 쌓고 돌아와 한때 시를 짓기도 하고 메디치 가문에 속한 귀부인을 납치하는 치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1486년 자신의 철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당대 위대한 지성들의 주요사상을 명제로 정리한 『900 명제집』을 저술·발간한다. 그런데 이 젊은 학자의 야심작이 나오자마자 피코의 문화철학적 개방정신과 종합정신이 로마의 보수적인 학계와 교계의 비판을 받게 된다. 피코는 교황의 면전에서 자신의 『명제집』에 대해 변론을 펼칠 생각으로 연설문을 작성하였는데 이것이 학계에서 「르네상스 인본주의 선언서」라고 부르는 『인간 존엄성에 관한 연설』이다.
피코의 연설문은 태초의 여섯째 날 해거름에 있었던 하느님의 경탄,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창세기 1,31)는 말씀이 인간 지성사에서 메아리치는 선언으로 시작한다. 세상의 장관 중에서도 가장 경탄할 만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그 무엇도 인간보다 더 경탄할 만한 것이 없다는 고전적이고도 근대적인 감탄사로 서두를 뗀다. “어째서 인간이 온갖 경탄을 받기에 합당한 가장 행복한 생물이 되었는지, 우주의 위계에서 인간에게 운명지워진 조건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으로 ‘인간본성’의 출중함을 들었다.
이 연설문의 제목은 『인간 존엄성에 관한 연설』이지만, 연설문 중반부터 그가 다룬 바는 인류사에 나타난 여러 종교 및 철학 사상이 간직한 부분 진리의 보편성을 옹호하는 일이었다. 열거한 900개의 명제를 발원시킨 그 모든 전승과 학파가 진리를 추구하고 발견하는데 이바지한 공적을 인정하고 칭송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중세에서 근대로 이어지는 르네상스 시대에 활약한 피코 델라 미란돌라는 생성과 존재의 원천을 찾는 그리스 철학과 인류의 종말과 완성을 내다보는 히브리-그리스도교 사상의 한 가운데서 두 세계를 중재하고 소우주로서의 인간의 위치를 고수했다고 할 수 있다. 피코가 르네상스 시대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특히 인간 존엄성을 고양하고 철학자들 사이에 보편적 조화를 도모한 시도는 문화철학적으로 크게 평가받을 만하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