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피터팬
제임스 매튜 배리 / 펭귄클래식코리아 (웅진) / 2011.12.28
“지금쯤이면 피터 팬은 어른이 되었을 거야.”
“아녜요. 피터 팬은 어른이 되지 않아요.”
원래 피터 팬은 제임스 매튜 배리의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에서 새와 요정에 둘러싸여 신비한 삶을 사는 아기로 등장했다. 피터 팬의 역할이 네버랜드의 날아다니는 소년 영웅으로 바뀐 것은 배리의 희곡 피터 팬에서였다. 이 작품은 1911년에 [피터와 웬디]로 소설화되었다. 생생한 인물, 서사시적인 전투, 해적, 요정,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야기에 담긴 피터 팬의 모험은 유년 시절의 마음을 일깨우며 인습적인 사회에 만연한 어른의 역할에 맞서는 저항 정신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피터와 웬디],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과 함께 프랜시스 돈킨 베드포드와 아서 래컴의 원본 삽화를 싣고 있다. 잭 자이프스는 서문을 통해 피터 팬이라는 독특한 인물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 그리고 그들을 창조한 배리의 관계 속에서 작품의 의미를 관찰한 뛰어난 해석들을 소개하고, 독자로 하여금 배리가 남긴 불후의 창작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작품의 이면에 있는 반 (反) 동화적인 허구의 세계를 분석한다. 또한 왜 피터 팬 이야기가 근본적으로 어른들을 설득하여 상상력을 되찾도록 하는 작품인지를 보여 준다.
○ 목차
서문
판본과 삽화에 대하여
피터와 웬디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
주해
○ 저자소개 : 제임스 매튜 배리
영원한 젊음, 역동적이고 환상적인 동심 세계를 그린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1860년 스코틀랜드 키리뮤어에서 출생했다.
성공한 직조공 데이비드 배리와 마거릿 오길비 슬하의 열 남매 중 아홉째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작고 연약했던 배리는 공상에 빠지곤 했다.
에든버러 대학에 진학해 신문에 연극 비평을 기고하면서 작가로서의 재능을 확인했다. 졸업 후, 언론인의 꿈을 품고 런던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897년 루엘린 데이비스 가족과 인연을 맺은 배리는 평생에 걸쳐 깊은 관계를 유지했다.
켄싱턴 공원에서의 조우 이후, 루엘린 데이비스가(家) 아이들은 피터 팬이 처음 등장하는 소설 『조그만 흰 새』(1902)와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1902)을 비롯하여 희곡 「피터 팬, 자라지 않는 소년」(1904)에 영향을 끼쳤다. 희곡을 토대로 한 소설 『피터와 웬디』가 1911년 간행되고 1921년부터는 『피터 팬과 웬디』라는 제목으로 메이블 루시 애트웰의 삽화와 함께 소개됐다.
이후 수많은 영화, 연극, 애니메이션 등으로 변주되며 불후의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배리는 연극배우인 메리 안셀과 1894년에 결혼했으나 15년 뒤 이혼했다.
『피터 팬』은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 피터와 웬디 남매, 그리고 잃어버린 소년들이 펼치는 신나는 모험을 다룬다.
어느 밤, 창문으로 뛰어든 피터에게서 나는 법을 배운 웬디와 존과 마이클은 환상의 섬 네버랜드로 떠난다. 악명이 자자한 후크 선장의 해적단과 전투를 벌이며 아이들은 한 뼘 더 성장한다. 쾌활하고 순수하고 매정한, 무한한 가능성으로 펼쳐진 세계. 『피터 팬』은 유년의 추억으로 전 세계인의 가슴에 남았다.
배리는 일찍이 명성을 쌓은 성공한 작가였다. 대표작으로는 희곡 「퀄리티 스트리트」(1901), 「훌륭한 크라이튼」(1902), 「메리 로즈」(1920) 등이 있다. 1913년 조지 5세 왕으로부터 준남작 칭호를 받았으며 1922년에 메리트 훈장을 받았다.
그는 기부의 일환으로 <피터 팬>과 관련된 저작권을 1929년 런던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 넘겼다.
런던의 웨스트엔드에 위치한 요양원에서 1937년 폐렴으로 숨을 거뒀다.
– 역자: 이은경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부터 진실되거나, 아예 진실되지 않거나』, 『왜 나는 엄마처럼 살아갈까』,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권태』, 『배드걸, 굿걸』, 『편집의 정석』, 『좋은 산문의 길, 스타일』, 『젊은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 『엄청나게 시끄럽고 지독하게 위태로운 나의 자궁』 등을 번역했다.
○ 출판사 서평
- 어른이 되지 않는 소년 영웅, 피터 팬!
스코틀랜드의 소설가이며 극작가인 제임스 매튜 배리의 대표적인 작품『피터 팬』. 원래 피터 팬은 작가의 소설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에서 새와 요정에 둘러싸여 신비한 삶을 사는 아기로 등장했었다.
그러던 피터 팬의 모습은 희곡 <피터 팬>에서 네버랜드의 날아다니는 소년 영웅으로 바뀌었고, 이 작품은 1911년에 <피터와 웬디>로 소설화되었다.
네버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피터 팬의 모험은 유년 시절의 마음을 일깨우며 사회 속 어른들의 역할에 맞선다.
작가는 생생한 인물, 서사시적인 전투,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해적과 요정이 등장하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 책에는 <피터와 웬디>,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과 함께 프랜시스 돈킨 베드포드와 아서 래컴의 원본 삽화를 담았다.
특히 피터 팬이라는 인물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 그리고 그들을 창조한 작가의 관계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해석한 잭 자이프스의 서문을 만날 수 있다.
작품의 이면에 존재하는 반동화적인 허구의 세계를 살펴본다. 또한 어떻게 피터 팬 이야기가 근본적으로 어른들을 설득하여 상상력을 되찾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고전 문학 시리즈「펭귄클래식」한국어판. 충실한 원본을 토대로 소개하고,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연구자 및 현대 주요 작가들이 직접 쓴 서문을 함께 실어 전문성을 갖추었다.
또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선별하되,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 독자의 평 : 펭귄클래식코리아의 피터팬
“세월은 엄마가 어렸을 때 날았던 것 처럼 빨리 지나갔나요?”
“내가 날았던 것처럼! 제인, 그거 아니? 엄마는 가끔 내가 정말 날긴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단다.”
“맞아요. 엄마는 날았어요.”
“그렇게 날았던 옛날이 좋았더랬지!”
“그런데 엄만 왜 지금은 날지 못해요?”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란다, 얘야.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 나는 법을 잊는단다.”
“왜 그러는데요?”
“어른들은 더 이상 쾌활하지도 순수하지도 매정하지도 않으니까. 오직 쾌활하고 순수하고 매정한 사람만이 날 수 있단다.”
*
나는 어렸을 때 피터팬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책이 손가락을 다 합치면 나올 분량이었기에 읽기가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그때 기억에 남았던 것은 갈고리 손을 가진 후크 선장, 째깍거리는 시계를 삼킨 악어, 그림자를 잃어버렸던 피터팬, 화살에 맞은 웬디 그리고 그녀가 화살에 맞도록 한 팅커벨이었다. 그 외에는 그다지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오늘 완역본을 다 읽고 느낀 것은 짙은 허무감이다. 그리고 피터팬이 굉장히 신비로우며 지독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 한다. 어쩌면 그를 그런 면에서는 가히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불행한 것은 피터팬을 만났던 사람들이다. 특히 웬디는 그에 대한 추억이 너무 강렬해서 쉽게 잊지 못했지만 어느새 나이가 들면서 잊어갔고 그리워하게 됐다. 하지만 피터팬은 그러지 않았다. 그녀가 어른이 될 때까지 피터팬은 웬디와 겪었던 모험은 까맣게 잊고 새로운 모험을 경험하고 다시 잊고 또 모험을 찾아 떠난다. 그런 기억들이 보잘 것 없다는 이유일까? 아니면 피터팬이 너무 어려서 아직 그런 모든 경험들을 기억하기 부족한 것일까? 확실히 그는 어른이 되기 싫어했다. 하지만 그 전에 아마도 그는 절대로 어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조금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리다고 해서 어른들보다 상상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의 웬디와 그의 딸인 제인의 대화에서처럼 쾌활하고 순수한 것이 결코 어린이들의 독점적인 소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아이들이 읽는 모든 동화책들은 전부 어른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다.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나는 법을 잊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아마도 어른들은 그들의 생활에 적응이 돼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동물들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현재 모든 사회에서는 적응되어 있는 것들이 전부이다. 왠지 안타깝다고 생각된다. 모든 것들이 똑같은 순서를 밟고 있는 것이다. 밥을 먹고 이를 닦는 것처럼 순차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분명히 음모이다.
그렇게 보면 피터는 이런 음모 속에서 홀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영웅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순서를 밟고 있는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는 분명히 행복할 것이다. 내가 가장 높이 사고 싶은 피터팬의 장점은 자유이자 그 자신을 사랑하는 자애(自愛)에 있다. 그는 내가 행복하다면 다른 누가 다쳐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남에게 보이는 모습에 두려움이 있다. 내가 혹시나 못돼 보이거나 버릇없어 보일까봐 전전긍긍해 한다. 하지만 피터팬은 그런 모습 따위는 일체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자신의 멋진 모습에만 신경을 쓸 뿐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조금은 유치해도 두려움에 덜덜 떠는 것은 오히려 어른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운 모습이다. 자신을 위해서 살아라. 이 세상에 나 혼자 밖에 없는 것처럼 행동하라. 남의 시선 따위는 손톱의 때만큼도 신경 쓰지 마라. 자신이 즐거우면 그만인 것이다. 분명히 이런 말들은 많은 사람들을 무질서와 혼란에 빠트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삭막한 사회에서는 조금은 필요한 것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짧은 인생 어쩌면 자신만 생각하기도 부족하다. 조금은 이기적이라도 자신의 꿈을 만지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쾌활하고 순수하고 매정하다. 처음에는 이 말에 대한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 알게됐다. 쾌활하고 순수하면 충분히 매정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을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나 쾌활하며 순수할 것이다. 남의 때가 타지 않은 이 사회의 순서에 굴복하지 않은 순수하지만 어떻게 보면 매정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피터팬처럼 말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