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 보물창고 / 2011.4.2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교과서에 수록되어 널리 알려진 시를 비롯해, 문학적 비중과 가치를 고려해 추린 총 99편의 시와 4편의 산문을 수록한, 전 연령대 대상의 윤동주 시집이다.
시인 자신이 ‘동시’ 또는 ‘동요’라고 밝힌 작품들과 동시로 읽힐 만한 시들은 따로 모아 제2부에 싣고, 그 외에는 청소년과 성인이 읽을 수 있을 만한 시들을 수록했다. 제5부에는 시인이 연희전문학교 문과 재학시절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4편의 산문을 실어 시인 윤동주가 아닌 청년 윤동주의 일상과 생각을 짐작할 수 있다.
○ 목차
제1부|별 헤는 밤
서시|새로운 길|자화상|소년|눈 오는 지도|코스모스|풍경|바다|내일은 없다|눈 감고 간다|길|간판 없는 거리|종달새|병원|바람이 불어|초 한 대|가슴1|가슴3|위로|장|슬픈 족속|아우의 인상화|참회록|트루게네프의 언덕|별 헤는 밤
제2부|오줌싸개 지도
귀뚜라미와 나와|반딧불|산울림|오줌싸개 지도|해바라기 얼굴|굴뚝|고향 집|편지|못 자는 밤|밤|아기의 새벽|빨래|참새|햇빛?바람|버선본|거짓부리|빗자루|만돌이|무얼 먹고 사나|조개껍질|기왓장 내외|햇비|병아리|닭|비행기|둘 다|봄|나무|개|눈|사과|할아버지|눈|겨울|호주머니
제3부|흐르는 거리
산골 물|거리에서|공상|남쪽 하늘|비둘기|이별|꿈은 깨어지고|황혼|닭|산상|오후의 구장|양지쪽|고추밭|아침|비 뒤|곡간|유언|비로봉|명상|달같이|이적|흐르는 거리
제4부|또 다른 고향
돌아와 보는 밤|태초의 아침|또 태초의 아침|새벽이 올 때까지|무서운 시간|십자가|삶과 죽음|간|봄|그 여자|사랑의 전당|소낙비|팔복|흰 그림자|사랑스런 추억|쉽게 씌어진 시|또 다른 고향
제5부|달을 쏘다(산문)
달을 쏘다|별똥 떨어진 데|화원에 꽃이 핀다|종시
윤동주 연보|엮은이의 말
○ 저자소개 : 윤동주 (尹東柱)
일제강점기 저항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일제 강점기 암울한 현실 속에서 민족에 대한 사랑과 독립의 절절한 소망을 노래한 민족시인. 우리 것이 탄압받던 시기에 우리말과 우리글로 시를 썼다.
윤동주는 어둡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뇌를 사색하고, 일제의 강압에 고통받는 조국의 현 실을 가슴 아파하는 철인이었다. 그의 사상은 짧은 시 속에 반영되어 있다.
1917년 12월 30일 만주 북간도 명동촌에서 윤영석과 김룡의 맏아들로 출생했다. 윤동주는 청춘 시인이다. 절친한 친구였던 문익환 목사의 시 ‘동주야’에 의하면 아직 새파란 젊은이로 기억되고 있었다. 한글을 구사하면서 작품을 발표한 19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만주 용정과 경성 신촌 일대에서 문학청년들과 몸을 부대끼며 시를 썼기에 청춘의 고뇌가 담겨 있다.
1925년(9세) 4월 4일, 명동 소학교에 입학했다. 1927년 고종사촌인 송몽규 등과 함께 문예지 [새 명동]을 발간했다. 1931년(15세) 명동소학교를 졸업하고 1932년(16세) 은진중학교에 입학했다. 1934년(18세) 12월 24일, 「삶과 죽음」, 「초한대」, 「내일은 없다」 등 3편의 시 작품을 썼고 이는 오늘 날 찾을 수 있는 윤동주 최초의 작품이다. 1935년(19세) 은진중학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평양 숭실중학교 3학년 2학기로 편입했다. 같은 해 평양 숭실중학교 문예지 [숭실활천]에서 시 ‘공상’이 인쇄화되었다.
1936년 신사참배 강요에 항의하여 숭실학교를 자퇴하고 [카톨릭 소년]에 동시 「병아리」, 「빗자루」를, 1937년 [카톨릭 소년]에 동시 「오줌싸개 지도」, 「무얼 먹고 사나」, 「거짓부리」를 발표했다. 1938년(22세)2월 17일 광명중학교 5학년을 졸업하고 서울 연희전문학교(연세대학교) 문과에 입학했고 1939년 조선일보에 「유언」, 「아우의 인상화」, [소년(少年)]지에 「산울림」을 발표하였다.
처음 윤동주 시들은 노트에 봉인된 채, 인쇄되지도 않았고 신문 지면에 발표되지 않았다. 그가 후쿠오카 감옥에서 숨지고 난 후 동문들이 그의 노트에 있던 시를 모아 정음사에서 출판한다. 유해가 안치된 지 3년 후, 그러니까 1948년, 조선은 대한민국으로 국호가 바뀌어 혼란한 시기에 청춘 시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15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1941년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1941년「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려 하였으나 실패하고, 자필로 3부를 남긴 것이 광복 후에 정병욱과 윤일주에 의하여 다른 유고와 함께「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정음사, 1948)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다.
만주 북간도에서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15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에 「달을 쏘다」, 「자화상」, 「쉽게 씌어진 시」를 발표하였다. 연희전문을 졸업한 후 1942년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릿쿄 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였고, 6개월 후에 교토 시 도시샤 대학 문학부로 전학하였다. 1943년 7월 14일, 귀향길에 오르기 전 사상범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교토의 카모가와 경찰서에 구금되었다. 이듬해 교토 지방 재판소에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목으로 2년형을 언도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그리고 복역 중이던 1945년 2월 16일 광복을 여섯 달 앞두고 스물여덟의 젊은 나이로 타계하였다.
– 편자 : 신형건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경희대 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대한민국문학상·한국어린이도서상·윤석중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공 튀는 소리」, 「넌 바보다」 등 9편의 시가 실렸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 『아! 깜짝 놀라는 소리』,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비평집 『동화책을 먹는 치과의사』, 옮긴 책으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 『낱말 수집가 맥스』, 『넌 중요해』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중략)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자화상」 중에서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 「호주머니」 전문
○ 출판사 서평
– 글로 자화상을 그린 윤동주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여기, 종이 위에 수줍은 언어로 자화상을 그린 한 남자가 있다. 사내는 달 밝은 가을밤 우물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면서 어쩐지 자신이 미웠다가 돌연 가여웠고, 결국 그리워졌다고 고백했다. 우리는 그가 추억처럼 남긴 시를 읽으며 미안해하고 또 그리워한다. 그의 이름은 윤동주다. 광복을 6개월 앞두고 일본 형무소에서 운명을 달리한 시인 윤동주는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쉽게 씌어지는 시를 부끄러워했던 참회의 시인으로 기억된다. 순절한 지 60여 년이나 지났지만 시인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오늘을 살며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으며, 그의 시는 전 국민이 애송하고 있다. 우리는 소박하고 수줍은 윤동주의 시들이 부끄러움을 잊어가는 세상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시」를 비롯해 「별 헤는 밤」, 「자화상」, 「참회록」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송하는 시를 지은 윤동주는 남녀노소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그야말로 ‘민족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을 꿈꾸던 청년은 독립 운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스물아홉이라는 이른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민족의 혼이 담긴 맑고 따뜻한 그의 시는 남아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처참한 우리 역사의 자화상이나 마찬가지인 그의 비극적 삶에 주목하기도 하고, 그가 남긴 시에서 시대의 아픔을 고뇌하고 성찰하며 정면으로 돌파하려 했던 저항 정신을 읽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윤동주를 저항 시인의 아이콘으로만 소비하기에는 그의 다른 시들이 가진 미덕이 크고 많다. 사랑과 함께 숱한 오해와 편견을 짊어진 윤동주. 그의 진짜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유명한 몇몇 시들 뒤편에 가려져 있는 해맑은 동시들과 고단한 삶을 노래하고 있는 다른 시들도 함께 보는 것이 마땅하다.
– 우리와 함께 ‘오늘’을 사는 시인 윤동주 : 99편의 시와 4편의 산문으로 들여다본 영원한 청년 윤동주의 생애와 작품 세계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나온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초려芟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20여 편의 시들을 비롯해 문학적 비중과 가치를 고려한 작품, 총 99편의 시와 4편의 산문을 한데 모아 펴낸 윤동주 시집이다. 기존의 판본과 달리 어린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윤동주의 동시들을 제2부에 모아 놓았다는 점, 시대의 아픔을 함께하는 ‘청년 윤동주’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산문을 수록했다는 점, 그리고 시인의 극적인 생애와 시 세계와의 연관성을 짐작해 볼 수 있도록 상세한 연보를 덧붙였다는 점 등이 이 책의 특징이라 할 만하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시 말고도 다른 시들까지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엮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친숙했던 윤동주를 ‘낯설게 보기’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그의 시와 삶을 보다 본격적으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윤동주는 고향 북간도 명동의 풍경과 가족들의 소소한 일상을 관찰해 소박하고 재치 있는 시어를 버무려 동시 쓰기를 즐겨하고 문예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고향은 윤동주의 전 생애를 아울러 철학과 사상의 근간이 되는 정서적 모태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어른이 된 후에도 어린 시절 삶의 가장 보편적인 모습에서 경험했던 평화를 그리워하며 그것을 동시 속에 옮겨 넣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라는 비극적 현실 속에서 마냥 순수했던 시절만을 노래할 수 없었다. 그는 어두운 현실을 바로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를 통해 수상한 시대와 자신의 내면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조국을 잃은 자의 괴로운 심정을 작품 속에 담아내는 외로운 작업을 이어 갔다.
이러한 윤동주의 삶과 사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시집을 통해 독자들은 교과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그의 시를 문학사적으로 이해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일제 강점기 저항의 아이콘으로만 인식되어 온 윤동주의 새로운 면모를 재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린 아이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누구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이 책을 평생 가까이 두고 수시로 꺼내 보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