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하룻밤에 읽는 목민심서
정약용 / 사군자 / 2009.6.9
조선 시대 대학자 다산 정약용이 1821(순조 21년) 유배지 전라도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완성한 저서로, 논리적이고 실제적인 수령(守令) 지침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방의 고을을 맡아 다스리는 수령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일들을 조목조목 짚어내어 자세하고도 예리하게 지시한다.
백성의 고통을 직접 살펴본 경제학자이자 문학의 대가였던 정약용은 사리사욕에만 급급한 당시의 수령들에게 백성이 편안하게 살도록 보살피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 그는 일찍이 수령을 지낸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실정을 본 경험을 바탕으로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 지침을 만들어냈고, 이는 조선시대 실학사상의 실제적인 연구 자료가 되고 있다.
비록 고전(古典)에 속하지, 고서(古書)이기 때문에 오늘날 실정에 부합되지 않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이 책은 오늘날 실정에 맞게 독자의 눈에 맞추어 풀어 내고 선별하여, 이름 그대로 ‘하룻밤에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으로 만들어졌다. 비록 조선시대 지방 수령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백성을 위하는 마음만큼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큰 교훈이 될 것이다.

– 목차
- 부임 6조
1) 임명
2) 행장을 꾸림
3) 인사
4) 부임하는 길
5) 취임
6) 집무 시작 - 율기 6조
1) 바른 몸가짐
2) 청렴한 마음
3) 집안을 다스림
4) 객(客)을 물리침
5) 절약
6) 기꺼이 베풂 - 봉공 6조
1) 덕화를 폄
2) 법을 지킴
3) 예의로 교제함
4) 공문서
5) 세금
6) 출장 - 애민 6조
1) 양로(養老)
2) 어린이를 보살핌
3) 가난한 자를 구제함
4) 상(喪)사를 슬퍼함
5) 병자를 돌봄
6) 재난을 구제함 - 진황 6조
1) 물자를 마련함
2) 부자에게 베풀기를 권함
3) 합리적인 진휼
4) 진휼의 계획과 시행
5) 백성의 살림에 보탬이 되는 방안
6) 일을 마침 - 해관 6조
1) 교대
2) 떠날 때의 행장
3) 백성들이 머물기를 원함
4) 백성들이 용서하기를 빎
5) 임지에서 죽음
6) 덕을 기리는 것
부록 : 목민심서 서(序)
엮은이의 말

– 저자소개 : 정약용 (다산(茶山))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대학자로, 호는 다산(茶山)이다. 1762년 경기도 광주부(현재의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서 출생하여 28세에 문과에 급제했다. 1789년 대과에 급제한 이후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관료 생활을 했다. 곡산부사, 동부승지, 형조참의 등의 벼슬을 지냈다. 문장과 유교 경학에 뛰어났을 뿐 아니라 천문, 과학, 지리 등에도 밝아 1793년에는 수원성을 설계하는 등 기술적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정조 승하 후 당시 금지되었던 천주교를 가까이한 탓으로 벽파의 박해를 받기 시작해 1801년(순조 1년)에 강진으로 귀양을 갔으며, 무려 18년에 걸친 귀양살이 동안 10여 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정약용은 나라의 정치를 바로잡고 백성들의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학문적으로 연구하여 많은 저서를 남긴 조선 최대의 정치·경제학자이다. 1818년 귀양에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온 뒤 1836년 별세하기까지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죽은 후 규장각 재학에 추증되었으며, 시호는 문도(文度)이다.
『목민심서(牧民心書)』, 『경세유표(經世遺表)』, 『흠흠신서(欽欽新書)』 등 500백여 권의 책을 썼다.
.역자 : 이지영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ㆍ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인천대·홍익대·대전대·성신여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신학의 신격 유래에 관한 연구』, 『한국 서사 문학의 연구』, 『한국 건국 신화의 실상과 이해』, 『우리 고전 문선(공편)』, 『동양 고전의 글ㆍ생각(공편)』, 『선비의 소리를 엿듣다』(공편)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목민이란 비록 덕망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위엄이 없으면 하기 어렵고, 비록 하고 싶은 뜻이 있다 하더라도 밝지 못하면 하지 못한다. — p.16
목민하는 자는 먼저 나의 성품의 편벽된 곳을 찾아 바로잡아야 한다. 유약(柔弱)한 것은 강하도록 고치고, 게으른 것은 부지런하도록 고치고, 강한 데 치우친 것은 관대하도록 고치고, 원만한 데 치우친 것은 위맹(威猛)하도록 고쳐야 한다. — p.26
하늘이 한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것은 사사로이 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많은 가난한 자들을 그에게 부탁하려는 것이요, 하늘이 한 사람을 귀하게 만드는 것은 사사로이 한 것이 아니라 대개 많은 미천한 자들을 그에게 부탁하려는 것이다. 가난하고 미천한 사람은 제 힘으로 먹고살면서 제 일을 경영하되 제 피땀으로 제가 먹으니 하늘이 살펴봄에도 오히려 너그러울 것이요, 부유하고 귀한 사람은 벼슬을 가지고 녹을 먹되 만민의 피땀을 한 사람이 먹으니 하늘이 그 허물을 감독하심이 더욱 엄중할 것이다. — p.37
“철렴은 벼슬살이의 근본이요, 검소는 몸가짐의 근본이다.” — p.55
“방종한 것을 너그러운 것으로 알고 생략(省略)한 것을 간이한 것으로 알면, 해이하고 퇴폐하여 백성들이 그 폐해를 입는다. 내가 이른바 너그럽다는 것은 가혹하게 급히 서두르지 않는 것이요, 이른바 간이하다는 것은 번잡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 p.107
사람으로서 두려워할 것이 세 가지가 있으니, 백성과 하늘과 자기의 마음이다. 뜻에 정성스럽지 못한 것이 있고 마음에 바르지 못한 것이 있어서, 상급 관청을 속이고 나라를 속이고, 구차스레 형벌을 피하고, 이익과 녹(祿)을 꾀하기를 도모하고, 스스로 천하의 제일가는 재주꾼인양 여기지만 터럭만한 거짓도 백성들은 모르는 것이 없다. 자기의 죄를 알려면 모름지기 백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상사와 임금은 속일 수 있어도 백성은 속일 수 없고, 천지신명이 빽빽하게 늘어서 환히 보고 있으니 하늘을 속일 수 없고, 애써 태연한 척 해도 맥이 빠져 우러러보아도 굽어보아도 부끄러우니 마음은 속일 수 없다. — p.177
“들어서 천하 백성에게 이롭게 하는 것을 사업(事業)이라 하고, 들어서 한 집 사람에게 이롭게 하는 것을 산업(産業)이라 하고, 천하 백성을 해롭게 하여 한 집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을 원업(寃業)이라고 한다. 산업 때문에 사업을 하면 사람이 원망하고, 산업 때문에 원업을 하면 하늘이 벌을 내린다.” — p.186

– 출판사 서평
‘목민심서’는 목민관의 치민(治民)에 대한 도리를 말한 책이다. 다산은 “목민심서의 ‘목민(牧民)’이란 백성을 기른다는 뜻이요, ‘심서(心書)’란 목민할 마음은 있으나 몸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면서, 그는 이 책에서 제시한 개혁들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갈망하였다.
‘목민심서’는 18년 간의 긴 유배 세월 동안 심신을 수련한 결과로써 세상에 내놓은 다산학의 걸작이자, 자신의 생각과 경륜을 다 바쳐 지은 것으로 다산학의 정점이며 핵심을 이루고 있다. 또한 『목민심서』는 그야말로 박학다식한 그의 학문적 실력을 바탕으로 정치, 경제, 사회 제도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권력자에게는 엄격한 도덕적 윤리적 자격을 요구하면서도, 힘없이 권력에 희생되어 살아가고 있는 백성들에 대해서는 한없이 따뜻한 심정이 녹아 있는 책이다.
그리고 ‘목민심서’는 200년을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우리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할 수신서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하룻밤에 읽는 목민심서’라 하였듯이 고르고 고른 글들만 모아 엮은 것이다.
.하룻밤에 ‘목민심서’를 읽는다!
‘목민심서’는 다산이 신유사옥으로 전라도 강진에서 18년이 넘게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의 생각과 경륜을 다 바쳐 지은 것으로, 귀양에서 풀려나는 해인 1818년(순조 18), 그의 나이 57세에 완성된 것이다. 이 책은 다산학의 정점이며 핵심이다. 다산은 강진 유배 기간 동안 처음에는 유교의 경전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가, 나이가 들어 정치 경제 제도의 개혁과 같은 현실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다. 따라서 이 책은 그가 가장 학문적으로 원숙한 시기에 이룩한 민생 관련 저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셈이다. 이 책은 목민관, 곧 지방 행정관인 수령(守令)이 지켜야 할 윤리적, 행정적 지침을 밝히면서, 아울러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한 것이다.
다산은 ‘목민심서’의 자서(自序)에서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먼저 수령은 ‘대학’에서 가리키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학문을 배우는 데 힘써서, 자신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치민(治民)하여야 진정한 목민관(牧民官)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수신(修身)과 선정(善政)을 목민관의 필수 요건이라고 본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목민관의 기본 덕목으로 청렴을 강조하였다. 그리하여 청렴은 모든 덕행의 근본이요 선행의 원천이며, 청렴하지 않고는 목민관이 절대로 될 수 없다고 하였다. ‘목민심서’의 첫머리에서, “다른 관직은 구해도 좋으나, 목민의 관직은 구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것은 그가 목민의 길이 어려움을 말하면서도, 엄격한 윤리적 자격을 갖춘 자이어야만 목민관이 될 수 있음을 에둘러 말한 것일 수도 있다.
목민관은 이러한 윤리 도덕적인 덕목을 바탕으로 목민관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비록 덕망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위엄이 없으면 하기 어렵고, 비록 하고 싶은 뜻이 있다 하더라도 밝지 못하면 하지 못한다. 무릇 그런 능력이 없는 자가 목민관이 되면 백성들은 그 해(害)를 입어 곤궁하고 고통스럽게 된다.”
어질고 현명하며 능력이 있는 목민관을 만나면 백성들은 그의 선정과 덕을 노래하게 될 것이다. 오죽하였으면 “청렴한 관리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그가 지나는 곳은 산림(山林)과 천석(泉石)까지도 모두 그 맑은 빛을 입게 된다.”고 하였을까! 다산은 북위(北魏)의 방표(房豹)가 낙릉군(樂陵郡)의 수령으로 있을 때 물맛이 짜던 우물이 단물로 변하였다가, 그가 떠나자 단맛이 도로 짜졌음을 그 일화로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의 위정자들이 한번쯤 들어볼 만한 일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읽노라면 백성을 생각하면서, 백성의 편에 서지 않고 오직 개인의 이익과 명예를 추구하는 목민관과 관리의 부정부패에 다산의 매서운 질책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사람으로서 두려워할 것이 세 가지가 있으니, 백성과 하늘과 자기의 마음이다.”
다산의 이 말을 어찌 오늘날의 위정자들만이 새겨들을 것인가! 『목민심서』는 단지 위정자들만이 보아야 할 책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애써서 읽어야 할 수신서이다. 이 책은 오늘날에도 마음에 새겨야 할 다산의 생각들을 『하룻밤에 읽는 목민심서』라 하였듯이 고르고 고른 글들만 가려 뽑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