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현대성과 자아정체성 : 후기 현대의 자아와 사회
앤서니 기든스 / 새물결 / 2010.6.20
자아, 자아정체성, 신체, 욕망, 불안, 라이프스타일, 결혼과 이혼.. 이 책에서 앤소니 기든스는 세기말의 후기 현대에 새로운 사회문화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주제들에 관심을 기울인다. 폭주하는 현대의 삶에서 ‘의미있는 자아 찾기’는 어떤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가? 『현대성과 자아정체성』은 현대인들은 의미있는 자아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인성, 정신, 그리고 인간 본성 그 자체를 돌아보며 현대성이란 진정 무엇인가에 대해 고찰한 책이다.

○ 목차
역자 서문/수신 속에 깃든 성찰성과 비 성찰성
감사의 말
서장
1장 고도 현대의 윤곽
현대성: 몇 가지 일반적 고찰
지역적인 것, 지구적인 것, 일상생활의 변모
경험의 매개
고도 현대와 그 존재 변수
왜 현대성과 개인적 정체성인가?
2장 존재론적 안전과 실존적 불안
존재론적 안전과 신뢰
불안과 사회적 조직화
실존적 문제
신체와 자아
동기부여
3장 자아의 궤도
자아정체성, 역사, 현대성
라이프스타일과 생활설계
순수한 관계의 이론과 실제
신체와 자아실현
거식증과 신체의 성찰성
4장 운명, 위험, 안전
운명, 운명론 운명적 순간
위험의 변수
위험의 능동적 수용
위험, 신뢰, 보호고치
위험, 신뢰, 추상적 체계
안전, 탈숙련화, 추상적 체계
능력 획득과 전문지식의 딜레마
요약: 권위, 전문지식, 위험
5장 경험의 격리
내부준거성과 일생
제도적 영향력
격리의 영역들
광기의 사회적 통합
질병과 죽음의 격리
열정의 사사화
외적 자연으로부터의 격리
자기도취와 자아
비판적 고찰
요법의 이용
6장 자아의 고난
위험과 의심의 영향
존재론적 안전, 불안, 경험의 격리
순수한 관계: 스트레스와 건강
‘세상에서 살기’: 자아의 딜레마
통일과 분절화
무력함과 전유
권위 대 불확실성
개인화된 경험과 상품화된 경험
밑에 가로놓여 있는 하나의 동학: 무의미함의 위협
억압된 것의 복귀
7장 생활정치의 출현
해방정치란 무엇인가?
생활정치의 본질
생활정치, 신체, 자아
개인적 삶, 행성적 욕구
요약: 생활정치의 의제
관련과 함의
색인

○ 저자소개 : 앤서니 기든스 (Anthony Giddens, Baron Giddens)
앤서니 기든스 (Anthony Giddens, Baron Giddens)는 1938년 1월 18일, 영국 런던 에드먼턴에서 출생했다.
현대 사회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인 그는 사회 이론과 계층론 분야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다. 독일의 위르겐 하버마스와 함께 유럽 지성의 쌍벽을 이루며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릴 만큼 대중적 지지와 학문적 권위를 인정받는 거장이다. 특히 사회 이론 분야에서 유럽의 지적 전통과 현대적 흐름을 반영한 ‘사회 구조화 이론’으로 독자적인 이론 체계를 구축하였으며,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제3의 길’이라는 새로운 사회 발전 모델을 주창하였다. 이 ‘제3의 길’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등 유럽을 이끄는 중도좌파 정치가들의 이론적 바탕이 되었다. 기든스는 고전 사회학자들의 이론을 검토하는 작업부터 현대성에 관한 논의에 이르기까지 사회 이론가로서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사회학자가 사회학 입문서를 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기든스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이 책을 계속 보완하며 제8판에 이르렀다. 그의 저작은 전 세계 29개 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는데, 기든스 자신이 폴리티 (Polity)라는 학술 전문 출판사를 공동 설립해서 매년 80여 권의 학술 서적을 간행하는 출판인이기도 하다.
영국 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1959), 런던정치경제대학교 (LSE)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 영국 레스터대학교 사회학 강사 (1961 ~ 1970), 케임브리지대학교 강사와 교수 (1970 ~ 1997)를 거쳐 런던정치경제 대학교 학장 (1997 ~ 2003)을 역임했다. 현재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 『자본주의와 현대 사회 이론』(1971), 『선진 사회의 계급 구조』(1973), 『사회학 방법의 새로운 규칙』(1976), 『사적 유물론 비판』(1981), 『민족 국가와 폭력』(1985), 『근대성의 결과』 (1990), 『근대성과 자아 정체성』(1991), 『친밀성의 변동: 현대 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1992),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1994), 『사회학의 변론』(1996), 『제3의 길: 사회 민주주의 쇄신』(1998), 『노동의 미래』 (2002)가 있다.
– 역자 : 권기돈
위스콘신-메디슨 대학 사회학과 박사다. 옮긴 책으로는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공역),『여성의 역사 4』(공역)『유령의 속삭임』『열정으로서의 사랑』(공역)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현대성과 자아정체성’은 현대인들은 의미있는 자아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인성, 정신, 그리고 인간 본성 그 자체를 돌아보며 현대성이란 진정 무엇인가에 대해 고찰해본다.
○ 언론소개
역사의 종언 (終焉)에서 계몽주의의 종언, 그리고 사회학의 종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묵시록 (默示錄) 적 담론 (談論) 들이 세기말 사상의 혼돈스러운 풍경을 이루고 있다.
과연 무엇이 변화했고 변화하고 있는가.
이 변화는 사실인가, 아니면 과장된 것인가.
80년대 이래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탈 (脫) 현대성 논쟁은 이런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라 할 만하다.
탈현대성에 대한 사회학적 개입은 ‘포스트 모더니티의 사회학’ 이냐, 아니면 ‘포스트 모던 사회학’ 이냐의 문제로 압축된다.
다시 말해 그것은 사회가 실제로 변한 것인가 아니면 사회에 대한 우리의 인식 방법이 변해야 하는 것인가의 문제이다.
전자의 흐름을 대표하는 사회이론가로 손꼽히는 앤터니 기든스는 ‘현대성과 자아 (自我) 정체성’ (새물결 刊)에서 현대성의 미시적 기반인 자아의 문제를 새롭게 해부하고 그 위기를 진단한다.
‘현대성과 자아정체성’ 을 관통하고 있는 질문은 왜 우리 시대에는 삶에서 얻을 만한 것이 없다는 느낌이 갈수록 확산되고 강화되는가의 문제이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기든스는 ‘후기’ 또는 ‘고도’ 현대적 상황을 주목한다.
전 (全) 지구화가 강화되고 전통적 규범이 소멸되며 자본주의적 상품화가 심화되는 당대 현실 속에서 자아는 보다 많은 선택의 기회를 갖는 동시에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경험하게 된다.
후기 현대가 개인의 판단에 대한 최종적 권위가 부재한 사회라면, 자아는 이제 헌신과 무관심 사이에서 방황하는 고난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아는 어떻게 이런 실존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에 기든스는 ‘생활정치’ 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한다.
억압과 불평등에 저항하는 것이 해방정치라면, 생활정치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를 이슈화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정치이다.
낙태에 관한 문제에서 핵전쟁의 위험에 이르기까지 생활정치는 전통적 윤리가 쇠퇴한 후기 현대 생활세계의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새로운 규범적 기반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은 갈수록 더해가는 삶의 무력감이라는 실존적 이슈를 사회학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현대성은 자유의 제도적 확장을 뜻하지만, 이와 동시에 바로 그 제도가 자아의 실존적 의미를 지속적으로 배제해 왔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 책은 후기 현대의 자아가 직면한 신뢰와 위험, 기회와 위협의 이중성을 신체와 욕망, 결혼과 이혼과 같은 구체적이면서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현대성의 또다른 얼굴을 드러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기든스의 이러한 성찰에는 “전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라” 는 생태주의의 울림이 깃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 새로운 생활정치와 기존의 해방정치의 적극적인 결합을 부각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절충적 대안이 최선의 대안인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해방정치와 생활정치의 결합은 규범적으로 정당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많은 긴장과 갈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긴장을 견뎌내고 갈등을 새롭게 통합하는 것은 불확실한 ‘후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감내해야할 몫일지도 모른다. _ 김호기 교수

○ 독자의 평
<현대성과 자아정체성>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기든스의 이 책은 현대성에 대하여 폭넓고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용어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지만 내 손님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나는 이 책을 전반적으로 소개하지는 않고 이 책을 빌어서 그냥 “순수한” 인간관계에 대하여 간단히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I.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순수한 관계,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의 순수한 관계, 친구들 사이의 순수한 우정. 이것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순수한 관계란 – 기든스에 의하면 – “사회생활이나 경제생활의 외적 조건들에 닻을 내리고 있지 않다.”(163) 기든스를 인용했지만, 이 인용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다 알고 있지요.
II.
순수한 관계가 결혼에만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런데 결혼과 관련시켜 이야기하자면, “낭만적 결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기든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전통적으로 “결혼은 종종 결혼 당사자가 아니라 부모나 친척들에 의해 시작된 계약이었다. 이 계약은 보통 경제적 고려에 강하게 영향을 받았으며, 보다 넓은 경제적 네트워크와 거래의 일부를 이루었다. 결혼의 낡은 틀이 실질적으로 해체된 현대 시기에 들어와서도 결혼은, 남편은 밥벌이를, 아내는 아이, 건강, 가정을 돌보는 내부적 분업을 통해 닻을 내리고 있었다(물론 노동력에는 항상 상당한 비율의 여성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지만). 결혼의 전통적인 이 특성들은 일부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으며, 어떤 사회경제적 집단에서는 다른 집단들에서보다 더 현저하다.”(164)
그러나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에서 사정은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이전에 존재했던 이런 외적 개입은 사라지는 추세이며, 이는 원래 낭만적 사랑이 결혼의 기본 동기로 떠오르는 것과 동반하는 현상이다.”(164)
“낭만적 사랑이 결혼의 기본 동기”가 되고 있다는 것, 그 어떤 경제적 원인도, 가문적 요소도 아닌 “순수한 관계”가 결혼의 동인이 된다는 것인데요.
얼마나 “낭만적”이고 얼마나 “순수”한가요! 그런데 기든스는 “낭만적 사랑”이 유일한 기초가 되는 결혼의 성격과 그것이 가져오는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III.
“낭만적 사랑”을 기초로 한 결혼은 다시 말하면 “감정적 충족을 주기 때문에 시작된다.”(164) 이렇듯 감정적 충족 때문에 결혼이 성립된다면, 그렇게 이루어진 결혼이 “감정적 충족이 지속되는”(164) 동안 지속된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될 것입니다.
뭐가 문제냐구요? “감정적 충족”, 즉 계속 사랑하면 되는 것인데요.
그런데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이지만 – 지금 사랑에 빠져서 “우리의 사랑은 변치 않을 거야!”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잠시 빼고 말이지요 – 감정은 변하는 것이잖아요.
IV.
감정적 충족의 특징들 중 한 가지는 “호혜성”입니다. 내가 상대방을 사랑해 주어야 상대방의 감정적 충족이 이루어지고, 또 상대방이 나를 사랑해 주어야 나의 감정적 충족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내가 상대방을 “더 많이” 사랑하고 상대방이 나를 “덜 사랑”한다면, 나의 감정이 충족되지 않겠지요.
그래서 이 호혜성의 균형이 깨질 때, 사람들은 다른 대상에게서 감정적 충족을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에의 요구나 활력있는 관계에의 요구를 포기하지 않”(165/6)기 – 기든스에 의하면 – 때문이랍니다.
V.
“순수한 관계는 파트너들 사이의 상호 신뢰에 달려 있으며, 이어서 상호 신뢰는 친밀성의 성취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173)
그렇지요.
그런데 순수한 관계에서의 사랑은 내가 상대방을 억지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나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서 “순수한 관계에서 신뢰는 ‘주어진’ 것으로 취급되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173)
따라서 “신뢰는 작업되어야 한다. 타인의 신뢰는 획득되어야 하는 것이다.”(173)
순수한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 끊임없이 “작업”,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순수한 관계가 내포하고 있는 긴장과 불안정을 의미하는 거지요.
바로 그 불확실성 때문에 현대의 연인들은 끊임없이 “내 애인이 나를 사랑하는 걸까?”를 의심하게 되고, 끊임없이 “너 나 사랑하니?”라고 물으면서 사랑을 확인하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VI.
그렇다면 우리는 연인 사이, 친구 사이, 부부 사이의 관계에서 “전통적 의무”의 부담을 거부하고 이른바 “감정의 순수함”만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재고해 봐야 할 듯 합니다. 이것이 기든스가 우리에게 요청하는 바이기도 하구요.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